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냥과 버섯구름 - 우리가 몰랐던 일상의 세계사
오애리.구정은 지음 / 학고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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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 기자로 국제부와 문화부 등에서 오랫동안 일한 뒤 국제사회에서 벌어지는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의 역사적인 맥락을 전하고 인문사회적인 이해를 높이는 데 노력하고 있는 오애리 작가, 분쟁과 테러, 재해에 대한 국제 기사를 많이 쓴 신문기자로 평화와 인권과 환경과 평등에 대한 글을 쓰고 싶다는 구정은 작가가 함께 쓴 <성냥과 버섯구름>을 보겠습니다.



여성의 몸에 자유를 더해준 생리대의 역사를 아시나요. 전통적으로 여성들은 쓸모 없어진 천을 잘라 접어서 생리대로 썼습니다. 한 번 쓰고 버리는 생리대를 생각해낸 사람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인 벤저민 프랭클린입니다. 그가 전쟁터에서 군인들의 출혈을 막기 위해 일회용 패드를 고안했는데, 이것이 1888년 영국에서 상품화돼 사우스올스 패드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었고, 미국에서 존슨 앤드 존슨사에서 리스터스 타월이라는 비슷한 상품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초창기의 생리대는 값이 비쌌고, 부끄러운 일이라는 인식으로 터놓고 살 수가 없었습니다. 1956년 미국 여성 메리 커너가 방수재가 든 생리대의 특허를 신청했으나 흑인이라는 이유로 거부당했습니다. 그럼에도 방수재를 넣은 생리대는 널리 퍼져나갔고, 접착 띠가 붙은 상품이 1980년대에 나왔습니다. 이제 생리대의 날개가 탄생했고, 젤 흡수제를 넣어 흡수 기능도 획기적으로 높였습니다. 1980년대 이후 세계 대부분 지역에 생리대가 퍼졌지만 저개발국의 빈곤층에게 생리대는 너무 비싼 사치품입니다. 국제 구호기구 월드비전은 2015년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이름으로 저개발국 여학생들에게 생리대를 후원하는 사업을 벌였습니다. 월드비전에 따르면 위생용품이 없어 학교에 결석하는 여학생이 세계에 6억 명이 되었습니다. 인도의 아루나찰람 무루가난탐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판 중인 생리대의 1/3의 가격으로 생산할 수 있는 저가 생리대 기계를 만들어 인도 곳곳에 보급했습니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생리대 면세 운동이 벌어졌고, 생리대 속 화학물질의 안전성도 부각되었습니다.


무루로아는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의 환초입니다. 프랑스가 환초와 주변 섬들을 자기네 땅으로 만든 뒤 1996년까지 핵실험을 했습니다. 무루로아와 그 옆 팡가타우파 환초 등에서 실시한 핵폭발은 193회에 이릅니다. 폴리네시아 사람들은 물론 타히티 등 태평양 섬 사람들은 지금도 핵실험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2021년 3월 9일 프랑스 학자들과 독립 언론,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등은 프랑스군이 기밀 해제한 문서 2000여 건과 현지 주민들의 증언, 학자들의 추산 등을 종합하는 2년여의 작업을 통해 피해 상황을 파악한 '무루로아 파일'을 인터넷에 공개했습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고, 그 일대에 거주하던 이들 거의 모두가 피해를 받았습니다. 폴리네시아 출신으로 프랑스 정부에 피해를 보상받은 사람은 지금까지 겨우 63명에 그쳤습니다. 그 외에도 미국과 중국 등에서 핵실험을 했으나 특히 중국은 1980년대 이후로는 핵실험을 한 적이 없다며 부인하고 있습니다.


