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자쿠라가 온 여름 2 - L Novel
나츠미 코지 지음, 정효진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후권이 기대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던 1권이었지만, 결국에는 2권을 읽게 되었다. 1권이 갑자기 일본에 나타난 '아포스토리'라는 외계인과 인간의 공생이라는 주제를 주인공과 히로인. 두명의 갈등과 관계를 통해 그려낸 Boy Meets Girl 스토리였다면 2권에는 거기에 일종의 서스펜스를 더했다.
문부성이 주최하는 교류 홍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하여 마을에서 벗어나 도쿄로 나오게 된 주인공 마나부와 하자쿠라는 그곳에서 호시노 토모미라는 소녀를 만나게 된 후 아포스토리 헌터와 육상 자위대 등의 타깃이 되어 도망치며 엄청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필력은 나쁘지 않았으나 갑자기 분위기가 반전하여 흐름을 흐리는 유치함과 식상함을 보여줬었던 전권과 다르게 이번권은 라이트노벨에서는 보기 드문 정치와 국제 정세, 그리고 마치 첩보 영화에서 나올 법한 책략 등을 묘사하여 '아포스토리와 인간의 공생'이라는 세계관을 꾸려나간다. 약간 어설프긴 하지만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과 1권에 비해 배로 증가한 액션이 의외로 능숙하단 말이지? 주인공의 복수심이나 갈등의 흐름을 순식간에 짓밟아버리고 유치한 연애 이야기로 넘어가버렸었던 1권과는 다르게 인간 관계 또한 차분하면서도 담담하게 진행해나가 느낌이 좋았던 2권이다.
하지만 여전히 등장 인물들의 감정 면에서는 작위적이면서도 어설픈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는 게 굉장히 아쉬운 점. 이번 이야기의 주요 인물은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으면서도 주인공인 마나부의 주변을 맴도는 호시노 토모미라고 할 수 있겠는데. 자신의 주변에 있으면 위험해질 것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주인공들의 주변에 있다가 나중에 후반에 가서야 '내 주변에 있으면 위험해지니 나는 떠난다'는 식으로 훌쩍 사라지려고 하는 등 억지로 이야기를 꾸려나가려고 하는 부분이 없지 않았다.
스토리 자체에서도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다'는 점에서 작위적인 느낌과 억지성이 없지 않았으나, 곧 교류 홍보를 위해 도쿄에 나온 자신들을 자각하며 '전화를 빌릴 수는 없다'고 말하는 대사에서는 논리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려는 나츠미 코지(夏海公司)의 구성력에 감탄하기도 했다.
흔하고 오그라들며 다소 유치하기까지 했던 Boy Meets Girl 이야기를 보여줬었던 1권과 다르게 굉장히 많은 성장이 보였던 2권. 일반적인 라이트노벨에 질려있다면 한번쯤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모리이 시즈키(森井しづき)의 일러스트는 여전히 독특하여 주인공 마나부의 아버지의 얼굴에 대단히 힘을 쏟아 아버지가 등장하는 일러스트만 퀄리티가 남다른 현상이 또 벌어졌다. 동인지 활동 쪽에서는 그리 크게 주목하지 않았었는데, 생각보다 실력이 좋은 일러스트레이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이 책을 통해서 생기고 있다.
출처 : http://tlqtown.blogspo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