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지식인 - 아카데미 시대의 미국 문화
러셀 저코비 지음, 유나영 옮김 / 교유서가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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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저자는 

시카고대학교와 위스콘신-메디슨대학교에서 공부했고, 

1974년 로체스터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UCLA 역사학 명예교수이자 학술·문화비평가로 

20세기 유럽과 미국의 지식문화사를 깊이 연구했습니다. 

특히 학계의 지식인과 교육 등에 관한 날카로운 비평을 발표해 

지식인 사회와 일반 독자들에게 주목을 받았습니다. 

1987년에 쓴 <마지막 지식인>을 보겠습니다.



지난 수십, 수백 년간 대중은 변화했습니다. 

과거처럼 토머스 페인의 팸플릿을 사 읽거나 몇 시간이고 서서 

에이브러햄 링컨과 스티븐 더글러스의 논쟁을 경청했던 대중은 

이제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텔레비전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대중의 주의 집중 시간이 줄어들었으나 

사실의 전모는 아닙니다. 

진지한 책과 잡지와 신문을 읽는 대중은 줄어들었으나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독자층은 수축했을지 모르나, 젊은 지식인층은 실종되었습니다. 

젊은 지식인들은 폭넓은 대중을 더 이상 원치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거의 전부가 대학교수입니다. 

캠퍼스가 그들의 집이고, 동료들이 그들의 독자입니다. 

논문과 전문 학술지가 그들의 미디어입니다. 

그들의 일자리, 승진, 급여를 전문가의 평가에 의존합니다. 

봉급, 안정성, 여름방학의 장점으로 그들은 대학으로 갔고, 

지식인의 삶이 재구성되었고 제도권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제도권 학자로서의 지식인은 자신들의 표현 수단으로 

소규모 오피니언 잡지나 문예지, 큰 정기간행물에도 의존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학술지와 논문이 그들의 자양분이 되었습니다. 

1940년대 이전에 출생한 지식인들이 살던 시대는 대학의 규모가 작았고 

급진주의자와 유대계와 여성에게 닫혀 있는 경우가 태반이었습니다. 

대학에서 가르치는 일이 지식인이 되는 요건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지식인이 되려면 뉴욕이나 시카고로 가서 책과 기사를 쓰는 일이 필수 요건이었습니다. 

그러나 1940년 이후 출생한 지식인은 

거의 청소년기부터 대학이 지배하는 환경에서 성장했습니다. 

대학의 액세서리와 외형이 그들의 것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대학으로 들어간 지식인들은 

그들만의 세계에서 그들끼리의 목소리만 내도 되었습니다.


잠시 머물렀다 가는 청년이나 학생들 말고 일부 상주하다시피 하는 

주민과 잉여 지식인들이 보헤미아를 구성합니다. 

보헤미아는 도시에 의존하여 살아갑니다. 

경제 불황, 도시 재개발, 슬럼 등에 의해 보헤미아는 쉽게 망가지고, 

잉여 지식인들은 전국으로 분산됩니다. 

1950년대가 끝날 무렵 독립 학자와 보헤미안이 퇴조하고 

학자와 전문가가 대두되었습니다. 

그리고 지식인과 대학교수가 사실상 동의어가 되었습니다.


마르크스 이후 1백 년이 경과한 지금, 우리가 어떤 사람에 대해 

첫 번째나 두 번째로 묻는 질문은 '그가 무슨 일을 하는가?'입니다. 

이 질문에는 노동이 삶의 전부인 사회질서가 배어 있습니다. 

만약 특정 업계의 친목 모임에 잘못 끼게 된 사람이라면 

자신의 직업을 묻는 질문에 답을 들은 후 자리를 피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다른 사회 질서하에서라면, 질문은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가, 무슨 꿈을 꾸는가, 

혹은 무슨 믿음을 가졌는가?'가 될지도 모릅니다. 

지식인이 어디에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들은 거의 어디에서나 비슷하고 제한된 선택지에 직면하게 됩니다. 

특히 젊은 지식인이 취약한 것은 지적 선택지가 줄어드는 시점에 

그들이 출현했기 때문입니다. 

