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락 알베르 카뮈 전집 개정판 3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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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이방인'과 '페스트'에 이어 카뮈의 또다른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대가 부풀었다. '전락'은 카뮈의 마지막 소설이라 관심이 더 생겼고, 다음해인 195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여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전락'은 고백 형식의 소설이라 마치 일인극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장소는 암스테르담, 클라망스는 누군가에게 끝없이 수다를 떤다. 그 모습이 자랑 같기도 하고 참회 같기도 하고 알쏭달쏭하다.

부조리 문학에 독보적인 카뮈답게 이 소설 또한 다양한 군상의 부조리한 모습을 보여준다. 클라망스란 인물 자체가 온갖 부조리의 집합체다. 재판관이자 참회자인 클라망스, 그가 과연 누군가를 심판할 자격이 있는가!

카뮈는 인간 근원적 이중성을 날카롭게 꼬집는다. 읽으면서 어느 부분에선 뜨금하기도 했다. 인간은 한없이 나약한 존재다. 잘못을 하고 때때로 죄를 짓는다. 심판을 거쳐 벌을 주는데 누가 누굴 심판할 수 있는가 의문을 제기한다.

p.152
내가 나를 고발하면 할수록 당신을 심판할 권리도 더 확고해지는 겁니다.

클라망스는 우리 시대 지식인의 두 얼굴을 잘 보여준다. 수많은 여자들을 농락하고 제단화를 훔친 반면 위선적인 선을 행한다. 이 선이란 것도 약자를 위한 자애가 아니라 자신의 만족을 위한 것이다. 그렇다고 클라망스가 아주 유별난 인간이냐, 따지고 보면 그렇지만도 않다는 데 진실이 있다.

'전락'은 에세이, 소설, 연극적인 요소가 어우러진 작품이다. 소설가 카뮈뿐 아니라 철학자이자 사상가로서의 카뮈도 만나볼 수 있다. 신문기자 출신다운 면모를 보여주는 성향도 짙게 깔려 있다.

책세상에서 알베르 카뮈 전집 개정판이 나왔다. 20권으로 소설뿐 아니라 비평, 평론, 작가수첩, 여행일기까지 다양한 분야로 구성되어 있다. 한 작품 만날 때마다 이렇게 만족스러우니 다음 작품도 기대가 된다.


#전락 #알베르카뮈 #책세상 #프랑스소설 #노벨문학수상작가 #책리뷰 #소설추천 #책추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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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괴짜 친구에게 고정순 그림책방 2
고정순 지음 / 길벗어린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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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이 그림책은 '글렌 굴드'라는 한 예술가에 대한 헌사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책방에서 일했던 8년 동안 매일 아침 한 명의 피아니스트의 연주만 들었다고 한다. 어느 날엔 글렌 굴드의 연주만 들었던 날도 있었으리라. 어떤 기준으로 매일 아침 음반을 골랐을지 궁금한 부분이기도 하다.

글렌 굴드란 예술가는 내겐 낯선 이름이다. 피아노를 조금 아는 사람들이라면 어쩌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수도 있을 것이다. 글렌 굴드는 캐나다 출신 피아니스트다. 1957년 모스크바에서 첫 독주회를 가졌는데 그해는 소련 정부가 스탈린이 사망한 후 캐나다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했던 시기였다.

글렌 굴드는 1932년 토론토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음악교사였고 어머니는 굴드에게 피아노를 가르쳐 준 사람이었다. 굴드는 3살 되던 해 악보를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글자보다 악보를 먼저 익힌 셈이다.

이 그림책의 화자를 처음에는 작가라고 오해했다. 편지글 형식으로 되어 있지만 문장은 시처럼 간결하고 함축적이다. 마지막에서야 표지가 떠오르면서 편지를 보낸 이가 누구인지 알게 된다. 굴드는 제목에서 보듯이 괴짜로 알려진 인물이다.

예술가가 괴짜라는 건 편견일 수 있겠지만 어느 부분에선 수긍할 수밖에 없다. 피아니스트로서 손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니 보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굴드는 여름에도 장갑을 끼고 손을 다칠까봐 악수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일반인 눈에는 분명 괴짜로 보였을 것이다.

이 그림책엔 글렌 굴드에 대한 작가의 애정이 듬뿍 담겨져 있다. 책장을 덮고 그의 연주를 찾아서 들었다. 한 예술가를 발견하게 해주고 들어볼 기회를 준 작가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한 세계의 문을 열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게 바로 책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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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체조 닥터 이라부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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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얼마나 반가운 이름인가! 오쿠다 히데오. 신간 보자마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선택했다. 오쿠다 히데오 팬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읽는 거지~ 무슨 이유가 필요할까.

공중그네 시리즈가 17년 만에 돌아왔다. 닥터 이라부는 여전히 유쾌하고 간호사 마유미는 좀더 섹시해진 듯하다. 언뜻 보면 비호감일 수도 있는데 이 둘은 밉지가 않다.

소설의 구성은 공중그네와 같다. 단편으로 봐도 무방한 5개의 에피소드로 묶여 있다. 시리즈라고 해서 꼭 순서대로 읽어야하는 건 아니다. 독립적인 이야기라 어떤 것부터 봐도 흐름엔 전혀 지장이 없다.

