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데란 미래의 문학 11
데이비드 R. 번치 지음, 조호근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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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1925년 8월 미국 미주리주 라우리시티에서 태어난 저자는 센트럴미주리 주립대학에서 과학을 공부하고, 세인트루이스 워싱턴 대학에서 영문학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아이오와 주립대학에서 영문학 박사과정을 밟던 중 아이오와 작가 워크숍에서 2년을 수학하고 학업을 중단했습니다. 1973년 전업 작가의 길을 걷기 전까지 세인트루이스의 미 국방성 지도국에서 지도 제작자이자 지도 차트 편집자로 근무하며 소설 집필을 병행했습니다. 1957년 '이프 IF'지에 첫 SF 단편을 수록하고 이때부터 1997년까지 200여 편이 넘는 단편을 다양한 잡지에 기고했습니다. 작가로서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67년에 출간된 할란 엘리슨의 단편선 "데인저러스 비전"에 작품 두 편이 수록되면서부터였고, 이후 발표한 단편집 "모데란"(1971)과 "번치!"(1993)는 평단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작품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다가 2000년 5월 29일 75세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사망했습니다. 그럼 저자의 한국어판 정식 출간 <모데란>을 보겠습니다.



<모데란>은 액자소설이며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내용이 시작되기 전 서론에선 모데란을 배경으로 한 빛살의 종족 주인공이 바다가 녹아버린 후 해변으로 올라온 고대의 기록인 테이프를 발견하면서부터 시작합니다. 테이프에 담긴 모든 내용을 여기에 옮기지는 않았고,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테이프만을 선별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본격적인 내용이 시작됩니다. 1부 태초에는 기술은 발전했으나 그만큼 황폐한 지구와 이야기 속의 주인공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2부 모데란의 일상생활엔 이야기 속의 주인공 사랑과 신금속 인간들과의 생활을 보여줍니다. 3부 종말의 전조에는 죽음을 마주한 주인공의 모습과 4부 종말 이후의 외전에선 그럼에도 끝나지 않은 인류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




SF 소설 <모데란>은 1971에 출간된 작품입니다. 이 소설은 뉴웨이브 SF로 분류되는데 1960~70년대 이야기의 형식과 내용에 있어 상당한 실험적인 시도를 추구했고, 비 SF 문학에서 많은 요소를 차용했으며, 자연과학이 아닌 사회과학이나 심리학에 집중한 것을 특징으로 합니다. 뉴웨이브 SF는 포스트모더니즘, 초현실주의, 1960년대 정치와 반문화, 성해방, 마약 문화, 환경 주의 같은 사회적 트렌드들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런 시대적 배경에서 태어난 이 작품은 '모데란'이란 하나의 세계관을 중심으로 쓰인 57편을 엮은 연작소설입니다. 액자소설 형식이며 모데란이라는 세계관에서 지내는 빛살 종족이 이 이야기를 발견한 배경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황폐해진 지구의 모습과 이야기 속의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처음엔 이 광대한 세계관을 이해하기 힘들어 1부를 읽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참고 읽다 보면 저자의 고찰과 해학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짧은 단편이라 하루에 하나씩 읽으며 모데란을 충분히 음미할 수 있지만, 내용은 결코 짧고 가볍지 않습니다. 플라스틱이 지상을 뒤덮고 거주 구역은 지하 소굴로 들어간 모데란의 지구에서, 남자들은 스스로를 인공 성체로 개조하여 끊임없이 전투를 벌입니다. 이런 남자들에게 위안을 제공하는 존재들 중에는 섹스 로봇과 테크노크라프들이 조율하는 계절의 즐거움 등이 포함됩니다. 저자가 예상한 미래의 모습이 끔찍하지만, 이렇게 되지 않으리란 법은 없습니다. 플라스틱은 미세 입자로 우리 몸속에 평생 있고, 우리가 죽은 뒤에도 계속 남아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자가 그린 모데란의 세계가 되지 않기 위해 오늘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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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제12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단편 수상작품집
지다정 외 지음 / 북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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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평생을 일상의 변두리에 시치미를 떼고 앉은 수상함을 발견해 내는 재미로 살아온 지다정 작가, 네이버 웹툰 "버퍼링"으로 창작 활동을 시작했고 2023년 대한민국 과학소재 스토리 공모전에서 "잊혀진 아이"로 최우수상을 수상한 최홍준 작가, 독립출판 소설집 "자기만의 방"을 낸 김지나 작가, 미스터리 장편소설 "심야마장"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황금가지 SF 공모전에서 "자애의 빛"으로 우수상 등을 수상한 이건해 작가, 현실의 시름을 잊게 하는 흡인력 있는 이야기를 쓰고자 하는 이하서 작가가 쓴 <2025 제12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단편 수상작품집>을 보겠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 '돈까스 망치 동충하초'는 같은 학과를 졸업한 사라 언니의 신혼집에 이혼 후 실거주 2년을 채우기 위해 주인공이 이사 오면서 시작합니다. 강남 부잣집 전문 부동산 중개인인 친구 소영의 소개로 갓난아이 리슬과 함께 이곳에 온 첫날부터 주인공은 소음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소영에게 이야기하자 사라 언니도 안방에 뭔가 있다고 하며 앓았고, 유산도 했답니다. 그래서 양쪽 집안은 그녀와 비슷한 나이대와 비슷한 상황의 사람을 살게 해보자고 했고 주인공은 월세로도 엄두를 못 낼 이 집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것입니다.