비합리적이고 과격하고 자유분방했던 60년대의 지식인들이, 

선대의 지식인보다 오히려 더 보수적이고 전문적이고 비가시적인 집단으로 

성숙했다는 역사의 농담은 바로 여기에서 유래합니다.




<마지막 지식인>은 1987년에 쓰인 책입니다. 

이 책은 읽힌 횟수보다 인용된 횟수가 더 많다고 합니다. 

마크 저코비가 이 책에서 처음 쓴 '공공 지식인'이란 말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알려지고 회자되고 있습니다. 

저코비가 말하는 공공 지식인은 교양 있는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사회 공론장에 영향을 끼치는 지식인을 말합니다. 

즉 제너럴리스트에 가까운 '대중 지식인'인데 이 책을 쓴 그때 아니 그전부터 

지식인들이 대중과의 소통을 포기하고 학술적 담론에만 머문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 이후에 나타난 사람들도 거의 없어서 1950년대에 머물고 있다고 합니다. 

공공 지식인의 부재로 인해 공론장의 위기, 나아가 사회의 위기와 혼란이 옵니다. 

팬데믹 시대에 전문가라는 집단의 신뢰는 더욱 무너졌습니다. 

그래서 더욱 믿을 만한 지식인에 대한 목마름이 더 심해진 상황입니다. 

이 책이 지금에 더욱 뼈아프게 다가오는 이유일 것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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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 2022 한경신춘문예 당선작
최설 지음 / 마시멜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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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통영, 하동, 삼천포에서 자란 저자는 

2022년 한경신춘문예에 <방학>이 당선되어 등단했습니다. 그럼 작품을 보겠습니다.



아빠와 같은 병으로 국립병원에 입원하게 된 나는 

슈퍼결핵에 전염되어 1, 2차 약으로 효과가 없습니다. 

1차 비해 2차 약은 하루 세 번에 먹어야 하는 약의 양도 먹고, 

최소 1년 6개월 이상 복용해야 해서 병원에 입원을 하는데 

효과는 없지만 2차 약이라도 먹으면서 기적을 바라는 마음에 

병원비를 내지 않아도 되는 이곳으로 왔습니다. 

3년 전 아빠가 이곳으로 출발하기 전에 만났는데, 다시 이렇게 보게 됩니다. 

아빠는 새로운 사랑을 만나 엄마와 이혼을 했고, 

엄마는 나를 키우는 조건으로 집을 포기했습니다. 

새엄마는 이후 아들을 낳았고 함께 지냈으나 

아빠가 다시 발병해 이곳으로 왔습니다. 

얼마 있지 않아 아빠는 죽고 건강하라는 새엄마의 말을 들으며 병실에 들어옵니다. 

남녀가 층으로 분리되어 다른 층 입원환자는 잘 보질 못하는데, 

지하 장례식 입구에 있는 세 살 많은 강희를 보았습니다. 

강희가 아파 이곳에 병수발하러 들어온 엄마가 옮아 먼저 죽게 된 것입니다. 

이곳에선 장례식을 보통 안 하고 죽으면 바로 데려가는데 

보호자가 강희뿐이고 환자라 이곳에서 장례를 치릅니다. 

그렇게 안면을 트게 된 강희와 나. 근처 성당에서 다시 보며 말을 나눕니다.


자이복스라는 신약이 나왔는데 이 약은 

원내감염 원인균을 죽이기 위해 개발된 항생제입니다. 

즉 슈퍼박테리아 학생제이죠. 

그래서 한국에는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폐렴 환자들을 대상으로 사용되고 있어 

식약청도 폐렴 환자 치료 목적으로 수입 허가를 냈습니다. 

그런데 이 약이 슈퍼 내성을 지닌 결핵에도 효과를 보인답니다. 

그런데 이 약은 한 알에 6만 원이나 하고 매일, 오랫동안 먹어야 할 

이곳 환자들의 형편상 있어도 먹을 수 없는 그림의 떡 같은 존재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새엄마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소설 지망생 엄마가 공모전에 도전했으나 계속 실패하고, 

자신의 능력 부족으로 아들에게 약 값도 못 대주는 처지를 비관하며 

자살 시도를 했답니다. 

