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소크라테스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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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도 많은 팬을 보유한 이사카 고타로의 최신작이 나왔다. 작가 스스로도 20년의 작가 생활 동안 갈고 닦은 실력으로 비로소 쓸 수 있었던 이야기라고 평가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다섯 편의 단편 소설로 이루어졌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시선으로 모든 작품을 풀어내고 있다. 어른들의 선입견에 당당히 맞서 싸우는 모습이 대견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당돌하게 보이기도 한다.

책 제목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 첫 단편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소크라테스는 이런 명언을 남겼다. '나는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만을 안다.' 철학자인 소크라테스도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는데, 담임 선생은 거꾸로다. 어쩌면 어른들은 모두 거꾸로 소크라테스일 수도.

담임인 구루메 선생은 선입견으로 똘똘 뭉쳐진 사람이다. 적어도 아이들 눈에는 그렇다. 아이들은 그 선입견을 뒤집어버리기 위해 작전을 짜고 실행에 옮기는데... 과연 성공할 수 있었을까.

나머지 단편들도 큰 맥락에서 선입관을 다루고 있다. 왕따, 불공평, 아동학대 등 여러 갈등을 그려내고 있는데 마냥 무겁지만은 않다. 이상적인 정답을 내세우기 보다는 현실적으로 마무리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유쾌함과 따스함을 잊지 않았다.

선입견을 바꾼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나이가 들수록 더 유연해져야 하는데 그것 또한 말처럼 되지 않는다. 어릴 때 품었던 그 마음을 어느새 까맣게 잊고 기성 세대로 접어드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런 우리들에게 작가는 따끔하게 일침을 놓는다.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먼저 읽어야할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거꾸로 소크라테스만은 되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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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릇 일상채식 - 평범하게 시작해 오래도록 지속하는 채식라이프
이윤서 지음 / 책밥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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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서 소화력이 예전같지 않아 고민이 많다. 과식하면 금방 탈이 난다. 그리고 고기는 먹을 땐 좋은데 먹고 나면 속이 늘 더부룩하다.

결혼 전에는 채식 위주의 식단을 즐겨 먹었다. 엄마는 매일 제철 채소 반찬을 다양하게 올려놓곤 하셨다. 그 밥상이 요즘 늘 그립다.

육식을 줄이고 채식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데, 맛은 포기 못한다. 고기가 들어가지 않아도 감칠맛 나는 요리를 선보이고 싶다.
저자는 비거니즘과 동물권에 대해 작은 관심을 갖고 있었고, 비건 선진국인 독일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하면서 잔잔하게 채식 라이프에 스며 들었다.

채식에도 여러 유형이 있다. 비건도 그 중 한 가지 개념이다. 비건은 완전 채식을 하는 채식인을 가리킨다. 육고기, 해산물, 난류, 유제품 등의 동물성 식품을 아예 섭취하지 않으며 꿀, 팜유 같이 동물 착취로 만들어진 식품의 섭취도 지양한다.

비거니즘은 단순히 채소 위주의 식사를 일컫는 게 아닌 동물 착취와 종차별에 반대하는 철학이자, 소비 운동을 일컫는다. 사람마다 다양한 이유를 갖고 비거니즘을 실천하지만 크게 동물권, 환경, 건강 3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아직까지 일반 마트에 비건을 위한 코너가 따로 마련된 곳이 거의 없다. 책에서 비건 제품 고르는 방법을 자세히 알려주고 있고 비건 제품도 추천해 준다. 또한 전문 비건 제품을 판매하는 마켓과 비건 식당도 소개하고 있다.

꾸준한 채식 습관을 위한 여러 가지 팁도 제안한다. 커뮤니티 어플을 활용하거나 식단일기 쓰기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혼자하면 힘들지만 함께 하면 오래 갈 수 있다.

비빕밥, 덮밥, 볶음밥, 김밥, 주먹밥, 국수, 파스타, 우동, 떡볶이, 샌드위치 등 우리가 흔히 먹는 평범한 레시피다. 채식은 결코 특별하지 않다. 부족한 단백질은 콩으로 채울 수 있다.

