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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각관의 살인 ㅣ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7월
평점 :
◇ 아야츠지 유키토(綾辻行人) - 십각관의 살인(十角館の殺人) ★★★☆☆
◆ 아야츠지 유키토(綾辻行人)의 데뷔작. 1987년에 쓰여진 십각관의 살인(十角館の殺人)은 다른 미스터리 소설 속에서도 굉장히 많이 언급될 정도로 유명한 작품입니다. 그 이유는 바로 이 작품이 다시 고전 본격 미스터리로 돌아가려는 신본격 미스터리의 효시가 되었기 때문인데, 언젠가 한번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으나 출판된지 오래된 책이기도 하고, 시대감을 느끼게 만드는 표지에 선뜻 손에 쥐기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읽어보니 의외였던 것은 지금으로부터 25년도 이전에 쓰여진 소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세련된 문장과 시대감을 느끼지 못하게 만드는 글 솜씨(실제로 '워드프로세서가 아직 보급이 되지 않았다'는 문장이 나오기 전까지 이 작품의 시대를 기억에서 잊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본격 미스터리 작품이라는 것에 지레 겁먹었던 것과 다르게 아가사, 반, 엘러리, 르루, 포, 카, 올치 등의 유명 미스터리 작가의 이름을 빌린 등장인물들로 만들어가는 엔터테인먼트함이 순식간에 글 속에 몰입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개성있는 등장인물들을 보고있자면 요네자와 호노부(米澤穂信)의 인사이트 밀(Incite mill)(사실 인사이트 밀이 이 책인 십각관의 살인을 모티브하여 쓴 것이 틀림없지만)이 생각나기도 하더군요.
내용은 지루하지 않게, 재미있게 읽어나갔지만, 정작 심리의 사각을 파고들어 독자들을 속이고 트릭이 들어나는 마무리에서는 '아 이거구나!' 혹은 '속았다!'하는 느낌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제가 본격 미스터리에서 거리가 멀어 트릭 등에서 지적인 재미를 얻기 힘들어하는 면도 있지만, 지금에 와서는 다소 전형적이게 되어버린 흔한 트릭이었기 때문이라는 점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분명 오랜 세월이 지난 책이라는 점에, 본격 미스터리 작품이라는 점에 두려워하던 것에 비해 시대감을 잊을 정도로 세련되있고, 엔터테인먼트한 소설이라는 점에서는 대단히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포텐이 터지는 부분은 없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읽어 내려갔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초반에 앨러리가 '사회파 소설에서 벗어나 본격 미스터리의 유형을 보여줘야한다.'며 '미스터리 소설'에 대해 주장한 구절이 있는데 그것이 복선이자 반전이었을 줄이야. 단언코 이 책에는 본격 미스터리만 담겨있는 것이 아닙니다.
◇ 드디어 그렇게나 다른 작품에서 많이 등장하던 십각관의 살인을 읽었군요. 얼마 전에 막 미스터리 첫걸음을 시작했기 때문에 "드디어" 이 책을 읽었다는 게 더욱 크게 가슴에 다가옵니다. 재미에 대한 평가는 냉정했지만요ㅎㅎ. 본격 미스터리의 선두로 평가받는 작품치고는 고리타분함이 적고 생각보다 엔터테인먼트했기 때문에 작가의 다른 작품에도 관심이 생기네요.
출처 : http://tlqtown.blogspo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