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병원을 테마로 세계 여행을 기록한 에세이다. 저자는 간호사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나라의 병원에 관심이 많았다. 대학 시절 의료봉사 활동으로 다녀온 인도, 미얀마를 시작으로 아시아, 유럽, 북미, 남미 여러 나라를 여행하고 병원을 방문했다. 때때로 현지에서 환자로 응급실을 방문한 적도 있었다. 저자가 가장 기대했던 곳이기도 했지만 나 역시 인상적인 곳이 바로 나이팅게일 박물관이다. 나이팅게일 등불 앞에 섰을 때 저자는 눈을 뗄 수가 없었다고 한다. 나이팅게일의 흔적을 런던에서 직접 볼 수 있었으니 여러모로 의미 깊은 여행이 되었을 듯 싶다.p.91오늘날 나이팅게일을 기억하는 특별한 날이 많다. 나이팅게일의 생일이 국제 간호사의 날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고 국제적십자회의에서는 나이팅게일을 기리기 위해 2년마다 최우수 간호사에게 ‘나이팅게일 기장’ 이 주어지기도 한다.간호학의 창시자인 나이팅게일을 기리는 것도 좋지만 저자는 무엇보다도 기억해야 할 것은 나이팅게일의 정신과 마음이라고 강조한다.스위스 안락사에 대한 이야기는 생각해 볼 만한 부분이다. 스위스는 법적으로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스위스 법원의 허가가 있어야 한다. 외국인에게도 허용하기 때문에 어떤 사람은 여행이 아니라 죽기 위해 스위스를 찾기도 한다고 하니 참 묘한 생각이 든다. 생명의 존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p.127병원은 사람의 생명을 살리고 아픈 곳을 치유해주는 곳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래서 이 같은 생명의 끈을 놓아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병원이 있다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웰빙’ 이라는 단어를 많이 듣다가 요즘 들어 ‘웰다잉’ 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름다운 죽음을 뜻하는 안락사가 아직은 나에게 낯설게만 다가온다.쿠바는 전 세계적으로 의료에서는 선진국 중 선진국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한다. 사회주의 국가이고 낙후된 나라로 인식하고 있었는데 의외의 면을 보게 됐다. 남미 최초 무상 의료를 시행한 나라이기도 하다. 또한 2005년 파키스탄 대지진 때 제일 먼저 날아간 나라가 쿠바였다. 최근 코로나 19가 세계로 퍼졌을 때 쿠바의 가정주치의 제도는 바이러스 대응에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저자 덕분에 세계 병원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갖게 됐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페인 산트 파우 병원, 병실에서 바다가 보인다는 괌 메모리얼 병원도 기억에 남지만 여러 나라의 불평등한 의료 현실 이야기엔 가슴도 아프기도 했다.저자는 세계의 병원을 보고 또 하나의 목표가 생겼다고 한다. K-의료를 꿈꾸며 우리나라의 의료를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만들고 싶다고 한다. 우리가 의료 선진국으로서 의료의 기준이 되기를 꿈꾼다. 이런 목표를 갖고 노력하는 의료진이 많다면 언젠가는 이뤄지지 않을까 기대를 해본다.코로나 때문에 의료진이 지금 이 순간에도 수고를 아끼지 않고 있는데, 그 노고에 감사하고 싶다. 간호사는 분명 사명을 갖고 일하는 직업이다. 저자만 보더라도 일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이 책을 통해 멋진 사진 보며 세계 여행 대리 만족도 좋았지만 낯선 분야에 대해 알게 되고 관심을 갖게 된 데에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언제부터인가 건축물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미술관을 가도 재빠르게 입장하지 않고 외관부터 살피는 습관이 생겼다. 어느 순간 건축도 예술작품 못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도자기 하나 빚는데도 예술혼을 불어넣는데 이렇게 커다란 건물이 아무 생각없이 그냥 지어질 리가 없다.구마 겐고가 말하는 건축은 어떤 의미일까. ‘건축은 탑이다, 굴이다, 다리다’ 등 많은 정의가 있지만 그는 다리,라는 표현을 맘에 들어했다. 건축은 반드시 다리처럼 이곳과 저곳을 연결해주는 존재이기 때문이다.p.65대숲은 완전히 다른 종류의 빛으로 가득 차 있었다. 거리와는 당연히 다르고 일반적인 숲과도 전혀 다른 종류의 빛과 소리와 냄새가 가득했다. 오솔길이 없다는 점도 더욱 마음에 들었다.대나무를 건축 소재로 자주 사용하는 것은 어릴 적 체험에서 비롯한 것이다. 그런데 대나무를 건축 재료로 보기 보다는 거기에 대숲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서 이용한다고 말하고 있다.유독 맘을 끄는 대목이다. 건축이 자연의 일부로 스미는 일! 이질감 없이 어우러지는 일, 그가 추구하는 건축의 방식이다.p.86건축을 할 때 틈새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건축을 구성하는 입자 사이의 틈새를 통하여 빛이나 바람이나 냄새가 들어온다. 틈새가 없으면 인간은 질식해버린다.이 책은 어려운 책이 아니다. 일반인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건축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어찌보면 건축은 사람의 생각•마음을 담은 작업인 듯 싶다.
