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레이먼드 카버 지음, 고영범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당나귀를 재촉해우리 일행은 빗속에서, 당나귀보다도 멍청하게,
소리를 지르며, 빗속을 오락가락하며 남 탓을 한다.

약속들, 약속들,
날 위해서라면 저들에게아무 말도 하지 마.

비가 그치자, 문간에서 담배를 피우며조용히 기다리고 있던 늙은 사내들과 여인들은다시 한번 당나귀를 이끌고 고갯길을 오른다.

공작 한 마리 꼬리에서 물방울을 털어내고비를 피하러 간다.
고양이 한 마리 무슬림들의 공동묘지두 개의 비석 사이에 잠들어 있다.

정신이 잠들지 못한다. 기껏해야 누워 있기나 할 뿐속은 뒤틀리고 깨어 있는 채로, 마지막 공격처럼 몰아닥치는 눈소리를 들으면서.

정신은 여길 나서서 눈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한다. 털 많은 짐승 무리와 함께 이를 드러내고활짝 웃으며 뛰어다니고 싶어한다,

지난밤 어떤 사제가 내게 오는 꿈을 꿨다손에 흰 뼈다귀들을 들고,
흰 손에 흰 뼈다귀들을 들고.
그는 손가락들이 붙은 매코믹 신부와는달리 점잖았다.
나는 두렵지 않았다.

그들은 서로를 안아준다. 서서히, 방은떠나간 것들로 채워진다. 나는 무섭다.

이제 다른 삶을 위해.
다른 삶
실수가 없는

-루 립시츠

내 아내는 이 간이주택의 저쪽 편에서
나를 공격할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아내의 펜이 내는 소리가 들린다 사각, 사각.
아내는 중간중간 멈춰서 운다.
그러고는-사각, 사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