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야만스러운 탐정들 2 야만스러운 탐정들 2
로베르토 볼라뇨 지음, 우석균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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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과 면해 있다. 우리는 이스터 섬에서 태어났고, 우리의 모아이 는 네 방위를 당혹스럽게 바라보고 있는우리들 칠레인 자신인 셈이다. - P214

내가 그곳에 있는 것을 아는 선원들에게 잊힌 채, 모든 사람에게 잊힌 채. 마지막 임종의 순간에 바르셀로나에 도착하고, 빛나는 숫자들의등에 올라타 달리고, 가족을 데려오고 어느 정도 사치를 부릴 만큼의 돈을 버는 꿈을 꾸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꿈에 아내 로사와 자식들과 내 바들도 나왔고.
이윽고 그렇게 생생하게 꿈을 꾸고 있다면, 아마 내가죽을 때가 다 되어서, 나폴리호 밑창에서 고약한 공기와 구역질 나는 냄새 속에서 죽어 가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그래서 나 자신에게 말했다.
눈을 떠, 안드레스,
눈을 떠, 마이티 마우스. 하지만 그 말을 다른 목소리,
정말로 으스스한 목소리로 해서 눈을 뜰 수가 없었다. - P214

딸이 말했다.
가끔은 아버지가 미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내가 말했다. 나는 미친 것이 아니라 그저 정신이 혼란스러운 거야.
딸이 말했다. 하지만 혼란이 너무 오래 지속되네요.
내가 말했다. 시간은 환영(幻影)이야. 나는 오래전부터 보지 못한 사람들, 심지어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생각이 미쳤다.
딸이말했다. 그럴 수만 있다면 아버지를 병원에서 모시고나갈 텐데요.
내가 말했다. 급할 것 없어. 거지들의 힘겨운 발걸음으로 과거로부터 영원을 향해서 혹은 멕시코의 무(無)를 향해서 전진해 온 멕시코의 지진들이 생각났다.
딸이 말했다. 할 수만 있다면 오늘 당장 모시고 나갈 텐데요. 내가 말했다. 신경 쓰지 마라. 네 삶만해도 벌써 상당히 문제가 많을 텐데.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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