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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섬 사건 - Faust Novel ㅣ 카도노 코헤이의 사건 시리즈 3
카도노 코헤이 지음, 문정훈 옮김, 카네코 카즈마 그림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카도노 코헤이(上遠野浩平)의 사건 시리즈 3권인 <해적섬 사건(海賊島事件)>은 이전보다 큰 폭으로 퀄리티가 높아진 표지로 가슴을 설레게 만들었다. 단순히 겉모습 뿐만 아니라 플로레이트 대령의 시점에서 미랄키랄을 이야기했던 전권 <자해성 사건(紫骸城事件)>으로부터 다시 돌아온 ED와 히스로우, 레제 리스캇세의 이야기 또한 기대했다.
밀실에서 발견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체.
그 죽음으로 인해 밝혀지는 해적 일족의 숨겨진 비밀!
무법자 해적과의 악연 속에서 드러나는 사건의 충격적인 진실을…?
해적. 그것은 늘 빼앗는 쪽에 설 뿐, 결코 빼앗기는 쪽에는 서지 않는 존재.
마법이 문명을 지배하는 세상, 겉으로 보면 평범한 살롱이지만 사실 거대한 정보 암시장인 ‘노을궁’에서 공주가 살해된다.
그것도 완전한 밀실 속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이었다!
그러나 가장 유력한 용의자가 해적 무간두 일족의 본거지 ‘해적섬’으로 숨어들면서 사건은 더욱 복잡해진다.
전면전까지 각오한 마도함대가 용의자의 신병을 요구하며 해적섬을 찾아와 해적 무간두 일족에게 위기가 찾아온다.
온 세상이 긴장한 가운데 해적은 중재자로 한 여인을 부른다. 그녀의 이름은 레제 리스캇세.
그리고 그녀는 바람의 기사와 전지조정사 ED와 함께 ‘해적섬’을 찾아오는데…….
'노을궁'이라는 곳에서 야미코 공주가 녹지 않는 얼음속에 갇혀버린 미스테리 사건을 다루는 <해적섬 사건(海賊島事件)>. 사실 야미코 공주는 그리 중요하지 않고 이번 이야기에서는 <살룡사건(殺竜事件)>에서도 등장했었던 매력적인 캐릭터. 해적섬의 지배자인 무간두 3세와 과거 지배자였던 1세, 2세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번 사건으로 인하여 드러나는 무간두와 해적섬의 비밀. 그리고 무간두의 실체. 그 와중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을궁에 있는 사람들을 특유의 의미심장한 말투로 녹여내는 ED의 활약과 해적섬에서의 레제의 활약이 돋보이는 재미있는 한편이었다.
여전히 재미있었지만 전권인 <자해성 사건(紫骸城事件)>와 비교하자면 <자해성 사건(紫骸城事件)>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자해성 사건(紫骸城事件)>에서 전율이 일정도로 감탄했었던 철학적 사상을 녹인 이야기 전개가 <해적섬 사건(海賊島事件)>에서는 전혀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권에서 엔터테인먼트한 부분(캐릭터성이라던지)에 부족함을 느껴서인지 이번 <해적섬 사건(海賊島事件)>에서는 ED나 레제, 히스로우를 제외하고도 무간두 등의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잔뜩 등장하여 전권보다 좀 더 엔터테인먼트한 부분을 노린 책이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살룡사건(殺竜事件)> 때부터 계속해서 느끼지만 이 사건 시리즈의 가장 큰 단점은 미스테리와 판타지의 융합이라고 하기에는 미스테리적 요소가 너무 불안하다는 것. 판타지와 미스테리를 절묘하게 녹여내기 위하여 범행의 도구를 언제나 마법에 한정하는 카도노 코헤이(上遠野浩平)의 생각은 알겠으나 미스테리라고 치기에는 미스테리의 시작도, 해결도 너무나 허술하다. 야미코 공주와 사건을 해결한 ED는 무슨 예언자인가? 이런 방식으로는 결국 독자를 납득시킬 수 없을것이다.
이번에도 ED는 모든 사건을 해결한 이후 범죄자를 '칠해연합'에 받아주며 말한다.
"죄를 범하지 않은 인간따윈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아요."
"문제는 자신이 그것을 알고 있냐 아니냐, 라는 것이죠."
용을 살해한 <살룡사건(殺竜事件)>의 범인에게는 말해주지 않았지만 자해성에서 50명 가량을 처참히 살해한 범인, 노을성에서 야미코 공주를 살해한 범인에게는 말해준 ED의 대사. 이것이야 말로 사건 시리즈에서 최종적으로 카도노 코헤이(上遠野浩平)가 말하고 싶어하는 주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