가난한 나라에서 커피는 돈 되는 작물이지만, 그 소득은 대체로 대형 식품 회사나 대지주에게 가기 마련입니다. 자작농보다는 대규모 플랜테이션 농장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런 농장들은 전에는 노예를 동원했고, 지금은 저임금 노동자를 씁니다. 이 때문에 커피 같은 작물은 제국주의적인 식물로 여겨지거나 착취형 작물이라는 비난을 받곤 하고, 공정 무역 커피가 나온 것도 그런 배경입니다. 하지만 함정을 피해 간 나라도 있습니다. 중미의 코스타리카가 그렇습니다. 인간의 모든 행동은 어쩔 수 없이 환경을 파괴하기 마련입니다. 커피로 인한 환경 문제를 걱정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커피나무는 원래 그늘진 숲에서 자라지만 산업이 커지면서 땡볕에 재배하는 곳이 많아졌습니다. 그늘 재배에 비해 수확량이 많게는 다섯 배까지 늘어나지만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준다고 환경 단체들은 지적합니다. 또 커피 재배에는 물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갑니다. 커피 한 잔을 마시기까지 들어가는 물이 무려 140리터에 이른다는 조사가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가뭄이 잦아지는 지역이 늘어나는데 특히 아라비카 원두를 재배하는 나라들이 가뭄 피해가 큽니다. 가장 큰 이유는 기후변화지만 커피 생산 자체가 물을 많이 빨아들이기 때문에 악순환이 심해집니다. 이제 농민의 권익뿐 아니라 환경 피해를 줄이는 지속 가능한 커피 생산도 화두가 됩니다. 커피 한 잔을 마시더라도 지구 환경을 생각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국제 뉴스를 접하다 보면 거리감을 느끼기 쉽습니다. 아무래도 남의 나라 이야기라는 느낌 때문이죠. 이런 뉴스들을 보고 듣고 읽으면서 '나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새겨들어야 할, 기억해야 할 뉴스와 목소리가 있습니다. 평화, 여성, 인권, 소수민족과 원주민 문제, 환경 문제 등에서 목소리를 내온 이들입니다. 세상은 이런 사람들이 만들어갑니다. 우리 주변의 물건들, 뉴스에서 스쳐 지나가는 장소들, 나와 상관없이 보이는 사건들 속에 그런 역사가 있고 사람들이 있습니다. <성냥과 버섯구름>은 이런 역사와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여다봅니다. 우리가 먹고 마시고 쓰는 것들, 뉴스에서 한 번 듣고 스쳐 지나가는 장소들, 흥미로운 화제 정도로 생각했던 사건 속에 숨겨진 의미와 역사를 되짚어보는 책이며, 우리 주변 일상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세상과 나를 이어주는 일상의 세계사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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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을 뽀개는 면접 레볼루션
김단 지음 / 원앤원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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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취업 컨설팅 전문 기업 '이커리어' 수석 컨설턴트를 역임한 저자는 좋은 면접이란 좋은 글에서 출발한다는 명제 아래 수많은 취업 준비생을 성공적으로 지도했습니다. 컨설팅 경험을 통해 얻은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취준생 면접준비, <취업을 뽀개는 면접 레볼루션>을 집필했습니다. 그럼 내용을 보겠습니다.



취업을 하기 위해선 서류를 통과하고 면접에 합격해야 합니다. 서류심사, 필기시험, 인적성검사, 논술시험 등은 사활을 걸고 준비하면서 면접 준비에는 소홀한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취업 준비생이 면접 준비를 게을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면접이 예측 불가능하고 변수가 많아 준비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면접이야말로 노력과 성과의 상관관계가 매우 높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면접관은 무엇이 외운 답변이고, 무엇이 면접장에서의 아이디어인지 구분하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면접장에서 질문과 답변 사이에 주어지는 3초의 시간은 A부터 Z까지 새로운 생각을 하는 시간이 아닌, 이미 준비된 말들의 조합과 배열에 대해 순간적인 판단을 내리는 시간입니다.


