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몸을 화학적인 원소로환원시켜 세상에 돌려보낸다.
그녀의 몸이었던 것은세상 곳곳에 흩어져서 새로운 사물의 일부가 된다.
그녀를 구분 짓던 모든 것,
그녀를 이루던 모든 특색이사라지고 내가 알아볼 수 없는 생소한 모습이 되어.
그러나 또 모른다. 어떤 형태로 나와 다시 만나게 될지.
그녀를 이루었던 작은 분자 하나가 내가 만지는 문고리가 되어,
내가 입에 넣는 파이가 되어. 아니면 그저,
내가 숨 쉬는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내 호흡을 따라
내게로 돌아올지 모른다. 그것도 그렇게 나쁘진 않겠다. - P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