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건우, 베토벤의 침묵을 듣다
김재철 지음 / 열아홉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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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2027년 3월 26일은 베토벤 서거 200년이 되는 해다. 저자는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베토벤 순례 여정을 떠났다. 백건우와 함께한 4박 5일의 기록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이 여행은 그가 말했듯이 단순한 문화 탐방이나 음악적 휴식이 아니다. 오히려 사유의 시간에 가까운 순례라고 할 수 있다.

베토벤은 백건우에게 어떤 의미를 지닐까? 그에게 베토벤은 역사속 인물이 아니라 현재도 말을 걸어오는 ‘동시대 친구‘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그들에게 음악은 삶이고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구도자의 여정이라는 점에서 많이 닮았다.

P.23
"베토벤은 늘 공간을 움직이는 음악을 만들어요. 고정된 자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걸어가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면서 움직이는 음악.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도 비슷해요. 음악과 여행은.... 움직임의 예술이니까.

음악과 여행의 공통점은 바로 ’움직임의 예술‘이라는 것이다. 음악과 움직임, 여행과 예술의 조합이 생경하게 다가왔지만 듣고보니 이보다 더 적확한 표현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공감하며 동의한다.

P.24
"베토벤이 만약 지금 살아있고, 런던으로 여행 왔으면 분명 이 창밖의 풍경을 음악으로 그렸을 거예요. 그는 늘 세상을 듣고 세상을 '음악으로 번역'하던 사람이니까.”

이제껏 난 베토벤을 피상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베토벤에 한층 가까이 다가가는 시간이 된 듯하다. 베토벤은 그냥 음악가가 아니라 구도자에 가까운 삶을 살았던 게 아닐까.

P.88
고야는 인간 내면의 그림자에 빛을 던지는 화가, 베토벤은 인간의 절망 속에서 희망의 문을 여는 작곡가. 둘 다 자신의 시대를 넘어 ‘인간의 본질‘을 들여다본 예술가들이었다.

고야와 고흐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페이지도 인상적이다. 그들은 모두 인간의 본질을 깊숙이 들여다본 예술가들이다. 고통과 절망을 빛과 희망으로 승화할 수 있었던 게 바로 예술의 힘이 아닌가 싶다.

P.109
“쇼펜하우어가 살아있었다면 베토벤과 고흐를 같은 장에 놓았을 겁니다. 베토벤의 음악은 시간 속에서 흔들리는 의지이고, 고흐의 그림은 공간 속에서 떨리는 의지입니다. 한 사람은 소리로, 또 한 사람은 색으로 같은 진실을 말하는 것이죠."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 책은 단순한 여행기나 인터뷰집이 아니다. 베토벤의 침묵을 듣고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여정이다. 언급된 음악을 찾아 들으며 읽었더니 더 몰입되어 좋았다.

P.148
“쇼펜하우어가 말한 '승자'란 가장 먼저 도착한 사람이 아니라, 끝까지 자기 길을 잃지 않은 사람입니다."

대한민국 1세대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사랑한 베토벤, 그의 연주를 들으면서 또 한 번 느낀다. 그의 연주는 기교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와 베토벤. 그들을 알아가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술술 읽히지만 마음으로 읽어야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것도 당부하고 싶다.



#백건우베토벤의침묵을듣다 #김재철 #열아홉 #백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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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쓰이는 사람 - 달달북다 앤솔러지
김화진 외 지음 / 북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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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사랑을 테마로 한 소설집이니 누가 뭐래도 이 봄에 참 잘 어울리는 책이 아닌가 싶다. 몽글몽글한 사랑이야기는 봄하고 여러모로 닮았다고 생각하기에. 이 책은 12명의 작가가 다채로운 사랑의 세계를 펼쳐보여 흥미롭게 읽힌다.

[신경 쓰이는 사람]은 달달북다 앤솔러지로 로맨스 단편소설을 묶은 책이다. 2024년 여름부터 1년 동안 네 가지 키워드(칙릿, 퀴어, 하이틴, 비일상)로 사랑의 면면을 다양하고 심도 있게 조명한 단편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사랑을 왜 달달하다고 생각했을까? 얼마나 쓰리고 아팠는데, 그 기억을 몽땅 잊어버렸다. 이 책이 사랑을 테마로 했다고 해서 달달함 만을 기대하면 안되는 이유다. 12명의 작가가 쓴 만큼 그 색도 맛도 여러 갈래다.

