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용의자
찬호께이 지음, 허유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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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고독한 용의자
✍️찬호께이
🏚위즈덤하우스

<기억나지 않음,형사>와 <13•67>로 알게 된 홍콩 추리소설 작가 찬호께이. 평소 추리소설을 즐겨 읽는 편은 아니지만 찬호께이 신작이라니 믿고 읽을 수밖에. 작가가 밝혔듯이 이번 작품은 <기억나지 않음, 형사>와 약간 연관성이 있다. 동일 인물이 등장하기 때문인데 그렇다고 속편은 아니고 완전히 새로운 작품이다.

코로나 이후 홍콩, 자살한 남자의 방에서 유리병에 보존된 남녀 토막 시신 2구가 발견된다. 자살한 남자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수사가 진행되는데 그는 은둔형 외톨이로 20년째 거의 외출을 하지 않았다. 그런 그가 살인을 저지를 수 있었을까? 어떻게? 왜?

띠지에 적혀 있듯이 “어떤 독자도 작가를 이길 수 없다”
모든 단서를 의심했지만 헛수고였다. 작가님이 작정을 하고 꽁꽁 숨기는데 어떻게 찾을 수 있겠는가!범인을 유추하지 못해 억지를 부리는 게 결코 아니다. 이건 처음부터 이길 수 없는 게임이었다.

촘촘하게 짜여진 그물망 속에서 헤매다 결국 포기하고 작가님이 던진 메시지를 파악하고자 노력했다. 소설에 언급된 데이비드 보위 ‘더 론리스 가이(The Loneliest Guy)’가 마치 주제곡처럼 들렸다. 고독한 남자가 아니라 가장 운이 좋은 남자라는 가사가 망자의 마음을 대변하는 건가.

수사 과정과 더불어 망자의 고백이 이어지면서 수면 아래 감춰진 진실과 현대 사회가 외면한 존재들의 그림자를 드러낸다. 은둔형 외톨이의 죽음 안에는 숨겨진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작가는 이걸 끝까지 철통방어하고 마지막에서야 하나씩 친절하게 풀어낸다.

🔖P.52
안전한 곳에 숨어 남에게 일어난 피비린내 나는 참극을 구경하며 그 일과 무관한 방관자의 입장에서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것은 유구한 역사를 지닌 인류의 저열한 근성이다.

🔖P.166
강자를 억누르고 약자를 돕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모두 들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인간은 태생적으로 강자가 되길 바라는 종족이며, 약자를 착취함으로써 쾌감을 얻는다.
이것이야말로 인생의 가장 궁극적이고 원시적인 의의일 것이다.

가독성 있는 문장과 치밀한 구성은 읽는 내내 몰입감을 준다. 그러나 가볍게 읽을 수만은 없었다. 리얼리즘을 표방한 범죄추리소설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건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범인을 쫓는 추리소설이 아니라 고독, 단절, 사회적 약자, 소외 등 현대 사회를 사실적으로 반영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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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
나태주 지음 / 니들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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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2021년 EBS 강연 프로그램인 클래스e에서 12회 강연한 내용을 동명의 제목으로 엮은 책이다. 인생수업이라지만 시로 풀어내서인지 문학수업이라는 느낌도 강하게 든다. 시인은 말한다. ’시가 인생이고, 인생은 한 편의 시‘라고. 그의 시엔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인생수업에서 시가 빠질 수 없는 이유다.

이 책이 좀더 특별하게 다가온 건 칼 라르손의 그림이 담겨서이다. 칼 라르손은 주로 자신의 가족과 집안의 일상을 따뜻하고 친밀하게 그린 화가다. 아내 카린과 아이들이 등장하는 장면이 많으며, 스웨덴 시골집에서의 소박한 생활이 중심인데 그런 면에서 나태주 시인의 시와 여러모로 닮은 점이 많다. 표지 그림은 ‘선드본의 여름날에 한 소녀(1913)’ 다.

🔖p.135
가다가 돌아오는 것은 유턴입니다.
가던 길을 계속 가면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이 터닝포인트입니다.
당신은 어떤 길을 선택하시겠습니까?
그건 자신의 마음에 달려 있습니다.

7강에서는 터닝포인트에 대해 이야기한다. 살다 보면 우리는 인생에서 변곡점을 맞이할 때가 있다. 그 계기가 되는 경우가 여러 가지 있는데, 죽을 병에 걸리거나 쫄딱 망해보는 것. 그러나 이건 권하기 힘든 일이니 나머지 두 방법을 권한다. 여행과 독서다. 작가님은 인생책을 세 권 소개하는데 노자의 <도덕경>, 후지와라 신야의 <인도방랑>,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이다.

