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손
이시모치 아사미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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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일본 에히메 현에서 태어난 저자는 2002년 "아일랜드의 장미"로 데뷔했습니다. 2003년 "달의 문"이 일본추리작가협회상에 노미네이트되어 누계 10만 부가 넘는 판매고를 올렸습니다. 2005년 발표한 "문은 아직 닫혀 있는데"가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2위, 제6회 '본격미스터리대상' 후보로 선정되었고, 이 작품과 "네가 원하는 죽는 방법"이 2008년 드라마로 제작되었습니다. 그 밖의 작품으로 "청부살인, 하고 있습니다", "나가에의 심야상담소", "타카시마 타이치를 죽이고 싶은 다섯 사람" 등을 썼습니다. 그럼, 미스터리 연작소설 <따뜻한 손>을 보겠습니다.



대학에서 생물학 조교로 일하는 하타 히로코는 사람의 생명 에너지를 빨아먹고 사는 인간이 아닌 존재 긴짱과 동거 중입니다. 그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인간처럼 먹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영양 섭취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기에 인간의 생명력을 빨아들여야 살 수 있습니다. 히로코는 긴짱의 돈으로 먹고 싶은 음식을 실컷 먹고, 그렇게 축적된 에너지 중 일부를 긴짱이 가져갑니다. 필요 이상의 영양소는 빠져버려서 히로코는 살이 찌지 않고 긴짱은 안정적으로 식량을 확보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인 셈입니다. 긴짱은 영혼이 건강한 사람의 에너지를 선호하기에 히로코가 불쾌함을 쌓아 두거나 나쁜 일을 반복하면 영혼이 점점 오염돼 버립니다. 그래서 불필요한 에너지가 극도로 상승하는 패닉 상태를 에너지를 흡수하며 진정시켜 줄 수도 있습니다. 토요일 저녁, 히로코는 대학원 박사 과정에 있는 나이토 씨, 석사 과정에 있는 기츠타카 씨와 남아 일하다가 가츠타카 씨가 샘플을 잃어버렸다는 말에 함께 찾았습니다. 하지만 보이질 않았고, 남은 서류작업을 위해 일요일에 출근했는데 연구실 사무 공간에 기츠타카 씨가 히로코의 가운을 입은 채로 피를 흘린 채 죽어 있습니다.

회사원 기타니시 타쿠미는 겉모습은 대학생처럼 보이고 호적까지 제대로 되어 있지만 인간이 아닌 생명체 무짱과 살고 있습니다. 무짱의 말에 따르면 인간은 영혼이 맑은 정도에 개인차가 있고, 영혼이 깨끗할수록 그 생명 에너지가 맛있답니다. 무짱이 타쿠미와 함께 사는 이유는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무짱과 함께 지하철을 타려는데 양복을 입은 남성이 쓰러져 있습니다. 그는 얼마 전 무짱을 성추행한 남성으로 무짱이 생명 에너지를 작정하고 많이 뺏음으로 혼내주었습니다.

남매인 긴짱과 무짱이 사고가 벌어진 현장을 보거나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는 <따뜻한 손>에서 확인하세요.




대학 연구실의 조교인 하타 히로코와 회사원 기타니시 타쿠미는 인간의 생명 에너지를 먹고사는 생명체와 살고 있습니다. 인간은 영혼이 맑은 정도에 개인차가 있고, 영혼이 깨끗할수록 그 생명 에너지가 맛있기에 외계 생명체는 인간의 외형과 행동으로 사람 사이에 섞여 살며 영혼이 맑은 인간과 동거합니다. 하지만 히로코와 타쿠미에게 사건이 자꾸 일어나고, 이런 일들은 그들의 영혼이 오염될 수 있기에 외계 생명체는 사건을 해결합니다. 일반 탐정과 형사처럼 용의자를 만나 물어보거나 현장 주변을 탐색하지 않고, 안락 탐정처럼 수수께끼 풀이를 합니다. 인간이 아닌 존재가 사건을 해결한다는 설정이 독특했고, 그들의 존재가 이야기의 마지막에 그려질지 궁금했습니다. 제목처럼 따뜻한 손이 그려져 여운이 남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색다른 미스터리 연작을 선보인 저자의 다음 작품도 기대하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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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와의 7일 라플라스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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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추리소설계를 대표하는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저자는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엔지니어로 일하다 1985년 "방과 후"로 제31회 에도가와란포상을 수상하며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이후 본격 추리소설부터 서스펜스, 미스터리 색채가 강한 판타지 소설에 이르기까기 폭넓은 장르의 작품을 꾸준히 발표해왔습니다. 이 중 상당수의 작품이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어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럼, 저자의 100번째 작품이자 '라플라스 시리즈'의 최신작 <마녀와의 7일>을 보겠습니다.



