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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더 & 스파이 - Seed Novel
남민철 지음, ill 그림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평범하게 붕어빵 장사를 하고 있던 시우에게 하얀 원피스를 입은 미녀가 찾아온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찾아온 미녀에게 웃음을 짓기는커녕 집 안에 들어가 꽁꽁 숨어버린다. 바로 그녀. 아그네스가 CIA 요원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붕어빵 장사를 하며 평온한 생활을 누리고 있던 전 요원과 사랑하는 이를 따라 기관에서 은퇴하고 찾아온 소녀의 첩보 러브 스토리가 펼쳐진다.
"이 책. 너무 노골적인 거 아냐?" 모두 읽고 난 후의 감상은 일단 이것이었다. 이 책에는 온갖 첩보물에서 가져온 소재들이 수정 하나 없이 그대로 사용된다. 은퇴한 요원과 그를 찾아온 요원이 사건에 휘말리고, 그를 지키기 위하여 비장하게 홀로 몸을 던지지만 그대로 사로잡혀버리는 히로인. 그리고 그녀를 구하기 위하여 예전 모습으로 되돌아가 적들을 섬멸하고 그녀를 구해내는 히어로. 이건 좀 심하게 노골적이다. 이전에 클리셰라고 혹평했었던 '맹약의 리바이어던'조차 작가만의 독특한 색깔과 소재로 완성되었는데, 이 작품은 정말 수정 하나 없이 노골적인, 최근 읽은 작품들 중 가장 최고의(어떤 의미로는 최악의) 클리셰라고 할만하다.
첩보물에서 많은 내용을 따왔지만, 그러면서도 첩보물의 심각함과 진지함. 말하자면 처절함을 제대로 가져오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진지한 내용 자체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사랑하는 이의 곁에 있고 싶어서 기관에서 너무나 쉽게 은퇴하고 그의 곁으로 간다는 내용부터 짐작되듯이 이 작품은 첩보물이라기보다 러브코미디 라이트노벨에 가깝다. 장르 자체가 라이트노벨이기에 그것은 흠이 되지 않으나, 문제는 '가벼움'을 위한 유머와 코미디가 너무나 센스가 부족하며, 내용의 유치함은 말할 것도 없다. 그 때문인지 첩보물로서는 물론 러브코미디로서도 다소 아쉬운 애매한 작품이 되었다는 게 솔직한 감상이다.
일러스트 또한 퀄리티가 높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요컨대 전체적으로 아쉬운 작품이었다.
출처 : http://tlqtown.blogspo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