김영사에서 출간한 지식교양잡지를 만났다. 하나의 주제를 두고 역사학자, 심리학자, 미디어학자, 뇌과학자, 사회학자 등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매거진 G는 ‘적’, ‘친구’, ‘편 가르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적과 친구는 과연 무엇일까. 무엇이 우리를 가까워지게 하기도 하고 멀어지게 하기도 할까. 편은 왜 나뉘고 또 어떻게 나뉠까. 네 편과 내 편의 공존은 가능한 것일까. 네 편 내 편의 경계를 다양한 시선으로 묻고 함께 탐구해 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여섯 가지 책갈피 안에도 여섯 가지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다양성과 통일성을 한꺼번에 잡은 게 이 잡지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세부 디자인이 섬세하게 나눠져 있어 한 권이지만 책 속에 또다른 책을 읽듯이 여러 느낌으로 다가와서 좋았다. 좀 주의깊게 읽은 것은 국어학자가 쓴 부분인데, 우리말에 적을 의미하는 단어가 없었다는 것이다. 벗과 동무는 있되 이에 맞서는 고유한 우리말이 없다. 또한 삼인칭도 본래 없었다. 눈앞에 있지 않은 이들까지 굳이 편 가르기를 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듣고보고 어느 순간부터 나와 남을 구분하며 편 가르기를 했던 게 아닐까 싶다. 적이란 단어가 굳이 없어도 됐던 그 시절이 진짜 천국이지 않을까.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다양한 형태의 기법으로 그 질문들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물론 사진에세이, 소설,에세이까지 만날 수 있으니 오감만족 교양잡지라 할 수 있다.
저자는 현재 공구 큐레이션 ‘공구로운 생활’ 의 CEO다. 원래는 창업 관련 일을 했었는데 아버지의 갑작스런 병환으로 물려 받게 된 것이다. 이 업계에서 일을 하다 보니 기술자에 대한 인식이 저평가되고 있다는 걸 절감하게 된다. 이 책은 공구상, 기술자들에 대한 인식을 조금이나마 바꾸고 싶고 그들의 자부심을 알리고 싶어서 쓰게 됐다고 프롤로그에서 밝히고 있다.처음에 책 제목을 봤을 땐 공구에 대한 이야기라니 내가 공감하며 재밌게 읽을 수 있을까 의구심이 일었다. 그러나 이내 낯선 분야라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다.공구는 몇 가지 다룰 수는 있지만 굳이 내가 하지 않아도 되니 알려고 하지도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알아둬서 나쁠 건 없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부딪히게 될지 모른다. 아는 게 힘이란 생각으로 기술 과목 대하듯 책을 읽기 시작했다.공구 상가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공구 상가에 가본 적이 있다. 몇 가지 공구를 사기 위해 공구 상가까지 갔다니 이 알뜰함이란... 암튼 공구 상가는 공장단지의 심장과 같은 곳이라고 설명한다. 필요한 제품이 적재적소적시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근처에서 항상 출하 가능한 상태로 대기 중인 것이다. 이 책에서는 공구상으로서 어떤 일을 주로 하고 무슨 역할을 하는지 설명한다. 저자가 말하는 공구상은 제품의 종류, 브랜드를 알려주는 큐레이터와 같다고 한다. 기술자가 말하면 찰떡 같이 알아듣고 추천해주는 사람이고 어떤 작업에 사용할 것인지 귀 기울이고 상황에 맞는 용품과 브랜드를 추천한다. 또한 생산자와 소비자의 가교 역할을 해준다. 공구 제조업체들은 생산에 최적화된 기업이지 유통이나 마케팅에는 취약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1부에서는 개인사와 공구상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했다면 2부에서는 공구 사용설명서로 다양한 공구에 대해 실용적인 정보를 담았다. 부록 <취급주의>에서는 소비자가 보다 안전하고 즐겁게 공구를 활용할 수 있도록 팁을 실었다. 잘못된 공구 사용으로 인한 사고 사례, 공구 사용 후 잡자재 처리법, 캠핑 등 야외 활동에 필요한 차량 보관용 필수 공구 등 슬기로운 공구 생활을 위한 정보가 가득하다.에필로그에서 저자는 가업을 잇기 위해 본인이 쌓아온 나름의 커리어를 버리고 공구상이 된 심정을 토로했다.가업을 잇는다는 것 자체가 그의 인생에 있어 맞는 방향인지 오랜 시간 고민했다고 한다. 때론 포기하고 싶은 맘이 들기도 했다고 한다.그러나 현재는 충분히 역량도 쌓고 새로운 생태계를 꾸미고 있는 중이다. 떳떳하게 대우받는 공구상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응원하는 맘이 절로 든다.좋아하는 일을 통해 삶을 풍요롭게 가꾸는 애호 생활 에세이 브랜드 ‘라이킷(Lik-it)’의 아홉 번째 책 [오늘부터 공구로운 생활] 이번 책은 공구상의 삶의 현장의 이야기도 재밌었지만 유용한 내용이 많이 들어 있어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다.
저자는 다큐멘터리와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 방송작가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경험에서 우러난 글들이 무엇보다 편안하게 다가오고 마음에 새길 만한 문장들이 쏟아져 나온다.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아서 좋았고 무심코 던지는 말들, 인용 문구에서 위로를 받는다. 이 책은 힘든 시기를 거치며 견뎌내고 있는 우리 모두를 향한 응원의 메시지가 담긴 힐링 에세이다.아이가 들려준 동요에서영화 대사에서누군가의 인터뷰에서시상식 인사에서책 속 문구에서우린 때때로 위로를 받고 힘도 얻는다.“넘버원이 아니어도 돼.넘 이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온리원이니까.”<영화 지상의 별처럼 중에서>우리 모두 힘든 시기를 함께 견디는 중이다. 또한 개개인마다 모두 어려운 시간이 있었을 테고, 지금 지나치고 있는 중일 수도 있겠다. 우린 이 책을 통해 위로가 되는 글을 만나고 그녀의 이야기에서 공감하며 알게 모르게 위안을 받을 수 있다. 말의 힘이란 이런 것이리라. 이 책을 통해 견디는 힘이 되어 줄 말을 찾아보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