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속죄
미나토 카나에 지음, 김미령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각 편마다 짧은 호흡으로 빠르게 진행되는 이야기와 소름돋는 반전으로 그려낸 섬뜩한 이야기. 2008년 <고백(告白)>으로 성공적으로 데뷔한 미나토 카나에(湊かなえ)는 그 다음해에 <소녀(少女)>와 <속죄(贖罪)>를 출판한다. <고백(告白)>만큼의 충격이나 대중성은 없었던 것이 아쉽지만 두번째로 접하게 된 미나토 카나에(湊かなえ)의 글인 <속죄(贖罪)> 또한 미나토 카나에(湊かなえ)의 천재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재미있는 책이었다.
“공소시효가 끝나기 전에 범인을 찾아내.
아니면 내가 납득할 수 있도록 속죄를 하라고.
그러지 않으면 난 너희들에게 복수할 거야.”
깨끗한 공기 외에는 자랑할 게 없는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초등학생 여자 아이 살해 사건이 발생한다.
하지만 살해당한 아이의 친구이자 첫 발견자인
네 명의 소녀들은 범인을 봤음에도
아무도 범인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데…….
그리고 3년 후, 죽은 소녀의 엄마는 네 명의 소녀들을 불러
충격적인 말을 던진다.
계속되는 비극 속에서 ‘죄’와 ‘속죄’의 의미를 묻는
충격 미스터리 장편소설!
2009년 최고의 화제작 『고백』의 작가
미나토 카나에의 연이은 충격 미스터리 장편소설
<속죄(贖罪)> 또한 <고백(告白)>처럼 시골 마을에서 일어난 소녀 강간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무너져가는 주변 인물들이 독백 형식으로 이야기하며 마지막에 사건의 진실을 드러낸다. <고백(告白)>만큼 충격적인 반전이나 사건은 없어 엔터테인먼트함은 다소 부족했던 것이 아쉬웠지만 이 <속죄(贖罪)>는 <고백(告白)>에서 미나토 카나에(湊かなえ)가 보여주지 못했던 놀라운 진행방식을 선보인다. 각 편마다 네명의 소녀가 등장해 각각의 이야기를 말해나가며 등장하는 인물들의 복잡한 관계가 감탄스럽다. 거미줄처럼 복잡한 등장 인물들의 관계를 녹여내 결국에는 범인과 사건의 진실을 드러내는 짜임새있는 이야기가 훌륭하다.
딸을 잃게 된 분노의 화살을 아이들에게 돌리게 된 어머니로 인하여 그 사건을 평생 잊지 못하고 비참한 삶을 살아가게 된 네 소녀의 이야기. 점점 무너져가는 네 소녀의 인생과 그것을 알게 된 어머니의 이야기를 다룬다. 살인 사건으로 생긴 방향이 잘못 된 분노가 담긴 한마디가 불러온 연쇄적인 비극을 뛰어난 심리묘사로 그려낸다. 그러면서 이야기속에 비난하기 쉬운 상대에 대한 악의적인 마녀사냥이나 언론, 현대의 안일한 위기 의식, 소홀해진 가정교육 등을 직접적으로 비판한다.
미스테리 소설로서의 재미보다는 뛰어난 심리 묘사가 가져온 인간 관계가 흥미롭다. 아무 의미없이 쏟아낸 악의적인 말 한마디가 상대에게는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 그리고 그 말이 어떤 비극과 파장을 불러 일으켜 소녀들의 인생이 망가졌는지 생각하면 안타깝다.
속죄의 진행방식이나 관계가 더 수준이 높다고 생각하지만, 단순한 엔터테인먼트함이나 몰입도, 반전에서는 고백에 미치지 못하는 듯 하다. 속죄도 충분히 재미있었지만, 얼마전에 읽었던 고백에 비하면 역시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