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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이' 히카루가 지구에 있었을 무렵... 1 - Extreme Novel
노무라 미즈키 지음, 타케오카 미호 그림, 김예진 옮김 /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문학소녀(文学少女) 시리즈를 만들었었던 노무라 미즈키(野村美月) 작가와 타케오카 미호(竹岡美穂) 일러스트레이터의 신작. 히카루가 지구에 있었을 무렵…(ヒカルが地球にいたころ……) 시리즈의 1권인 아오이(葵)입니다. 문학소녀(文学少女)를 재미있게 읽어서인지 정발 예고 전부터 눈에 담아 두고 언젠가는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던 책입니다.
"너는 히카루의 마음을 받을 자격이 없어. 누가 너 따위에게 전해 줄까 보냐. 너한테는 너무 아까워."
사고로 죽은 히카루가 유령이 되어 주인공인 코레미츠에게 소원을 하나 이뤄달라며 들러붙으며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한을 풀지 못하고 죽은 영혼이 살아있는 사람에게 한을 풀어달라는 이야기는 호랑이 대마피던 사또 시절부터 유행하던 흔한 소재인지라 특별함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여자에게 인기가 많은 '황태자' 히카루가 생전에 이루지 못했던 과거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주인공이 고군분투한다는 이야기는 다소 유치한 면도 있어 초반 느낌은 별로였던게 사실입니다.
"약속이야. 코레미츠. 내가 우주로 여행을 떠날 때는 네가 최고로 멋진 미소로 잘 가라고 말해 줘야 해."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고 조금 진지한 부분으로 들어가면 어느새 친구가 되어버린 히카루를 위하여 목청을 높이는 주인공 코레미츠의 모습에 빠져듭니다. 코레미츠와 히카루. 웃는 법을 잊어버린 남자와 우는 법을 잊어버린 남자. 너무 다르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비슷한 두 사람의 이야기가 어딘가 우스우면서도 감동적입니다. 과거의 기억과 함께 이야기를 풀어내며 감정을 뒤흔드는 부분도 좋았습니다.
겉모습이 험악한지라 주변에서 불량학생이나 깡패로 오인 받는 주인공이 어느 순간 눈을 반짝이며 진심을 다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이야기가 최근 읽었던 청춘물. 스즈키 코우(涼木行) 작가의 돼지는 그저 날아도 돼지일 뿐?(豚は飛んでもただの豚?)과 비슷하기도 했습니다(아오이 쪽이 더 재미있지만요). 그런 열혈 청춘물의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호노카와 코레미츠의 러브 라인을 보며 흐뭇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너의 죄는 죽음으로도 갚을 수 없어."
아오이(葵)를 읽으면서 가장 걱정 된 부분은 당장 이번 권의 이야기보다 이후의 전개였습니다. 사실상 이번 권에서 아오이(葵)에 관련 된 이야기는 완결 난 것이나 마찬가지라 이후에 어떤 이야기를 만들지 걱정된 것이 사실이었는데 후반부에서 아직 풀리지 않은 떡밥을 남기며 마치 미스테리 소설같은 분위기로 유도하여 다음 권도 기대하게 만드는게 좋았습니다.
이번 권의 이야기는 어딘가 식상한 면이 있어 이야기 자체는 그저 그랬지만 여전한 노무라 미즈키(野村美月)의 서정적인 글 솜씨와 필력이 대단했습니다. 글의 분위기를 살려주는 타케오카 미호(竹岡美穂)의 일러스트도 좋았습니다. 문학소녀(文学少女) 시리즈를 재미있게 읽었다면 이번 히카루 시리즈도 만족스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담이지만 겐지 이야기(源氏物語)를 알고있다면 한층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습니다. 아오이노우에(葵上) 다음 권은 심지어 유가오(夕顔), 와카무라사키(若紫), 오보로즈키요(朧月夜), 스에츠무하나(末摘花) 순으로 이어진다네요. 다음 권이 빨리 읽고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