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영원히 계속되면
누마타 마호카루 지음, 민경욱 옮김 / 블루엘리펀트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작가인 누마타 마호카루(沼田まほかる)가 56세에 발표한 데뷔작인 9월이 영원히 계속되면(九月が永遠に続けば)은 인간 내면에 담긴 일그러진 애정과 광기, 그리고 그 감정들이 만들어낸 끔찍한 비극과 결말을 그려내는 호러 소설입니다. 영적, 혹은 초현실적인 소재는 등장하지 않지만 평범했던 일상이 조금씩 일그러져가는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간지러움 같은 감각이 나를 다그친다. 말도 안 되는 이 상황 때문에 미쳐버릴 것만 같아서 다시 걷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무리 걸어도 후미히코의 흔적은 황야 그 어디에도 없다. 이제는 그저 누군가의 기억에 쫓겨 흐느껴 울면서 조금씩 내가 아닌게 되어가는 수밖에 없다......

 이 작품의 문장력은 확실히 데뷔작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정돈되어 있습니다. 연륜의 힘이라고 말할지... 갑작스러운 아들, 후미히코의 실종 사건을 시작으로 애인의 죽음, 전 남편의 딸의 자살 등 불행한 일이 연달아서 닥쳐오는 사치코의 공포를 감각적으로 묘사하고 등장 인물들간의 인관관계를 농밀하게 그려냅니다.

 하지만 출판사의 포장된 소개와는 다르게 이 작품이 어떠한 충격적인 감정이나 섬뜩함을 전해주지는 못했습니다. 충격적인 결말도, 예상치 못한 반전도, 일그러진 감정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 흡입력이 부족한 이야기는 지루하면서도 무난한 작품이라고밖에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평범한 일상이 점점 일그러져가며 인간 내면의 광기가 드러나는 작품을 대단히 좋아해 기대를 했었는데 아쉬울 따름입니다.


출처 : http://tlqtown.blogspo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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