시에 대한 강연도 있는데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다. 독자는 어떤 시를 요구할까? 시라면 어렵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그건 시를 쉽게 쓰지 않아서다. 시 쓰는 법을 명쾌하게 제시한다. 시는 짧아야 하며 단순해야 하며 쉽게 써야 한다. 사람들은 쉬운 것을 함부로 폄하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서도 시가 어렵다고 불평한다.

인생 선배에게 듣는 자기애, 자존감, 결핍, 인생, 행복, 사랑, 터닝포인트, 시, 가족, 삶의 담론, 성공, 죽음에 대한 강연이 작은 울림이 되어 온다. 지금 내게 딱 와닿는 내용도 있고 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도 있다. 세대를 막론하고 누군가에겐 힘이, 위로가, 응원이 되어줄 메시지가 가득하다.

시와 강연 내용, 강연 주제와 그림이 잘 어우러지니 이 책은 그야말로 소장 가치가 있으면서도 선물하기에 손색이 없는 책이다. 프로그램을 통해 직접 강연을 들어도 좋았겠지만 책으로 나오니 곁에 두고 볼 수 있으니 더 좋은 것 같다. 시인의 바람대로 고단한 삶에 건네는 정다운 마음의 편지가 되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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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이어준 다섯 가지 기적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문예춘추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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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책이 이어준 다섯 가지 기적
✍️모리사와 아키오
🏚문예춘추사

제목을 보면서 책이 이어준 기적엔 어떤 게 있을까 상상의 나래를 펼쳐봤다. 좋아하는 작가와 우연히 만나 연애를 하는 거? 이것도 기적이라면 기적일 테지만 너무 극적이긴 하지. 소설에선 어떤 기적을 풀어낼지 궁금했다.

어떤 책으로 얽히게 되는 다섯 인물이 등장한다.(정확히는 더 많지만) 각 인물의 시점으로 스토리가 전개되는데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따라간다. 편집자부터 소설가, 북디자이너, 서점 점원, 독자 순으로 이어진다.

누군가에겐 책이 힘이 되고 희망이 된다. 책을 만드는 사람, 글을 쓰는 사람, 파는 사람, 읽는 사람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된다. 책에서 힘을 얻고 책으로 희망을 말한다.

독자로서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본다는 게 흥미로웠다. 편집자가 작가에게 책을 의뢰하고, 북디자이너와 표지와 삽화에 대해 상의한다. 때때로 표지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책을 읽어가면서 유심히 표지를 살폈다. 소품 하나하나 의미를 담아 그렸다는 게 눈에 보였다.

책이 이어준 기적이 궁금하다고? 책이 기획되고 쓰여지고 만들어져서 우리가 읽게 되는 그 자체가 기적 같은 일이 아닐까. 책 한 권이 만들어지기까지 많은 이들의 수고가 따른다. 요즘은 책이 흔해져서 소중함이 조금 퇴색해버린 기분이지만.

다섯 인물은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인연을 맺는다. 편집자가 작가와 북디자이너를 만나는 거야 예상되는 만남이지만 서점 직원이 맘에 두고 있던 손님과 인연을 맺는 장면에선 맘이 몽글몽글해진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해주는 일, 그게 바로 기적이지!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인연을 맺고 작은 기적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다. 그 기적을 우린 오늘도 만들어가고 있다. 좋은 책을 함께 읽고 나누고 있으니 말이다.

🔖p.301
"내 인생은 비를 피하는 곳이 아니야. 폭우 속으로 뛰어들어 흠뻑 젖는 것을 즐기면서 마음껏 노는 곳이야.”

🔖p.321
만남은 크든 작든 인생을 움직인다. 언제나 인생의 모험은 만남에서 시작되는 법이다.

🔖p.349
"인생의 선택에 정답은 없지만, 그래도 언젠가 그 선택이 정답이었다고 뿌듯해할 수 있도록 살아야 한다고. 그런 삶의 방식이야말로 분명 정답일 거라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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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미술관 3 - 가볍게 친해지는 서양 현대미술 방구석 미술관 3
조원재 지음 / 블랙피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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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방구석 미술관 3
✍️조원재
🏚블랙피쉬

베스트셀러 미술책 방구석 미술관, 무려 5년 만에 방구석 시리즈 3탄이 출간됐다. 공백이 길었던 탓에 3편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어쩌면 그래서 더 반가웠는지도 모르겠다. 뜻밖의 선물을 받은 느낌이랄까.