이대로 있다가 다시 나쁜 마음을 먹을 것 같아 스스로 입원 치료를 받기로 결정했고 

국립병원에 들어가며 친척이 없어 새엄마를 보호자로 내세웠답니다. 

난 새엄마에게 고맙다고 했고 좋은 사람이라고도 했습니다. 

그렇게 약을 먹으며 하루를 버티는 내게 자이복스 임상시험의 대상자가 되었답니다. 

기쁜 소식에 뛸 듯이 기뻐하며 강희는 어찌 되었는지 물었으나 

강희는 자비를 들여 반 알씩 며칠 복용한 적이 있어서 최종 단계에서 탈락했다고 합니다.


이제 고칠 수 있는 희망이 생긴 나지만 강희는 그렇지 못합니다. 

이제 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방학>에서 확인하세요.




아빠와 같은 병으로 입원한 주인공, 

얼마 뒤 죽은 아빠를 따라 죽을 운명에 처해집니다. 

시중에 나온 치료 약이 듣지 않는 내성을 가졌기 때문이죠. 

전염병인 이 병만 치료하는 국립병원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주인공이 

신약의 임상시험 대상자가 되는데, 자신과 비슷한 나이의 그녀는

최종 단계에서 떨어졌습니다. 

그녀와 사랑하는 사이도 아니고 오며 가며 말을 건네고 

처지가 비슷해 마음이 더 간 것뿐인데 

주인공의 마음은 그렇지가 않은 것을 보니 주인공이 순수하게 느껴졌습니다. 

같은 반 아이의 처참한 시험 점수 앞에서 

같이 안타까워하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랍니다. 

하지만 반대로 백 점짜리 시험지를 보며 같이 기뻐하는 것은 

아주아주 어려운 일이라지요. 

나보다 못한 사람을 위로하기는 쉬워도, 

내가 되고 싶은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을 기쁜 마음으로 축하해 주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나중에 나도 그렇게 될 거라고 위로해 보지만 

스스로의 처지에 우울해지는 건 당연한 일이죠. 

주인공도 그런 자신이 실망스러워 어서 빨리 어른이 되기를 바랐지만, 

어른이 된다고 해서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시기하고 질투하며 행동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건강해지면 착해지기도 쉽다는 말이, 

가진 게 많으면 착하다는 말이 더 가슴에 와닿는 이유는 진실에 가깝기 때문이겠죠. 

비싸서 치료제가 있어도 고칠 수 없는 병을 가진 사람들을 생각하게 하는 <방학>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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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년째 농담 중인 고가티 할머니
레베카 하디먼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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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계 미국인으로 미국 뉴저지에서 

7명의 가족들과 함께 살며 글을 쓰고 있는 저자는 

아일랜드 더블린의 기숙학교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경험과 

친구와 함게 요양원에서 일하며 노인들을 돌보고 관찰한 경험 등을 토대로 

첫 소설 <83년째 농담 중인 고가티 할머니>를 썼습니다. 

출간 전부터 미국 내외 출판사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유망한 신예 작가로 떠오른 그녀의 소설을 보겠습니다.



83세 밀리 고가티는 똑같은 상점에서 

매주 감자칩이나 카드 등 자질구레한 물건들을 훔쳤습니다. 

안면이 있던 상점 주인은 참다가 CCTV를 달고 결국 고소를 했습니다. 

고소를 취하하는 조건으로 상점 주인에게 사과하고, 

가정방문 도우미를 허락해야 한답니다. 

아니면 재판을 받거나 요양원에 가야 할 처지에 놓인 고가티 할머니는 

내키지 않지만 그 조건을 수락하지요. 

미국 플로리다 주 출신인 실비아는 경계하는 밀리에게 

부인이 원하는 만큼만 할 테니 걱정 말라고 안심시킵니다. 

밀리는 마음이 누그러져 받아들이고, 자신은 언니 아들 션과 함께 산다고 합니다. 

