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물 처리반이 조우한 스핀
사토 기와무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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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와 파괴, SF와 미스터리, 괴물이 얽힌 단편 이야기라니 색다른 조합에 궁금하고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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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스를 든 사냥꾼
최이도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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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경찰행정학을 전공한 저자는'교보문고 스토리 크리에이터' 과정에 참여하며 소설 쓰기를 시작했고, 언젠가 완성된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무대연출가가 되기를 꿈꾸고 있답니다. 그럼 출간 전 영상화가 확정된 <메스를 든 사냥꾼>을 보겠습니다.



서울과학수사연구소 법의관 7년 차인 서세현은 용천 경찰서 형사과 강력팀 정정현 경위가 맡긴 살인사건으로 만납니다. 농업용 비닐로 꼼꼼하게 밀봉된 사체는 대학교 정문 옆 샛길에 있는 깻잎 밭에서 발견되었고, 얼굴은 구더기로 심하게 손상되었습니다. 가슴 밑에서 시작해 배꼽까지 길게 개방성 손상은 누군가 갈라놓은 흔적이고, 장기를 적출해 다시 원래 자리에 실로 꿰맨 흔적이 있습니다. 세현은 지금보다 더 어리고 현명하던 때 비슷한 사체를 봤던 기억이 떠오르며 부검실을 뛰쳐나옵니다. 경찰대학 2년 선배 선우는 6개월 전 화제의 염산 테러 사건 해결에 큰 도움을 준 세현에 관한 정보를 정현에게 넘겨주며 현장 조사할 때 옆에 딱 붙어서 배우라고 알려주었습니다. 용천시로 간 세현은 선우의 말 그대로 현장을 둘러보며 증거를 찾는 데 도움이 될 말들을 정현에게 해줍니다. 


바래다준다는 정현의 호의를 거절하고, 세현은 현장 근처에 방을 구합니다. 법의관 1년 차부터 사건이 들어오면 해결하기 전까지 현장을 떠나지 않았고, 증거가 없을수록 밤을 새웠고, 부패가 심할수록 부검실에 붙어살아 능력을 인정받았습니다. 거기에 종종 시사 범죄 프로그램에 나가 인터뷰도 하고, 아주 가끔 학교에서 법의학 특강도 하면서 해결하기 힘든 사건들을 해결해 자신의 이름을 알렸습니다. 올가을 연구소 소장이 써주는 전근 추천서를 들고 본원으로 갈 예정인 세현에게 정현이 가져온 사체의 범인은 연쇄 살인자이자 친아버지 조균의 작품입니다. 애초에 출생신고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아버지를 죽인 후 이름과 생년월일을 바꾸고 새로운 삶을 살았는데, 조균과 자신의 관계가 들통나는 순간 이제까지 세현이 쌓아온 모든 수고는 물거품이 될 것입니다. 


정현은 용천시 미제 살인 사건을 검토해 볼 거라고 세현에게 말합니다. 사체를 훼손하는 방식이 잔혹해 그동안 범죄를 저지르지 못해 쌓인 분노를 표출한 것이라 생각했고, 외지인은 심리적으로 모르는 환경에서 사체 훼손이 심한 범행을 저지르기 힘들다고 판단해서입니다. 세현도 이를 돕겠다고 하고 맡은 부검을 계속 진행하며 용천시로 퇴근하던 중 방 근처 가로등 아래에서 변사체를 발견합니다. 정현과 세현은 동일범의 소행이라 판단했으나 경찰서 소장은 여론을 의식해 따로 수사하라고 지시합니다. 조균이 정한 범행의 원칙은 모든 것을 절대 반복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뒤처리가 깔끔하지 않다 보니 마지막 점검은 항상 꼼꼼한 세현의 몫이었지만 이제 조균의 곁에는 세현이 없습니다. 법의관으로 수사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운 세현은 정현의 도움이 필요했고, 정현이 찾아온 증거로 경찰보다 빨리 조균을 찾아 해치우려고 합니다.


21년 전 미제 사건의 범인을 뒷모습으로 만난 적이 있는 정현과 세현 중 누가 조균을 찾을지, <메스를 든 사냥꾼>에서 확인하세요.