이번 책에서는 서양 현대미술에서 뺴놓고 이야기 할 수 없는 예술가 6인을 담았다. 현대미술에 대한 궁금증과 갈증이 한꺼번에 해소된 기분이다. 난해했던 회화언어를 쉽게 풀어주니 비로소 작품이 보이기 시작한다.

현대미술은 해석나기 나름? 그것도 완전히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작가의 의도라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그들의 생각과 감정을 읽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방구석 미술관 미술가들의 계보를 보니 미술사적 흐름이 한 눈에 보여 정리가 딱 되는 기분이다. 이번 3편에 소개된 예술가는 모두 알고 있지만 작품 세계에 대해선 솔직히 아는 게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몬드리안은 어떤 과정을 거쳐 기하학적 추상미술에 정착했는지, 마크 로스코가 색면회화에서 추구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한순간에 이뤄진 건 하나도 없었다.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지난한 예술가의 삶을 엿본 듯하다.

살바도르 달리가 이런 인물이었다고? 완전 괴짜로 그의 행적 자체가 소설감이다. <살바도르 달리의 비밀의 삶>이란 자서전도 있는데 워낙 과장되고 극적이어서 마치 소설과 같다. 나르시시스트적인 성향이 다분해 보인다.

초현실주의가 뭐야? 왜 자코메티는 삐쩍 마른 조각상을 자꾸 만들었어? 잭슨 폴록이 망나니였다고? 작품과 예술관 해독뿐만 아니라 예술가들의 재미난 사생활 이야기도 많으니 현대미술과 가까워지고 싶다면 방구석 미술관3 적극 추천한다.


#방구석미술관 #조원재 #방구석시리즈 #방구석미술관3 #현대미술 #미술베스트셀러 #책리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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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내가 되고 싶었던 것은
고정욱 지음 / 샘터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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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처음 이 노래를 듣고 울컥했던 기억이 난다. 난 그런 존재인가! 여러모로 힘들었던 사춘기, 존재의 이유를 되묻곤 했었다.

모든 존재는 저마다 필요해서 그 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더불어 자신만의 소명을 찾고 따라야 한다고. 당신은 소명을 찾았는가? 어릴 적 내가 되고 싶었던 것을 떠올려 보라고 조언한다.

고정욱 작가는 어릴 적 생명을 살리는 의사가 되고 싶었지만 물리적 어려움(소아마비)으로 꿈을 바꿔야만 했다. 현재는 동화작가로서 그보다 더 큰 소명을 찾았다고 고백한다. 하는 일은 다르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던 소망을 이룬 셈이다. 글을 통해 누군가의 마음을 살리고, 삶을 변화시키고 있으니 말이다.

p.63
삶에서 무게를 견디지 못하면 넘어져 일어설 수 없다. 우리는 무게추 덕분에 아침에 눈을 떠 일어나고, 힘들어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출퇴근길에 바쁘게 걸어가는 사람들의 발걸음 뒤에는 가족, 형제, 친구, 부모, 자식이라는 무게추가 있다. 그 무게가 삶의 중심을 잡아 준다.

우린 각자의 삶의 무게를 지고 살아간다. 떄론 버겁기도 하지만 그 무게가 삶의 중심을 잡아 준다는 말에 동의한다. 나를 일으켜 세울 삶의 가치를 안다면 쉽게 주저 앉지 않을 것이다.

작가는 어떻게 넘어지지 않고 누구보다 힘차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을까? 이 책에서 그의 삶에 힘이 되어준 다섯 가지 가치를 소개한다. 부모를 비롯해 도움을 주는 좋은 사람들이 항상 옆에 있었다. 그들의 사랑과 우정이 그를 당당히 세웠다. 또한 책에서 길을 발견했다.

꿈이 있는 사람은 결코 좌절하지 않는다. 소명이 있는 사람은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는다. 작가는 지금도 꿈과 소명을 다해 열심히 달린다. 긍정적인 에너지가 듬뿍 담긴 책이라 나약한 맘이 스물스물 올라올 때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인생 선배가 들려주는 응원의 메시지가 가득하다.

어릴 적 내가 되고 싶었던 것은? 꿈은 바뀔 수 있다. 바뀌지 않아야하는 것은 겪이지 않는 마음과 태도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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