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죄인은 용과 춤춘다 6 - As Long As I Fall, NT Novel
아사이 라보 지음, 이형진 옮김, 미야기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아사이 라보(淺井ラボ)의 그러나 죄인은 용과 춤춘다(されど罪人は龍と踊る) 6권입니다. 더 이상 아사이 라보(淺井ラボ)의 필력이나 센스를 칭찬할 필요는 없겠죠. 그러나 죄인은 용과 춤춘다(されど罪人は龍と踊る)는 최근에 읽고 있는 라이트노벨 시리즈 중 가장 재미있게 읽고 있는 책입니다. 그로테스크한 소재나, 어두운 분위기 속에 빛나는 유머나, 매력적인 여러 등장 인물이 가꿔나가는 사건들이 만들어가는 거대한 흐름의 이야기나, 그 속에 담긴 사회적 풍자나 모두 읽고나면 느껴지는 여운과 등장인물만큼이나 독자의 체력도 소모시키는 무거운 이야기와 그만큼 무거운 두께의 볼륨과 작은 폰트...... 취향을 너무 타는 이야기라 그런지 장편 연재에도 불구하고 인지도가 낮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훌륭합니다.


 이번 권 역시 전권과 마찬가지로 단편집입니다. "아... 슬슬 본편 이야기를 읽고싶다. 풀어나가야 할 떡밥이 많은데..."라고 생각한 것도 잠시 읽자마자 금새 몰입하여 모두 읽어버렸습니다. 5권이 과거 일어났던 단편인 것에 비해 이번 6권은 에르노무(3,4권) 이야기 이후의 소소한 일상이나 단편을 모아놨습니다. 1권에서 죽어버린 친구의 묘를 찾아간 가유스를 그린 서장을 포함한 8장이 들어있습니다.


1. 미로

"더러운 거리 주제에! ...어째서 이렇게도 아름다운 걸까요?!"


에리다나 거리를 배경으로 진행되던 이야기가 에리다나의 지하 미궁까지 넓혀졌습니다. 우르가라는 연인을 찾아 미궁의 위험지역에 진입하게 되는 의뢰자 니니아와 주인공 가유스와 기기나의 이야기입니다. 에리다나 미궁에서 펼쳐지는 전투나 가유스와 기기나 콤비의 대단한 점이 부각된 것도 재미있었고 가유스의 과거가 살짝 비춰지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씁쓸한 현실을 비추는 마무리가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2. 파란 햇살에 그을려

"세상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포탄이 날아다닌다. 경제와 언론이라는 보이지 않는 포탄이. 머리가 박살나는 것이 두렵다면 땅바닥에 이마를 대고 귀를 막고 기어다녀. 세계의 한구석, 참호 속에서 웅크리고 있어라. 그것이 약자에게 허용된 삶의 방식이겠지."


가유스가 부업으로 삼고있는 학원 강사일을 다룹니다. 학생들과 가유스의 이야기 속에 담낀 씁쓸한 현실과 현대 주입식 교육의 비판, 청소년기에 할법한 고민이 인상적입니다. 그러면서도 1권부터 계속해서 가유스에게 대쉬하는 튜라스나 하리체와의 썸씽이 좋습니다. 심지어 하리체와의 이야기 속에서는 다소 수위높은 선정적인 소재도 등장합니다. 1권부터 느꼈지만 이 책이 어떻게 7권까지는 빨간 딱지를 받지 않고 무사히 출판될 수 있었던건지 궁금합니다. 8권에서는 아쉽게도 19세 미만 구독불가 딱지가 붙어버렸지만요.ㅠㅠ 하리체의 선정적인 유혹 앞에서도 쿨하게 대응하는 가유스의 나쁜 남자 모습이 매력적입니다. 이럴때 보면 그러나 죄인은 용과 춤춘다(されど罪人は龍と踊る)도 일반 라이트노벨의 요소가 없다고는 말할 수 없겠네요. 캐릭터들은 충분히 매력적이고 다소 수위가 있기는 하지만 하렘도 들어있습니다. 그 와중에도 진지함이나 사회적 비판을 놓치지 않고 집어넣는게 대단하네요. 재미있었습니다.


3. 꼬리를 먹는 뱀

"딸의 비극은 용서할 수 없다. 

그보다 더 용서할 수 없는 것은 이 거리다. 

에리다나 거리를 용서할 수 없다."


