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까지 비밀이야
안세화 지음 / 한끼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에서 영화 시나리오를 전공한 저자는 2016년 '한라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클레의 천사"로 당선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장편소설 "마땅한 살인", "남매의 탄생", "스타더스트 패밀리", "너의 여름에 내가 닿을게"를 출간했고, 다수의 웹드라마를 집필했습니다. 그럼, 저자가 쓴 <무덤까지 비밀이야>를 보겠습니다.



35살 동물 병원 원장 서주원은 오래 살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언젠가 노인이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중학교 동창 고상혁과 신태일과 등산하다가 조난당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거기에 산속을 헤매던 중 우연히 만난 또 다른 조난자 백산과 함께 말입니다. 물병의 마지막 물이 떨어지며 곧 죽을 거라 예감하자 무모한 용기가 생겨 솔직해지기로 결심하고 아내 민정이가 보면 안 되는 사진을 없애기 위해 핸드폰을 버렸다고 고백합니다. 주원의 동물 병원이 있는 빌딩에 첫사랑 효진이 약국을 개업해서 15년 만에 만났습니다. 자연스레 몇 번 점심을 먹었고, 어쩌다 단둘이 영화관에 갔다가 셀카 한 장을 찍었답니다. 국가대표 수영선수 자격으로 13년 전 금메달을 따고 선배가 운영하는 수영장에서 꿈나무들을 육성 중인 태일은 어느 자리에서건 술잔을 입에 대지 않고 자기 관리를 하는 친구인데 소주를 좋아한다고 고백합니다. 탄탄한 직장을 가진 상혁은 가끔 도박을 한다고 고백합니다. 주원은 백산에게 털어놓을 거 없냐고 물었고, 백산은 그냥 해보고 싶어서 세 번 사람을 죽인 적이 있다고 고백합니다. 백산의 표정과 말투와 분위기에는 그의 말을 부인할 수 없게 만드는 설명하기 어려운 힘이 깃들어 있어 단박에 믿어졌습니다.

구조견의 탐색으로 이들은 구조되었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건강관리에 철저한 상혁과 타고난 건강 체질인 태일은 병원에 도착하자 빠른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태일은 정신이 들기 무섭게 112에 전화해 연쇄살인마를 잡아가라고 난동을 부렸고, 상혁은 녹음기를 켜놓은 상태로 무리하게 자백을 유도했습니다. 그러나 전부 거짓말이라며 부인한 백산에 의해 실패했습니다.

이들 주변을 맴도는 백산에게 이대로 당할 수 없다며 세 명은 대책을 논의합니다. 앞으로 이들은 어떻게 될지, 자세한 이야기는 <무덤까지 비밀이야>에서 확인하세요.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우린 늙어서 죽는다는 생각은 하지만, 불의의 사고로 죽는다는 생각은 안 하고 삽니다. <무덤까지 비밀이야>의 주인공 주원도 그랬습니다. 중학교 동창들과 등산하다 조난당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겁니다. 이렇게 죽음이 눈앞에 다가오자 어떤 이야기가 오가든 이밖으로 새어 나갈 일은 없을 거라는 생각에 비밀을 털어놓습니다. 유부남으로서 처신을 잘못하고, 주변인들을 기만하고, 불건전한 취미를 일삼은 주원, 태일, 상혁의 비밀에 비해 사람을 죽인 적 있다는 백산의 비밀은 엄청납니다. 비밀을 공유하고 곧 죽을 거라 생각했지만 가까스로 구조가 되었고, 백산의 비밀을 알게 된 이들은 두려움에 점점 피폐해집니다. 비밀을 누설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보여주지만, 백산은 '세 사람이 아는 비밀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는 아라비아 속담을 인용합니다. 자신의 목숨이 위협받고 있다는 생각에 자꾸만 극단으로 치닫는 세 사람, 이들은 그릇된 욕망에 이끌려 계속 나쁜 선택을 하게 됩니다. 몰라서 그런 것도, 실수로 그런 것도, 어쩔 수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잘못하고 있는 줄 뻔히 알면서 잘못했고, 자신들의 행동을 나쁘다고 여기지 않고 합리화했습니다. 백산 같은 살인마는 주변에 드물어도, 주원, 태일, 상혁 같은 나쁜 사람은 많을 것입니다. 어쩌다 한 두 번 정도를 넘다 보면 죄책감 없이 나쁜 짓을 하는 자신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매일 매 순간 무언가를 선택할 때,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는 선택을 내려야겠습니다.


