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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너스에이드
치넨 미키토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7월
평점 :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일본 도쿄 지케이카이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내과 전문의로 일하며 집필을 병행하고 있는 저자는 제4회 시마다소지 선정 바라노마치 후쿠야마 미스터리 문학 신인상을 수상했고, 2012년 "누구를 위함의 칼날 레종 데트로"로 제목을 바꾸어 출간했습니다. 2015년 "가면병동"이 계문당 서점 문고대상을 수상하고, 2018년 "무너지는 뇌를 끌어안고"가 2020년 "무한의 i"이 서점대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주요 도서로는 "유리탑의 살인", "종이학 살인사건", "한밤중의 마리오네트" 등이 있습니다. 그럼 <이웃집 너스에이드>를 보겠습니다.

주인공 사쿠라바 미오는 셰이료 대학 의학부 부속병원 5층 병동의 간호조무사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미오의 교육 담당인 베테랑 소노다 에쓰코, 재수 중인 간호학과 졸업생 사오토메 와카나, 육상자위대 소속 출신의 엔도 쓰요시와 함께 일합니다. 이 병원은 신의 손이라 불린 천재 외과의사 히가미 이쿠오가 인생을 걸고 만들어 낸 암 치료용 특수 세포, 히가미 세포로 번 특허권을 그가 기부해 우수한 외과의사를 모아 만든 세이료 대학 의학부 통합외과로 유명합니다. 통합외과는 히가미 교수를 정점으로 피라미드 구조로, 수련의가 브론즈, 수련을 마치고 입국하면 실버, 수술 실력이 쌓이면 골드, 수술만 담당하는 플래티넘으로 이뤄졌습니다. 나이, 연차 상관없이 오로지 수술 실력만 보는데, 이곳의 넘버 투인 35살 류자키 타이가는 온갖 분야의 수술을 다 할 수 있다고 전해집니다.
미오가 바라는 이상적인 의료는 환자에게 다가가고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불안이 없는 상태에서 가장 적절한 치료를 제공함으로 몸뿐만이 아닌 마음까지 치유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류자키는 깊은 지식과 갈고닦은 기술, 데이터에 근거한 합리적인 판단이 환자의 생명을 구하고, 거기에 감정은 불순물이라 여깁니다.
간호조무사라고 하기에 병원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미오의 과거는 무엇인지, 정반대의 생각을 가진 미오와 류자키는 어떻게 변할지, 더 자세한 이야기는 <이웃집 너스에이드>에서 확인하세요.
자격증을 취득해 의사 또는 간호사의 지시하에 보조업무를 수행하는 한국과는 달리 일본에서 간호조무사는 자격증이 없어도 일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의료 행위는 할 수 없고, 침대 정돈 및 배식, 식사 보조, 그 밖에 환자분의 이동이라든지 간호사 일을 돕는 것이 업무입니다. 어떤 직업이든 차별이 있으면 안 되지만, 실제 우린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조금 무시하고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웃집 너스에이드>의 신입 간호조무사 미오는 환자와 간호사, 의사에게서 잡일 담당이라며 무시를 당합니다. 하지만 의료에 감정 따윈 필요 없고 오로지 지식과 기술로 질환을 치유한다는 생각으로 임하는 천재 의사 류자키에겐 병원 안의 계급제 또한 의미 없는 것입니다. 수술의 성패와 관련된 것이 아니면 전부 불순물로 잘라 버리고, 오로지 완벽한 수술로서 환자를 구할 것을 추구합니다. 환자와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 수술 전의 환자 상태가 변했다는 것을 미리 알아낸 그녀는 류자키의 완벽한 수술에 도움을 줍니다. 게다가 그녀의 과거와 관련된 일이 하나둘씩 수면 위로 드러나며 류자키와 협력하는 일이 자꾸 생깁니다. 류자키와 미오의 트라우마는 극복되었지만, 범인이 남긴 단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끝이 납니다. 열린 결말로 인한 아쉬움에 후속작이 나오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안고, 의료종사자의 열정과 신념을 느끼며, 다시 한번 의료 종사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되는 작품입니다.
…… 살리겠다고 마음먹은 환자를 못 본 척한다면,
나는 내가 아니게 돼.
의사 면허보다 나 자신이 의사라는 자부심이 나한테는 더 소중해.
p. 1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