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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미술관 2 : 한국 - 가볍게 시작해 볼수록 빠져드는 한국 현대미술 ㅣ 방구석 미술관 2
조원재 지음 / 블랙피쉬 / 2020년 11월
평점 :

<방구석 미술관>을 독서모임 책으로 읽으면서 제목처럼
방구석에서 해설사가 설명해 주는 느낌이어서 미술이 어렵지 않게 다가왔습니다.
이번에 나온 <방구석 미술관 2 : 한국>은 외국의 예술가에 비해
알지 못하는 한국 현대미술을 쉽게 설명합니다.
20세기 초부터 현재까지 1세기 동안 한국 현대미술은 어땠는지,
그 흐름의 맥을 짚어 보여주고자 한국 태생 미술가 10명
(소를 사랑한 화가 이중섭,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이자 원조 신여성 나혜석,
한국 최초의 월드 아티스트 이응노,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
아이의 낙서처럼 심플한 그림 장욱진, 한국에서 가장 비싼 화가 김환기,
서민을 친근하게 그려온 국민화가 박수근, 독보적 여인상을 그린 화가 천경자,
비디오아트의 선구자 백남준, 돌조각을 예술로 모노파 대표 미술가 이우환)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한국 현대미술의 첫 번째 미술가는 '이중섭'입니다.
우리에게도 많이 알려져 있고, 그의 소 그림도 유명하죠.
이중섭, 그에게는 평생 두 개의 사랑이 있었는데요, 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1916년 가을, 평안남도 평원군 대지주 가정에 이중섭은 태어났습니다.
부유한 가정환경 덕분에 어릴 적부터 그림을 쉽게 접할 수 있었는데,
그때부터 그림에 열중했다고 합니다.
그런 그가 하필이면 소에 빠져들었을까요? 이중섭은
타국에 나라를 빼앗긴 슬픈 현실에서 민족의 존엄성을 그림에 담고자 했고,
그 존엄성을 은밀하게 담아 우리 민족만이 알아챌 수 있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소였답니다.
소를 그리던 23살의 중섭은 야마모토 마사코를 만나 결혼했고,
그녀에게 이남덕이라는 이름을 지어줍니다.
하지만 그의 나이 35살에 한국전쟁이 발발해 제주도로 내려갔다가
다시 부산으로 오지만 아내는 폐결핵에 두 아들은 영양실조에 걸립니다.
그래서 이중섭은 아내와 두 아들을 친정인 일본에 보내고
혼자 돈을 벌기 위해 그림에 더욱 몰두합니다.

돈이 없어 굶기도 예사고, 담뱃갑 속 은박지에 그림을 그리면서
가족에게 편지로 보고 싶은 마음을 달랩니다.
서울로 올라와 5년간의 결과물로 개인전을 엽니다.
40여 점의 작품에서 20여 점이 판매되었지만 대부분 작품값을 치르지 않았대요.
남은 작품들로 대구에서 전시를 열어 보았지만, 판매 성과는 보잘것없었습니다.
이렇게 5년간 자신의 모든 것을 건 최후의 전시는 허무하게 끝나고
낙담한 이중섭은 모든 것을 포기하며 식음을 전폐하기에 이릅니다.
그렇게 계속 쇠약해져 가던 그는 결국 정신병원을 전전하다가
어느 병원 침대 위에서 무연고자로 생을 마감합니다.
시대의 혼돈이 낳은 비극이었습니다.
이중섭을 국민화가라 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그의 삶에서 소를 비롯한 모든 그림이
20세기 한민족의 역사를 담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그는 타인의 삶을 그리지 않고 자신의 삶 자체를 소에 이입해 그렸습니다.
그가 겪은 고난과 아픔은 한반도 위에서
생을 이어가던 모든 이의 고난과 아픔이었습니다.
시대의 산증인으로 우리와 감정으로 소통합니다.
그래서 이중섭은 국민화가로 우리 마음에 남게 되었습니다.

한국 현대미술의 마지막 열 번째 미술가는 '이우환'입니다.
조금 생소한 미술가인데 <방구석 미술관 2 : 한국>을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의 작품인 조각을 보면 이게 뭔가 싶을 정도로
머릿속에 물음표만 남습니다.
그는 일제강점기인 1936년에 태어나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예술 활동을 했습니다.
세계 1,2차대전을 치르며 서구의 지성계에서는
"20세기 근대를 사는 우리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의 문제는 무엇인가?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내기 위해 고심합니다.
이때 이우환 씨는 '철학적 미술비평문에서 근대의 한계가 무엇인지,
근대미술의 한계가 무엇인지, 근대와 근대미술의 한계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쾌한 통찰을 썼습니다.
무명의 재일 한국인 미술가, 이우환은 동시대 핵심 문제를 명쾌하게 오직 '글' 하나로 찔렀습니다.
20세기 근대미술가들은 작품이라면
인간이 만든 것으로만 채워져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곳에 타자가 낄 자리는 없었지요.
이런 고정관념을 뒤집으며 우환은 타자와 만나
대화를 시작할 때가 되었다고 작품에서 말합니다.
그는 서양미술 사상 작품에 들어오지 못했던,
아니 들어올 수 있을 거라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그야말로 무가치한 것으로 여겨져 온 타자를 작품에 끌어들입니다.
타자를 작품에 끌어들이며 타자 역시
인간과 동등하게 가치 있는 것임을 환기시켜 상호작용하며
안과 밖이 통하는 열린 세계로 향해갑니다.
조각에서도, 회화에서도 이우환 씨는 타자와 만납니다.
그들과 끊임없는 대화를 시도하며 공존을 모색합니다.
우리가 아는 서양미술은 많습니다.
'천지창조, 모나리자, 해바라기, 별이 빛나는 밤에' 등이 있고,
'고흐, 고갱, 모네, 렘브란트, 다빈치, 미켈란젤로, 피카소, 뒤샹' 등
방금 떠오른 작품과 미술가만 해도 이렇게나 됩니다.
그에 반해 한국미술은 알고 있는 것이 전무하죠.
그나마 한국사를 통해 몇몇 인물들을 알고,
한국 현대미술에 대해선 아는 것이 전무합니다.
<방구석 미술관 : 한국>에서 10명의 자랑스러운 한국미술가를 소개합니다.
덕분에 내 뿌리가 되는 나라의 미술을 알게 되었습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솔직하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