면접은 카페에서 아메리카노의 얼음이 다 녹을 때까지 편하게 떠드는 대화가 아닙니다. 시간은 제한되어 있고 경쟁자는 많습니다. 그만큼 말에 힘 있고 듣는 맛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유려한 답변도 중요하지만 가능하다면 말에 엣지를 한 스푼 정도 첨가하는 것이 좋습니다. 말에 엣지를 더하기 위해, 그중에서도 면접에 특화된 방법으로 개념재정의, 인용, 비유와 묘사, 역설 및 통념 반박의 방법을 설명하고, 예시로 보여주며, 사례를 실었습니다.


면접장에서 쏟아지는 수많은 질문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교집합이 많은 문장을 '답변 농축액'이라 하고, 이 책에서는 '자기소개, 성장 내러티브, 역량 어필, 비즈니스의 현재상, 비즈니스의 미래조감도'로 선별했습니다. 자기소개서는 면접을 여는 포문과 같습니다. 자기소개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게 되면 심리적 안정감이 생겨 이어지는 질문에도 편안한 마음으로 대처할 수 있습니다. 자기소개서의 핵심 키포인트는 '키워드 제시, 키워드에 대한 설명, 역량 포인트 제시, 인용, 기여 제시'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핵심 키포인트를 숙지하고 어떤 내용을 넣으면 되는지, 유의할 사항과 주의점을 자세히 알려줍니다. 나머지 답변 농축액의 핵심 키포인트도 함께 설명합니다.


이제 완성된 답변 농축액으로 어떻게 활용할지를 소개합니다. 더불어 수정과 퇴고를 거친 후 여러 번 실전처럼 연습하고, 책에 실린 마인드 셋까지 준비되었다면 면접 준비는 완성입니다.




'테드(TED)'에서 유명한 연사들의 말을 들을 수 있습니다. 영상의 참여자는 일반인보다 강연 경험이 많은 이들이 대부분인데, 이들 역시도 스스로를 혹사시키면서 연습을 한다고 합니다. 말하고자 하는 바를 효율적이며 안정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입니다. 소위 전문가라 불리는 이들도 이렇게 연습에 연습을 거쳐 강연에 나가거나 혹은 영상을 찍습니다. 합격을 원하는 취업 준비생은 면접 준비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나요. 테드의 연사와 비교하면 우리들의 강연 경험은 빈곤하고, 스크립트의 퀄리티는 떨어집니다. 그렇다면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그들보다 더 많이 노력하고 철저하게 연습해야만 합니다. 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싶다면 스터디 카페에서 몇 번 낭독하고, 족보라는 것을 돌려보는 데에 만족하지 말고 방법을 바꿔야 합니다. <취업을 뽀개는 면접 레볼루션>에서 알려주는 방법을 통해 면접 준비를 해서 합격에 한걸음 다가가길 바랍니다.




컬처300 으로부터 제품을 무상으로 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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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여름
김희진 지음 / 폭스코너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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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혀"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저자는 "고양이 호텔", "옷의 시간들", "양파의 습관", "두 방문객", "얼마나 이상하든"의 장편소설과 소설집 "욕조" 등을 썼습니다. 그럼 <다른 여름>을 보겠습니다.



