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불꽃과 빨간 폭스바겐 - 낯선 경험으로 힘차게 향하는 지금 이 순간
조승리 지음 / 세미콜론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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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시각장애를 안고서도 끊임없이 여행하고 이렇게 유쾌하다고, 그게 믿어지는가. 매 순간 어찌 즐겁기만 했으랴. 힘겹고 버거운 시간을 통과하고 비로소 얻은 삶의 태도가 아닐까.

여행에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감각은 아마 시각일 것이다. 어떤 장소에서 탄성을 자아내는 건 눈앞에 펼쳐진 멋진 풍경 덕분이다. 보이지 않는다면 여행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이젠 안다. 시력을 대신할 감각은 얼마든지 있다는 걸.

여행은 팍팍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숨통이 트이는 순간이다. 작가 또한 이런 이유로 처음 여행을 떠났다. 불행해 보인다는 절친의 한 마디가 계속 마음에 걸렸고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전작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도 친구들과 함께 떠난 해외여행이었다. 뭐든 처음이 어렵지 이후엔 거침없다. 이후 여행은 계속 이어졌고 그 낯선 경험을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허기진 배를 채우기 급급했던 페낭에서 천천히 음미하는 법을 배웠고, 두만강을 바라보며 당연해서 잊고 있던 평화에 감사했다. 여행의 어원이 트러블이라 했던가! 집 떠나면 고생인데 우린 기꺼이 사서 고생을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엉망이던 클라크 에피소드에선 덩달아 실실 웃음이 새어나왔다.

단순히 여행담 만을 담은 에세이는 아니다. 직업에 얽힌 경험들, 주마등처럼 스치는 지난 삶의 기억들, 가족 친구 이웃들 이야기가 한데 어우러진다. 또한 바리스타, 플라멩코 배우기 등 도전의 기록도 담겨 있다.

특히 인상적인 장면은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작은 전시회 이야기다. 그림을 시각인 아닌 다른 감각으로 감상하는 법이라니 이 얼마나 매혹적인가. 모네의 정원을 걷는 경험은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하리라.

작가의 소망은 무언가를 미치도록 좋아해보는 것. 미치도록 좋아하는 게 있어도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열정이 부러웠다고 고백한다. 글을 읽다보면 미치도록 좋아하는 걸 이미 찾은 것 같기도 하다.

시각장애인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고 싶었고 두 권의 책을 통해 그는 사명을 다한 게 아닌가 싶다.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을 열어줬고 솔직담백한 글에서 강인한 사람이란 걸 느낄 수 있었다.

플라멩코를 배우면서 여행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다음 여행지는 스페인일까. 그 이야기는 다음 책에서 만날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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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디저트 여행 - 나만 알고 싶은 오사카, 교토, 고베의 로컬 맛집, 감성 스폿 추천
김소정 지음 / 빅피시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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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간사이 지역은 일본의 부엌이라 불리는 곳으로 미식여행의 중심지다. 여행에서 먹는 거 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이 괜히 나온 말은 아닐 것이다. 일본만큼 디저트에 진심인 나라도 없다. 수많은 디저트 중 어떤 걸 먹어야할지 즐거운 고민에 빠져든다. 책 한 권에 모두 담기는 부족했을 터이지만 맛집만 쏙쏙 골라 완벽 정리한 책이다.

이 책은 <도쿄 디저트 여행> 후속작으로 오사카, 고베, 교토 지역의 디저트 로컬 맛집, 감성 스폿을 추천한다. 지역별로 나눠 인기 카페, 베이커리, 킷사텐을 소개한다. 킷사텐은 커피∙홍차 등 음료나 수프 같은 가벼운 식사를 제공하는 음식점이다. 카페와 비슷한 듯 다른 공간이다. 편안하고 느긋한 분위기로 단골이 많은 점이 카페와는 차별된다.

마지막 장엔 오미야게 즉 지역 특산품 선물로 추천하는 브랜드 3곳을 선별했다. 흔한 돈키호테나 편의점, 마트 상품이 아닌 조금 더 특별한 선물을 원한다면 참고할 만하다. 여행 다녀온 후 지인들에게 간식이나 디저트만한 선물이 또 없다. 눈과 입이 즐거운 부담없는 선물이 될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지역별로 묶어놨지만 테마별 인덱스도 제공한다. 혼자 가기 좋은 곳, 시즌 메뉴를 먹기 좋은 곳, 친구(연인)와 함께 가면 좋은 곳, 공간&분위기가 좋은 곳으로 세분화했다. 디저트 맛집을 찾을 때 맛도 중요하지만 분위기 좋은 공간을 선호하는 편이다. 여행 중 쉼이 필요한 순간 디저트를 먹기 때문이다.

