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름
델핀 페레 지음, 백수린 옮김 / 창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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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나름 그림책을 고르는 기준이 있는데 이번처럼 번역가 이름만 보고 선택한 건 처음이다. <여름의 빌라>를 가장 처음 읽어서인지 '여름'하면 백수린 작가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우연의 일치지만 이번 그림책도 '여름'에 관한 이야기다. 올 여름 유독 '여름'과 관련된 책을 많이 봤다. 다른 계절보다 여름에 대한 책이 유난히 많게 느껴지는 건 말 그대로 느낌적 느낌일 테지.

그림책이니 만큼 그림을 유심히 보게 되는데 첫 장에서 작은 충격! 아~ 이렇게 그릴 수도 있구나 싶었다. 군더더기 없이 최소한으로 그렸다. 소년의 흰 티셔츠는 아예 형태가 없다. 하얀 배경과 하나가 된다. 그동안 내가 갖고 있던 그림체에 대한 편견을 완벽하게 깬다.

수채화로 그려져 차분하면서도 부드러운 이미지를 풍긴다. 겹겹이 그려진 산은 마치 수묵담채화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또 하나의 특징이라면 스케치만 하고 채색을 하지 않은 부분이 꽤 많다. 독자로 하여금 동참하도록 만든 작가의 의도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엄마는 경악하고 아이들은 신날 테지.

지문 하나 없이 엄마와 아이의 대화로만 이루어진다. 대화도 짧은 편이라 리듬감이 살아있고 생동감이 넘친다. 여름을 맞아 시골로 온 모자. 매일이 새롭다. 곤충도 관찰하고 모닥불도 피우고 친척도 만나고 열매도 딴다. 짧은 휴가였던 것 같은데 아이는 부쩍 자란다. 처음에 올 때 묶지 못했던 운동화 끈을 여름 끝자락엔 배우게 된다.

아이는 엄마와 추억을 쌓으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름을 보낸다. 아이에게 이런 시간을 선물하는 건 우리 어른의 몫이다. 이 무렵엔 호기심이 왕성해 뛰어놀면서 배우는 게 많다. 짧은 그림책이지만 다양한 감성과 확실한 메시지를 담고있다. 읽고나니 생각이 많아진다. 부모가 먼저 읽어봤으면 하는 그림책이다.



#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여름 #델핀페레 #창비 #백수린번역 #프랑스그림책 #그림책 #여름그림책 #책리뷰 #책소개 #책추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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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글쓰기 - 모든 장르에 통하는 강력한 글쓰기 전략
박종인 지음 / 와이즈맵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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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글은 누가 가장 잘 쓸까? 어떤 특정 직업을 떠올리는 건 다소 무리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기자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을 듯하다. 저자는 31년 기자 경력으로 다져진 글솜씨로 베스트셀러를 다수 내왔다. 현재는 역사 분야를 중심으로 집필과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기자의 글쓰기>는 조선일보 저널리즘 아카데미에서 진행한 '고품격 글쓰기와 사진 찍기' 강좌를 재구성하여 엮은 책이다. 이 책에서는 사진 찍기는 빠져 있고 글쓰기에 대한 내용만 담았다. 글쓰기 방법이 궁금해서 펼친 책이긴 하나 현대사진학을 전공한 저자에게 사진 찍기에 대한 의견도 듣고 싶었는데 그 부분이 빠진 건 개인적으로 아쉽다.

글쓰기의 중요성은 굳이 말로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작가나 기자가 되고 싶은 사람뿐만 아니라 자기소개서를 쓰거나 보고서나 리포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쓰기 능력이 필요하다. 저자가 기자 생활을 하면서 얻은 글쓰기 원칙을 이 책에 풀어놓았다.

저자가 말대로 이 책은 거창한 이론 또는 바람직한 글쓰기를 논하는 비평서가 아니다. 그보다 재미있는 글을 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해야겠다. 아무리 좋은 글이라도 어렵거나 따분하면 끝까지 읽기 어렵다.

글은 생산자인 저자가 아니라 소비자인 독자가 만족해야 한다. 자기 만족에 그치면 곤란하다. 독자가 만족한다는 건 바로 '반응'이 있다는 말이다. 그게 호응이든 분노든 쾌감이든 슬픔이든 상관 없다. 이런저런 감흥을 주지 않는 글은 외면당한다.