두 번째 '노인 좀비를 위한 나라는 없다'는 30년 전쯤 좀비 바이러스가 발발했지만 과학자들의 연구로 관리 가능한 감염병 수준으로 격하된 뒤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좀비 바이러스를 인류에게 유익한 방향으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이뤄졌는데, 냉동인간 대체재로 좀비화 인간을 활용하자는 것입니다. 과학자 출신 사업가 대니얼 고는 좀비화 서비스의 이용자를 모집하기 위해 대한민국과 손을 잡았습니다. 나라 재정으로 연명하고 있는 빈곤층 노인들에게는 거의 반강제적으로 좀비화 인간 되기가 권유되었습니다. 자발적으로 좀비화 인간이 되는 노인도 있었는데, 대부분 자녀에게 경제적 부담을 지우는 게 싫었기 때문입니다. 진욱의 아버지도 그랬고, 진욱의 가족은 치료제가 개발되기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결국 치료제 개발은 실패했고 좀비로 변한 사람들에게 탈출구는 없었습니다.

이상한 소리의 정체는 무엇이며, 좀비로 변한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지, 이외에도 '청소의 신', '장어는 어디로 가고 어디서 오는가', '톡'의 자세한 이야기는 <2025 제12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단편 수상작품집>에서 확인하세요.




아무도 살지 않는 아래층에서 매일 똑같은 시간에 들리는 소리의 정체를 알고자 하는 '돈까스 망치 동충하초', 야생 좀비 구역을 떠도는 노인의 이야기 '노인 좀비를 위한 나라는 없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직원 종수에게 많은 것을 위임했고 이후 CCTV로 확인하는 '청소의 신', 장어가 알을 낳는 곳을 추적하는 '장어는 어디로 가고 어디서 오는가', 수중류로 변한 인류와 잠수정에서 지내는 사람들의 이야기 '톡'까지 <2025 제12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단편 수상작품집>에는 5편의 이야기를 실었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안전하게 지내야 할 공간인 아파트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기괴한 생명체를 마주한 호러소설입니다. 해충의 권위자가 이 괴물을 동충하초로 정의 내리는 순간, 이 기괴함은 익숙함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렇다고 친숙하진 않지만 알고 있는 생물이라는 점에서 두려움이 줄어들었습니다. 인간이 느끼는 가장 강력하고 오래된 공포는 미지의 것에 대한 공포입니다. 하지만 소설 속에선 이 사실을 무시하고 자본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만 인식합니다. 오히려 이런 사람들의 욕망이 더욱 공포스럽게 다가옵니다. 두 번째 이야기는 고려장을 떠오릅니다. 고령화 시대에 맞물리며 좀비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었습니다. 세 번째 이야기는 미스터리도, 호러도 아니지만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힘들게 견디고 버틴 사람의 모습을 담담히 그립니다. 그가 떠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수많은 이유를 생각하게 합니다. 네 번째 이야기는 생명과 존재의 비밀을 탐구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보여줍니다. 과연 믿음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다섯 번째 이야기는 잠수정에서 살아가는 생존자들이 과연 생존한 것인지, 해양생물로 적응한 인류인 수중류가 진화한 것인지, 과연 인간다움은 무엇인지를 고심하게 합니다. 다섯 편의 단편들은 저마다 생각거리를 던져주었으며, 호러, 미스터리, 드라마, SF까지 다양한 장르와 결합해 이야기를 풀어썼습니다. 내년의 수상작품집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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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상용 스트레칭북 (스프링북) - 어디든 세워두고 30초만 따라 하세요!, 개정판
브레이니 피트니스 랩 지음, 피지컬갤러리 의학 전문가 그룹 감수 / 시간과공간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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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브레이니 피트니스 랩은 운동 전문가, 의학 전문가들과 함께 피트니스와 건강 콘텐츠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연구소입니다. 무분별한 운동 및 건강 콘텐츠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과학적으로 입증된 운동법을 최적화된 방식으로 엄선해 이해하기 쉽고 따라 하기 쉽게 전달하려 합니다. 그럼, <탁상용 스트레칭북>을 보겠습니다.



