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지몽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2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재인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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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케이고(東野圭吾) - 예지몽(豫知夢)

◇ 평점 ★★☆☆☆
 - 여전히 편하게 읽을 수 있는 히가시노 케이고 특유의 필력과 대중성이 있지만, 오컬트와 미스터리의 절묘한 크로스오버라는 소개와 다르게 개연성과 논리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트릭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독자의 상상까지 막아버리는 전문 지식, 추리 소설이라고 말할 수 없는 짜 맞추기 식의 전개가 대단히 실망스럽다.

◇ 히가시노 케이고의 갈릴레오 시리즈
탐정 갈릴레오
예지몽
용의자 X의 헌신
성녀의 구제
갈릴레오의 고뇌 

 3편인 '용의자 X의 헌신(容疑者Xの獻身)'과 1편인 '탐정 갈릴레오(探偵ガリレオ)'에 이어서 읽는 갈릴레오 시리즈 2편. 예지몽(豫知夢)입니다. 1편과 마찬가지로 다섯 가지의 사건을 다룬 단편집이라는 점에서는 아쉽기도 했지만, 오컬트와 미스터리의 절묘한 크로스오버!라는 소개와 갈릴레오 시리즈 중 가장 퀄리티가 높은 표지에 조심스럽게 기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기대와 다르게, 모두 읽고 난 다음에는 대단히 실망하여 평점을 적는데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용의자 X의 헌신'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아 읽게 되었던 '갈릴레오 시리즈'지만 얼마 전에 읽은 1편. '탐정 갈릴레오'에서는 논리와 개연성이 부족한 추리 방법, 작가의 전공을 자랑하는 듯 펼쳐지는 트릭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독자의 상상까지 막아버리는 전문 지식이 다소 아쉬움을 안겨줬었습니다. 그런데 이어서 읽은 '예지몽'에서는 그 단점들이 더욱 심화되어 '탐정 갈릴레오'의 무난한 재미조차 따라잡지 못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타노 쇼고(歌野晶午)의 신본격 미스터리이자 엔터테인먼트 소설인 밀실살인게임(密室殺人ゲ-ム) 시리즈에서는 "범인을 잡고자 한다면 경찰처럼 취조하여 자백을 받아내면 그만이다. 하지만 명탐정이라는 것은 머릿속의 작은 뇌세포에 의존하여 범인뿐만 아니라 '어떻게', '왜' 죽였는지를 알아낼 수 있어야한다."는 식의 문장이 등장하여 큰 공감을 안겨줬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히가시노 케이고의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는 이름과 다르게 '탐정소설'이라기보다 오히려 '경찰소설'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게됩니다(물론 일반적인 경찰소설만큼 고리타분하지는 않지만). 형사인 구사나기는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들고 천재 물리학자인 유가와를 찾아가지만 유가와가 풀어낸 미스터리를 바탕으로 범인을 찾아내는 것보다 취조를 통하여 자백을 받아내는 식으로 끝나는 결말이 훨씬 많다는 것이 그 이유겠죠.

 무엇보다 이 책. '예지몽'에서 실망스러웠던 점은 미스터리를 풀어내는 방식이 '추리'가 아니라 '추측'에 가까웠다는 부분입니다. 이 책에서 주인공인 유가와는 '아마도 어릴 적 가지고 놀던 인형의 이름이 무의식에 각인된 것이 아니겠느냐'하는 식의 '추측'을 말합니다. 하지만 이 추측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요? 만약 1장에서 어머니가 자신의 치부를 고백하지 않고, 끝까지 모른 척 했다면 아마 이 미스터리는 영원히 풀리지 않았을겁니다. 거기에 더해 '탐정 갈릴레오'에서도 등장했었던, 작가의 전공을 자랑하는 듯 한 유가와의 전문 지식은 트릭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독자의 상상까지 막아버립니다. 오컬트와 미스터리의 절묘한 크로스오버라는 말을 무색하게 만드는 논리박약에 개연성 부족, 짜 맞추기 식의 진행은 순식간에 글에 흥미를 잃게 만들었습니다.

 물리적인 실험과 범죄자의 심리를 연결시키는 장면이나, 약간의 여운이 남는 결말을 통하여 시사할 점을 안겨주는 점, 편하게 읽을 수 있는 히가시노 케이고 특유의 화술과 대중성은 여전히 훌륭했지만, 갈릴레오 시리즈의 재미라고 할 수 있는 캐릭터 엔터테인먼트와 추리 소설이라고 말할 수 없는 짜 맞추기 식의 전개는 지금까지 읽었던 히가시노 케이고의 어떤 소설보다도 아쉬웠습니다.


출처 : http://tlqtown.blogspo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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