함께 장을 보러 밀리가 차를 몰고 가다가 그만 접촉사고를 냅니다. 

머리와 몸이 따로 놀아서 그런 거죠. 

밀리는 자신의 아들 케빈에게 이 일을 알리면 요양원으로 보낼 거라며 

실비아에게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실비아는 자신이 운전한 걸로 하겠다며 약속을 지킵니다. 

그러자 고마운 마음에 조카와 함께 놀러 오라며 

자신의 손녀딸을 소개해 주겠다고 말합니다.



밀리 고가티의 손녀 에이딘은 4남매 중 셋째입니다. 

첫째 제라드는 대학을 갔고, 둘째 누알라와는 쌍둥이 자매이며, 

아래로 남동생 키아란이 있습니다. 

쌍둥이 언니 누알라는 예쁘고 체조를 잘하고 육상 선수로 

학교에서 인기가 많고 길거리에서도 캐스팅 제의를 받지만 

쌍둥이 여동생 에이딘은 아닙니다. 

자신의 삶과 언니의 삶이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매일 비교당하는 것처럼 느끼며 삽니다.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엄마의 핸드백을 뒤지고, 

학교에서도 문제를 만드는 행동으로 아빠 케빈은 

자신을 밀번 여고라는 기숙학교로 보냅니다. 

주말에는 집으로 올 수 있지만 

버림받았다고 느끼는 에이딘은 부모에게 화를 냅니다. 

에이딘의 입학을 위해 기숙학교로 간 케빈은 

그곳 직원 로즈 버드와 썸을 탑니다. 

케빈은 다시 젊어지는 것 같은 기분에 들뜨지요.


아슬아슬한 고가티 가족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83년째 농담 중인 고가티 할머니>에서 확인하세요.




특별한 문제 없이 사는 고가티 삼대 가족이 있습니다. 

밀리 고가티는 83살로 도벽이 살짝 있지요. 

하지만 그 도벽이 매주 같은 장소에서 발생해 주인은 화가 났고 

결국 가정부 실비아를 고용하는 걸로 합의를 했습니다. 

처음엔 경계했지만 실비아의 친절한 태도에 마음이 풀린 밀리는 

조카 병원비로 돈을 빌려주고, 

밀리의 접촉사고로 알게 된 아들 케빈은 어머니를 요양원으로 보냅니다. 

케빈은 사춘기 딸의 반항으로 골머리를 앓던 중 셋째 에이딘을 

기숙학교로 보내고 그곳 직원과 마음을 통하게 되죠. 

하지만 그 사실을 아내에게 들킨 데다, 에이딘의 장난으로 기숙사 사감은 중독됩니다. 

게다가 실비아의 조카와 마음을 나누고 있던 에이딘은 실비아에게 전화를 걸지만 

결번인 것을 듣고, 밀리는 실비아의 사기를 알게 됩니다. 

잡지 일을 해오던 케빈이 해고당해 전업주부가 되고, 

야근과 출장으로 성공 가도를 달리는 아내를 보며 자괴감에 빠집니다. 

그래서 더욱 엄마와 딸을 더 이해하기 보다 

요양원과 기숙학교로 유배를 보낸 것이겠죠. 

벌어지는 일은 분명 심각하지만 83세의 할머니와 16세의 손녀 콤비 덕분에 

이런 일들이 해프닝처럼 가볍게 느껴집니다. 

그래서인지 결말에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로 끝맺게 되지 않을까 

기대하며 읽게 되네요. 

미워하지만 사랑할 수밖에 없는 고가티 가족의 행복을 기원하면서요.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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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도깨비, 홍제 - 인간의 죽음을 동경한
양수련 지음 / 북오션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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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천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국어국문학을, 

대학원에서 영상시나리오학을 전공한 저자는 

잡지기자와 편집자 생활을 하다가 작가가 되었습니다. 

2018 추리문학상 신예상 수상작 "커피유령과 바리스타 탐정"을 비롯 

"리아 가족", 에세이 "혼자는 천직입니다만", 오디오북 "호텔마마", "은둔여행자" ,

작법서 "시나리오 초보작법", "장르소설 입문자를 위한 글쓰기" 등을 출간했습니다.