우연히 도서관에서 정확한 비 예보를 알려주는 우하라 마도카를 만난 중3 소녀 쓰키자와 리쿠마는 집으로 돌아와 아버지로부터의 마지막 전화 목소리를 듣습니다. 이후 다마가와 강에 신원을 알 수 없는 시체를 발견했고, 지문과 모발 조회를 통해 전직 경찰 쓰키자와 가쓰시로 밝혀집니다. 손목에 접착제가 부착된 흔적과 혈액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되어 살해 사건으로 수사가 진행됩니다. 와키사카 다쿠로는 유족인 리쿠마를 만나서 7월 4일 실종 신고하기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물어봅니다. 6월 27일 모터쇼 행사장에 출근한 이후로 뭔가를 생각하는 것 같은 모습을 봤다고 합니다. 그리고 모터쇼 끝나고 이틀간 휴가였는데 외출했던 것 같았고, 실종 당일 날에도 휴가를 냈답니다. 와키사카는 가쓰시의 유품을 조사해달라는 부탁을 하고 명함을 주며 연락하라고 합니다.

리쿠마의 아버지 가쓰시는 미아타리 수사원으로 전국의 지명수배자를 길거리에서 찾아내는 일을 합니다. 수백 명에 달하는 지명수배자의 얼굴 사진을 기억한 뒤에 길가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을 열심히 지켜보다가 지명수배자가 눈에 띄면 그 자리에서 체포합니다. 그가 항상 가지고 다니던 노트엔 지명수배자들의 사진, 이름과 어떤 죄를 저질렀는지가 적혀 있습니다. AI가 등장하면서 CCTV의 실시간 영상으로 범인을 찾는 일이 많아지면서 2년 전 경찰 일을 그만두고 보안 경비회사에서 불특정 다수의 참석자들을 카메라로 촬영하고 그 영상을 AI로 분석해 수상한 인물을 잡아내는 잠입 감시원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리쿠마는 아버지가 정리한 파일을 살펴보다 아무런 표시도 없는 파일을 발견합니다. 빼내서 살펴보니 7살 '나가에 데루나'의 가이메이 대학병원 검사 결과지와 진료비를 낸 영수증이 있습니다.

와키사카는 리쿠마를 찾아가 수사에 참고하기 위해 '나가에 데루나' 결과지와 지명수배자 노트를 받았습니다. 리쿠마는 'T초 일가족 3인 강도살인 사건'의 범인인 '니지마 시로'를 가리키며 아버지가 이 얼굴 사진은 인생 자체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절친 미야마에 준야와 함께 가이메이 대학병원에 갔는데, 도서관에서 본 마도카와 함께 있던 남자아이를 봅니다. 그 남자아이는 '수리학연구소'라 적힌 차를 타고 갔는데, 그곳의 공지사항엔 대학병원 검사 결과지의 의사가 쓴 논문이 있었고, 그곳으로 갑니다. 자신의 이름을 밝히자 논문 의사의 딸이자 직원인 마도카가 내려와 데루나는 리쿠마의 여동생이라고 말합니다. 데루나는 선천적으로 뇌에 질환을 안고 있어 말을 못 하지만, 한번 본 것은 절대 잊지 않는 뛰어난 기억능력을 지닌 천재였습니다. 이곳에서 장애가 뇌기능에 영향을 끼친다는 가설을 바탕으로 한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리쿠마는 아버지 통장을 정리하니 히로타 나오키, 다나카 료스케란 사람으로부터 돈이 입금되고 이틀 뒤에 나가에 다키코로 이체되었는데 아는 사람인지 물어봅니다. 이를 듣던 데루나는 어제 형사가 보여준 지명수배자 노트에서 본 이름이라고 손짓을 합니다.

경찰 수사가 난항을 겪는 가운데 범행 현장과 시각을 정확히 추리해낸 마도카는 리쿠마와 준야와 더불어 사건을 수사하는데, 자세한 이야기는 <마녀와의 7일>에서 확인하세요.




