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쇼맨과 운명의 바퀴 블랙 쇼맨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최고은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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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히가시노 게이고 신간인데 어떻게 거부할 수 있을까. 작가 이름 자체로 강한 자석이 되어 독자를 끌어당긴다. 매해 작품을 쏟아내고 있는 그 부지런함에 박수를 보내고 동시에 필력에 감탄하고 만다.

2020년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을 시작으로 2023년 '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인'이 나왔고 올해 봄 3탄 '블랙 쇼맨과 운명의 바퀴'가 출간되었다. 주인공이 블랙 쇼맨인 것은 같지만 완전의 별개의 이야기라 굳이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된다.

블랙 쇼맨은 정통 미스터리 문법에서 살짝 벗어나 코지 미스터리, 휴먼 미스터리의 경계를 오간다. 작가 스스로도 “지금 가장 집중하고 있는 캐릭터”라 할 정도로 블랙 쇼맨은 애정을 갖고 집필하는 시리즈라고 할 수 있다.

1탄이 살인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고 2탄이 위기에 빠진 여자들을 도왔다면, 3탄에선 진정한 행복을 찾고 싶은 사람들의 선택을 돕는다. 긴장감과 스릴 넘치는 추리소설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휴먼 미스터리를 좋아한다면 취향저격이 될 듯하다.

이 작품은 3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천사의 선물>은 제목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따스하고 뭉클한 스토리다. 추리소설인 만큼 반전도 숨어있는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내용이라 신선하게 다가왔다. 죽은 아들의 재산을 노리는 전 며느리, 그 이유가 궁금하다면 읽어보시길.

<피자 않는 나팔꽃>은 2탄에 등장한 인물이 다시 등장한다. 2탄에서는 딸의 입장을 다루었다면 이번에는 엄마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딸이 살아있다면? 마지막 가는 길에 한 번쯤은 보고 싶지 않을까? 딸은 엄마를 만나줄까? 모녀 사이의 애증 관계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 작품이다.

<마지막 행운>은 이전 에피소드에 비해 상당히 밝은 분위기다. 이런 장르도 추리소설일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휴먼 미스터리' 장르라고 하니 납득이 된다. 블랙 쇼맨의 활약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발휘되고 사건들을 해결해 나간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인데 가독성을 언급하는 게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290페이지 작품이지만 눈깜짝할 사이에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른다. 몰입도 최상이다. 이번 3탄은 가벼운 이야기부터 진지한 이야기까지 두루두루 다루고 있다. 블랙 쇼맨 시리즈가 또 나온다면 믿고 선택해도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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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해방 - 소용돌이치는 인생의 한가운데에서 마음의 고요를 얻는 법
곽정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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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그동안 숱하게 자기계발서를 읽어왔는데 최근엔 뜸했다. 내용이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더이상 얻을 게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분명 좋은 말은 가득한데 깊숙이 와닿지 않는다는 말이 더 맞을 듯하다.

제목만 언뜻 보고 엇비슷한 내용이려니 섣부른 예상을 했다. 마음 해방이 가능할지도 미지수였다. 그러나 '소용돌이치는 인생의 한가운데에서 마음의 고요를 얻는 법'이라니 솔깃하기도 했다.

기대반 우려반 속에서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이 책은 외로움, 분노, 두려움, 실망, 탐욕과 번민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한 작가의 공부와 성장의 기록이다.

마음 챙김, 감사 등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은 거의 새로 접하는 내용이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경전에서 나온 문장이 많이 인용되어 있기에 더 그랬다.

이 책이 특히 와닿았던 건 추상적인 개념보다는 바로 실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 많아서다. 누구나 크고 작은 고민과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 지금 이 순간 내게 딱 필요한 조언으로 도움을 받기도 했다. 사실 문제는 밖에 있지 않다. 나를 잘 알고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면 여러 문제에서 해방될 가능성이 높다.

'상처 입은 곳으로 빛이 들어온다'라는 말이 있다. 보석도 많이 깎인 게 반짝이듯 사람도 마찬가지다.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냈을지 감히 짐작해 본다. 그 깨달음을 혼자만 알지 않고 여러 사람에게 나누려는 마음에 온기를 느낀다.

세상 부귀영화를 누리면 뭐하랴!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편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몸에 병이 나면 치료를 받는데 마음 건강은 소홀히 여기는 경향이 있다.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숙고하는 시간을 갖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읽는 것만으로도 긍정 에너지를 받는 책이 있는데 바로 이 책이 그랬다. 때론 심리 상담을 받는 기분도 들었고 위대한 가르침을 받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곁에 두고 필요한 순간 꺼내 다시 읽고 마음의 고요를 얻고 싶다.