사랑의 대가이자 대문호 롤랑 바르트는 사랑을 이렇게 정의했다. ‘왜냐하면 결국은 그게 사랑이니까. 결국은 되돌아올. 하지만 전혀 다른 자리로.’ (P.482)

여기 12명의 작가들 또한 다양한 사랑의 정의를 내놓는다. 맨 처음 나오는 작품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를 쓴 김화진 작가는 사랑을 ‘경솔하게 선택하고 싶지 않는 것 중 가장 경솔하게 선택(당)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룬 이야기엔 깊이 공감이 갔으며 비일상이 테마인 작품들은 마치 동화나 영화를 보는 듯했다. 마지막 작품 이미상의 <잠보의 사랑>은 독특한 줄거리와 씁쓸한 결말이 인상에 깊이 남았다.

백온유 작가의 <정원에 대하여>는 하이틴의 순수한 사랑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비록 가난과 어른들의 모순적 행동에 의해 속절없이 사라져 버렸지만. 이유리 작가의 <하트 세이버> 또한 내가 좋아하는 작품이다. 재기발랄한 설정으로 미소 짓게 만드는 작가라 늘 관심을 갖고 있다.

12편을 읽으면서 나름대로 사랑을 정의해 봐도 좋을 것 같다. 사랑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제목처럼 왠지 모르게 신경 쓰이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것도 사랑의 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올 봄 사랑을 테마로 한 소설을 만나보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P.25
어쩌면 사랑은 누군가의 비밀을 품어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P.230
언제 알아차릴 수 있는 것일까.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언제 분명해지는 것일까.

P.230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건 세계가 전보다 더 넓고 선명해지는 일이라는 걸 늘 깨닫게 된다. 우리 집에서 지척이지만 한 번도 걸어본 적 없는 동네의 골목길을 걸으면서 내가 가진 지도에서 흑백이었던 영역에도 색이 생기는 기분이었다.

P.277
나는 믿지 않았다. 좋아하는 마음은 어떻게든 티가 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틀어막은 내 마음이 걸핏하면 빛이나 연기처럼 새어 나왔듯이.



#신경쓰이는사람 #북다 #앤솔러지 #사랑 #소설집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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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한눈에 보이는 영국 책방 도감 - 개성 넘치고 아름다운 영국 로컬 서점 해부도
시미즈 레이나 지음, 이정미 옮김 / 모두의도감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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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영국에 위치한 책방을 소개하는 책이다. 저자는 저널리스트 겸 번역가인데 영국에 거주하면서 만난 책방을 특별한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눈에 보이는 공간 분석 일러스트 형식이 바로 그것이다. 표지에서 보는 것과 같이 서점 해부도를 상세한 내부 사진과 함께 수록했다. 사진만 있으면 공간감이 부족해지는데 그걸 보완하는 방식으로 일러스트를 추가한 것으로 보여진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여행지에서 서점을 꼭 일정에 넣는다. 유명한 서점이어도 좋고 아담한 동네 서점이라도 좋다. 그 나라 언어로 된 책을 구입하면 아주 훌륭한 기념품이 되기도 한다. 영국에도 유서 깊고 멋진 서점이 많다. 이 책은 영국 책방 가이드북으로 손색이 없다. 직접 가보는 것이 가장 좋지만 여의치 않을 때는 이렇게 책으로 만나보는 것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P.18
던트 북스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점원의 질'과 '독서를 사랑하는 손님에 대한 서비스'다. 입구 부근에는 안목 있는 점원들이 엄선한 문학과 논픽션을 중심으로 신간, 그리고 던트 북스가 추천하는 스테디셀러가 빽빽하게 꽂혀 있다. 독서 마니아인 손님을 위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한다. 결혼을 앞둔 커플이 신혼집에 둘 책의 목록을 만들고 친구와 가족이 그 목록에 있는 책을 선물하는 '웨딩 리스트', 사설 도서실을 여는 사람을 위해 책의 선정부터 진열까지 맡아서 해 주는 '라이브러리 빌딩' 등 독자 맞춤 서비스도 특히 인기가 있다.

던트 북스에 가서 책 선물을 고른다면 꽤 만족도가 높을 것 같다. 특히 결혼을 앞둔 친구에게 선물하기 좋은 ‘웨딩 리스트’ 라니 센스가 돋보이는 서비스다. 그냥 책만 파는 서점은 살아남기 어렵다. 각자의 개성과 특색을 갖춰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P.194
닐은 요즘 영국에서 독립 서점이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를 '사람과 사람의 교류'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디지털 시대이기에 더욱, 사람들은 같은 관심사를 가진 타인과의 생생한 경험을 원합니다. 서점 중에서도 그런 흐름에 잘 올라탄 곳들이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독립 서점의 인기는 역시 교류에 있다. 북토크과 독서 모임 등 사람과 사람의 교류가 생명이다. 오프라인 서점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런 경험을 원하기 때문일 것이다. 자페 앤 닐 서점은 영국 독립 서점 부활의 주역이며 성공 사례의 표본이다.