저자의 이름만으로 읽어볼까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일본 최고의 추리소설 작가의 최신작을 읽었습니다. <마녀와의 7일>은 '라플라스 시리즈'의 3번째 책인데, 라플라스 시리즈를 읽지 않았음에도 책을 읽는 데엔 문제가 없었습니다. 세상의 기술은 나날이 발전해서 AI가 여러 곳에서 사용되고, 그로 인해 일자리를 잃는 사람도 생깁니다. 이런 현상은 기술적인 혁신이 등장할 때마다 마찬가지였습니다. 인공지능은 단순한 계산부터 창의성이 요구되는 예술적인 분야까지 진출해 인간의 능력에 필적한 결과물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런 미래를 상상하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됩니다. <마녀와의 7일>에 등장한 미아타리 수사원 쓰키자와 가쓰시도 AI가 단시간에 대량으로 개개인을 식별해 지명수배자를 찾아내 일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가스씨는 단순히 얼굴만 기억하는 게 아니라 상상력을 발휘해서, 이 사람은 지금까지 어떤 식으로 살아왔고 현재 어떤 식으로 살고 있는가,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소중하게 여기고 무엇을 희생하며 살고 있는가를 열심히 상상하다 보면 사진의 얼굴이 변해가고 그것을 가미해 기억해 나간답니다. 그래서 오랜 시간이 지나도, 얼굴 성형을 해도, 마스크를 써도 알아볼 수 있다고 합니다. 그것이 바로 AI와 인간이 다른 점일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 마음의 내면까지 보는 것이 바로 우리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마녀와의 7일> 덕분에 앞으로의 미래가 두렵지 않고 어떻게 변할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중요한 건 그런 것에 휘둘리는 일 없이,

난관에 부딪혔을 때는 스스로 생각하고 길을 개척해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의지할 것은 AI 따위가 아니다. 나 자신의 머리다.

p. 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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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바닥 - 제44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이케이도 준 지음, 심정명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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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소설가인 저자는 1963년 기후현에서 태어났습니다. 게이오 대학 졸업 후, 대형 은행에서 근무하다 1998년 <끝없는 바닥>으로 제44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데뷔했습니다. 이후 "철의 뼈"로 제31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을 수상했으며, "변두리 로켓"으로 제145회 나오키상, "하야부사 소방단"으로 제36회 시바타 렌자부로상을 수상했습니다.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경이로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일본 국민 작가 반열에 올랐고, "하늘을 나는 타이어"는 영화화되어 수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 외에도 "민왕", "일곱 개의 회의", "육왕", "노사이드 게임", "샤일록의 아이들" 등이 있습니다. 그럼 저자의 데뷔작인 <끝없는 바닥>을 보겠습니다.



이기 하루카는 니토 은행의 융자 담당으로 거래처에 들러 회사 상황을 살펴보고 대출해 줄 회사를 찾습니다. 그날도 업무를 보러 나가다 같은 연수 팀의 인연으로 친해진 사카모토 겐지를 만났고, 이기를 보더니 자기한테 빚진 거라는 묘한 소리를 하고 갑니다. 오전 업무를 보고 은행에 들렸는데, 사카모토 대리가 요요기 공원 옆에 있는 차 안에서 의식불명인 상태로 발견되었으나 결국 죽었답니다. 사카모토의 사인은 벌 알레르기로 인한 쇼크사였고, 다카하타 지점장, 기타가와 부지점장의 지휘 아래 업무 인계와 장례절차를 진행했습니다. 사카모토와 이기는 같은 융자과 과장 대리를 맡고 있었고, 이기는 거래처 기업에 돈을 빌려주고, 사카모토는 도산을 하거나 경영이 어려워진 기업에 빌려준 돈을 돌려받는 회수 일을 맡고 있습니다. 융자한 거래처가 도산하면 담당이 사카모토로 바뀌고, 채권 회수를 합니다. 다음 날 사카모토 대리가 고객 계좌에서 돈을 인출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기습 감사가 진행됩니다.