코로나19를 배경으로 한 첫 에피소드는 확실히 공감간 부분이 많았다. 어느 한 개인의 경험이 아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에피소드 '라디오 체조2'는 상당 부분 내 증상과 비슷하기도 해서 흥미롭게 지켜봤다.

정신과 의사 이라부를 찾아온 환자들은 처음엔 반신반의한다. 증상에 맞는 약을 처방하는 것도 아니고 매번 비타민 주사만 놓아준다. 행동요법 프로그램으로 자연스런 치료를 유도하는 식인데 그게 효과가 있다.

이 소설의 매력은 이라부의 엉뚱함에 배어 나오는 웃음이 아닐까 싶다. 웃다보면 어느새 환자뿐 아니라 나 자신도 치유되는 느낌을 받는다. 이래서 오쿠다 히데오 작품에 빠졌던 거지! 첫사랑을 만난 듯 두근두근 설레인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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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의 힘 - 21세기 금융전쟁 속 당신의 부를 지켜줄 최적의 정치경제학
김동기 지음 / 해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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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디지털 화폐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는 현재, 달러는 여전히 힘을 가질 수 있을까 궁금하다. 달러는 어떻게 지금과 같은 힘을 갖게 된 것인지 그 역사부터 차근차근 살펴볼 수 있는 책이 나왔다.

달러는 세계의 금융과 경제를 움직이는 막강한 힘을 갖고 있다. 미국은 달러를 무기화해 세계를 장악한다 해도 과연이 아니다. 달러와 달러 중심 체제를 파악하려면 미국의 금융 제도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달러 패권은 아이러니하게도 유럽의 위기와 깊은 관련이 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 이후 달러는 도약했고 국제금융의 중심에 우뚝 섰다. 기축통화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다졌지만 여러 통화가 달러의 권위에 도전하는 중이다.

처음부터 달러가 지금과 같은 힘을 가졌던 것은 아니었다. 한때는 세계 패권국이던 영국의 파운드가 기축통화였던 적도 있다. 패권국의 통화가 기축통화가 된다고 볼 수 있겠다.

군사력으로 보나 경제적으로 보나 미국은 세계 최강이라 할 수 있다. 페트로 달러를 이용해 기축통화의 지위를 견고히 하고 있다. 베트남 전쟁 등 여러 차례 위기를 맞긴 했지만 아직까진 잘 넘겨 왔다.

달러는 앞으로도 기축통화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미국의 재정적자가 과도하게 누적되면서 미국 국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곤 한다. 기축통화는 신뢰가 기본 바탕이 된다. 신뢰가 무너지면 분명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경제 원리를 이해하는 데 이 책은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세계 금융의 역학 관계를 알아보고 금융 기초도 쌓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다. 달러의 힘이 계속 될지 전망하며 읽으면 더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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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갔다가 오타루 살았죠
김민희 지음 / 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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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삿포로 갔다가 무슨 계기로 오타루에 살게 되었을까 궁금했다. 서른 넘어 첫 해외여행을 떠났는데 마침 친구가 삿포로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하고 있었다. 친구 하나 믿고 떠난 삿포로 여행, 단 한 번의 여행이 인생을 이렇게 바꿀지 그때는 아마 몰랐으리라.

삿포로를 다녀온 후 2년간 일본어를 배웠다. 일어가 생각만큼 늘지 않을 그 즈음, 친구가 또 하나의 제안을 한다.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면서 생활해보면 어떻겠냐는 것이었다. 게스트하우스 스태프로 지원을 하게 되었고 그렇게 오타루에 살게 되었다.

이 에세이에는 게스트하우스 헬퍼로 일하는 모습과 그곳에서 만난 인연들, 홋카이도 이곳저곳을 여행한 내용이 두루 담겨있다. 이제껏 홋카이도만 8번 80일 이상을 여행했고 또다시 1년 살기를 실행중이다.

어디 인생이 계획대로만 진행되는가! 이런 변주의 과정속에서 훨씬 다채로워질 수도 있는 것이다. 소심하고 겁많던 저자가 하나씩 틀을 깨고 부딪히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보는 사람조차 뿌듯한 생각이 들게 한다.

홋카이도는 넓은 지역인 만큼 다양한 풍경과 이색적인 문화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저자가 여행한 곳은 내겐 대부분 낯선 곳이다. 홋카이도에 가긴 했지만 제한적이고 더욱이 여름에 다녀와서 눈쌓인 홋카이도는 어느덧 로망이 되고 있다.

마흔이 훌쩍 넘었으니 결코 어린 나이는 아니지만 마음이 이끄는 대로 살아가는 모습에 동경의 눈빛과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나이는 숫자, 마음이 젊어야 진짜 청춘이다. 앞으로 맞이할 1년 살이도 풍요롭기를.

📝p.207
오타루에는 대도시 냄새가 짙은 삿포로와는 또다른 감성이 살아 숨 쉰다. 크고 반짝이는 거 말고, 작고 따뜻한 것들이 골목골목에 존재하는 것이 오타루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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