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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라라라!! 4 - NT Novel
나리타 료우고 지음, 민유선 옮김, 야스다 스즈히토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모든 상황이 2년 전과 똑같았다.
다만 2년 전과 다른 점이라면ㅡ.
지금의 마사오미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달려갔다는 점이다.
계속해서 읽어 내려가는 나리타 료우고(成田良悟)의 듀라라라!!(デュラララ!!) 3권입니다. 이번 이야기는 흑막이자 정보통인 모군이 어떤 목적을 위하여 만들어낸 체스판 위의 세 왕. 그들의 삼파전을 그립니다. 1권과 2권을 통해 만들어진 세 명의 왕이 서로의 진정한 정체를 모르는 상태로 학교에서 가장 친한 친구인 게 재미있습니다. 그들이 서로의 정체를 모르는 상태로 모군의 책략에 휘말려 들어가는 이야기입니다.
"과거에서 도망칠 수 없는 이유는... 본인뿐이라서 그래."
1권의 주인공이 미카도, 2권의 주인공이 앙리였다면 이번 권의 주인공은 키다 마사오미입니다. 미카도를 이케부쿠로 거리로 불러들이고 과거에는 황건적의 두목이었던 키다 마사오미. 그의 후회스러운 과거가 등장하고 다시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달려가는 이야기, 그리고 약간은 감동적인 마무리가 재미있습니다. 가면 갈수록 점점 많은 캐릭터가 수면 위로 올라오는군요.
"그럼... 나는 이만 돌아가겠지만... 이것 하나만 기억하게나. 정보통."
"뭘 말입니까?"
"우연의 도미노는 결코 나쁜 방향으로만 굴러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항상 그렇지만. 군상극인 만큼 초반에는 다소 난해해 집중이 되지 않다가 마지막에는 독자에게 재미를 안겨주는 스타일이 여전합니다. 생각나는대로 대충 적어가는 듯 하면서도 읽으면 읽을수록 치밀해지는 이야기의 구성이 인상 깊으면서도 여전히 한 캐릭터에 몰입하지 못하게 만드는 정신없는 이야기는 아쉽기도 합니다.
[4권]
"이 동네에서 바텐더 차림은 빨간불보다 위험하니까 조심하라구. 이미 늦었지만." 미카도, 키다, 앙리를 주연으로 한 삼파전. 큰 이야기 하나가 끝난 후 잠깐 쉬어가는 권이었습니다. 세르티에 관련된 큰 메인 스토리가 아니라 이케부루로 거리를 배경으로 한 외전격 스토리가 담겨있었습니다. 하지만 쉬어가는 권이라고 하더라도 스토리가 없는 것은 아니었고, 듀라라라는 애초에 이케부쿠로 거리를 배경으로 한 군상극 형식의 캐릭터 소설이라 가볍게 이끌어가는 이야기에 오히려 3권까지의 이야기보다 더 큰 재미를 얻었습니다. 이번 권에서는 더 많은 등장인물이 등장함에도 나리타 료우고(成田良悟)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인 난해함도 줄었고ㅡ 조그마한 계기가 결말을 불러오는 이야기의 구성에는 감탄했습니다. 이제 자신은 혼자가 아니다. 그 사실이 속박하는 의미를. 세르티는 이 상황에 이르러서야 겨우 깨달을 수 있었다. 이케부쿠로를 취재하러 온 방송에 의해 관심을 받게 된 세르티와 이케부쿠로에서 날뛰는 살인마. 흘러들어온 살인청부업자. 새로 등장한 캐릭터들이 맞물려서 하나의 사건을 만들어냅니다. 가장 신선했던 부분은 흑막 캐릭터인 모 군이 3권까지의 삼파전을 유도해 낸 것과 다르게 이번 권에서는 모 흑막 캐릭터가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번 사건이 어떻게 일어난 일인지 몰라 당황해하는 모 군의 모습이 유쾌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모 군 이외의 다른 정보통이나 블루스퀘어 사건의 흑막 등 많은 떡밥을 던져주며 이후의 이야기를 염두에 두는 전개가 훌륭했습니다. ㅡ누가 버릴 줄 알고.
ㅡ머리를 잃어버린 지금 나에게는 그것밖에 없으니까. 이번 사건에서는 세르티의 내심이 좀 더 구체적으로 묘사됩니다. 최근에 인연을 맺게 된 사람들과 이케부쿠로 거리에서 생활하며 생긴 유대감, 괴물인 자신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주는 이케부쿠로 거리와 사랑하는 연인, 동료에 대한 신뢰, 그리고 그들을 지키려는 책임감이 빛났습니다. 그리고 정체를 숨기지도 않고 거리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는 이케부쿠로 거리의 '괴물들'을 보며 무언가를 느끼게 되는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이 인상 깊었습니다. "잃는 것이 두렵다라. 그것도 하나의 사랑이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이런 외전격 이야기에서 조차 듀라라라!!(デュラララ!!)의 주제인 '사랑 이야기'에서 벗어낙지 않는 점이 훌륭합니다. 일반적인 사랑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억지스럽더라도 결말은 사랑으로 끝내려고 하는 작가의 고뇌가 옅보입니다. 갈수록 좋아지는 세르티와 신라이나 새롭게 등장한 매력적인 등장 인물들도 좋았고, 1권 이후 오랜만에 살짝 등장한 미카도의 흑화 모습이 좋았습니다. 평소에는 평범하지만 위기 상황이 되면 각성, 혹은 흑화하는 미카도가 유치하고 전형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하면서도 은근히 마음에 드네요. 여전히 큰 스토리는 없는 캐릭터 엔터테인먼트 소설이지만 그만큼 가볍게 즐기기에는 나쁘지 않은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출처 : http://tlqtown.blogspo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