두부로 만든 가츠동, 새송이버섯으로 만든 비건 초밥, 버섯 탕수, 식물성 패티로 만든 함박스테이크 등 색다른 음식도 만들 수 있다. 책에 나오는 요리들은 한 그릇 위주의 채식이라 무엇보다 번거롭지 않아 좋다.

처음부터 비건 도전은 힘들 수도 있다. 소와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폴로부터 페스코, 오보, 락토, 락토 오보 순으로 서서히 나아가도 좋을 것 같다.

본 서평은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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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리추얼 : 음악, 나에게 선물하는 시간
정혜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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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는가? 들리는 게 오직 소음뿐이라면? 정말이지 상상조차 하기 싫다.음악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힘이 있다. 음악이 내 삶에 스며드는 순간을 떠올려 본다.

이 에세이는 저자가 음악에 심취하여 다방면으로 디깅한 스토리가 담겨 있다. ‘디깅(digging)’은 레코드판을 뒤지는 행위가 땅을 파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은 별칭이다. 뭔가 발굴하고 파고든다는 의미로 쓰이는데, 음악도 무궁무진한 디깅이 가능한 분야다.

저자만의 리추얼이 있다. 매일 아침 미리 설정해둔 음악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마녀 배달부 키키 사운드트랙 중 히사이시 조의 ‘바다가 보이는 마을’인데, QR코드를 통해 들어볼 수 있다.

그녀에겐 별난 습관이 하나 있다. 어떤 단어를 들으면 그 단어가 들어간 노래를 떠올린다는 것이다. 본인도 모르게 그 노래를 흥얼거린다고 한다. 또한 90년대 가요와 애니메이션 주제가는 전주 3초만 들어도 제목을 맞힐 수 있는 경지에 이른다. 주크박스가 따로 없다.

재생 버튼만 누르면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세상이지만, 저자는 아날로그를 선호한다. 엘피를 모으기 시작한 건 다락방에서 엄마의 턴테이블을 발견하면서부터다. 그로부터 10년이 흘렀다. 타닥타닥 모닥불 타는 엘피 소리에서 낭만을 충전한다.

학창시절엔 H.O.T 에 빠져 덕질했고, 전자음악에 빠져 언더그라운드 아티스트들을 디깅하기도 했다. 디제잉을 배우면서 음악의 세계도 넓혀갔다. 좋아하는 것이 많으면 삶이 더 풍요로워지는 건 확실해 보인다.

인생에서 가슴이 벅차오를 만큼의 희열과 재미가 있었던 순간에 늘 음악이 있었다고 말한다. 좋아하는 음악을 깊게 파다보니 소위 덕업일치의 경험도 하게 됐다.

무언가 좋아하는 것을 열렬히 좋아하는 것도 능력이라고 말하는 저자. 취향이 자산이 되고,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는 세상. 꼭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한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즐거운 것이 아니겠는가!

저자처럼 자문해 본다. 음악이 왜 좋아? 그리고 마음 속 대답을 들어보려 한다. 기억 속 어딘가에 음악으로 행복했고 위로 받았던 시간이 분명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것으로 책 한 권을 쓸 수 있다는 건 축복이다. 나를 사랑해주는 방법으로 추천한 한 가지를 해봐야겠다. ‘나를 기분 좋게 만드는 음악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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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구두를 신은 피노키오 - 세계 인형극 축제 속에서 찾은 반딧불 같은 삶의 순간들!
래연 지음 / 도서출판이곳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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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극을 좋아한다면 주목해야할 책이 여기 있다. 한국 최초의 인형극 에세이! 프랑스 샤를르빌에서는 2년마다 세계 인형극 축제가 펼쳐진다. 저자는 랭보의 도시 샤를르빌에 갔다가 우연히 인형극 축제를 접하게 된다. 그후 10년간 6번에 걸쳐 축제를 보러 갔다. 샤를르빌은 한국인 관광객이 거의 찾지 않는 프랑스 북동부 소도시다. 시인 랭보가 아니라면 저자도 아마 찾지 않았을 것이다.