P.207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궁극의 치유라고 할 수 있는 '미스터 B의 독서 스파', 일명 '북 테라피'는 스스로를 '비블리오 테라피스트(책 테라피스트)'로 소개하는 점원과 둘이서 홍차와 맛있는 케이크를 먹으며 좋아하는 책에 대해 자유롭게 대화하는 서비스다. 그리고 대화의 내용을 바탕으로 테라피스트가 책을 처방해 준다. 손님은 탁자 위에 산더미처럼 쌓인 책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른다.

욕조가 있는 책의 전당 미스터 비스 엠포리엄의 북 테라피는 나도 참여하고 싶은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완전 예약제이고 가격은 책값 포함 100파운드가 넘는다는 문턱이 있지만. 9개월 뒤까지 예약이 찰 만큼 인기가 있다고 한다.

책과 여행을 좋아한다면 완전 취향저격인 책일 것이다. 영국 현지 책방을 여행하는 즐거움이 가득 담긴 책이다. 책벌레들이 사랑하는 영국 책방 완전 해부! 영국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 책도 강력 추천한다.



#공간이한눈에보이는영국책방도감 #시미즈레이나 #모두의도감 #영국책방 #런던서점 #책리뷰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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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트레인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7
문지혁 지음 / 현대문학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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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문지혁 작가님 신간을 목빠지게 기다렸다면 믿을까. 그렇게 기다리던 소설이 현대문학 핀 시리즈(057)로 나왔다. 제목은 나이트 트레인(나도 그 기차를 탄 적이 있었지), 여행에 관한 기록이라는 소개에 읽기 전부터 이미 푹 버렸다. 그래 이거지! 내가 기다려온 바로 그 작품이 나온 것이다.

실물 책을 받아든 순간 또 반해 버렸다. 어쩜 이리도 설렘을 주는 표지란 말인가! 당장이라도 밤 기차를 타고 싶게 만들잖아. 연두연두한 필사 카드, 이 색감 어쩔거야~ 읽기도 전에 애정이 한가득 쏟아진다.

이야기는 아버지가 보내온 소포 속 필름 사진으로부터 시작된다. 1999년 유럽 여행에서 찍은 추억의 사진들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면 작가님이랑 난 같은 시기에 유럽에 있었다. 21일 유럽 호텔팩, 런던 인 파리 아웃, 시계방향으로 한 일정, 심지어 여행의 시작점이 빈이라는 것까지도.(이유는 다르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추억이 덧입혀지기 시작했다.

일방적인 이별 통보를 받고 떠났던 이 여행을 애도의 시간이라고 서술한다. 상처와 아픔에는 애도의 기간이 필요한 법이다. 훌쩍 떠나는 여행만큼 좋은 약도 없다. 사람마다 치유의 방법은 다르겠지만 내 경우엔 그렇다.

여행자들은 ‘비포 선라이즈’를 보면서 여행지에서의 로맨스를 꿈꾼다. (작품속에서 여러 번 언급되는) 빈은 찰나의 인연이 스치는 장소라 애틋하게 그려진다. 사랑과 낭만의 빈을 이 소설에서는 사랑을 끝내기 위해 찾는다는 것이 다소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

일행의 불평이 쏟아진다. “이게 뭔 호텔팩이고, 야간열차팩이지.”(p.96) 이 작품의 제목 <나이트 트레인>은 야간열차를 의미하지만 주인공이 여행을 하면서 소설을 습작하는데 쓰기의 연속/글쓰기 훈련 ‘write train’의 유음 이의어일 수 있다.(p.195)

여행의 목적을 이뤘을까? 결말을 보니 목적 이상의 성과(?)가 있었다. 모든 여행에는 여행자가 알지 못하는 비밀스러운 목적지가 있다고(p.26) 마르틴 부버가 말했다. 어떤 목적을 갖고 떠나든 여행은 성장의 동력이 될거라 믿는다.

이것은 여행에 관한 기록이다.(p.11) 이 소설은 1999년 유럽 여행의 기록이며 사랑의 끝과 시작을 통과하는 청춘 열차다. 엊그제 일은 생각나지 않는데 99년 덜컹이는 야간열차의 추억은 너무나 생생해서 놀라울 정도다. 분명 고된 여정이었지만 낭만으로 기억되니 지나고 보면 모든 여행은 달콤함만 남는 듯하다. 추억 소환이 된 <나이트 트레인> 기대하며 기다린 보람이 있는 작품이다.