<탁상용 스트레칭북>의 1부는 스트레칭이 중요한 이유와 스트레칭의 시간과 횟수, 적절한 호흡법을 먼저 알려줍니다. 그리고 스트레칭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를 설명하고 있어 꼭 필요할 때 적절히 스트레칭을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2부는 부위별 스트레칭으로, '상체/복부/하체'로 나눠 스트레칭 동작을 선보입니다. 목부터 시작해 팔, 어깨, 가슴, 몸통, 허벅지, 종아리, 발목 등 우리 몸의 위에서부터 아래로 차근차근 내려가면서 스트레칭해 주는 방식으로 정리했습니다. 그러나 굳이 처음부터 끝까지 차례로 다 할 필요는 없습니다. 3부는 테마별 스트레칭 프로그램으로 '어깨 결림 해소/요통 해소/다리 부기, 냉증 개선/구부정한 등, 자세 개선' 등 생활 속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증상을 스트레칭을 통해 개선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어떤 부위가 스트레칭되는지 색깔로 표시했고, 그림과 번호를 통해 어떻게 스트레칭을 하는지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또한 스트레칭마다 'Daily Log'난에 날짜와 체크 표시를 할 수 있게 마련했습니다. 습관이 되지 않은 처음에 이를 통해 체크하면서 습관을 몸에 정착시키기 바랍니다. 부록에는 '한눈에 여러 동작 보기'로 동작 그림만 모았습니다. 방법이 익숙해졌다면 그림만 보고 스트레칭을 하면 됩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대부분의 통증은 장시간 앉아서 생활하는 좌식생활에서 비롯됩니다. 그런 통증들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소하는 데엔 꾸준한 운동과 스트레칭이 필요합니다. 운동 전 스트레칭은 부상을 예방하고 근육에 예열 효과를 줘서 운동 동작에 좋은 영향을 줍니다. 운동 후 스트레칭은 근육의 과도한 긴장을 줄여주고 뇌에 휴식을 시작한다는 자극을 줌으로써 몸이 더욱 빠르게 회복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많은 경우, 운동 후 스트레칭을 해주면 더 많은 부위를 좀 더 빠른 속도로 회복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스트레칭은 운동만큼 중요합니다. 하지만 따로 시간과 장소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꾸준히 하기 힘들어합니다. 하지만 <탁상용 스트레칭북>은 책상 위든 어디나 세워두고 따라 할 수 있어서 너무나 좋습니다. 집에서, 혹은 사무실에서 식탁 위나 책상 위에 세워두고 몸이 뻐근하다 싶으면 언제든 이 책을 보면서 스트레칭할 수 있습니다. 단 30초만 스트레칭을 해주어도 몸의 근육이 풀리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모든 스트레칭 동작이 그림으로 그려져 있어 이해하기 쉽고, 스트레칭되는 부위가 색깔로 표시되어 있어서 좀 더 정확한 스트레칭을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 책을 참고해 매일 또는 일주일에 3~4회 각자 필요한 스트레칭 프로그램을 짜서 실행하면 효과는 극대화됩니다. 자신에게 필요한 부위 위주로 하루 5~10분 프로그램을 짜거나, 직접 스트레칭 프로그램을 짜기 어렵다면 3부 테마별 스트레칭 프로그램을 참고하면 좋습니다. 어깨 결림, 요통, 생리통 완화와 부기, 피로, 불면증, 소화불량 등에 효과적인 60가지 스트레칭 동작과 19종의 스트레칭 프로그램이 담긴 <탁상용 스트레칭북>으로 오늘부터 통증과 이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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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코워커
프리다 맥파든 지음, 최주원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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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프리다 맥파든은 뇌 손상 전문의이자 아마존 1위, 'USA 투데이' 및 '퍼블리셔스 위클리' 베스트셀러 작가입니다. 저자의 소설은 아마존 편집자들이 선정한 올해의 책 중 하나로 선정되었고, 굿리즈 초이스 어워드 후보에 오르기도 했으며, 지금까지 3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주요 작품으로 "하우스메이드", "네버 라이", "더 티처" 등이 있습니다. 그럼, 저자의 신작 <더 코워커>를 보겠습니다.