주소, 운영시간, 휴무일을 기본 정보로 제공하고 대표 디저트 메뉴를 알려준다. 해당 맛집 선정 이유와 더 잘 즐길 수 있는 팁도 들어 있다. 무엇보다 사진이 많아 시각적으로 일단 만족스럽다. 간사이 지역 여행 계획이 있다면 최신 디저트 맛집 정보를 이 책에서 얻어가길 바란다. 부록에 있는 디저트 맛집 도장 깨기를 함께 하면 재미가 배가 될 듯하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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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물화 속 세계사 -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사물들
태지원 지음 / 아트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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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그림은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들리지 않는 침묵의 목소리로. 그렇다고 들을 수 없느냐? 그건 아니다. 우린 눈으로 그 목소리를 읽어낼 수 있다. 다만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조금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모든 분야가 그렇지만 그림이야말로 아는 만큼 보인다고 생각한다.

도슨트를 따라 다니며 이야기 듣는 걸 좋아한다. 미술에 감상 방법이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배경 지식을 알면 확실히 달리 보인다. 화가가 아무 생각 없이 그리는 건 없을 테니까 하나하나 의미를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미술과 접목해 세계사를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책이다. 미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뿐 아니라 세계사가 어렵게 느껴지는 사람에게도 친근하게 다가갈 책이다.

정물화에서 가끔 해골을 만나다. 해골은 무슨 의미일까? 바니타스 정물화에 자주 등장하는 사물인데 인간의 죽음, 허무, 덧없음을 상징한다. 청렴을 중시하던 종교개혁과 기독교의 영향을 받아 그려진 그림이라고 볼 수 있다. 해골과 같은 의미로 썩은 과일, 시든 꽃, 악기, 화려한 왕관, 값비싼 조개껍데기 등이 그려졌다.

빈센트 반 고흐 <성경이 있는 정물>과 구텐베르크의 활판인쇄술 발명을 연계해서 설명한다. 성경이 대량생산되면서 어떤 변화를 맞이하는지 세계사의 흐름 안에서 포착한다.

화려한 은식기 옆에 왜 후추가 그려졌는지, <레몬, 오렌지, 석류가 있는 정물>을 통해 대항해를 도운 과일이 무엇이고 괴혈병에 어떤 도움을 줬는지, 정물화 속 청어와 튤립은 네덜란드의 성장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그림 속 사물과 관련된 역사, 종교, 경제, 문화를 다방면에서 조명한다. 중세부터 20세기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까지 여러 시대를 아우르며 시대상을 보여준다.

🔖p.119
여기 묘사된 물건들에는 흥미로운 공통분모가 있다. 원거리 항해나 다른 세계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물건이거나 바다에서 얻을 수 있는 사물이라는 점이다. 더불어 그림에 놓인 사물은 세상의 다양성과 아름다움을 상징한다. 지구본은 지구의 광활함을, 책은 인간의 지식을 뜻한다. 산호와 조개껍데기 모두 먼바다에 나가야 얻을 수 있는 화려한 장식품이었으며, 자와 컴퍼스가 의미하는 과학 기술 역시 바다 항해에 필수였다.

허투루 그려진 그림은 없다. 과일 하나 꽃 하나에도 의미가 있고 숨은 뜻이 담겨 있다. 그 사물들을 그린 이유가 명확하다. 세계사 속에서 중요한 변곡점을 이룬 물건이기 때문이다. 세계사를 좀더 흥미롭게 알아가기 적합한 책이다.



#정물화속세계사 #태지원 #아트북스 #세계사 #정물화 #책리뷰 #책소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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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프를 발음하는 법
수반캄 탐마봉사 지음, 이윤실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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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나이프를 발음하는 법
✍️수반캄 탐마봉사
🏚문학동네

✔️마케터 추천평
14편의 소설이 한 편도 빠짐없이 고른 작품성을 자랑합니다. 후루룩 읽히면서도 '소수자의 다층성'에 대한 메시지를 단단하게 전달해요!

해외문학 큐레이터 서평단 ‘해문클럽’ 2차 도서는 라오스계 캐나다 작가 소설집이다. <나이프를 발음하는 법>를 시작으로 짧은 분량의 소설이 14편 들어있다. 마케터의 추천평 대로 소수자의 이야기를 다채롭게 전달한다.

소설집은 크게 두 가지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이민자의 삶 다른 하나는 사랑이다. 라오스 난민촌에서 이주한 이들의 고단한 삶이 작품 곳곳에 배어 있다. 그들은 사랑조차 쉽지 않았고 아픔이었다.