열정이 넘치고 원칙주의자인 정정현 경위, 연쇄 살인마인 아버지의 뒤처리를 한 과거를 숨기고 산 법의관 서세현. 이 둘은 한 살인 사건으로 만났고, 그 살인사건의 범인은 죽은 줄로만 알았던 세현의 아버지 조균입니다. 세현은 이를 숨기고 다시 아버지를 죽이기 위해 그를 추적하면서 형사 정현을 이용하는데요, 솔직하고 애정이 넘치는 정현의 감정이 세현에게 거북할 정도로 깊게 파고듭니다. 정현이 과거의 토막 미제 사건을 계속 조사하고, 그러는 사이에 연쇄 살인은 계속됩니다. 끈질긴 정현의 수사에 세현은 조균의 정체가 탄로 날까 봐 그를 무능한 지방 경찰서 팀장으로 낙인찍어 공개적으로 날려버릴 계획을 세우고 실행합니다. 


보통 나쁜 놈들을 붙잡는 정의로운 주인공을 상상하며 장르소설을 읽습니다. 하지만 <메스를 든 사냥꾼>의 주인공인 세현은 연쇄 살인마를 아버지로 두었고, 아버지를 도와 시체를 처리했습니다. 어릴 적 일이고 옳고 그름을 몰라 그렇게 클 수 있지만, 성인이 되어 새로운 삶을 사는 세현이 다시 나타난 아버지를 살해할지, 아버지를 잡기 위해 남을 이용하고 버릴지, 이야기를 읽을수록 궁금했습니다. 역경에 빠져도 보란 듯이 기어 나와 일어서는 세현을 보며 박수를 보냈고, 또 다른 멋진 주인공의 모습에 쾌감마저 느꼈습니다. 그녀의 곁엔 따뜻한 마음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정현이 있고, 그런 마음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려운 사건을 멋지게 해결하는 세현과 정현의 모습이 담긴 속편을 기대해 봅니다.


첫 번째 피해자를 비롯한 모두가

어떠한 이유로든 사건의 관계자가 되어서는 안 됐다.

그들은 모두 비 오는 어둑한 거리를 걸어도 두려움에 떨지 않고

따뜻한 집으로 무사히 돌아가야 하는 사람들이었다.

p.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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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연극 킴 스톤 시리즈 4
앤절라 마슨즈 지음, 강동혁 옮김 / 품스토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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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의 권유로 단편소설 공모전에 참가했고 수상한 저자는 두 차례 자비 출판을 거쳐 북쿠튀르 출판사의 첫 범죄소설 작가로 데뷔했습니다. "너를 죽일 수밖에 없었어", "상처, 비디오, 사이코 게임" 등을 썼으며, 킴 스톤 시리즈를 연재 중입니다. 그럼, <킴 스톤 4 : 죽음의 연극>을 보겠습니다.



웨스트미들랜즈 경찰의 킴 스톤 경위는 팀원 브라이언트, 케빈, 스테이시와 함께 법의학 연구 시설인 웨스털리 농장에 갑니다. 상관 우디의 명령 때문이죠. 연구 시설 책임자이자 인간 생물학 교수 크리스 라이트, 곤충학자 캐서린 에번스, 소프트웨어 전문가 자말 모하마드가 함께 일하고 있으며 기증받은 시체를 대상으로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라이트 교수의 안내에 따라 둘러보던 중 킴은 파리의 행동에 이상함을 눈치채고 그곳에서 낯선 시체를 발견합니다. 시체는 여성으로 오른쪽 손목에 수갑의 흔적이 있고, 두개골은 망가져 있으며, 입속에 흙이 가득 들어 있습니다. 실종 신고 서류에서 시체의 신원이 저마이마 로임을 알아냈고, 그녀는 5년 전에 일로 두바이에 갔다가 집에 돌아온 지 한 달도 되지 않았습니다. 팀원과 수사를 하는데 라이트 교수로부터 웨스털리 농장에서 죽기 직전의 여자를 발견했다는 전화가 걸려옵니다. 현장에 도착한 킴은 살인자가 전의 시체와 마찬가지로 피해자의 입을 흙으로 가득 채우고 얼굴을 곤죽이 되도록 패 버리는 의식을 하던 중 경비원의 순찰 때문에 죽이지 못하고 도망갔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저마이마의 입에 들어갔던 흙을 분석한 결과 피해자가 아닌 피가 발견되었습니다. 이 말은 다른 누군가가 그 자리에서 살해당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킴이 한 지난번의 주요 수사에서 기자 트레이시는 눈엣가시였습니다. 그녀는 보도 통제가 이루어지고 있는데도 기사를 내겠다고 협박해 왔습니다. 껄끄러운 사이인 트레이시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1년 전 손가락이 잘린 채 저수지에서 발견된 신원 미상의 남자에 대한 기사를 쓰겠다고 합니다. 그 사건은 다른 경찰서 담당이었으나, 아직까지 살인범을 못 찾았고 신원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트레이시가 킴의 수사 버튼을 제대로 눌러버렸고, 킴은 손가락이 잘린 시체가 또 발견되었다는 소식에 현장으로 달려갑니다.