영양 보충제 회사 '빅스드'에서 일하는 내털리 패럴은 9달 동안 옆자리에서 회계사로 일한 돈 쉬프가 회사에 나오지 않자 걱정이 됩니다. 그녀는 오전 8시 45분에 자신의 자리로 출근, 오전 10시 15분 화장실 이용, 오전 11시 45분 휴게실에서 점심 식사, 오후 2시 30분 화장실 이용, 오후 5시 정각 컴퓨터를 끄고 퇴근하며, 이를 어긴 적이 없습니다. 게다가 어제 오후에 돈이 내털리에게 아주 중요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지 묻는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내털리는 오후 내내 외근이었고, 사무실로 돌아왔을 때 돈은 이미 퇴근한 뒤로 보질 못했습니다. 돈은 거북이를 광적일 정도로 좋아하고 남들과 튀는 구석이 있어서 주변에 친한 사람들이 없습니다. 언젠가 그녀가 내털리에게 거북이 장식품을 선물로 준 적이 있는데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나버렸습니다. 그 이후로 다른 거북이 선물은 없었는데, 책상 위에 거북이 인형이 있습니다. 거북이 인형을 책상 위에 다시 내려놓는데, 손가락에 검붉은 뭔가가 묻어 있습니다. 약간 쇠 냄새 같은 게 나서 뭘까 생각하는데, 돈 자리에서 전화가 울립니다. 대신 전화받았다고 말하며 수화기를 들었는데, 고통에 찬 여자 목소리가 '도와주세요……' 내뱉고는 전화가 끊깁니다. 빅스드 도체스터 지점의 지점장인 세스 호프먼에게 돈의 결근 사실을 알려주었지만, 세스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합니다. 돈이 중요한 일이라며 2시에 미팅을 잡았다며 그땐 올 거라며 내털리를 안심시킵니다.

회사 최고의 영업사원인 내털리는 보스턴과 근교 지역의 비타민 및 건강 관련 매장을 방문 영업했고, 세스에게 돈이 2시에 미팅하러 왔는지 물어보자 오지 않았다는 답을 듣습니다. 돈답지 않는 행동에 이상함을 느낀 내털리는 돈 차가 수리 중일 때 그녀를 한번 데리러 간 곳을 떠올려 그녀의 집에 가 봅니다. 초인종을 눌렀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고, 뒷마당의 뒷문으로 들어갔습니다. 조리대 위에 올려진 와인 한 병과 붉은 액체가 조금 남아있는 와인 잔, 바닥에 깨진 와인 잔을 보고 뭔가 일이 벌어졌음을 직감합니다. 침입자가 있을 것 같아 조리대에 있는 칼을 하나 꺼냈고, 카펫에 있는 엄청난 양의 피를 보고 경찰에 신고합니다.

모두가 멀리하는 돈의 실종, 모두가 사랑한 내털리에게 향한 의심,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지, <더 코워커>에서 확인하세요.