딸이 살해당하고 법적으로 구원받지 못한 부초가 범인에 대한 복수를 시작하고 가유스와 기기나는 의뢰로 그 범인을 지키는 이야기 속에서 직접적으로 다뤄지는 불법 이민자 문제가 인상적입니다. 마치 경찰 소설처럼 가유스가 범인을 파헤치는 모습이라던지. 약간 추리 요소도 들어가있는게 그러나 죄인은 용과 춤춘다(されど罪人は龍と踊る)의 재미있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절대로 용서하지 않아. 반드시 죽여줄거야!"


이야기 자체는 그저 그랬지만 마무리가 인상깊었습니다.


4. 비를 맞으며

'모든 것을 잃은 아버지를 모시게 된 것은...?'


키리로에라는 새로운 미녀 히로인이 등장하는 줄 알았더니 속았습니다. 재미는 그저 그랬지만 미스테리 요소가 짙어서 좋았고 실패한 아버지와 유산을 가져가려는 자식들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씁쓸하군요.


5. 파란 폭풍

"그렇군요. 그리고 우리 랄곤킨 주식사무소가 좋은 사무소일 확률은... 95.018퍼센트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가유스와 기기나가 등장하지 않고 아이온 사건에서 많은 활약을 해주었던 랄곤킨 사무소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역시 멋있는 사무소군요. 가족같으면서도 팀웍이 맞아 떨어지는 거대한 조직의 모습이 가슴을 뛰게 만듭니다. 랄곤킨이 야쿠트를 섭외하는 과거 이야기나 갑자기 등장한 마가츠시키에 대항하는 조직적인 랄곤킨 사무소의 이야기, 이기와 쟈베이라의 사랑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5권에 실려있던 단편 "금지된 숫자"이후 쟈베이라는 완전 개그캐가 되어버렸네요ㅋㅋ. 불쌍합니다.


6. 부드럽게 애달픈 입술

"이 세상에 대해 약골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장난이니까."


그죄용의 메인히로인 지브와 가유스의 이야기입니다. 1년에 한번 있는 거짓말을 해도 좋은 "바보의 날"을 소재로 다뤘습니다. 심지어 기사도 뉴스도 거짓인 바보의 날에 가유스에게 하루 종일 속는 지브와 주변 인물들의 모습이 나옵니다. 읽다보면 아사이 라보(淺井ラボ)식 유머에 저절로 웃음이 나오기도 하지만 가유스의 악독함에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우와... 이 개자식...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오게 되더군요. 그 와중에 등장하는 지브와 가유스의 달달한 사랑 이야기가 가슴을 녹여줍니다. 3,4권의 힘든 고난을 함께 겪어와서 그런지 보고만 있어도 행복한 이야기였습니다.


7. 여름보다도 더운 싸움

"눈 덮인 거대한 산의 정상에 딸기 하나 작전. 새싹 덤불 작전 발동"

"내 연인은 정신적으로 썩었어!"


몇 페이지 되지 않는 마무리 장입니다. 지브와 가유스의 가벼운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여전히 과거에 등장했던 캐릭터나 소재, 사건을 활용하는데 능했습니다. 단편집임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빠질 수 없는 과거를 은근슬쩍 언급하며 떡밥을 흘리는군요. 이 많은 떡밥을 언제쯤 회수할지.. 거의 1년마다 한권씩 발매되고 있는데 앞으로 20년은 더 연재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장편 연재해준다면 팬인 저로서는 기쁠 따름이지만요.


 본편 이야기가 아니라 그런지 그러나 죄인은 용과 춤춘다(されど罪人は龍と踊る) 특유의 그로테스크한 소재나 어두운 분위기가 옅습니다. 전체적으로 씁쓸한 현실이 담기고 한편 한편 사회적 비판이나 풍자가 들어있기는 하지만 그러나 죄인은 용과 춤춘다(されど罪人は龍と踊る)에서 이 정도면 유쾌하다고 해도 될 정도의 수준이죠. 아주 밝고 좋았습니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건 <파란 햇살에 그을려>와 <부드럽게 애달픈 입술>이었습니다. 그죄용 답지않은 밝은 이야기였던 것도 있고 쿨하고 나쁜 남자의 매력을 풍기는 가유스의 모습이 묘사된것도 좋았습니다. 같은 단편집임에도 5권보다 이번 6권이 더욱 재미있었다는 느낌입니다. 정말 재미있습니다. 계속해서 빨리 연재되었으면 좋겠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