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스를 든 사냥꾼
최이도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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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경찰행정학을 전공한 저자는'교보문고 스토리 크리에이터' 과정에 참여하며 소설 쓰기를 시작했고, 언젠가 완성된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무대연출가가 되기를 꿈꾸고 있답니다. 그럼 출간 전 영상화가 확정된 <메스를 든 사냥꾼>을 보겠습니다.



서울과학수사연구소 법의관 7년 차인 서세현은 용천 경찰서 형사과 강력팀 정정현 경위가 맡긴 살인사건으로 만납니다. 농업용 비닐로 꼼꼼하게 밀봉된 사체는 대학교 정문 옆 샛길에 있는 깻잎 밭에서 발견되었고, 얼굴은 구더기로 심하게 손상되었습니다. 가슴 밑에서 시작해 배꼽까지 길게 개방성 손상은 누군가 갈라놓은 흔적이고, 장기를 적출해 다시 원래 자리에 실로 꿰맨 흔적이 있습니다. 세현은 지금보다 더 어리고 현명하던 때 비슷한 사체를 봤던 기억이 떠오르며 부검실을 뛰쳐나옵니다. 경찰대학 2년 선배 선우는 6개월 전 화제의 염산 테러 사건 해결에 큰 도움을 준 세현에 관한 정보를 정현에게 넘겨주며 현장 조사할 때 옆에 딱 붙어서 배우라고 알려주었습니다. 용천시로 간 세현은 선우의 말 그대로 현장을 둘러보며 증거를 찾는 데 도움이 될 말들을 정현에게 해줍니다. 


바래다준다는 정현의 호의를 거절하고, 세현은 현장 근처에 방을 구합니다. 법의관 1년 차부터 사건이 들어오면 해결하기 전까지 현장을 떠나지 않았고, 증거가 없을수록 밤을 새웠고, 부패가 심할수록 부검실에 붙어살아 능력을 인정받았습니다. 거기에 종종 시사 범죄 프로그램에 나가 인터뷰도 하고, 아주 가끔 학교에서 법의학 특강도 하면서 해결하기 힘든 사건들을 해결해 자신의 이름을 알렸습니다. 올가을 연구소 소장이 써주는 전근 추천서를 들고 본원으로 갈 예정인 세현에게 정현이 가져온 사체의 범인은 연쇄 살인자이자 친아버지 조균의 작품입니다. 애초에 출생신고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아버지를 죽인 후 이름과 생년월일을 바꾸고 새로운 삶을 살았는데, 조균과 자신의 관계가 들통나는 순간 이제까지 세현이 쌓아온 모든 수고는 물거품이 될 것입니다. 


정현은 용천시 미제 살인 사건을 검토해 볼 거라고 세현에게 말합니다. 사체를 훼손하는 방식이 잔혹해 그동안 범죄를 저지르지 못해 쌓인 분노를 표출한 것이라 생각했고, 외지인은 심리적으로 모르는 환경에서 사체 훼손이 심한 범행을 저지르기 힘들다고 판단해서입니다. 세현도 이를 돕겠다고 하고 맡은 부검을 계속 진행하며 용천시로 퇴근하던 중 방 근처 가로등 아래에서 변사체를 발견합니다. 정현과 세현은 동일범의 소행이라 판단했으나 경찰서 소장은 여론을 의식해 따로 수사하라고 지시합니다. 조균이 정한 범행의 원칙은 모든 것을 절대 반복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뒤처리가 깔끔하지 않다 보니 마지막 점검은 항상 꼼꼼한 세현의 몫이었지만 이제 조균의 곁에는 세현이 없습니다. 법의관으로 수사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운 세현은 정현의 도움이 필요했고, 정현이 찾아온 증거로 경찰보다 빨리 조균을 찾아 해치우려고 합니다.


21년 전 미제 사건의 범인을 뒷모습으로 만난 적이 있는 정현과 세현 중 누가 조균을 찾을지, <메스를 든 사냥꾼>에서 확인하세요.




열정이 넘치고 원칙주의자인 정정현 경위, 연쇄 살인마인 아버지의 뒤처리를 한 과거를 숨기고 산 법의관 서세현. 이 둘은 한 살인 사건으로 만났고, 그 살인사건의 범인은 죽은 줄로만 알았던 세현의 아버지 조균입니다. 세현은 이를 숨기고 다시 아버지를 죽이기 위해 그를 추적하면서 형사 정현을 이용하는데요, 솔직하고 애정이 넘치는 정현의 감정이 세현에게 거북할 정도로 깊게 파고듭니다. 정현이 과거의 토막 미제 사건을 계속 조사하고, 그러는 사이에 연쇄 살인은 계속됩니다. 끈질긴 정현의 수사에 세현은 조균의 정체가 탄로 날까 봐 그를 무능한 지방 경찰서 팀장으로 낙인찍어 공개적으로 날려버릴 계획을 세우고 실행합니다. 


보통 나쁜 놈들을 붙잡는 정의로운 주인공을 상상하며 장르소설을 읽습니다. 하지만 <메스를 든 사냥꾼>의 주인공인 세현은 연쇄 살인마를 아버지로 두었고, 아버지를 도와 시체를 처리했습니다. 어릴 적 일이고 옳고 그름을 몰라 그렇게 클 수 있지만, 성인이 되어 새로운 삶을 사는 세현이 다시 나타난 아버지를 살해할지, 아버지를 잡기 위해 남을 이용하고 버릴지, 이야기를 읽을수록 궁금했습니다. 역경에 빠져도 보란 듯이 기어 나와 일어서는 세현을 보며 박수를 보냈고, 또 다른 멋진 주인공의 모습에 쾌감마저 느꼈습니다. 그녀의 곁엔 따뜻한 마음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정현이 있고, 그런 마음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려운 사건을 멋지게 해결하는 세현과 정현의 모습이 담긴 속편을 기대해 봅니다.


첫 번째 피해자를 비롯한 모두가

어떠한 이유로든 사건의 관계자가 되어서는 안 됐다.

그들은 모두 비 오는 어둑한 거리를 걸어도 두려움에 떨지 않고

따뜻한 집으로 무사히 돌아가야 하는 사람들이었다.

p. 210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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