현재 내털리 패럴의 이야기와 과거 돈 쉬프가 친구 미아 호지에게 보내는 이메일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전개됩니다. 회사 최고의 영업사원이며 스타일 좋은 미인에다가 누구나 호감을 주는 내털리와 거북이를 광적으로 좋아하고 한 가지 색깔로 된 음식을 먹는 등 남들과 다른 행동을 하는 돈 쉬프. 극과 극으로 다른 두 여자는 몇 달 동안 회사 옆자리에서 지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시간을 정확히 지키는 돈이 회사에 나오지 않고, 그녀의 집에선 엄청난 양의 피가 발견됩니다. 단순한 실종이 아닌 듯한 현장에 산토로 형사는 사건 현장을 발견한 내털리에게 전날 알리바이를 묻습니다. 그녀는 남자친구 케일럽 맥컬로프와 밤새 함께 있었다고 말했지만, 사실 저녁에 그는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형사가 자신을 의심하는 기색에 그렇게 말했고, 케일럽에게도 그리 말해달라 부탁합니다. 돈의 컴퓨터를 수거해 조사한 경찰은 돈이 친구에게 보낸 메일 내용을 통해 회계사 돈이 일하면서 금액이 맞지 않는 사실과 내털리가 돈을 왕따시키며 괴롭힌 사실을 알아냅니다. 내털리에 대한 의심은 점점 짙어지고,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주위 사람들도 그녀를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책 제목인 '코워커(coworker)'는 같이 일하는 사람 또는 협력자를 뜻합니다. 처음엔 직장동료라서 이런 제목을 붙였나 했지만, 책을 끝까지 읽으면 진정한 의미에서의 코워커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동료들과 문제없이 잘 지내고 있다 믿고 있었던 내털리는, 사건이 벌어지자 직장 내 따돌림 가해자라며 수군거리는 이중적인 그들의 모습에 배신감을 느낍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누가 누명을 씌운 건가 싶다가도, 자신의 알리바이를 위해 남자친구에게 거짓말을 하라고 부탁하거나, 칼에 지문이 발견되었다는 경찰의 말에 몇 개 만져봤던 것 같다며 말을 바꾸는 모습에 내털리가 범인인가 싶은 생각이 들게 됩니다. 이렇게 끊임없이 바뀌는 의심과 한정된 공간인 사무실과 제한된 인물 사이에서 2부에 밝혀지는 진실은 반전을 선사합니다. 하지만 2부가 끝이 아닙니다. 에필로그에서 다시 한번 반전을 선사하는 작가는 끝이라고 생각했던 독자의 허를 찌릅니다. 세상에 믿을 사람 한 명 없다지만 정말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이야기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장면들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저자의 다음 작품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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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리의 뼈 로컬은 재미있다
조영주 지음 / 빚은책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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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경기도 평택에 사는 저자는 사는 곳, 가는 곳,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모아 글로 씁니다. 세계문학상, KBS김승옥문학상 신인상,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 등을 수상했으며, 다양한 출간 도서가 한 도시 한 책 등에 선정 및 추천되었습니다. 2011년 장편소설 "홈즈가 보낸 펴지"를 시작으로 "붉은 소파", "혐오자살", "반전은 없다" 등 형사 김나영 3부작을 집필하였으며, 2024년부터는 "크로노토피아", "은달이 뜨던 밤, 죽기로 했다", <쌈리의 뼈>로 시간을 테마로 한 3부작을 적었습니다. 2020년부터 청소년 소설도 쓰고 있습니다. 그럼, 저자가 쓴 <쌈리의 뼈>를 보겠습니다.



2019년 대학교에 입학한 윤해환은 2001년 150만 부 팔린 '굴'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 엄마 윤명자와 함께 삽니다. 입학을 축하한 자리에서 엄마는 치매라 말했고, 코로나와 함께 급속도로 나빠졌습니다. 엄마는 사람을 만나야 소설이 써지는데, 코로나 때문에 이 일이 불가능해졌습니다. 엄마가 한 말을 또 하고, 또 하더니, 딸이 없다고 하며 난동을 부립니다. 입주 요양보호사를 고용했으나 엄마의 비말 공격에 그만두고, 해환은 휴학을 하고 엄마를 돌봤으나 무기력해졌고, 가끔 기억을 잃기도 했습니다. 정신을 잃었다 차리면 해환의 손에는 뭔가가 들려 있었고, 엄마의 몸에는 멍이 들어 있습니다. 엄마를 때려서 미안하다며 울었으나 엄마는 내 딸을 데려오라고 욕설을 퍼붓습니다. 2021년 4월 엄마의 첫 작품부터 출간한 아저씨가 평택 집에 가서 지내라고 권유합니다. 해환의 외할아버지가 지은 수북강녕이란 주택에서 바로 거주하긴 무리여서 근처 최신식 아파트로 이사했습니다. 엄마는 평택으로 와서 딴 사람이 되었습니다. 수북강녕에 가면 텃밭을 일구고 집 안 청소를 했고 자신이 쓰던 소설을 해환에게 도와달라고 합니다.