1999년 그해 여름 야간열차를 타고 유럽을 누빈 사람 또 어디 없나?



🔖p.26
여행에는 목적이 있을까?
일찍이 마르틴 부버는 말했다. 모든 여행에는 여행자가 알지 못하는 비밀스러운 목적지가 있다고.

🔖p.109
기억을 가까스로 재구성하고 있는 지금의 나는 어쩌면 전수진의 이야기가 모두 사실인 건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거기에는 일부의 사실과 일부의 거짓, 혹은 과장이나 왜곡이나 편집이 들어갔을 수도 있다. 완전히 꾸며낸 이야기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부분 그렇듯 우리는 자신의 삶을 서사화하고 그 속에서 특정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행위를 통해 이 무의미한 삶을 어떻게는 견뎌내려고 하니까.

🔖p.128
그들은 자신의 여행을 말할 때 수줍어하기도 하고 머뭇거리기도 하고 진지하기도 했다. 분명한 건 그들 모두에게서 어떤 마음이 느껴졌다는 점이다. 무엇으로도 결코 훼손하거나 왜곡되거나 사라질 수 없는 마음. 그러나 동시에 너무나 연약하고 변하기 쉬우며 홀연히 사라져버리는 마음. 각자의 여행을 시작하게 했고 여전히 지니고 있으며 아마도 여행을 마칠 때는 이전과 같지 않을 마음. 우리가 우리 자신이라고 착각하고 믿으며 바라는 마음.



#나이트트레인 #문지혁 #현대문학 #핀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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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생긴 일
파트리시아 코크 무뇨스 지음, 카리나 코크 무뇨스 그림, 문주선 옮김 / 다그림책(키다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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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도서관은 기본적으로 책을 읽기 위해 가는 곳이다. 하지만 요즘 도서관은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양한 것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변하고 있다. 우리 도서관만 해도 전시실이 있어 매달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고 음악이나 영화를 볼 수도 있다. 카페도 있어 멀리 나갈 필요도 없이 도서관 안에서 오래 머물기 좋다.

도서관에서 생긴 일? 도서관에서 무슨 일이 생긴다는 건지 제목에서부터 먼저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 그림책은 도서관 사서 알레한드리아에 대한 헌사로 애정과 감사의 마음을 담았다. 칠레 그림책으로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는 서로 자매다. 글은 언니가 그림은 동생이 맡았고 둘은 출판사를 함께 운영중이다.

이야기는 도서관에서 일하는 알렉산드리아(알레한드리아의 영어식 표기) 선생님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전개된다. 아이의 시점에서 본 사서는 어떤 모습일까? 하루 온종일 책을 정리하고 빌려주는 일만 하는 게 무척 지루해 보인다고 묘사하고 있다. 선생님의 특징이라면 안경을 늘 쓴다는 점인데 심지어 비가 올 때도 선글라스를 쓴다.

흥미로운 점은 책 속에서 새로운 책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 도해>라는 책이 등장하는데 ‘어린이를 위해 만든 최초의 그림책‘이란 걸 역자 주를 통해 알게 됐다. 체코 교육자 요한 아모스 코메니우스가 쓰고 1658년에 독일에서 출판된 교과서라고 알려져 있다. 또 한 권은 <화씨 451>로 몇 문장이 수록되어 있다. 책과 생각의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 일깨워주는 문장들이다.

알렉산드리아 선생님이 도서관에 온 뒤로부터 도서관은 세상에서 가장 멋진 곳이 되었다, 특히 그림자 극장을 여는 날은 설레고 기대되는 날이다. 도서관과 책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나는 모습이 여러 장을 통해 전달된다. 그러던 어느날 낯선 남자들이 들이닥치고 도서관은 더이상 문을 열 수 없게 된다. 내막은 알 수 없지만 도서관이 닫힌 모습은 안타깝게 다가왔다.

도서관은 단순히 책만 읽는 곳이 아니다. 아이들의 꿈과 희망이 자라나는 곳이고 어른들에게도 쉼터 같은 공간이다. 그런 공간을 만들고 지켜나가는 것은 우리 모두가 해야할 일이다. 도서관을 애정하는 독자로서 결말이 너무 마음 아팠지만 선생님이 남겨준 작고 소중한 것이 아이들의 마음속에 자라고 있음을 믿고 있다. 귀한 메시지를 담은 칠레 그림책을 만날 수 있어 행운이라 생각한다.




#도서관에서생긴일 #다그림책 #파트리시아코크무뇨스 #카리나코크무뇨스 #칠레그림책 #도서관 #책리뷰 #그림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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