왜 하필 살인자는 웨스털리 농장에 시체들을 버렸는지, 손가락이 없는 시체들은 누구인지, 엄마를 좋아하는 어린아이의 정체는 누구인지, <킴 스톤 4 : 죽음의 연극>에서 확인하세요.




킴은 같은 감정을 느끼던 열세 살짜리 다른 아이를 떠올렸다.

손을 뻗어 네깁의 뺨을 가만히 어루만졌다.

당시에 너무도 듣고 싶었던 그 말을 건넸다.

"괜찮을 거야, 꼬마야. 내가 약속할게."

p. 20


킴 스톤 시리즈의 네 번째 책 <죽음의 연극>은 킴 스톤 형사의 과거와 그녀가 느꼈던 감정들을 보여줍니다. 그녀는 정신병, 상실, 학대, 잔인함의 온갖 형태를 경험했고, 그 시절의 기억이 내면에 살아 있긴 하지만 그녀는 단 한 번도 그것들의 힘에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녀는 그런 것들을 추진력으로 삼았습니다. 겉만 강한 것이 아니라 속마저 너무나 강한 킴 스톤은 사건을 대할 땐 절대 피하거나 숨지 않고 지독하게 범인을 추적합니다. 태도는 퉁명스럽고 뻣뻣해서 사회생활은 거의 제로에 가깝지만, 솔직하고 자신감 있는 표정과 눈빛으로 피해자를 대하고, 그들이 절실하게 원했던 그 말과 행동을 합니다.

안 그래도 시리즈의 첫 번째 책부터 킴 스톤의 매력에 퐁당 빠졌는데, 이번 책엔 그녀만큼 매력적인 여성이 등장합니다. 기자 트레이시는 킴 스톤이 수사한 지난번의 사건에서 압박을 가하며 훼방을 놓았습니다. 하지만 눈엣가시 같은 존재인 트레이시가 막상 사라졌을 때조차 킴 스톤의 신념은 여전히 같습니다.


세상에는 더 나은 사람도, 더 나쁜 사람도 없다.

옆 사람보다 가치 있는 사람도 없다.

경찰 일을 할 때는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p. 313


누가 되었든 킴 스톤에게는 피해자일 뿐이고 그녀의 일을 할 뿐입니다.


씨발, 그녀는 사는 내내 싸워 왔다.

죽음이 삶보다 좋아 보인 순간들도 있었지만,

한 번에 한순간씩 그 감정에 맞서 싸우며

결국은 상황이 나아질 거라고 자신을 설득했다.

트레이시는 늘 기자가 되겠다는 꿈에 집중했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한 번도 그녀를 떠나지 않은,

자기 의심이라는 잔인한 악마들과 맞서 싸워 왔다.

과거에 지배당하지 않기로 작정했다.

그래, 트레이시는 결심했다.

이제 와서 웬 미친놈한테 살해당하기 위해 인생의 모든 순간을 쟁취한 게 아니었다.

p. 445


트레이시의 비밀을 알게 되고, 그녀가 부끄러움에 눈물을 흘리며 어떤 결심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 보게 되었을 때 트레이시에게 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모두가 킴 스톤처럼 한 길로 쭉 걸어갈 순 없습니다. 옆길로 샜다가, 갈림길에서 다른 곳으로 가기도 합니다. 그렇게 엉뚱한 길로 간 이후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다시 돌아올 줄 아는 용기를 보여주는 사람은 정말 대단합니다. 이제 다음 권부터 트레이시에게 애정 어린 마음으로 대할 것을 약속하며, 킴 스톤 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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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의 경계
야쿠마루 가쿠 지음, 남소현 옮김 / 북플라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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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일본 효고현에서 태어난 저자는 2005년 데뷔작 "천사의 나이프"로 제51회 에도가와란포상, 2016년 "침묵을 삼킨 소년"으로 제37회 요시카와에이지 문학신인상을 수상했습니다. 또한 2017년 단편 "황혼"으로 제70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단편부문을 수상했습니다. 일본을 대표하는 사회파 추리소설 작가의 한 사람으로 한국 국내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돌이킬 수 없는 약속", "기다렸던 복수의 밤", "형사의 눈빛", "익명의 전화", "형사 변호인" 등이 있습니다. 그럼, 아마존 베스트셀러와 북로그 책 랭킹 1위를 한 <죄의 경계>를 보겠습니다.