한국인 부모 사이에 태어난 검은 피부의 장세오, 37살인 그는 백화점에서 명품 브랜드의 바지, 셔츠, 넥타이와 벨트, 구두와 여행용 가방을 샀습니다. 비밀번호로 열리는 트렁크에 무언가를 넣고 숫자 다이얼을 흩트린 뒤에 주머니에 핸드폰과 지갑, 먹다 남은 우울증 약을 버리고 두통약을 넣은 뒤 집을 나섰습니다. 놀이공원의 호랑이 탈을 쓰고 일하는 그는 5일간의 휴가를 받은 후 지하철을 탔습니다. 그의 엄마는 장세오에게 형과 누나처럼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며 죽기 전까지 결백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엄마가 죽고 난 후 19살 난 그를 남기고 가족들은 사라졌고 지금까지 연락이 없습니다. 지하철 종점에 다다르기 전 겨우겨우 용기를 쥐어짜내 사람들에게 자신과 하루 동안만 같이 있어주는 사람에게 트렁크와 이 안에 든 것을 몽땅 주겠다고 말합니다. 사람들은 이상하게 보고, 검둥이 새끼라며 수작 부리지 말라고 합니다. 지하철이 열려 그는 겨우 내렸고, 의자에 앉아 두통약을 먹으며 괜한 일을 계획했나 후회합니다. 그때 어떤 여자가 세오가 한 말이 맞냐며 물었고, 트렁크를 들고 가려고 합니다. 세오가 꽉 쥐고 안 주려고 버티자 여자는 도둑이라고 소리를 지릅니다. 난동 소리에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이런 상황이라면 그가 도둑으로 몰릴 수 있기에 세오는 트렁크를 들고 도망갑니다.


외국인 거리를 다니며 사람을 물색하다 공원 의자에 앉아 잠시 눈을 감는다는 게 잠이 들었습니다. 누군가 그를 부르는 소리에 눈을 떴고, 어떤 여자가 스페인어 할 줄 아냐며 물어봅니다. 그녀는 절박하고 간절하게 스페인어 번역만 할 줄 알아도 된다며 서툴러도 괜찮다고 다시 한번 물어봅니다. 그녀의 사정이 궁금한 세오는 무엇 때문에 그런지 물어봤고, 그녀는 사례는 꼭 할 거라며 다시 부탁합니다. 세오는 제발로 나타나 말까지 걸어준 그녀를 놓칠 수 없어 대학에서 배웠다며 오래돼서 잊어버렸다고 말합니다. 그녀 조소라는 도와만 준다면 며칠이 걸리든 상관없다고 답했고, 편지를 번역하면 된다고 합니다. 세오는 세 장에 걸친 장문의 편지를 보고 서한 사전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그녀는 곧바로 일어나 사러 갑니다. 다시 돌아온 그녀의 손엔 스타벅스 커피가 들려있었고, 근처 서점엔 사전이 없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편의점에서 일회용 밴드를 주고 붙이라며 한국말을 어떻게 잘하냐고 물어봅니다. 세오는 자신의 신상을 말했고 그녀는 믿습니다. 소라는 대가 없이 명품 트렁크를 가지기 미안하다며 자신의 편지를 번역해 줄 때까지 세오와 같이 있겠다고 합니다.


사전을 사 오겠다는 핑계로 공원을 나섰던 세오는 명문 사립대학교에 가서 서한 사전을 샀고, 문구점에 들려 연필과 지우개를 사고, 편지를 복사한 다음 캠퍼스를 돌아다니면서 학생들에게 서어서문학과인지 묻어보았습니다. 계속 허탕만 치다가 도서관에서 복사본 뒷면에 서어서문학과 학생을 찾는다는 글을 쓰면서 다시 돌아다녔습니다. 겨우 한 학생이 그 글씨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고 밖에서 잠시 얘기하겠다는 말에 그는 낯선 검둥이인 자신을 따라와 주었습니다. 편지 복사본을 주며 돈을 주겠으니 번역해달라고 부탁했고, 그 남학생은 시험기간이라 빨리는 못하고 2학년이라 더딜 거라 말합니다. 세오는 괜찮다며 핸드폰 번호를 알려주고 번역된 문장은 되는대로 문자메시지로 보내달라고 합니다. 공원에 다시 간 세오는 편지를 보낸 미겔과 그녀의 만남이 궁금해 물어보았습니다. 소라는 2년 전 산티아고 순례를 떠났고, 26일차 때 한국인 입양아인 미겔을 만났답니다. 하지만 미겔은 아기 때 입양되어 한국말은 전혀 못해서 둘은 짧은 영어와 몸짓으로 대화를 했고 함께 순례길을 동행했답니다. 소라는 미겔의 주소를 물었고 한국으로 돌아온 뒤 편지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그에게서 답장이 왔답니다.


