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전쟁 - NT Novel 라이트 노벨 도서관 시리즈
아리카와 히로 지음, 민용식 옮김, 아다바나 스쿠모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도서관의 자유에 관한 선언

 1. 도서관은 자료수집의 자유를 가진다.
 2. 도서관은 자료제공의 자유를 가진다.
 3. 도서관은 이용자의 비밀을 지킨다.
 4. 도서관은 모든 부당한 검열에 반대한다.

 도서관의 자유를 침해당했을 때 우리들은 단결해서 끝까지 자유를 지킨다.

 미디어의 검열을 강화하는 법률. '미디어양화법'이라는 갑작스럽고 강제적인 법률이 시행된지 30년. 그 검열과 검열권에 대항하기 위하여 도서관은 체계적인 도서대를 조직하고 '도서관자유법'을 시행한다. 어릴적 서점에서 책을 지키려던 주인공 이쿠를 도와준 도서감을 동경하여 도서대방위원에 지원한 이쿠는 정예부대인 도서특수부대에 배속된다.

 갑작스럽게 제정된 '미디어양화법'에 의한 검열 때문에 작가들은 책을 제대로 출판하지 못하고, 서점 직원 역시 자신들이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 책을 제대로 판매하지 못한다. 모든 미디어는 검열되어 국민들은 읽고 싶은 책을 자유롭게 읽지 못한다. 그 와중에 미디어를 통제하기 위하여 폭력적인 단체를 지원하여 '히노 도서관'을 습격한 사건은 무섭기까지 하다. 사망자만 열 두명, 히노 도서관이 소유하고 있던 책들은 불타올랐다. 도서관의 신고에도 경찰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 사건에서 아내와 다리 한쪽을 잃은 이나미네는 지방행정의 자립, 나아가 오랫동안 풍문으로 떠돌고 있던 일본 도주제의 실현까지 노린 국가와 지방의 대립을 이용하여 도서대를 조직한다.

 경찰이 상황에 따라 원칙을 뒤흔든 결과가 20년 전에 있었던 '히노의 악몽'이다.
 원칙은 상황에 따라 좌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말은 당시 사건을 알고 있는 경찰관계자에게 도서관이 던지는, 더할 나위 없이 엄격한 비판이며 야유였다. 경찰은 당시 도서관에 대해 사법의 원칙을 굽혔던 것이다.
 그리고 도서관은 자위의 길을 나아갔다.

 책이 출판된지 한참이 지났지만 지금에 와서 읽으니 단순히 이 도서관 전쟁의 세계관이 소설 속의 이야기로만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 의견을 무시한 강제적인 법률. 그로 인간 과한 미디어의 검열.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과 다르지 않다고 느껴진다. 이 '미디어의 검열'에 대한 비판을 아리카와 히로(有川浩) 작가는 책 속의 에피소드를 통하여 직접적으로 이루어낸다.

"'과격한 책이나 영화를 즐기던 미성년자가 범죄를 일으켰다고 해서 모든 어린이가 마찬가지로 범죄를 저지른다고는 생각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습니다." 

 책 속에서는 소년 살인자가 등장한다. 그리고 소년 살인자의 방에는 호러 소설이 꽂혀있었다. 국가는 미디어를 이용하여 이 점을 부각시키고 국민들은 동요한다. <어린이의 건전한 성장을 생각하는 모임>이라는 단체는 학교 도서관의 규제를 추진하는 단체이다. 이 단체가 칸토 도서관과 회의를 벌이며 미성년자 살인자를 들먹이며 아이들의 자유로운 독서를 제한하는 독서 규제를 추진하고자 한다. 그러자 직접 학교에 다니고 있는 소년들이 등장하여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모임 회장의 주장에 반박한다.

 '미디어양화법'을 앞세운 탄탄한 세계관으로 비유한 미디어 검열에 대한 비판이 녹여져 있으면서도 이 도서관 전쟁(図書館戦争)이라는 작품은 라이트노벨의 매력적인 등장인물들과 재미조차 놓치지 않는다. 이쿠라는 유쾌하면서도 활달한 주인공을 통하여 가볍고 재미있는 일상생활을 그려내고, 화려한 전투 장면과 액션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 사이에 들어있는 상관과 동료들과의 인간관계와 갈등, 로맨스,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성장은 대단히 재미있다.

 하지만 이런 탄탄한 세계관임에도 구멍이 없지는 않다. 법치주의 국가의 사법제도라는 바탕 속에 양화대와 도서관만 전쟁을 일으킨다는 설정 때문인지 이곳 저곳 허술함이 보인다. 총알이 오가며 사망자가 나오는 교전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양화대원의 붙잡히면 구급차를 불러 병원에 넘겨주고 그 부상자를 양화특무기관이 회수한다던지... 적을 붙잡았는데 그냥 치료하고 데려가라니, 도저히 전쟁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허술함이 다소 아쉽기도 했다.

 "호러로 살인범이 늘어난다면 13일의 금요일에는 도쿄 구석 구석에 제이슨이 돌아다니는 사태가 벌어질걸."

 매력적인 세계관을 바탕으로 가벼우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하여 유쾌함을 안겨주었다. 단순히 재미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나라의 미디어 검열 상태와 맞물려서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놀라운 책이다. 이게 라이트노벨이라고? 믿기지 않는다. 감탄했다. 정말 감탄했다.


출처 : http://tlqtown.blogspo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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