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엔젤 1 블랙 로맨스 클럽
주예은 지음 / 황금가지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사랑은 사람을 치유한다.
 사랑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양쪽 모두를.
  - 칼 메닝거

 황금가지 출판사의 브랜드. 블랙 로맨스 클럽의 책을 간보기 위해 구매했던 주예은 작가의 데미엔젤입니다. 이 데미엔젤은 주예은 작가의 처녀작이기도 합니다.

 전형적인 판타지 로맨스. 이 1권을 모두 읽은 제게 이만큼이나 다가오는 단어도 없을 것 같네요. 블랙 로맨스 클럽에서는 천편일률적인 로맨스에서 벗어나 특별하고 재미있는 소재에 로맨스라는 양념을 더한 소설을 출판한다고 말했지만 천사와 인간 소녀에게 헌신적이면서도 희생적인 외길 사랑을 보여주고, 자신을 희생하면서도 사랑해주는 천사의 모습에 진정한 사랑을 깨닫고 과거의 상처를 회복해가는 이야기는 10대 초반에 읽었던 틴에이저 인터넷 소설과 그리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더 성숙한 분위기일 뿐). 절대 모습을 드러내면 안된다고 하면서도 결국 허무하게 모습을 드러낸 후(이럴거면 처음부터 모습을 드러내 도움을 주던지) 고가의 선물을 안겨주고 여주인공이 다니는 학교에 찾아와 멋진 외모를 뽐내며 주위의 부러움을 사는 행동을 하는 장면 등. 치밀하지 못한 짜임새 역시 인터넷 소설과 특별히 다를 게 없더군요.

 이 책은 여성이 '로맨틱'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요소(어찌보면 굉장히 유치한)를 포함하는 전형적인 소녀 소설이기도 합니다. 환장할 정도로 멋진 외모의 주인공들, 선택받은 영혼, 특별한 능력, 자신만을 바라봐주는 헌신적인 사랑, 길거리에서 갑자기 멋진 남자를 만나 키스를 당하고 부와 사랑을 얻는 대리만족이 깔린 신데렐라형 이야기. 그야말로 소녀 취향의 소설이라고 봐도 무방했습니다. 

 이것이 악마가 인간에게 줄 수 있는 사랑의 방식이다.
 ......나는 끝까지, 철저하게 파괴되어야 한다.
 한 줌의 재가 될 몸을 그녀를 위해 태워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뇌리 한편에서는 유치하고 모순이 느껴지는, 짜임새가 부족한 이야기라고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정말 재미있게, 책 한권을 순식간에 읽어 내려갔습니다. 특히 주예은 작가의 글솜씨에는 깜짝 놀랐습니다. 독자를 순식간에 몰입시키는 흡입력. 외국의 거리와 잿빛 풍경을 묘사하는 그 묘사. 유치하고 전형적인 이야기임에도 유치하지 않게 만드는 분위기. 그야말로 감탄했습니다.

 "오. 준아...... 상처받지 않으려 애쓰는 것보다 힘든 일은 없단다."

 이야기 자체는 판타지 로맨스지만, 이 글의 주제는 여주인공 준이 진정한 사랑을 깨닫고 학대받던 어린 시절의 상처를 회복해가는 과정입니다. 주인공 준(June)의 학대받던 어린시절, 상처받은 과거를 세세하게 잘 묘사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습니다.

 "June, I'll burn the rest of my life in Hell."(준, 이제 난 내 남은 생명을 지옥에서 보낼 작정이야.)

 놀라울 정도로 재미있었지만 한편으로는 굉장히 아쉬웠습니다. 아주 조금만, 아주 약간만 치밀한 이야기가 들어있었더라면... 그랬더라면 대단한 명작이 탄생했을텐데 말이죠. 이 작품 자체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그보다도 저는 이 책에서 주예은 작가의 미래를 봤습니다. 다음 권을 구매하기는 조금 망설임이 느껴지는 당장의 이 '데미엔젤'보다도 다음에 낼 주예은 작가의 책이 너무나 기대됩니다.

 전형적이고 어떤 부분에서는 유치함도 느껴지지만 기대했던 것보다 재미있는 책이었습니다. 틴에이저 로맨스 소설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특히 여성 심리가 가득 들어있기 때문에 여성 독자분들께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저는 데미엔젤 2권의 구매는 조금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재미있었지만 역시 스토리 때문에 약간의 망설임이 느껴지네요.

 황금가지 출판사의 '블랙 로맨스 클럽' 역시 이 책을 통해서 기대 이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다음 블랙 로맨스 클럽의 작품은 리사 프라이스(Lissa Price)의 처녀작인 스타터스(STARTERS)를 읽어보려합니다.


출처 : http://tlqtown.blogspot.kr/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