세오의 트렁크 안에는 어떤 것이 있을지, 소라가 받은 답장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 <다른 여름>에서 확인하세요.




태어날 때부터 남과 확연히 피부색으로, 그것도 검정 피부색으로 어머니를 제외한 가족에게마저 외면을 받은 장세오. 그에게는 분명 아버지였고 형과 누나였지만 그들에게는 그는 아들도 동생도 아닌 그저 피와 피부색이 다른 이방인일 뿐입니다. 그들 입장에서 생각하면 아들이라고, 형제 남매라고 수군거리고 욕하는 말을 계속 들었을 테니 그의 존재가 싫겠지요. 어머니가 죽기 전까지 세오를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말했지만 마음 한편엔 의심이 있었습니다. 우연히 만난 조소라가 솔직한 어머니를 믿으라며, 거짓말도 진짜로 믿고 사는 세상인데, 진짜를 진짜로 안 믿으면 어떡하냐며 타박합니다. 피부색이 다른 세상에서 살면서 이유 없는 모욕과 폭력을 받고, 경계와 경멸과 천대를 당한 세오는 그를 믿어주는 소라의 말에 감격합니다. 타인의 친절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든 세상을 살아왔던 세오는 그녀라면 자신의 뜻을 따라주리라 생각했고 그렇게 그녀와의 여행은 시작됩니다. 소라는 마음이 따뜻했고, 그를 걱정했으며, 그를 대신해 화를 내고 슬퍼했습니다.


<다른 여름>을 읽으며 우리와 다른 모습과 행동을 지닌 사람들에게 어떻게 대했나 생각했습니다. 말로는 그러지 않아도 눈빛으로, 행동으로, 생각으로 그들을 테두리 밖으로 배제하지 않았나 떠올려보았습니다. 편견이 얼마나 사람의 생각과 행동, 말을 가두는 것이며, 편견으로 인한 차별을 당한 사람들에게 큰 상처가 되는지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글로벌한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편견과 차별에 갇힌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그녀는 까만 피부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상처를 볼 줄 아는 섬세함을 가졌다.

아무도 타인의 발뒤꿈치 따윈 보려 하지 않는 세상이었다." (p. 57)


"누구나 마찬가지예요. 그래도 전 후회하는 삶이 좋아요.

후회가 없으면 반성도 없을 거고, 반성이 없으면 달라질 내일도 없지 않겠어요?" (p. 107)


"의사를 제외하고 두통은 좀 어떠냐고 물어봐 준 사람은 그녀가 처음인 것 같아서였다.

자기가 누군가의 염려가 됐다는 사실, 그 감정이 한없이 낯설어서 그는 눈을 깜빡거리고 또 깜빡거렸다." (p. 165)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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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릿 트레인 - 영화 원작소설 무비 에디션
이사카 고타로 지음, 이영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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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하고 독특한 이야기로 독자들을 매혹하는 저자는 2000년 "오듀본의 기도"로 신촌미스터리클럽상을 수상하며 데뷔했습니다. 2002년 "러시 라이프"로 평단의 주목을 받았으며, 2003년 "중력 삐에로"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나오키상 후보에 처음으로 올랐습니다. 2004년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로 요시카와에이지 문학신인상을 수상하고, "사신 치바"로 단편 부문에서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했습니다. 2008년 "골든 슬럼버"로 야마모토 슈고로상과 서점대상을 수상하고 2009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를 차지했습니다. <불릿 트레인>의 원작 "마리아비틀"은 독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며 누적 판매 300만 부를 돌파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영국추리작가협회상 번역 부문 최종 후보작에 오르기도 했으며, 영화로 개봉되어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럼 내용을 보겠습니다.



