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지식인 - 아카데미 시대의 미국 문화
러셀 저코비 지음, 유나영 옮김 / 교유서가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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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저자는 

시카고대학교와 위스콘신-메디슨대학교에서 공부했고, 

1974년 로체스터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UCLA 역사학 명예교수이자 학술·문화비평가로 

20세기 유럽과 미국의 지식문화사를 깊이 연구했습니다. 

특히 학계의 지식인과 교육 등에 관한 날카로운 비평을 발표해 

지식인 사회와 일반 독자들에게 주목을 받았습니다. 

1987년에 쓴 <마지막 지식인>을 보겠습니다.



지난 수십, 수백 년간 대중은 변화했습니다. 

과거처럼 토머스 페인의 팸플릿을 사 읽거나 몇 시간이고 서서 

에이브러햄 링컨과 스티븐 더글러스의 논쟁을 경청했던 대중은 

이제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텔레비전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대중의 주의 집중 시간이 줄어들었으나 

사실의 전모는 아닙니다. 

진지한 책과 잡지와 신문을 읽는 대중은 줄어들었으나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독자층은 수축했을지 모르나, 젊은 지식인층은 실종되었습니다. 

젊은 지식인들은 폭넓은 대중을 더 이상 원치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거의 전부가 대학교수입니다. 

캠퍼스가 그들의 집이고, 동료들이 그들의 독자입니다. 

논문과 전문 학술지가 그들의 미디어입니다. 

그들의 일자리, 승진, 급여를 전문가의 평가에 의존합니다. 

봉급, 안정성, 여름방학의 장점으로 그들은 대학으로 갔고, 

지식인의 삶이 재구성되었고 제도권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제도권 학자로서의 지식인은 자신들의 표현 수단으로 

소규모 오피니언 잡지나 문예지, 큰 정기간행물에도 의존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학술지와 논문이 그들의 자양분이 되었습니다. 

1940년대 이전에 출생한 지식인들이 살던 시대는 대학의 규모가 작았고 

급진주의자와 유대계와 여성에게 닫혀 있는 경우가 태반이었습니다. 

대학에서 가르치는 일이 지식인이 되는 요건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지식인이 되려면 뉴욕이나 시카고로 가서 책과 기사를 쓰는 일이 필수 요건이었습니다. 

그러나 1940년 이후 출생한 지식인은 

거의 청소년기부터 대학이 지배하는 환경에서 성장했습니다. 

대학의 액세서리와 외형이 그들의 것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대학으로 들어간 지식인들은 

그들만의 세계에서 그들끼리의 목소리만 내도 되었습니다.


잠시 머물렀다 가는 청년이나 학생들 말고 일부 상주하다시피 하는 

주민과 잉여 지식인들이 보헤미아를 구성합니다. 

보헤미아는 도시에 의존하여 살아갑니다. 

경제 불황, 도시 재개발, 슬럼 등에 의해 보헤미아는 쉽게 망가지고, 

잉여 지식인들은 전국으로 분산됩니다. 

1950년대가 끝날 무렵 독립 학자와 보헤미안이 퇴조하고 

학자와 전문가가 대두되었습니다. 

그리고 지식인과 대학교수가 사실상 동의어가 되었습니다.


마르크스 이후 1백 년이 경과한 지금, 우리가 어떤 사람에 대해 

첫 번째나 두 번째로 묻는 질문은 '그가 무슨 일을 하는가?'입니다. 

이 질문에는 노동이 삶의 전부인 사회질서가 배어 있습니다. 

만약 특정 업계의 친목 모임에 잘못 끼게 된 사람이라면 

자신의 직업을 묻는 질문에 답을 들은 후 자리를 피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다른 사회 질서하에서라면, 질문은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가, 무슨 꿈을 꾸는가, 

혹은 무슨 믿음을 가졌는가?'가 될지도 모릅니다. 

지식인이 어디에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들은 거의 어디에서나 비슷하고 제한된 선택지에 직면하게 됩니다. 

특히 젊은 지식인이 취약한 것은 지적 선택지가 줄어드는 시점에 

그들이 출현했기 때문입니다. 

비합리적이고 과격하고 자유분방했던 60년대의 지식인들이, 

선대의 지식인보다 오히려 더 보수적이고 전문적이고 비가시적인 집단으로 

성숙했다는 역사의 농담은 바로 여기에서 유래합니다.




<마지막 지식인>은 1987년에 쓰인 책입니다. 

이 책은 읽힌 횟수보다 인용된 횟수가 더 많다고 합니다. 

마크 저코비가 이 책에서 처음 쓴 '공공 지식인'이란 말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알려지고 회자되고 있습니다. 

저코비가 말하는 공공 지식인은 교양 있는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사회 공론장에 영향을 끼치는 지식인을 말합니다. 

즉 제너럴리스트에 가까운 '대중 지식인'인데 이 책을 쓴 그때 아니 그전부터 

지식인들이 대중과의 소통을 포기하고 학술적 담론에만 머문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 이후에 나타난 사람들도 거의 없어서 1950년대에 머물고 있다고 합니다. 

공공 지식인의 부재로 인해 공론장의 위기, 나아가 사회의 위기와 혼란이 옵니다. 

팬데믹 시대에 전문가라는 집단의 신뢰는 더욱 무너졌습니다. 

그래서 더욱 믿을 만한 지식인에 대한 목마름이 더 심해진 상황입니다. 

이 책이 지금에 더욱 뼈아프게 다가오는 이유일 것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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