저자가 말하는 좋은 글을 구성하는 원칙이 있다. 바로 '재미'다. 여기서 재미가 있다는 건 단순한 오락거리를 말하는 게 아니라 감동 즉 울림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좋은 글이 가지는 또 하나의 특징은 주장이 아니라 팩트를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가 생각하고 느낀 것만 쓴다면 글에 힘이 없다. 그렇게 생각하고 느낀 이유를 구체적으로 써야 한다.

하나의 팁을 더 이야기하자면 초고를 바로잡는 퇴고의 과정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낭독'이다. 소리 내서 읽어보면서 글이 리듬을 타고 있는지 알아보고 보이지 않던 실수를 파악하는 것이다.

단순 강의로만 이루어진 책이 아니라 실제 강의에서 첨삭 지도했던 글들을 예시로 좋은 글이란 어떤 것인지 직접 보여준다. 저자가 책을 통해 거듭 강조하는 내용이 있다. 쉽고 짧게 써라! 수식어를 없애고 단문으로 써라. 덜어내는 것이 미덕일 때가 있다.

글쓰기 어렵게 생각하면 끝이 없다. 저자가 말하는 원칙만 충실히 지켜도 좋은 글쓰기가 가능하다. 글쓰기에 관심이 있다면 꼭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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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2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2
마치다 소노코 지음, 황국영 옮김 / 모모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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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파도가 넘실대는 파랑 표지를 만나니 시원한 기분이 절로 든다. 유독 여름에 어울리는 소설들이 있는데 이 소설 역시 그렇다. 이 여름이 다 가기 전에 만나서 얼마나 반가웠던지 얼른 책장을 넘겼다.

소설속 가상의 편의점이지만 공간적 배경은 '모지항'이다. 실재 장소를 배경으로 한 덕분에 현실감이 더해져 좀더 생생하게 와닿았다. 모지항은 오래전 가족과 함께 여행했던 추억의 장소다. 그래서 소설속에서 언급한 장소가 머릿속에 그려져 몰입감이 더 좋았다.

1탄을 읽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읽는 데 큰 문제는 없어보인다. 에피소드로 이어지는 소설의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이런 것이 아닌가 싶다. 편의점 점장은 계속 나오지만 각 에피소드 중심인물은 따로 있다.

각 에피소드별로 상처받은 주인공이 등장한다. 때론 가족에게, 친구에게, 애인에게 무시를 당하거나 왕따를 당하거나 버림을 당한다. 힘든 시기를 지날 때마다 위로와 힘이 되어주는 인물이 등장한다. 어느 정도 예상이 되는 전개임에도 따스한 말 한마디에 모든 게 녹아내린다.

살다보면 누구나 만날 수 있는 억지스럽지 않은 설정이다. 하지만 이런 위로나 힘이 되는 말을 건네는 사람을 만나는 건 소설처럼 쉬운 게 아니다.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꼭 가족이란 법도 없다. 상처를 알아보는 사람은 따로 있는 것 같다.

p.171
"이런 일은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거든. 배려나 상냥함 같은 건 다른 사람에게 전하면 전할수록 소중해지니까."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힐링 포인트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 포인트를 건드려주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되기도 하니까. 그걸 알아가는 게 바로 관심이고 사랑이다. 이 소설이 담고 있는 메시지는 배려와 상냥함으로 다가가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바다가들리는편의점2 #마치다소노코 #모모출판사 #일본소설 #힐링소설 #신간 #소설추천 #책리뷰 #책소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오드림서포터즈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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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드리 씨의 이상한 여행
마르크 레비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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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빅토르 위고와 더불어 프랑스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라고 해서 일단 호기심이 생겼다. 운명의 남자를 찾기 위해 이스탄불로 사랑의 여정을 떠난다는 설정이 또한 맘에 들었다. 제목에 '여행'이란 글자가 나오면 난 거부할 수가 없다. 어떻게 안 읽을 수가 있겠어~

보자마자 태생을 맞추고 이스탄불로 가라는 점쟁이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할까? 오래전부터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인생이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앨리스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게다가 그 여정의 끝에 운명의 남자를 만나게 된다니 그는 또 누구란 말인가!