기무라는 자신의 6살 난 아들이 백화점 옥상에서 떠밀려 정신을 잃은 채 병원에 입원 중입니다. 하지만 범인은 벌을 받지 않고 일상생활을 한다는 생각에 복수를 하기 위해 술을 끓고 범인이 탄다는 초고속열차 신칸센에 탑승합니다. 젊을 때 어두운 일을 했던 기무라는 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었던 권총을 챙겨 종이봉지 안에 넣어 범인에게 접근했습니다. 범인은 천진난만해 보이는 중학생으로 그의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믿을 수가 없어서 망설였고, 갑자기 불꽃이 튀어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눈을 떴을 때는 양쪽 손목과 발목이 묶인 채로 창가 자리에 앉혀 있었습니다. 기무라의 아들을 장난삼아 백화점 옥상에서 떨어뜨린 소년은 아저씨가 바보라며, 왜 이렇게 자신의 뜻대로 일이 잘 풀리는지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의뢰인 미네기시 요시오의 외아들을 밀감과 레몬이 쳐들어가 구해냈고, 몸값도 챙겨 신칸센에 탔습니다. 몸값은 트렁크에 들어 있는데 레몬이 무거워서 위의 선반에 놔둘 수 없었다며 열차 칸 사이에 있는 짐 보관소에 놔두었다고 합니다. 의뢰인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밀감은 기차를 탔다고 말했고, 그 사이에 트렁크를 확인한 레몬은 밀감에게 트렁크가 없다고 말합니다. 주변을 찾았지만 돈이 든 트렁크는 보이지 않고 다시 자리로 왔는데 의뢰인의 아들이 그 사이에 죽은 채로 있습니다.


무당벌레는 매번 의뢰받은 마리아의 지시대로 행동합니다. 이번에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간단해서 마리아는 금방 끝날 거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매번 생각지도 못한 불운이 생기는 무당벌레는 이번에도 무슨 일이 생길 거라고 말했지요. 하지만 마리아는 누군가의 여행 짐을 가로채서 다음 역에 내리면 되는 간단한 의뢰라고 안심시킵니다. 무당벌레는 도쿄 역 신칸센 기차를 탔고 자신의 자리에 앉아 전화가 오기를 기다립니다. 다음 역에 도착하기 5분 전 마리아는 트렁크가 있는 곳을 알려줬고 트렁크 주인이 있는 3호 차에서 떨어진 곳으로 하차하라고 합니다. 무당벌레는 문제없이 트렁크를 가져갔고 6호 차 문 앞에서 섰습니다. 그런데 예전부터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은 킬러 늑대가 신칸센을 타기 위해 서 있었고, 문이 열리면서 눈이 마주쳤습니다. 무당벌레는 황급히 내리려고 했지만 늑대는 무당벌레 나나오를 강제로 가로막고 차 안으로 올라탔습니다. 허점투성이 늑대를 간단히 제압해 목 꺾기 기술을 구사한 나나오는 차량이 흔들린 순간에 몸의 중심을 잡지 못해 늑대와 같이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늑대의 표정이 이상해 확인해 보니, 함께 넘어지면서 기술이 들어갔고 늑대는 목이 꺾어버렸습니다.


중학생 왕자는 10살 때 1명, 그 후 3년 안에 또다시 9명, 전부 합하면 10명의 사람을 죽였다고 기무라에게 털어놓습니다. 첫 번째는 빨간 신호등을 기다리기 귀찮아 왕자는 그냥 건넜고, 그를 따라서 신호등도 확인하지 않고 건너던 타인이 차에 치여 죽었습니다. 그것을 보고 왕자는 하는 방법만 주의하면 사람을 죽여도 벌을 받지 않는다는 것과 자신 때문에 사람이 죽어도 전혀 우울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때부터 사람을 죽이는 일에 흥미를 갖게 되었고,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일이나 목숨을 빼앗은 누군가의 반응 같은 것들에 흥미를 가졌습니다. 묶인 채로 있던 기무라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기무라의 아들이 입원해 있는 도쿄 병원 근처에 왕자의 지시를 수행하는 남자가 있다고 합니다. 자신과 연락이 안 되면 그 사람은 일을 시작한다고 협박하죠.


