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잔류 인구
엘리자베스 문 지음, 강선재 옮김 / 푸른숲 / 2021년 10월
평점 :

저자는 1945년에 미국 텍사스에서 태어나 역사학과 생물학을 공부했고,
응급의료원, 교사, 합창단 지휘자, 지역신문 칼럼니스트 등
여러 직종에서 일했습니다.
2003년에 출간된 "어둠의 속도"는 그의 대표작으로
그만의 독특한 세계관으로 많은 독자와 평단의 이목을 끌어온 SF 작가입니다.
<잔류 인구>로 로커스상, 휴고상,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상 장편 부분 최종 결선에 올랐습니다.
좀처럼 보기 힘든 새로운 주인공의 <잔류 인구>를 보겠습니다.

심스 뱅코프 콜로니에 사는 주민들은 컴퍼니에 소속된 피고용인으로
이곳을 개척해 땅을 일구고, 잉여생산물까지 내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오필리아는 70대 노인으로 아들 바르토와 며느리 로사라와 살고 있으며
정원에서 야채들을 심고 키워 이것들로 조리해서 먹고 있습니다.
그들의 일상을 뒤바꾼 커다란 사건이 생깁니다.
컴퍼니가 사업권을 잃게 되면서 주민들 모두가 다른 곳으로 이주를 해야 하는 것이죠.
한 달의 시간 동안 짐을 싸서
정해진 순서대로 극저온 탱크에 들어가 새로운 행성으로 가야 합니다.
오필리아는 아들과 며느리에게 말하지 않고 떠나지 않을 거라 결심합니다.
그래서 그날, 2일 동안 먹을 식량을 챙겨 숲속으로 들어갑니다.
오필리아는 숲에서 자고, 먹으며 혼자 보냅니다.
이렇게 혼자 있던 적이 없었지요. 하지만 무섭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답니다.
이 행성에 단 한 명밖에 없는 사람이라는 것도 전혀 무섭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모두가 떠나고 오필리아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 이웃집들을 정리하고,
센터에서 기계를 고치고, 남긴 자료들을 살펴보며 지냅니다.
그러다 관리자들의 기록을 보며 자신의 이야기를 적기로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센터 제어실에서 낯선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예전 콜로니가 보이냐며 통신을 주고받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순서에 따라 버려진 콜로니에 임무를 맡은 사람들이 내립니다.
그런데 갑자기 100여 개체의 아주 큰 갈색 동물이 있다며
대형을 갖추고 자신들을 죽이려고 한답니다.
지능을 갖추고 빠른 괴동물들이 셔틀에 내린 개척민들을 죽이기로 했는지 몰살시켰고,
궤도선 측은 그들을 도와주지 않고 보고서를 작성하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이제 오필리아는 덫에 걸린 기분입니다.
텅 비었다고 생각했던 이곳에 본 적 없는 괴생물들이 있다는 생각에 두렵습니다.

폭풍우가 몰려오고, 여느 때와 같이 문단속을 하고 식량을 정리하고
센터 지붕에서 폭풍우가 지나가길 기다리다, 폭풍우 중심에 도달했을 때 나왔습니다.
길을 걸어가는 데 정체 모를 것들이 오필리아를 봅니다.
괴동물이 아닌 사람의 방식으로 똑바로 그를 봅니다.
고개를 돌리니 길 끄트머리에서 형체들이 움직입니다.
똑바로 서자 키가 큰 형체들이 춤을 추듯 다가옵니다.
그가 본 어떤 숲 짐승과도 달랐습니다.
오필리아는 집으로 돌아가 그들을 안으로 들입니다.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몸짓으로 여덟 마리와 지냈고,
그들은 오필리아가 하는 행동을 지켜봅니다.
그렇게 이후로도 서로가 서로를 관찰합니다.
<종족>의 둥지를 틀 자가 가장 먼저 판단을 내립니다.
그것은 수호자라고요.
마지막 남은 수호자는 아주 늙었고, 그것은 불을 밝히고 움직이고 말을 하는
수많은 상자와 물건에 대해 아주 많이 안다고 전합니다.
그들은 그것들이 유용하다는 것을 압니다.
침략해온 괴물들이 둥지체를 파괴할 때 쓰던 물건들처럼 위험한 물건들,
그들은 지적 존재의 맛을 다시 느낍니다.
그 괴물의 머릿속에 있는 지식과 그런 물건들은
어린 것들의 양분이 될 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최고령자가 그것은 먹을 수 없다고 하죠.
수호자는 '수호자'고 먹잇감이 아니라고요.
그럼 호흡하는 건 어떤가?
우린 새로운 것을 공기 중에 뱉은 뒤 다시 들이마셔서 공유하니까
그 괴물의 지혜도 호흡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요.
오필리아가 맞닥뜨린 괴동물들, 그들과의 공생과 관계에서
그들은 인간을 배우고, 오필리아도 그들을 배웁니다.
하지만 이런 평화 관계는 계속 유지되지 않지요.
그들 앞에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잔류 인구>에서 확인하길 바랍니다.
<잔류 인구>는 여타의 SF 소설과 다릅니다.
주인공이 70대 여성 노인이라는 점부터요.
공식적인 직업 없이 정원과 집을 가꾸고 요리를 거의 도맡아 하지만
그녀는 윗사람의 판단에 쓸모없답니다.
그래서 새롭게 정착할 행성으로 갈 이주비용이 많이 들어 아들이 내야 한답니다.
이렇게 우리 사회는 일을 하느냐, 안 하느냐고 쓸모를 판단합니다.
그것도 집안일처럼 돈을 받지 않고 일하는 것은 일로 생각하지 않지요.
그녀의 지혜로 주민들이 짐가방을 만들 수 있고,
남편과의 문제나 이웃과의 다툼에 대해 고민 상담도 해주는데,
그것에 대한 가치 평가는 없습니다.
이런 상황이 지금의 우리를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세상이 정한 쓸모와 무쓸모의 기준은 무엇이며,
그것을 정한 사람은 누구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잔류 인구>입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받고 솔직하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