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협찬시각장애를 안고서도 끊임없이 여행하고 이렇게 유쾌하다고, 그게 믿어지는가. 매 순간 어찌 즐겁기만 했으랴. 힘겹고 버거운 시간을 통과하고 비로소 얻은 삶의 태도가 아닐까.여행에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감각은 아마 시각일 것이다. 어떤 장소에서 탄성을 자아내는 건 눈앞에 펼쳐진 멋진 풍경 덕분이다. 보이지 않는다면 여행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이젠 안다. 시력을 대신할 감각은 얼마든지 있다는 걸. 여행은 팍팍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숨통이 트이는 순간이다. 작가 또한 이런 이유로 처음 여행을 떠났다. 불행해 보인다는 절친의 한 마디가 계속 마음에 걸렸고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전작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도 친구들과 함께 떠난 해외여행이었다. 뭐든 처음이 어렵지 이후엔 거침없다. 이후 여행은 계속 이어졌고 그 낯선 경험을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허기진 배를 채우기 급급했던 페낭에서 천천히 음미하는 법을 배웠고, 두만강을 바라보며 당연해서 잊고 있던 평화에 감사했다. 여행의 어원이 트러블이라 했던가! 집 떠나면 고생인데 우린 기꺼이 사서 고생을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엉망이던 클라크 에피소드에선 덩달아 실실 웃음이 새어나왔다.단순히 여행담 만을 담은 에세이는 아니다. 직업에 얽힌 경험들, 주마등처럼 스치는 지난 삶의 기억들, 가족 친구 이웃들 이야기가 한데 어우러진다. 또한 바리스타, 플라멩코 배우기 등 도전의 기록도 담겨 있다. 특히 인상적인 장면은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작은 전시회 이야기다. 그림을 시각인 아닌 다른 감각으로 감상하는 법이라니 이 얼마나 매혹적인가. 모네의 정원을 걷는 경험은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하리라.작가의 소망은 무언가를 미치도록 좋아해보는 것. 미치도록 좋아하는 게 있어도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열정이 부러웠다고 고백한다. 글을 읽다보면 미치도록 좋아하는 걸 이미 찾은 것 같기도 하다.시각장애인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고 싶었고 두 권의 책을 통해 그는 사명을 다한 게 아닌가 싶다.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을 열어줬고 솔직담백한 글에서 강인한 사람이란 걸 느낄 수 있었다. 플라멩코를 배우면서 여행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다음 여행지는 스페인일까. 그 이야기는 다음 책에서 만날 수 있었으면 한다. #검은불꽃과빨간폭스바겐 #조승리 #세미콜론 #에세이 #조승리수필집 #시각장애인 #책리뷰 #책추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