SK텔레콤 모바일영화 시나리오공모 대상, 제6회 대한민국 영상대전 우수상 등을 

수상한 저자의 <나의 도깨비, 홍제>를 보겠습니다.



도깨비들의 수령 홍제는 안하무인, 오만방자합니다. 

도깨비들의 잔치에 무녀를 불러들이기만 하며 도깨비들의 신망을 얻을 거라 

생각한 홍제는 강제로 무녀 비령을 섬으로 데려오고, 

그녀에게 술상을 보고 술을 따르게 합니다. 

잔이 비면 채우게 하고, 노래가 필요하면 부르게 했습니다. 

비령은 자신의 노여움을 꼭꼭 감춘 채 언젠가 설욕을 하리라 마음먹고 있었습니다. 

홍제는 인간 여자와 사는 친우 귀설에게 

어리석은 인간의 얘기를 하라고 계속 요구합니다. 

귀설은 자신의 아내를 욕보이는 거라 거절을 하며 화를 삭이고 있었는데, 

비령이 그 틈을 비집고 제안합니다. 

여기 있는 도깨비들의 반응으로 누가 더 재미없는지 가리고, 

지는 쪽은 벌칙을 수행하는 인간의 내기를 설명합니다. 

홍제와 귀설의 동의하에, 둘 중 하나는 인간의 세상에 나가 

상대의 것을 능가하는 이야기를 가져와야 하는 도깨비들의 내기가 성사되었습니다. 

홍제가 먼저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어리석은 장님 여자의 이야기입니다. 

그 이야기는 귀설은 귀설의 아내였고 

친우에 대한 예의는 다 던져버린 홍제에게 화가 납니다. 

귀설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자신의 아이가 태어난 그 순간을 말합니다. 

도깨비는 자식을 얻지 못하는데 기적처럼 자신의 아내가 아이를 낳은 

그 순간을 말하자 주위 도깨비들이 감동을 하며 홍제가 졌다고 말합니다. 

홍제는 화가 나 발길질을 하는데, 갑자기 책으로 변해버립니다. 

무녀 비령만 그것을 보았고 청소부가 뒤늦게 발견해 귀설에게 책을 받쳤으나 

도깨비들의 물건이 아니라며 알아서 처리하라고 합니다. 

인간의 허리춤에 매달려 홍제는 인간 세상으로 갑니다.


1년 전부터 불에 탄 시체가 발견됩니다.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길유진,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건축가 도영훈, 

현 국회의원 최우필은 다른 곳엔 불에 그슬린 자국 하나 없이 

몸만 새카맣게 탄 상태입니다. 

경찰은 수사를 했으나 범인을 찾지 못하고 미스터리한 점만 포착되어 

사고사 혹은 자살 사건으로 처리합니다. 

기자이며 길유진의 동생 하진은 형의 죽음 이후 

계속 사건을 취재하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습니다. 

형이 죽는 날 자신과 약속을 했기에 자살은 말도 안 된다며 

일련의 사건이 불의 살인으로 위장하기 위한 누군가의 연습이라는 가설을 세웁니다.


대문호들의 발자취를 따라 유럽을 여행하는 중에 얻은 

가죽장정 책을 서랍 안에 넣어놓고 잊고 있다가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나서 

차오르는 책상 서랍을 열어봅니다. 

오르가 책을 향해 손을 뻗으니 우레 같은 소리가 터져 나옵니다. 

무슨 기이한 일일까 걱정하던 오르는 할머니 귀화의 상태도 걱정됩니다. 

뭐에 홀린 것처럼 긴장한 귀화의 모습에 오르가 이름을 불렀더니 

이제 정신을 차렸는지 "홍제, 나의 홍제"란 말을 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꿈같은 사랑이었다고 이십 년에 걸친 몇 번의 만남을 말합니다. 

고작 몇 번의 만남만으로 귀화가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다니 오르는 믿기가 힘듭니다. 

