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에이미와 이저벨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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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에 넣어둔 시에 대해 그가 어떻게 알았을까?
몇 년전에 에드나 세인트 빈센트 밀레이의 시들을 외운 것을, 가을날 아침이면
오, 세상아, 아무리 너를 바짝 끌어안아도 부족하구나, 라고 읊조리며 희망에 부풀어
학교로 걸어갔다가 그치지 않는 비처럼 슬픔이 내 가슴을 후려친다,
라는 시구에 실의에 빠져 지친 발을 끌며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오던 것을, 그는 어떻게 알았을까?

전히 다른 방식으로 수학을 이해했고,
교실 밖으로 끝없는 회색빛 하늘이 펼쳐지고 얼어붙은 라일락나무의검은 잔가지들이 창문을 톡톡 치는 1월의 을씨년스러운 날에는 이따금 로버트슨 선생의 질문에 손을 들고싶은 마음도 불쑥불쑥 일었다.
물론 그런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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