뭘 원할지는 선택할 수 없었어도,

뭘 할지는 선택할 수 있었잖아.

언제까지나.

p. 19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 2025 제19회 나비클럽 소설선
박건우 외 지음 / 나비클럽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5년 올해는 다른 작품에서 이름을 들었던 작가들의 단편들이 수상해서 더욱 좋았습니다. 2026년엔 어떤 작품들이 황금펜상을 수상할지 기대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 2025 제19회 나비클럽 소설선
박건우 외 지음 / 나비클럽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1985년에 제정된 한국추리문학상은 그해 한국 추리문학을 결산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해 왔으며, 성장을 견인하는 중심축이 되어왔습니다. 특히 2007년부터 신설된 '황금펜상'은 작가적 역량과 완성도를 보여준 단편들을 선정하여 수상작과 우수작을 뽑았습니다. 그럼, <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 2025 제19회>를 보겠습니다.



첫 번째 작품이자 수상작인 '교수대 위의 까마귀'는 미술관을 배경으로 한 본격 미스터리입니다. 외부의 출입이 없는 미술관에서 나머지 인원이 영상을 보는 시간에 피해자가 죽습니다. 범인이 어떤 수법으로 살인을 했을지를 밝혀내는 설비기사와 형사 콤비가 소설의 흥미를 돋웁니다.

여섯 번째 작품은 '1300℃의 밀실'로 도예 공방에서 벌어진 밀실 미스터리입니다. 범인이 어떻게 밀실이 된 가마에서 피해자를 죽였는지를 밝혀내는 소설가의 추리가 반전될수록 재미있습니다.

나머지 단편들의 내용은, <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 2025 제19회>에서 확인하세요.




미국에는 '에드거상', 영국에는 '대거상'이 있다면, 한국에는 '한국추리문학상'이 있습니다. 2007년도에 단편 부문인 '황금펜상'을 신설해 추리소설적 완성, 최고의 단편을 찾고 있는데요, 2025년 올해는 다른 작품에서 이름을 들었던 작가들의 단편들이 수상해서 더욱 좋았습니다. 전시회 개장을 앞두고 미술관 설비 점검을 하다가 아티스트의 제자가 죽으며 시작된 본격 미스터리 '교수대 위의 까마귀', 15년 만에 찾은 아버지의 수제 맥주 펍에서 벌어진 옛날의 사건을 파헤치는 '서핑 더 비어', 아카데미 작품상을 꿈꾸는 감독의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폭염', 용의자인 남편을 심문하면서 진실이 드러나는 '부부의 정원', 시골 마을에서 벌어지는 연쇄 사건을 소녀 탐정과 순경이 풀어나가는 '길고 길로 가다가', 도예 공방에서 일어난 밀실 살인사건을 소설가가 푸는 '1300℃의 밀실'까지 총 5편의 수상작이 <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 2025 제19회>에 실려 있습니다. 심사평에 의하면 올해는 다소 이례적이라고 할 만큼 본격 미스터리의 본심 진출작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만큼 본격 미스터리에 대한 작가들의 시도가 많이 늘었음을 반증하는 결과이며, 한국 미스터리에서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는 이야기입니다.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선 반가운 일입니다. 2026년엔 어떤 작품들이 황금펜상을 수상할지 기대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픽셀로 그린 심장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22
이열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출신인 저자는 재학 시절부터 이야기에 이끌려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국내 최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회사와 콘텐츠 제작사에서 M&A와 경영기획을 담당하며, 사람과 관계의 미묘한 결을 오래 관찰해 왔습니다. 일상과 상상 사이에서 발견한 작은 균열이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되었답니다. 그럼, 저자가 쓴 <픽셀로 그린 심장>을 보겠습니다.