아카리는 한 살 위인 코웨이와 사귀고 있는데, 그는 대형 출판사 영업부에서 얼마 전 문예부로 옮기면서 일이 많아지는 바람에 자주 못 보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대학생 때 단체 미팅에서 만났고, 그의 성실한 인품과 온화한 성격은 사귀는 5년 동안 여전합니다. 유일한 불만은 아카리가 두 사람의 미래에 대해 슬쩍 운을 띄워도 코헤이가 좀처럼 결혼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것입니다. 아카리의 26번째 생일인 11월 16일에 코헤이가 예약한 시부야의 고급 이탈리안 레스토랑 걸어가다가 토큐백화점 앞에서 코헤이가 일 때문에 못 온다는 전화를 받습니다. 이대로 들어가기 속상한 아카리는 근처 케이크 가게에 가 보기로 하고 스크램블 교차로에서 길을 건너는데, 안경을 쓴 젊은 남자가 가방에서 도끼를 꺼내 소리를 지르며 자신에게 달려옵니다. 오른쪽 뺨이 아팠고, 등 한복판이 뜨거워지며 불에 타는 듯한 통증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습니다. 어디선가 제지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아카리의 몸에서 무언가가 쑥 뽑혔고, 싸우는 소리가 들리더니 눈앞에 남자의 얼굴이 나타납니다. 그 남자는 뭔가 할 말이 있는 것 같았고, 아카리는 혼신의 힘을 다해 기어가 남자의 말을 듣습니다. 약속은 지켰다고 전해달라는 말을 끝으로 아카리는 정신을 잃습니다.

흉기를 든 남자가 통행인 3명을 공격해 출동한 경찰에게 현장에서 체포되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남성 1명이 사망했고, 20대 여성 2명이 중상을 입었습니다. 전신에 총 17군데에 달하는 자상을 입고 일시적으로 심정지 상태에 빠졌다가 다시 깨어난 아카리는 살아있는 것은 감사하지만 잃은 것들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얼굴 흉터와 여러 군데 신경이 손상되었고, 눈을 감거나 불을 끄기만 하면 그 사건이 머릿속에 되살아났고, 수면제 없이는 잠들지 못했고, 깨어 있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심장이 두근거립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약속을 취소한 코헤이가 원망스러워 결국 헤어지고,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죽은 남자가 자신에게 왜 이런 말을 남긴 건지 궁금해 죽은 남자의 삶을 추적합니다.

31살 미조구치 쇼고는 성인 잡지 기사를 쓰며 언젠가 자신의 이름으로 논픽션 책을 내리라 기대하며 살아갑니다. 시부야역 앞 스크램블 교차로에서 묻지마 사건을 뉴스로 보고 있습니다. 검찰로 송치되는 장면에서 본 범인 오노데라 케이치는 소심하고 얌전해 보이는 청년으로 눈빛이나 표정에서 아무 감정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마치 마음을 어딘가에 버려두고 온 사람 같았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장에서 체포되었을 당시 범인은 짜증 나서 그랬다며, 나보다 행복해 보이는 사람이라면 상대는 누구라도 상관없었다고 말했답니다. 케이치가 일했던 사장은 가족도 없고 어린 시절 학대받은 흔적이 있는 남자라고 얘기합니다. 쇼고는 케이치를 만나 둘의 불행한 어린 시절을 담은 책을 출간하자고 제안했고, 케이치는 책을 출간하는 조건으로 자신의 어머니를 찾아달라고 요구합니다.

묻지마 사건의 피해자는 자신의 은인의 흔적을 추적하고, 묻지마 범죄 사건의 가해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내려고 하는데, 달라 보이는 가해자와 피해자는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 <죄의 경계>에서 확인하세요.




인생은 그 사람이 태어난 시점에 이미 대부분 결정된 것이나 마찬가지란 말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아이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없어서, 방치하거나 때리거나, 도망 친 부모 밑에서 자랐다면, 그 아이는 어떻게 될까요. 어떤 사람을 볼 때 한 단면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되기에 자랄 때부터 다각도로 살펴봐야 합니다. 하지만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이 책의 가해자 케이치처럼 강력 범죄를 저지르진 않습니다. 힘들게 살아도 범죄의 경계를 넘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책에선 이것을 <죄의 경계>라고 표현합니다.