어디에 붙어 있는지도 모를 작은 나라에서 온 아이가 그들의 삶에 동화되기란 쉽지 않다. 나이프를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는 이민자 부모 밑에서는 특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오히려 부모를 배려한다. 아이는 그렇게 일찍 철이 든다.

마지막 단편 <지렁이 잡기>에서는 강인한 생명력을 느꼈다. 남의 나라에서 온갖 헛드렛일을 하면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 엄마, 소박한 희망 하나가 오늘을 살아낼 원동력이 되는 건 아닐까. 말 설고 물 선 타국에서 평범하게 살기도 벅찬 세월이었다.

디아스포라 문학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정체성, 소외감, 차별, 언어 장벽, 문화 차이 등등. 이창래와 이민진으로 만난 코리안 디아스포라 문학과도 크게 차이는 없을 것이다. 어디나 이민자의 삶은 녹록지 않으니까.

마치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온 이민자들의 지난한 삶이 애달프게 그려진다. 같은 아시아인이라 그런지 공감가는 부분이 꽤 많았다. 라오스나 우리나 그들에겐 보이지 않는 존재일 테니.

수없이 쏟아지는 해외문학 중 마케터가 특별히 추천한 책이라 기대가 컸다. 어디서 본 듯한 뻔한 이야기는 좋아하지 않는다. 얼어붙은 감수성을 깨는 도끼 같은 책을 원한다. 해문클럽을 통해 그런 책들을 연이어 만나게 되어 기쁘다.

🔖p.50
농담을 하면 진짜 감정을 숨김과 동시에 진심을 내뱉는 것이 가능하다. 그리고 아무도 그 말이 진심인지 아닌지 묻지 않는다.

🔖p.70
무언가에 희망을 거는 건 엄마에게 낯선 일이 아니었다. 그건 우리가 이 낯선 땅에 정착하게 된 이유이기도 했다.


#나이프를발음하는법 #수반캄탐마봉사 #문학동네 #해외문학 #책리뷰 #소설집 #해문클럽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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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들의 꽃 - 내 마음을 환히 밝히는 명화 속 꽃 이야기
앵거스 하일랜드.켄드라 윌슨 지음, 안진이 옮김 / 푸른숲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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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누가 뭐래도 봄은 ‘꽃의 계절’이다. 날씨가 따스해지면서 하나둘 꽃망울을 틔우고 어느 순간 활짝 핀다. 개나리, 목련, 프리지어를 발견하면 봄이 성큼 다가왔다는 걸 알 수 있다. 꽃이 만개하는 봄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다.

그런 봄, 선물처럼 다가온 책이 있다. <화가들의 꽃>은 조금은 예상했던 책이다. 저자들의 공저 <화가가 사랑한 나무들>을 소장하고 있기에 다음 책도 기다렸고 기대했던 꽃이라 더 반가웠다.

색깔에 계절이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왠지 노란색은 봄의 색 같다는 인상을 받는다. 노란색 표지에 앙리 마티스의 ‘노랑의 조화’ 가 화사하게 잘 어우러진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진정으로 창의적인 화가에게는 장미 한 송이를 그리는 것이 제일 어려운 일이다. 장미 한 송이를 그리기 위해서는 지금껏 그려진 모든 장미를 잊어야만 하니까’

꽃을 그리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앙리 마티스의 말에서 느껴지는 듯하다. 화가들마다 꽃을 그리는 방식이 모두 다르다. 누군가는 세밀화로 섬세하게, 누군가는 새로운 기법으로 3차원인 꽃을 표현하기도 했다.

장미나 백합처럼 흔히 보는 꽃도 있지만 앵무새튤립처럼 생소한 꽃도 있다. 마네와 호크니처럼 유명한 화가의 꽃도 있지만 낯선 화가가 그린 꽃도 감상할 수 있다. 일본계 화가가 그린 국화가 포함된 게 꽤 인상적이다.

저자들은 어떤 기준으로 그림을 선택했을지 궁금해진다. 시대와 지역을 골고루 안배한 것 같기도 하고 다양한 표현 기법을 보여주려고 한 것도 같다. 몇 작품 빼고는 거의 처음 보는 그림이고 그래서 오히려 더 만족스럽다.

이름마저 향긋한 플라워북클럽 덕분에 마음속까지 봄으로 물들었다. 이런 봄날 내게 꽃을 안겨줄 사람은 누구인가? 페이지 넘길 때마다 꽃을 한아름 선물받는 느낌이다. 이건 꽃다발 수준이 아니다. 플라워가든으로 내 손을 잡아 이끈다.

✔️세기의 화가들이 건네는 가장 고요한 위로
✔️지친 삶을 어루만져주는 108가지 꽃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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