달드리와 앨리스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달드리는 화가다. 교차로를 그린다는 점이 조금 특이하다고 할까. 앨리스는 조향사다. 후각이 매우 뛰어나 아주 희미한 냄새도 구별할 수 있고 한번 맡은 냄새는 영원히 기억할 수 있다. 그들은 런던의 한 건물에 세들어 사는 이웃사촌이다. 서로에게 결코 우호적이지 않던.

놀랍게도 이 여정에 달드리가 발 벗고 나선다. 마침 유산으로 받은 거액의 돈도 있던 터. 주저하는 앨리스를 부추겨 이스탄불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여기서 드는 의문 하나, 왜 달드리는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 무슨 이득이 있다고. 물론 사전 협약을 맺은 게 있긴 하다. 그게 과연 달드리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긴 할까마는.

달드리가 앨리스를 남몰래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운명의 남자를 찾는 데 도움을 준다는 부분에서 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그럼 말 그대로 진짜 앨리스의 방이 탐났던 것일까? 이스탄불에서 앨리스가 출생의 비밀을 알아가는 사이 달드리는 협약대로 통창이 있는 앨리스의 방에서 그림을 그린다.

시대적 배경이 왜 하필 1950년대이며 장소가 이스탄불인가 처음엔 별 생각없이 읽었는데 이 모든 설정이 앨리스의 태생과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다. 1915년 이스탄불과 앙카라에서 아르메니아 집단학살이 있었다. 그 사건으로 인해 앨리스의 운명이 바뀌었던 것이다.

서서히 앨리스의 과거가 밝혀지고 운명의 남자라고 생각한 남자도 만나게 되는데... 로맨틱 코미디란 무엇인가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소설이 무겁지 않고 경쾌하게 흐른다. 덕분에 막힘없이 술술 읽힌다. 무엇보다 재밌다. 다시 읽으면 숨겨진 요소들을 발견하며 더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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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가르면 피가 나올 뿐이야
스미노 요루 지음, 이소담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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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도 꽤 충격적인 제목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나온 신작 제목도 그에 못지 않다. 강렬한 만큼 한 번 들으면 절대 잊지는 못하리라~ 살벌한 제목과는 달리 표지는 순정만화에나 나올 법한 예쁘장한 그림이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가 시한부 삶을 사는 10대 소녀의 애틋한 로맨스를 다뤘다면 이번 작품은 좀더 실존적인 청춘의 고민을 담아냈다. 작가가 성장한 만큼 다루는 주제 또한 폭넓고 깊어진 듯하다.

이 작품은 이중구조로 현실과 소설속을 넘나들며 다중시점으로 전개된다. 핵심인물인 아카네는 본심을 숨기고 사는 여고생이다. '사랑받고 싶다'와 '죽고 싶다'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며 괴로워한다.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 갇혀버린 인물 같기도 하다.

​p.27
취미도 취향도 언어도 행동도 표정도 누군가의 시선이 있으면 '사랑받고 싶어'의 감시 아래에서 표현하게 된다. 아카네에게 있어 자유로운 건 내면의 이해력과 상상력 정도였다.

학교든 회사든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기 감정을 100% 드러내며 사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모두 드러내지 않는다고 가식적인 사람일까? 반대로 모두 드러낸다고 진솔한 사람인 걸까?

마음을 알아주지 않아 답답할 때 '속을 까서 보여줄 수도 없고' 라는 말을 쓴다. 어떤 행동이나 말로도 자신의 마음을 100% 전달할 수 없을 때도 있기 마련이다. 배를 가르면 피가 나올 뿐 진심이 보이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p.231
타인에게 사랑받는 인간은 자신을 연출하고 거짓말을 하면서 산다.

아이돌을 등장시킨 것도 아카네와 같은 맥락이다. 아이돌이야 말로 '사랑받고 싶다'는 열망속에 사로잡힌 직업이니 말이다. 보여지는 이미지와 실제는 분명 다를 것이다. 그렇다고 아이돌을 비난하지 않는다.

​p.318
진정한 자신을 드러내라, 진심으로 살아라, 맨얼굴로 사는 게 즐겁다.

돌이켜 보면 나도 이와 비슷한 고민을 했던 것 같다. 아마도 청춘의 특권인 것 같기도 하고. 자신에게 가장 집중하는 시기이기에 이런 고민도 생겨나는 것이리라. 이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청춘들에게 권하고 싶은 소설이다.




※ 서포터즈 활동으로 도서 제공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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