랭보가 저자를 이곳으로 안내했고 그녀는 운명처럼 인형극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인형극의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 인형극을 몇 번 본 적이 있는데, 아이 어른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공연으로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보통은 아이들을 위한 공연으로 인식되어 있는데 사실 수준 높은 작품들이 많다.

수많은 주제의 여행 에세이가 있다. 음식 기행, 순례길, 미술이나 오페라 등 다양한 책을 접했는데 인형극 축제를 다룬 에세이는 처음이다. 관객의 눈높이에서 인형극을 소개하고 축제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아낸 책이다. 거기에 자전적인 에세이가 덧붙여져 있다.

샤를르빌 축제는 2년마다 9월 셋째 주 금요일부터 열흘간 열린다. 공식 사이트에서 행사 일정표를 확인하고 공연을 예매할 수 있다. 숙소도 미리 예약을 서두르는 편이 좋다고 조언한다.

인형극 축제도 축제지만 랭보를 좋아한다면 이 도시를 방문할 의미가 있을 것이다. 랭보 박물관과 무덤, 생가 등을 둘러볼 수 있다. 파리에서 기차로 2시간 남짓 걸리는 위치에 있어 당일치기도 가능하다.

랭보를 전공한 작가답게 랭보의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축제를 보러 이 도시에 오면서 랭보의 시구를 떠올리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옛날,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나의 삶은 모든 가슴이 열리고 온갖 술이 흘러 다니는 하나의 축제였다." 삶을 축제처럼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열흘간의 일정을 따라가며 축제 현장에 있는 듯 덩달아 즐거웠다. 다양한 인형극을 만나는 특별한 경험도 했다. 관심만 있다면 주변에서도 인형극을 볼 수 있다. 앞으로는 인형극이라면 유심히 지켜볼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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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행자의 케케묵은 일기장 - 310일, 5대륙, 19개국 세계여행을 기록하다
김다연 지음 / 하모니북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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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여행에세이가 이럴 수가 있지~ 평범한 여행에세이의 범주에서 벗어난 그것도 많이 벗어난 책이다. 내가 그동안 만났던 에세이는 여행 일정 들어가고 유명한 관광지 나오고 추천 맛집이나 카페 추천은 기본이었다.

그런데 이 책 구성부터가 신선하다. 날짜 순으로 배열은 했지만 나라별로 묶지 않았다. 목차를 보고 살짝, 당황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통곡에 대하여, 마지막에 대하여, 공포에 대하여, 상실에 대하여, 이별에 대하여.

여행의 목적도 특이하다. 통곡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떠난 여행. 아~ 그러고 보니 나도 그런 때가 있긴 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나도 여행을 떠났다. 그것도 일종의 통곡으로부터 도피가 될 수 있구나!

분명 여행에세이를 읽는데 소설을 읽는 기분마저 들었다. 어휘 선택 또한 어찌나 남다른지. 글솜씨가 장난이 아니다. 중간에 나오는 사진이 아니었으면 여행에세이라는 사실조차 잊어버릴 뻔 했다. 여행비를 충당하기 위해 엽서를 그려 팔기도 했는데 미술을 전공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온갖 상상 총동원 중.

프로필에 사진과 이름만 나오고 다른 이력이 없어서 더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녀는 대체 누구일까~ "여행자의 시선"이란 타이틀로 몇 년 전 엽서 전시회도 했었다. 다음 여행기는 직접 그린 그림으로 가득 채워도 좋을 것 같다.

여행에세이라면 마다 않고 읽는 나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 책을 만난 것 같다. 여행에세이 읽고 깊이를 논하기는 좀 그렇긴 한데, 진짜 가볍게 읽으려고 펼쳤다가 이내 숙연해지고 만다. 나도 오늘 케케묵은 일기장을 꺼내보고 싶다.


본 서평은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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