이제 5명의 킬러들의 기차 여행이 어떻게 진행될지, <불릿 트레인>에서 확인하세요.




어린 아들의 복수를 꿈꾸는 알코올 중독 전직 킬러 '기무라', 기무라의 원수이자 우등생 같은 얼굴 뒤에 악마 같은 마음을 숨긴 채 사람들을 조종하는 중학생 킬러 '왕자', 지하 세계의 거물로부터 납치된 아들을 구하고 몸값도 가져오라는 명령을 수행하는 어린이 프로그램인 기차 토머스를 좋아하는 '레몬'과 어울리지 않게 문학을 좋아하는 '밀감', 맡은 임무마다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는 불운의 청년 킬러 '무당벌레', 이들은 각각의 목적을 가지고 초고속 열차 신칸센을 탑니다. 복수하려다 도리어 붙잡혀 버리고, 임무에 실패해 버리고, 내려야 할 역에 내리지 못한 킬러들은 어쩔 수 없이 기차여행을 하게 됩니다. 장마다 등장인물 각각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그들의 배경, 그들이 처한 사정을 알게 되고, 숨은 킬러들 때문에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계속 벌어지면서 이야기는 더욱 박진감이 넘칩니다.


600쪽이 넘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할 틈도 없는 빠른 전개와 개성 있는 인물들 덕분에 읽기 시작하면 손에 놓을 수 없는 <불릿 트레인>입니다. 책 소개만 봤을 땐 킬러들의 좌충우돌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읽어보면 그 안에 생각해 볼 주제가 있습니다. 보통 자신의 가치관에 확고한 기준이나 자신감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특히 나이가 어리면 그 가치 기준은 늘 흔들리게 마련이고 주위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어떤 집단에서 가치를 결정할 수 있는 자라는 위치에 서게 되면 주위 사람들은 그 사람의 가치 기준에 신경을 쓰게 됩니다. 이 책에 등장한 '왕자'라는 인물은 인간이 마땅히 갖춰야 할 윤리관, 도덕, 감정의 대부분이 결여되어 있고, 사람의 심리를 이용해 일상을 뒤흔들고 파괴하는 것을 즐깁니다. 이런 사람을 보통 사이코패스라고 하지요. 왜 사람을 죽이면 안 되느냐는 왕자의 질문에 난 어떤 답을 할 수 있을지, 또 그런 행동을 보면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합니다.


세상에는 옳다고 여겨지는 것은 존재하지만, 그것이 정말로 옳은지 어떤지는 알 수 없어.

그러니까 '이것은 올바른 거다'라고 믿게 만드는 사람이 제일 센 거지. (p. 295)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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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리뷰툰 2 : SF편 - 유머와 드립이 난무하는 고전 리뷰툰 2
키두니스트 지음 / 북바이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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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유명한 고전 문학, 그중에서도 장르 문학 위주로 읽는 습관이 있다는 저자는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수십 권의 책을 만화로 리뷰했으며 누적 조회 수 100만 회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서울책보고 웹진의 '헌책보고 고전보고' 코너에서 정기적으로 고전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1편에 이어 <고전 리뷰툰 2: SF편>을 보겠습니다.