'Layer 1'의 두 번째 이야기는 화염술사 겐지가 등장합니다. 아버지는 돈을 걷으러 다니는 팀의 팀장이었고, 겐지를 수시로 팼고, 12살에 일터에 데려가 더러운 일을 시켰습니다. 회사에서 마크란 남자를 뒤쫓고 있는데 그가 아버지를 응징하며 겐지에게 이곳에서 빠져나와서 더 나은 사람이 되라고 합니다. 세월이 지나 아버지를 이긴 겐지는 이제 켄지가 됩니다.

'Layer 2'의 세 번째 이야기는 강철술사 지수와 화염술사 켄지가 등장합니다. 정부에서 이능력 전투 부대를 양성하는 곳을 만들어 우수자는 전장으로 보내고, 낙오한 훈련병들은 실험체로 쓰입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지수와 켄지는 능력자들을 풀어줍니다.

'Layer 3'의 첫 번째 이야기는 외계에서 침공한 괴생명체가 세상을 무너뜨리면서 시작합니다. 세상은 폐허가 되었고, 생존자들은 무리 지었습니다. 이능력자는 특기를 활용해 위협으로부터 공동체를 지켰고, 평범한 사람들은 거처를 관리하고 부상자들을 돌봤습니다. 하지만 이능력자들이 자신들의 기여를 강조하며 점점 더 많은 권리를 요구했습니다. 부당한 대우를 받았지만 일반인들은 참았습니다. 그런데 괴생명체가 원인불명으로 엄청 약해졌고, 이로 인해 공동체의 분열은 가속화됩니다.

나머지 이야기의 자세한 내용은 <픽셀로 그린 심장>에서 확인하세요.




<픽셀로 그린 심장>은 1부, 혹은 1장으로 이야기가 나뉘는 게 아니라, 'Layer'로 구분된 14편의 이야기가 들어 있습니다. 책 마지막의 '연대기'를 통해 근미래 상황을 알 수 있고, 각 Layer의 시작 부분의 기사 혹은 학술지, 블로그 글을 통해서도 배경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2030년대에 일반인과는 다른 이능력자들이 이유 없이 등장하는데, 처음엔 아주 소수였지만 이능력자들의 인구가 조금씩 많아지고 그로 인해 사고가 생기며 정부는 이능력자 등록제를 시행했고, 2050년대에 그들을 통제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억압받던 이능력자들은 2059년에 지구를 침공한 외계 생명체와 싸우면서 권력을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원인불명으로 외계 생명체는 약해졌고, 결국 일반인과 초능력자들은 서로를 견제합니다. 결국 세월이 지나 2060년대에 대통합이 되었고, 2070년대엔 초능력자들의 영향력이 커지며 자신들을 프라임이라 지칭합니다. 이후에 프라임을 위시한 신계급제가 완성되는데요, 신계급제 사회에서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그리며 이야기는 끝납니다.

물에 담긴 모양은 다를지언정 그 안에 담긴 물은 같습니다. 이야기를 읽으며 지주와 소작농, 자본가와 노동자 등 이름은 다르지만 권력의 모습은 같은, 계급이 연상됩니다. 현대사회도 계급은 없지만 자본의 많고 적고를 통해 느껴지는 계급이 있습니다. 이런 계급제도 하에서 부당함을 느낀 사람들이 체제를 반발하고 새로운 사회를 만들듯이 미래 사람들도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애씁니다. 그래서 역사는 중요합니다. 역사를 통해 사람을 알고 역경에 대처하는 법을 배우면 세상이 무너져도 세상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평범한 사람은 없어요.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별을 품고 있거든요.

