터무니없게 들린다는 걸 알지만, 내가 누구인지 이야기해줘요
이제 그가 신경 쓰는 건 그 자신의 시간뿐이다. 당신은 이미 습관이 되어버린 복종과 함께 홀로 남겨진다. 주인 없는 시간 속에 홀로.
그녀의 굴복과 편지, 보답받지 못한 사랑은 삶이 끝날 때까지 그녀를 계속 갉아먹고 불태워버릴 것이다.
그런 이들이 있다. 타인들의 현실에, 그들이 말하고 다리를 꼬고 담뱃불을 붙이는 방식에 사로잡혀버리는. 그들은 덫에 걸리듯 타인들의 존재에 붙들린다
스물다섯 살 이전까지 늘 그랬듯 기나긴 여름이었다. 그 이후엔 여름이 점점 빨리 흘러서 짤막하게 줄어들었고, 폭염과 가뭄 같은 일들로 각인된 여름을 제외하면 여름에 대한 기억은 순서가 뒤섞였다.
그들은 현실에서 동떨어졌고, 말하기를 거부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한 행위가 선한 것이었는지 악한 것이었는지, 자긍심을 느껴야 할지 수치심을 느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저‘삶을 즐긴다’는 생각은 견딜 수가 없다. 글쓰기 계획 없이 살아가는 매순간은 마지막을 닮았으니까.
보부아르나 프루스트, 버지니아 울프나 그 밖의 것들을 읽지 않았어야 한다. 이름이 아니 뒤셴느여야 한다.
그녀와 그녀의 욕망과 광기, 그녀의 어리석음과 오만, 그녀의 허기와 말라버린 피에 대해 써야만 한다고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를
역시 그 여자아이를 잊고 싶었다. 정말로 그녀를 잊기를, 그러니까 그녀에 대해서 더 이상 쓰고 싶은 욕구를 갖지 않기를
그녀는 타인들의 의식 속에서, 바로 그 여름, 오른 지방의 바로 그 장소에 얼기설기 얽힌 모든 이의 의식 속에서 사라졌다
단숨에 나는 내 삶의 역사와 세계의 역사에 대해서 기억상실증에 걸려야만 한다.
다른 이들은 쉽게 당신을 농락하고, 쉽게 당신이 놓여 있는 텅 빈 세계로 돌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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