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는 맥락 속에서 부여된다.
하지만 때로 어떤 사람들에게는 의미가 담긴 눈물이 아니라
단지 눈물 그 자체가 필요한 것 같기도 하다. - P209

"어떤 문제들은 피할 수가 없어. 고체보다는기체에 가깝지.
무정형의 공기 속에서 숨을 들이쉴 때마다 폐가 짓눌려.
나는 감정에 통제받는존재일까?
아니면 지배하는 존재일까?
나는 허공중에 존재하는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해.
그래. 네 말대로 이것들은 그냥 플라시보이거나,
집단 환각일 거야. 나도 알아." - P210

잠시 머물렀다 사라져버린 향수의 냄새.
무겁게 가라앉는 공기.
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흐느끼는 소리.
오래된 벽지의 얼룩. 탁자의 뒤틀린 나뭇결.
현관문의 차가운 질감.
바닥을 구르다 멈춰버린 푸른색의 자갈.
그리고 다시, 정적.
물성은 어떻게 사람을 사로잡는가.
나는 닫힌 문을 가만히 바라보다 시선을 떨구었다. - P212

스무 살의엄마,
세계 한가운데에 있었을 엄마,
이야기의 화자이자 주인공이었을 엄마.
인덱스를 가진 엄마.
쏟아지는 조명 속에서 춤을 추고,
선과 선 사이에 존재하는,
이름과 목소리와형상을 가진 엄마.
지민은 엄마를 생각했다.
엄마는 지민을 닮은얼굴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 P250

을까. 그렇게 지민 엄마라는 이름을 얻은 엄마.
원래의 이름을 잃어버린 엄마.
세계 속에서 분실된 엄마.
그러나 한때는,
누구보다도 선명하고고유한 이름을 가지고,
이 세계에 존재했을 김은하 씨.
지민은 본 적 없는 그녀의 과거를 이제야상상할 수 있었다. - P25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