같은 책을 읽어도 각자의 해석이 다르잖아요.

그게……, 소중한 겁니다.

모두가 서로 다른 세계와 이야기를 갖고 있기 때문이에요.

p. 319~32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노우맨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7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뽀야맘 책장에서 읽고 쓴 후기입니다.



노르웨이의 국민 작가이자 뮤지션, 저널리스트, 그리고 경제학자인 저자는 1960년 소설의 주된 무대가 되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태어났고 그곳에 살고 있습니다. 노르웨이 비즈니스스쿨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이때 친구들과 밴드를 결성했습니다. 졸업 이후에는 증권 중개업을 하면서 저널리스트 활동에 밴드 활동까지 이어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멤버들에게 활동 중단을 선언한 후 오스트레일리아로 떠났고, 반년 후, 첫 작품 "박쥐"와 함께 돌아왔습니다. 바로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의 시작입니다. 이 작품으로 페터 회, 스티그 라르손, 헤닝 만켈 등 쟁쟁한 작가들이 거쳐 간 북유럽 최고의 문학상 '유리열쇠상'을 거머쥐었습니다. 시리즈의 7번째 책, <스노우맨>을 보겠습니다.



첫눈이 내리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집 안을 보는 방향으로 만들어진 눈사람의 존재에 아이는 두려움을 느끼고, 그날 밤 아이의 엄마는 사라집니다. 수사에 투입된 형사 해리는 지난 11년 동안의 데이터를 모아 실종된 여자들의 존재를 확인하고, 정체불명의 '스노우맨'이 보낸 편지가 그에게 도착합니다. 편지에는 곧 첫눈이 내리고 그가 다시 나타나는데, 눈사람이 사라질 때 그는 누군가를 데려갈 것이라며, 누가 눈사람을 만들었는지, 누가 무리(Murri)를 낳았는지 생각해 보라는 내용입니다. 사라진 여자들, 사건 현장을 바라보듯 세워진 눈사람. 해리는 그 사이에 연결고리가 있음을 직감하고 새로 온 여형사 카트리네와 함께 사건을 수사합니다. 누가 범인인지, 자세한 이야기는 <스노우맨>에서 확인하세요.




그전부터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고 다짐만 하다가 드디어 읽게 된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첫 번째 책부터 읽고 싶었지만, 집에 있는 책 중에서 제목이 끌려서 <스노우맨>부터 읽게 되었습니다. 해리 홀레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활동하는 형사로 190cm가 넘는 키에 민첩하고 깡마른 몸을 가졌습니다. 수사에 있어서는 천재적이지만 권위주의 따위는 가볍게 무시해버리는 반항적 언행으로 상관들의 골칫거리가 되는 반장인데요, 그래서 더 인간미가 느껴져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알코올 중독자로 표현된 그의 모습을 보며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놓을 수가 없는데요, 그런 와중에서도 이상한 무언가를 포착하고 그것을 되뇌며 결국 범인을 알아채는 능력을 보입니다. 상관들이 똘아이나 꼴통으로 말하지만 그를 내칠 수가 없는 건 범죄를 알아보고, 범인을 잡는 실력 때문입니다. 범인을 잡기 위해선 범인처럼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던데, 그는 악과 싸우다 악에 물든, 그래서 범죄 쪽으로 넘어가지 않을까 걱정되지만, 그래도 마지막 선은 지킬 줄 아는 반영웅 캐릭터입니다. 이런 매력 때문에 영화로도 만들어졌고, 천만 독자가 읽는 베스트셀러가 되었을 것입니다. 북유럽 소설의 매력을 더없이 뽐내는, 600쪽이 넘지만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 그래서 시리즈 전체를 읽고 싶게 만드는 작가의 필력에 감탄하며 시리즈의 첫 권부터 어서 읽어야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