엄마가 쓰던 소설 제목은 '쌈리의 뼈'로 평택의 집창촌 지명입니다. 엄마의 원고는 치매에 걸린 작가 나의 이야기가 펼쳐졌으나, 30장이 지난 후부터는 완전히 다른 자아인 나가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이때부터는 생각나는 대로 쓴 문장투성이에 되풀이되는 문장도 많았습니다. 엄마가 쓰던 소설에 나오는 해바라기 집에서 실제 유골이 발견됐다는 뉴스가 보도됩니다. 유골은 갓난아이 한 구이며 지하실에서 발견됐습니다. 근처 분홍색 간판 붙은 집에 가서 물어보라는 경찰 말에 주인인 노신사와 업소녀 미니와 이야기합니다. 미니가 물려받은 이름이란 걸 알게 된 해환은 쌈리를 걸으며 머릿속으로 줄거리를 정리했습니다. 그러다 블랑크 헤어를 마주칩니다. 처음 평택에 온 겨울, 치매에 걸린 엄마는 붕어빵을 계속 먹고 싶다고 했고, 해환은 시장에서 붕어빵 가게를 찾았으나 줄이 길어 포기하고 좀 더 돌아다니다가 블랑크 헤어 앞 붕어빵 포장마차를 발견했습니다. 그렇게 3년을 다녔는데도 이곳이 쌈리에서 가깝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붕어빵 할머니에게 대화를 건넸으나, 엄마의 치매 초기 증상과 비슷함을 느낀 해환은 미용실 주인에게 이를 말합니다.

평택에 이사 와서 이제 좀 나아지나 싶었는데, 해환의 주변에서 의문의 죽음이 일어납니다. 엄마가 쓴 소설과 실제는 어떤 연관이 있을지, 더 자세한 이야기는 <쌈리의 뼈>에서 확인하세요.




베스트셀러 소설가 윤명자는 과거 평택역 인근 집창촌 쌈리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쓰던 중 치매를 얻고, 그 원고를 이어서 써달라고 딸 해환에게 부탁합니다. 해환은 엄마가 쓴 원고와 메모, 낙서를 읽으며 소설을 조금씩 쓰던 중에 출판사 사장에게서 소설의 배경이 된 쌈리에서 사람의 뼈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해환은 쌈리에 방문해 소설에 등장한 장소와 사람을 만나 영감을 얻습니다. 소설이 진전될수록 해환은 꿈과 현실이 혼동되기 시작하고 그녀 주변에서 의문의 사고도 일어납니다. 엄마가 살인을 저지르는 모습이 보이고, 그만큼 엄마가 의심스러운 해환입니다.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기억하면 사실인지, 사실이면 기억되는지가 혼란스러웠습니다. 특히 이야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윤명자가 치매환자라서 진실에 다가가기는 요원해 보입니다. 이 이야기는 어떻게 끝날지, 과연 진범은 누구인지 궁금한 가운데, 반전에 반전을 보여줍니다.

갓 생성된 기억은 쉽게 영향을 받고 편집될 수 있습니다. 상상, 의견, 추측이 개입되면서 없던 것이 들어가기도 하고 있던 것이 빠지기도 합니다. 또한 한번 저장된 기억이라도 얼마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너무 오래 방치된 기억은 변질되거나 소실되기도 하고 기억을 인출할 때마다 일부 기억이 재구성되거나 왜곡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인간의 기억이라는 게 얼마나 불확실한 것인지를 느끼게 해주는 <쌈리의 뼈>는 간병이라는 주제도 다루고 있습니다. 긴 병에 효자 없다란 옛말처럼 가족의 병간호를 하다 현실이 힘들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기사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가족 돌봄에 자신을 잃는 소설 속 이야기가 언제까지 남의 이야기라 치부할 수 없기에 더욱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우리나라의 실제 지역을 배경으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펼쳐내는 '빚은책들'의 '로컬은 재미있다' 시리즈의 다음 책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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