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집구석들 창비세계문학 88
에밀 졸라 지음, 임희근 옮김 / 창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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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이부자리 속에서 빈둥거리고 있었다. 그는 행복한 기분으로 잠에서 깨어났고, 아침나절 침대에서게으름 피울 때면 늘 그렇듯이 정신은 말똥말똥했다.
서둘러서 무엇할까? - P182

눅눅한 아침나절, 아래층으로 내려가니 난방이 된계단은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었다. 계단의 인조 대리석과 높다란 거울과 마호가니 문들에 김이 서려 있었다. - P184

다. 현관 밑에는 입성이 추레한 여인네 하나가 안뜰에서 불어오는 차디찬 바람을 온통 맞고서 물을 꽉꽉 끼얹어가며 바닥의 포석을 닦고 있었다. - P184

시커먼 창자 같은 공간으로부터, 잘 가시지 않은 개수대의 고약한 냄새만 풍겨 올라올 뿐이었다. - P194

그곳은 남부끄러운것들을 휩쓸어 내리는 이 집의 하수구였다. 한편 주인들은 아직도 슬리퍼를 질질 끌고 다니고, 난방기 때문에 소리 없이 숨이 턱턱 막히는 중에 중앙계단이 층마다 그 엄숙한 분위기를 과시하고 있는데 말이다. - P194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모양인데, 대체 집구석에서 무슨 짓들을 하는지 알 수가 없으니 더욱 수상쩍다는 얘기였다. 그것이 그의 눈에는 도무지 자연스럽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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