책을 읽으며 부모에 의한 자녀의 유기, 살해 사건이 떠올랐습니다. 혹시 내 주위에도 그런 가정이 있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내 주위에 불행한 가정의 아이들이 있지 않은지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겠습니다. 그런 아이들이 사회적인 제도 안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이 사회가 더 행복한 길로 나아갈 수 있게 되니깐요. 묻지마 사건의 피해자의 심리를 잘 보여주면서, 아동 학대 등의 사회문제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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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 케어 보험
이희영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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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로 2013년 제1회 김승옥문학상 신인상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저자는 2018년 "페인트"로 제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같은 해 "너는 누구니"로 제1회 브릿G 로맨스스릴러 공모전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장편소설 "보통의 노을", "나나", "챌린지 블루", "테스터", "소금 아이", "여름의 귤을 좋아하세요" 등을 출간했습니다. 그럼, 저자의 신작 <BU 케어 보험>을 보겠습니다.



이 조리원은 다른 곳과 비교해도 시설과 프로그램, 식단이 괜찮았으며, 산부인과 간호사 출신들인 데다가 신생아 돌봄 전문교육까지 이수한 분들이 근무합니다. 다만 하루 두 번 세미나실에서 열리는 각종 설명회를 듣는 조건으로 다른 조리원보다 비용이 20%가량 저렴합니다. 산모들을 대상으로 육아용품, 미용 제품, 가전, 교육교재 그리고 보험까지 각종 업체가 상품 홍보차 이곳을 들렀는데, 대부분 잠시 앉았다가 자리를 뜨고 마지막까지 남은 산모들은 간가영, 남나희, 단다빈, 라라미뿐입니다. 일어나고 싶었지만 유명 커피집 케이크와 커피 쿠폰을 준다기에 계속 앉아서 설명을 들었습니다. 검은 양복 차림의 남녀는 4명이 생각하기에 허무맹랑했고, 가입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지만 한 달 커피 2잔 값의 보험료라는 말에 나중에 각자 가입했습니다.


어느 회사 앞 커피와 샌드위치를 파는 커피 트럭 앞에 이상한 플래카드가 걸려있습니다. 영수는 혼자 흥분해서 주인에게 화를 내며 치우라고 했고, 주인은 자신의 일도 아니면서 왜 흥분하냐고 말하자 영수는 소문이 퍼질까 봐 얼버무리며 자리를 피합니다. 영수가 사무실에 들어서자 영수의 행태를 보고 혹시 플래카드의 주인공이 아니냐며 놀립니다. 주인이라고 한 사내와 딸이라는 여자는 사실 BU 케어 보험의 안 사원과 나 대리이며, 간가영의 딸 마주가 애인의 바람으로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 망신당했으면 좋겠다며 보험증서를 내밀었습니다. 


상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썸 타는 상대의 진심을 알면서, 사랑인 줄 알았는데 족쇄가 되면서, 남들과 다른 사랑에서의 이별로, 이별 전문가를 만나 보험 서비스를 받는 이야기는, <BU 케어 보험>에서 확인하세요.




세상에는 다양한 보험이 있습니다. 제가 어릴 때만 해도 종신보험, 교통사고보험 정도만 있었고, 친척이나 지인을 통해 보험 가입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치아보험, 골절 보험, 암보험, 상조보험 등 종류도 다양해지고, 가입대상도 어려지더니 이젠 뱃속에 있는 태아를 위한 보험도 있습니다. 하지만 <BU 케어 보험>처럼 이별을 위한 보험은 생소합니다. 이런 보험이 있다면 가입을 할까 싶지만,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이 많은 요즘을 위한 상품일 것 같습니다. 특히 이별은 친구든 가족이든 위로하기 힘듭니다. 어떤 사람은 일을 하며, 또 어떤 사람은 술이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등 각자의 성향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중에서 내게 맞는 방법은 이별을 해봐야 알 수 있고, 그 방법으로 이별 전처럼 되리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별이 무섭다고 사랑을 하지 않을 수도 없으니, 책처럼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복수와 보장을 해주는 보험 상품이 있다면 자녀를 위해서 무조건 가입할 것 같습니다. 이별에 성공과 실패는 없겠지만, 와해되고 깨지고 부서져야 비로소 선명해집니다. 의도했든 그렇지 않았든, 이별은 누군가의 인생에 아프고 또렷한 흔적을 남깁니다. 그러니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삶을 살기 위해선, 그 아픔이야말로 진심을 다해 정중히 다스려야 합니다. 그 아픔을 어떻게 다스릴지를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추억이 끝나면, 또 다른 시간이 밀려올 것이다.

이제부터는 새로운 길로 가면 되는 거였다.

어쩌면 삶은 생각보다 명료했고, 그만큼 단순했다.

(p. 92)


삶이란 시소처럼 오르내리는 반복 운동이고,

그 어지러운 나날 속에서 힘들게 균형을 잡는 것이다.

비틀거리거나 쓰러지거나 가끔은 추락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다시 그 위에 올라서는 수밖에…….

(p. 243)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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