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신비를 벗겨내면 서 있는목재만 남는다. 바다에서 신비를 벗겨내면 짠물만남는다.
그녀는 창가 의자에 자리 잡고 앉아 수국의어둑한 푸른빛을 물끄러미 내다본다. 진입로는 어슬어슬해져 나무들의 윤곽이 하늘을 배경으로또렷하다. 매일 저녁 이 시간이면 그러듯 떼까마귀들이 내려와 풀밭을 헤저으며, 하루가 희미해지는 것을 지켜보는 동안 그녀의 벗이 되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