🔖p.26
내가 한 행위의 과보는 온전히 내가 받는 것이고, 내가 몸으로, 입으로, 생각으로 행하는 것들의 방향에 따라 내 삶의 결과가 정해진다는 것이다.

🔖P.41
자비수행은 삶의 기본모드를 바꾸는 일이다. 내 안에 존재하지만 제대로 길러낸 적 없는 그 사랑의 힘을 일깨우기 시작하는 순간, 삶에는 고유하고 청정한 기쁨이 매 순간 피어난다. 기뻐할 만한 조건이 만들어져야 기뻐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모든 순간에서 기쁨을 발견할 수 있는 눈이 열리는 것이다.

🔖p.163
신경가소성의 개념은 변화를 꾀하는 사람이 기억해야 할 중요한 지식 중 하나다. 이 이론은 간단히 말해 뇌가 새로운 경험에 따라 신경 경로를 재구성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p.220
지금 일어나고 있는 매 순간의 경험을 인긴하는 '깨어 있음', 우리의 경험에 저항하지 않는 '열려 있음', 지금 일어나는 모든 일에 사랑과 연민, 경외로 반응하는 '다정함'을 현존의 세 가지 요소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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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은 나누고 싶은 법 -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 수업 이야기
최지혜 지음 / 롤러코스터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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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저자는 시를 사랑하는 국어교사다. 좋은 건 혼자 누릴 때보다 함께 나눌 때가 더 행복하다는 것을 깨닫고 좋아하는 시를 학생들과 나누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문학수업을 하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시라니. 문학을 제대로 즐기고 느끼기엔 현실이 녹록지 않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었다.

좋아하는 시를 나눌 방법을 고안하기 시작한다. 어떻게 하면 아름다운 시를 나누고 느낄 수 있을까. 진심은 통하는 법! 감수성이 예민한 나이, 여건만 된다면 충분히 시에 빠져들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재수생 시절 시에서 위안을 받은 경험이 있다. 시는 때때로 가슴에 약을 발라주었고, 휴식를 주었다. 교사가 되고 배창환의 <이 좋은 시 공부>를 읽고 아이들과 좋아하는 시를 나눠야겠다고 다짐했다.

시와 친해지는 방법이 있을까. 다양한 교육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시 수업을 계획하거나 진행하고 있다면 참고가 될 듯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시를 재밌게 접근해 보고 싶다면 조언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성우가 낭독하는 시를 듣는 것도 좋지만 친구들의 목소리로 시를 들으면 더 집중해서 들을 수 있다. 시를 낭독해 보는 것도 추천할 만한 방법이다. 시와 친해지기 위한 다양한 방법과 그 예를 보여준다.

계절과 만나는 시, 낭독, 하이쿠처럼 짧게 표현하기, 시 영상 만들기 등 시와 친해지는 방법을 연구하고 실행했다. 감상을 넘어서 시 쓰기에도 도전하고 아이들의 좋은 시도 이끌어냈다. 학생들이 쓴 시가 몇 편 소개되어 있는데 어른 못지 않게 잘 써서 감탄하며 읽었다.


책에 다양한 시 목록이 나오는데 찾아서 보고 싶은 맘이 든다. 누구에게나 시가 필요한 순간이 있을 테니까.

좋아하는 것이 한 가지 늘어나면,
슬프고 힘이 들 때 자신을 달래줄
방편이 한 가지 더 생기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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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친다는 마법 - 세계 교사상 수상자 자피라쿠의 아주 특별한 수업 이야기
안드리아 자피라쿠 지음, 안진희 옮김 / 롤러코스터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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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가르친다는 마법
✍️안드리아 자피라쿠
🏚롤러코스터

세계 교사상이 있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어떤 교사에게 주어지는 상일까? 2018년에는 그리스 출신 미술교사 안드리아 자피라쿠가 수상했다. 그는 런던 빈민 지역 공립학교 미술교사로 많은 변화를 일으킨 인물이다.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 교사가 드문 요즘, 안드리아 같은 교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희망이 보이는 듯하다.

학교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뭘까? 전인교육? 입시? 저자가 말하는 목표는 아주 단순하다. 학생들이 정상적으로 하루를 보낼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학교 당연히 다 가는 거 아닌가 싶겠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에 놓인 아이들이 의외로 많다.