귀화는 오르에게도 사랑이 찾아올 거라며 네 사랑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합니다. 

오르는 귀화가 정신을 차려서 다행이다 생각하고 방으로 돌아와 

가죽장정 책 탈린을 펼칩니다. 

탈린을 펼치면 파란 불꽃이 그 안에서 빠져나오는데, 

귀화가 잠든 틈을 타 집안 곳곳을 훑고 다녔고, 

나중엔 오르가 있는 곳이면 사람들의 눈을 피해 따라다닙니다. 

TV에 나온 자연발화 사건 때문에 탈린이 남의 눈에 보일까 봐 

걱정이 되어 잔소리를 합니다. 

그러자 탈린은 그녀의 손을 책갈피 사이로 이끌고, 

아무것도 없던 백지에게 오르의 손끝을 타고 뭔가가 읽힙니다. 

그렇게 수천 년의 생을 인간들과 함께 살아온 홍제의 이야기를 읽은 오르는 놀랍니다.


홍제는 기문의 인생을 시궁창에서 건져내고 계약을 합니다. 

기문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이뤄줄 테니 나중에 소원 하나만 들어주면 된답니다. 

기문은 이후 성공 가도를 달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인물이 됩니다. 

이제 기문은 나이가 들어 홍제에게 소원을 물어봅니다. 

인간의 미담을 하나 찾아오면 된다고 합니다. 

기문은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으나 곧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알게 됩니다. 

그리하여 그 미담 하나를 찾기 위해 그룹 총수직에서 물러나 

인터넷으로 감동을 안길 이야기 공모전을 개최합니다.


홍제에게 감동을 준 이야기를 찾을 수 있을지, 

귀화와 오르, 홍제의 인연은 어떻게 될지, 자연발화 사건의 범인은 누구일지, 

<나의 도깨비, 홍제>에서 확인하세요.




도깨비 수령 홍제는 도깨비들의 내기에서 져서 벌칙으로 

도깨비들의 심장을 울릴 이야기를 찾아야 하는데 

아무리 떠돌아도 자신의 심장을 울릴 이야기도 찾기가 힘듭니다. 

수천 년 동안 인간 세상을 떠돌면서 이야기를 찾다 만난 인간들에게 

부귀영화를 주고 단 하나의 이야기를 요구합니다. 

하지만 인간들은 부, 명예 등을 가지고도 만족하지 못하고 

나중엔 홍제의 영생을 탐합니다. 홍제를 만난 기문도 그러합니다. 

이루고 싶은 것은 오래전에 다 이루었고, 갖고 싶은 것도 이미 다 가져, 

홍제에게 소원할 것이 없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아파지니 이 모든 것을 다 내주고 홍제의 젊음을 갖고 싶습니다. 

탐해서도 안 되고, 탐할 수도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탐욕이 생깁니다. 

그 탐욕 때문에 절망과 파멸이 다가오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인간들은 그들 스스로 지옥을 만듭니다. 

수천 년 동안 인간들을 보며 홍제는 생에 대한 허망함만 남습니다.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홍제는 기문의 그 죽음을 원합니다.


<나의 도깨비, 홍제>를 읽으며 인간은 불사를 원하지만, 

불사가 정말 이뤄진다면 어떨까 생각해 봤습니다. 

주위의 사람들은 다 죽으면 그 삶이 좋을까요. 무한한 생이란 

그 무엇도 이뤄낼 수 없는 존재입니다. 

영원히 산다는 것은 하루하루를 견디고 버티는 겁니다. 

그저 정처 없이 떠도는 것입니다. 

인간은 유한하기에 그 생애 동안 치열하게 싸우며 살아갑니다. 

유한한 생을 가진 인간만이 무엇인가를 이뤄냅니다. 

끝이 있기에 우린 더 열심히 삽니다. 그렇기에 오늘 하루도 더 소중합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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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리스트의 파라솔
후지와라 이오리 지음, 민현주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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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가와 란포상과 나오키상을 동시 수상한 미스터리 작품에 20년전에 출간한 작품이라니 내용이 더욱 기대되고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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