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사랑에 빠지지 않았다 2 - L Novel
타카기 코이치 지음, 니와 그림,이진주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최근 전역 준비로 책을 사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꽤 오랜만의 감상이 되었다. 사실 책 자체도 읽은지는 상당히 오래되었는데, 정작 감상을 지금까지 적고 있지 못했을 뿐이다. 다시 사회에 나가면 해야할 일도 많고, 관심이 가야할 일도 많으니 독서는 오히려 군대 안에서보다 뜸하게 될 것 같다.


 나는 이전 1권을 '과장되고 작위적이며 미숙한 부분이 많지만, 속도감 있는 이야기에서 전해져오는 재미는 확실한 작품'이라고 평했었다. 그리고 이어서 '이 작품이 '미숙한 작품'으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재미와 감동을 겸비한 '숨은 진주'로 남을 것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라고 썼었는데, 낮아진 평점에서도 짐작하듯이 나는 이어지는 2권이 다소 실망스러웠다.


 2권에서는 주인공인 아카이가 친하지는 않지만, 결코 모르는 사이는 아닌 후배가 에이라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되고, 얼떨결에 에이라를 소개시켜준다는 약속을 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카이를 좋아하는 에이라는 이 일에 깊은 상처를 받게 되고, 후배에게 에이라를 소개시켜줘야 하는 아카이는 사이에 껴서 어쩔 줄 몰라한다.


 이야기 자체만으로도 대단히 갑갑하다. 사람이 좋은 것을 넘어서, 자신을 좋아해주는 여자아이, 자신이 신경쓰고 있는 여자아이를 상처입힐 것을 알면서도 우유부단하게 대처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보고만 있어도 가슴이 답답해지고 거북했다. "굳이 이야기를 이렇게 복잡하게 끌고나갈 필요가 있었나?"하는 의문이 들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약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상처입히는 이야기는 싫지 않다'고 하는 작가의 의도가 충분히 느껴졌기 때문에 스토리는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이러한 인간관계와 갈등, 그리고 고민이 현실과도 맞닿아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었기 때문에 다소 왁자지껄한 라이트노벨임에도 느껴지는 리얼함에는 조금 감탄하기도 했다.


 그러나 '작위적'이라는 감점 요인은 어떤 말로도 커버할 수 없었다. 시종일관 이야기가 억지로 끌려나가는 듯한 미숙함이 작품 전체를 지배하고 있었다. 사건의 시작부터도 억지스럽다. "길거리에서 본 취향의 여자아이에게 반해버렸다."는 후배의 말에 '설마 에이라?'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주인공의 모습이란... 저 문장의 어디에서 에이라가 연상된다는 말인가? 이러한 작위적인 분위기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사건의 마무리까지 이어진다.


 '인간관계'에서 시작된 갈등과 고민이기에, 나는 이 사건의 마무리 역시 '인간관계'로 마무리 될 줄 알았다. 그것이 상식적인 스토리 라인이었을 것이다. 스포일러이기에 자세한 내용을 이야기하지는 못하지만, 아카이와 후배, 아카이와 에이라 사이의 갈등에서 일어난 사건이 불량배로 인해서 마무리 되었을 때는 어이가 없어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세 사람 사이에 일어난 갈등이 뜬금없이 불량배로 인해서 마무리 될 수 있단 말인가? 아니 애초에 불량배는 좀 아니지. 무슨 7~80년대 드라마도 아니고 카페에 불량배가 쳐들어오고 그걸 각성한 고등학생이 주먹으로 패서 물리치는 게 말이나 되나.


 타카기 코이치(高木幸一) 작가에게는 무엇이든지 과장하고, 극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갈려고 하는 단점이 분명히 존재한다. 이미 완결난 책이기에 이야기를 바꾸지는 못하지만, 만약 작가가 이 책을 쓸 당시라면 나는 충고해주고 싶다. "굳이 억지로 복잡한 이야기를 끌고 나갈 필요는 없어." 스토리텔링 재능이 있다면, 이야기가 단순하고 담백하더라도 그 재미와 진정성은 독자에게 충분히 전달된다. 마치 파티를 하는 것처럼 억지로 과장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타카기 코이치 작가의 처녀작인 나는 아직 사랑에 빠지지 않았다(俺はまだ恋に落ちていない)는 총 4권 완결이다. 그렇기에 가장 걱정되는 점은 이 시리즈가 어떻게 완결날 것인가. 하는 점이다. 1권에서는 '사라진 아버지'라는 중요한 떡밥을 던져놓고선, 이번 2권에서는 해결될 조짐은 커녕 언급조차 없이 뜬금없는 사건이 진행되었다. 하렘물에는 '아무도 선택하지 않는 엔딩'이라는 고질적인 문제점이 존재하는데, 에이미와 에이라 자매는 물론, 친구인 소라카와까지 주인공을 노리고 있는 이 작품 역시 비켜나갈 수 없다. 4권 완결 중 벌써 반이 지났다. 다가오는 9월에는 3권이 정발된다. 만약 이 시리즈의 마무리에서 이도 저도 아닌 결말이 나거나, 아버지에 대한 떡밥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나는 정말 실망할 것이다.


출처 : http://tlqtown.blogspo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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