지역 특성상 이민자의 아이들이 많다. 80개 이상의 언어가 사용되는 학교라니 얼마나 다른 문화가 충돌할지 예상이 되고도 남는다. 언어(영어)가 부족하다 보니 미술이 또하나 큰 소통의 창이 되기도 했다. 미술이 심리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책에서 다양한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각자 다른 문제를 가지고 있었지만 미술 교육을 통해 변화되고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미술 자체도 중요한 역할을 했겠지만 난 무엇보다 교사의 자질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은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자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 아이들은 그걸 안드리아 선생님에게서 충족한 게 아닐까 싶다. 아이들은 잘 안다. 누가 자신을 믿어주고 진심으로 다가오는지. 결국 아이들을 특별한 존재로 만들었다.

가슴이 뜨거운 교사를 만난다는 건 축복이다. 체제에 굴하지 않고 변화를 이뤄내기 때문이다.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곳에서 일하고 싶었다는 안드리아, 학교가 '안전한 피난처'가 되도록 노력했고 여전히 노력중이다.

그는 미술이야말로 역경을 극복하는 힘을 기르고, 인내는 결실을 낳는다는 사실을 가르친다고 수상소감에서 말했다. 상금 100만 달러는 예술 교육에 환원하기로 했다. 가르치는 일이 어쩌면 진정한 마법일 수도 있겠다.

P.23
아이들의 삶에 미술이 정확히 어떤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지 경험으로 직접 배웠기 때문이다.

P.35
많은 아이가 자신만의 문제를 가지고 있었지만, 모든 아이가 동등하게 대우받았다. 우리의 다양성은 환영받았고, 우리의 다양한 신념은 격려받았다.

P.50
우리가 시간과 인내심을 할애한다면 그 아이들이 무엇을 성취할지 한번 생각해보라.

P.69
학교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학생들이 정상적으로 하루를 보낼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P.169
나는 내 미술 수업이 파티마에게 얼마나 큰 탈출구가 됐을지 짐작되었다. 말을 사용할 필요 없이 자기 자신을 표현할 유일한 기회이니 말이다.

P.210
아버지는 내게 누누이 말했다. 친절은 인간의 가장 좋은 자질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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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견디는 기쁨 - 힘든 시절에 벗에게 보내는 편지
헤르만 헤세 지음, 유혜자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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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헤세도 삶을 견뎌야 했을까? 결과만 놓고 보면 승승장구했을 것 같지만 들여다 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젊은 시절 자살을 생각했던 적도 있다고 하니 말이다. 희노애락이 담겨야 삶이지 기쁨만 있다면 그건 동화나 연극일 테지.

삶에 기쁨이 없고 어둠만 있다면 어찌 살아갈 수 있겠는가. 헤세가 말하는 삶을 견디는 기쁨이란 무엇인지 궁금했다. 현자가 알려주는 삶의 지혜를 엿보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이 책은 헤세가 우리에게 주는 종합선물 세트라고 할 수 있겠다. 에세이, 직접 그린 그림, 여러 편의 시, 한 편의 동화가 수록되어 있다. 음악에 조예가 깊은 줄은 알았지만 그림까지 잘 그릴 줄이야.

기뻐할 일이 있어야 기뻐하겠는가? 물론 완전히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헤세는 '기뻐할 줄 아는 능력'에 대해 말한다. 인간은 기뻐할 줄 아는 능력과 아름다움을 느끼는 기관을 가지고 태어났다. 또한 아름다운 삶의 비결로 유쾌함을 꼽는다. 유쾌함은 인간의 가장 고귀한 인식이자 사랑이며 긍정이다.

헤세는 자연에서, 책에서, 예술에서 위안과 기쁨을 얻었다. 힘든 시기에는 자연으로 나가 적극적인 자세로 그걸 즐기는 것보다 더 좋은 약은 없다고 말할 정도다. 책을 읽으면서 영원한 수수께끼와도 같은 세계를 헤쳐 나가는 지혜를 얻었다.

날마다 벌어지는 사소한 기쁨을 가능한 많이 경험하라고 조언한다. 지친 몸을 추스르고, 일상의 피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거창한 쾌락이 아니라 사소한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소확행이야말로 삶을 견디는 기쁨이 되어줄지도 모르겠다.

대문호 헤세답게 명문장들이 쏟아진다. 필사를 따로 해도 좋겠지만 이 책 뒤쪽에 특별히 필사 노트를 마련해 놓았다. 11번의 필사를 통해 문장을 깊이 음미하도록 한 출판사의 배려가 돋보인다.

🔖p.167
내게도 고통이 없는 날이란 드물다. 그래도 우리는 우리 앞으로 다가올 것들에 또다시 호기심을 갖기 시작하고 운명을 사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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