<고전 리뷰툰 2>의 첫 번째로 서평 할 고전은 바로 '프랑켄슈타인'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본 작품이지만, 명성에 비해 원작을 읽어본 사람은 많이 없습니다. 저자 메리 셸리는 18살의 나이에 1818년 출간했습니다. 작품 자체도 인기가 많았고, 20세기 들어서 영화화도 몇 번이나 되었으며, 최초의 SF 소설이자 매드 사이언티스트 문학의 시초로 평가받습니다. 광기 어린 과학자, 괴물을 만드는 과학자는 이전에는 없었고, 인간의 창조물로서 고뇌하는 생명체도 최초였습니다. 그전까지 무서운 괴물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는데, 얼마 전 원작을 읽으며 단순히 장르소설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인간과 다른 존재에 대한 편견, 즉 이방인의 고뇌와 절망을 처절하게 그려낸 작품이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나와 다르게 생겼다고 배척하는 인간의 모습이 낯설지 않게 느껴졌고, 지금도 이어져오는 것을 보며 아직까지 우리는 편견 속에서 갇혀 지내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이 작품을 '이토 준지'가 그린 만화와도 비교하고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모험을 향한 열정을 간직하라는 점도 알려줍니다.


'허버트 조지 웰스'의 SF 소설들은 미디어 매체에서 끊임없이 활용되고, 많은 현대인에게 즐거움과 깨달음을 주고 있습니다. 짧은 분량이지만 그 영향과 메시지는 바다처럼 넓은 소설이라고 합니다. '타임머신'은 시간 여행자가 8일간의 여행을 지인들에게 이야기합니다. 80만 년 후 미래로 간 시간 여행자는 미래의 인류는 어린이처럼 작고 문장은 두 단어로 되어 있으며, 농사도, 만들기도 할 줄 모르고 과일을 먹으며 지내는 것을 봅니다. 하는 일이라고는 연애하거나 춤추고 노는 것뿐입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위화감을 느끼고 숨겨진 진실을 찾습니다. 이미 몰락하고 비참해진 인류를 조명하고 만신창이가 된 주인공이 더, 더 미래로 가면서 마지막 태양과 지구의 몰락을 보고 옵니다. 하지만 시간 여행자는 절망해 쓰러지지 않고 다시 한번 타임머신의 조종간을 당깁니다. 책의 출간 100주년을 기념해 '타임십'이란 책을 '스티븐 벡스터'가 썼습니다. 이 책의 리뷰도 함께 실었습니다.


마지막 작품은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시리즈'입니다. 7권에 달하는 방대한 양이지만 촘촘한 전개와 개성 있는 캐릭터, 흥미진진한 전개, 그리고 각권 마지막에 있는 반전까지 너무나 재미있고 멋진 SF 소설입니다. 하지만 다른 작가에 비해 스타일이 낡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요, 작가는 '윌-E' 영화에서 나온 낡은 로봇이 무가치하게 느껴지냐고 물어봅니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낡음은 혼란한 이 시대에 필요하며, 거미줄처럼 흩어진 역사의 앞날에 가장 알맞은 방향을 찾고자 한 그의 고전적 지성이 꼭 필요하다고요.


이외에도 '해저 2만 리', '지구 속 여행', '잃어버린 세계', '투명인간',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유년기의 끝', '아이, 로봇'의 리뷰도 있습니다.




초등학생 때 도서관에서 발견한 '아이작 아시모프' 책을 접하고, 제대로 이해하진 못했지만 이야기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때부터 SF 소설을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로맨스 소설과 추리, 미스터리 소설에 심취해 SF 소설을 많이 못 읽어봤지만, 책에서 접한 '로봇 3원칙'이 여러 영화에 차용되면서 SF 영화는 계속 보았습니다. 요 근래 한국 작가의 SF 앤솔로지를 읽다가, <고전 리뷰툰 2 : SF편>을 읽게 되었습니다. 작가가 알려주는 줄거리와 느낀 점을 보니 책에 등장한 SF 고전들을 더욱 읽고 싶어집니다. 더불어 지면 관계상 빠진 작가를 저자 후기에서 언급하는데, 그분의 작품도 읽어야 할 목록에 넣었습니다. 수많은 독자를 고전의 매력에 빠지게 한 만화 서평집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책입니다. 읽어야 할 책이 늘어남이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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