이기는 본사 기획부에서 잘나가던 직원이었는데 모종의 일로 좌천되어 지점으로 전근을 명 받았습니다. 새로운 근무지에 부임 인사를 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고, 그때 받은 상대가 사카모토였습니다. 낙심한 이기에게 염려하고 격려해 준 사카모토가 고객의 돈을 횡령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 이기는 조사를 시작합니다. 기획부에서 시부야 지점으로 이동하게 된 이기는 도쿄 실리콘을 담당하게 되어 사장 야나기바에게 외동딸 나오를 소개받았습니다. 도쿄 실리콘은 신에쓰 머티리얼이 입금해 줄 거라 믿었던 돈이 들어오지 않아 결국 부도가 났고, 살려달라는 야나기바의 도움에 이기는 응답하지 못했습니다. 일차 부도를 내도 은행이 협력해 주면 재기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하지만 도쿄 실리콘의 경우에는 기대했던 은행의 협력을 얻어내지 못했고, 몰상식한 짓을 해서 원한을 샀습니다. 부도 이후 돈을 구하러 뛰어다니던 야나기바는 다음 달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니토 은행과 자본 계열이 같은 거대 상사인 니토 상사에서 신에쓰 머티리얼과의 거래를 개척한 야마자키는 신에쓰 머티리얼의 화의가 진행 중이라며 채권자인 니토 은행의 이기를 찾아옵니다. 또한 사카모토의 사인을 수사하는 경시청 요요기 경찰서 오바와 다키가와도 그를 찾아옵니다. 이기는 사카모토의 업무를 인수인계하던 중 자신이 담당했던 도쿄 실리콘의 융자를 확인하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합니다. 이기가 발견한 자금의 수상한 흐름과 조사하는 이기를 협박하는 위험한 인물도 나타납니다. 도대체 이기의 조사를 방해하는 사람은 누구이며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지, 자세한 이야기는 <끝없는 바닥>에서 확인하세요.




저자 이케이도 준의 글은 "변두리 로켓" 시리즈로 처음 만났습니다. 그의 소설을 일컬어 엔터테인먼트 소설이라는데, 읽으면 왜 그렇게 말하는지 바로 느낄 수 있습니다. 소설인데도 눈앞에서 펼쳐지는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기분에 주인공을 응원하며 읽었습니다. <끝없는 바닥>은 이케이도 준의 데뷔작으로 제44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작가의 데뷔작은 어떨까 기대 반 염려 반으로 책을 펼쳤는데, 걱정은 저의 우려였습니다. 자신이 근무했던 은행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도산과 그와 관련된 여러 사건을 모티브로 쓴 작품이라 그런지 너무나 생생했고,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는 금융용어도 친절하게 설명되어 어렵지 않게 다가왔습니다. TV에서 금융 소식이 나와도 나와는 무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넘겼는데, 저자는 "쓰고 싶어서 썼다기보다는 기필코 써야만 했다"라며 그 이면의 보이지 않는 곳에는 많은 사람들의 복잡다단한 삶이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습니다. 바로 그런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며, 선과 악으로 대비되는 캐릭터를 내세워 주인공을 응원하게 만듭니다. 현실이 소설과 다르겠지만, 그래도 저자가 그리는 주인공 같은 인물이 현실에 있기를 희망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저자가 쓴 소설의 매력일 것입니다. 못다 읽는 저자의 다른 작품을 읽으며 신작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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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2
조엘 디케르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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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태어난 저자는 매년 미국 뉴잉글랜드 햄프턴으로 가족 휴가를 떠나 미국 대중문화를 접할 기회를 얻게 되었고, 제네바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했습니다. 2010년 첫 장편소설 "우리 아버지들의 마지막 나날"을 발표해 '제네바 작가상'을 수상했고, 2012년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로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 '고교생이 선정하는 공쿠르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세 번째 장편소설 "볼티모어의 서"는 40여 개국에 판권이 팔렸고, 네 번째 장편소설 "스테파니 메일러 실종사건"은 37주 연속 베스트셀러를 기록했습니다. 2022년 작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도 프랑스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럼 2018년 TV 드라마로 방송된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2>를 보겠습니다.



1975년 뉴햄프셔주 오로라에서 15살 소녀 놀라가 실종됩니다. 수사는 성과 없이 마무리되면서 놀라의 실종은 오로라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희미해집니다. 2008년 대학교수이자 작가인 해리 쿼버트의 집 정원에서 33년 동안 묻혀있던 놀라의 유골이 발견됩니다. 또한 해리가 쓴 소설 원고가 함께 발견되면서 해리는 범인으로 지목돼 수감됩니다. 해리의 애제자이자 나이를 뛰어넘는 친구인 마커스는 그의 결백을 믿고 강력계 형사 페리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수사를 시작합니다. 수사 과정을 책으로 쓰기 시작한 마커스의 일부 원고가 유출되어 제멋대로 짜깁기해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기사로 난리가 납니다. 해리의 집이 누군가에 의해 불타고, 오로라 주민들의 원망을 받은 마커스는 뉴욕으로 도망치다가 아직 책을 완성한 것이 아니라며 다시 수사를 시작하자는 페리의 설득에 남습니다. 놀라에게 돈을 주고 모델이 되어 달라는 재력가 엘리야 스턴, 놀라를 그린 루터 칼렙, 딸을 심하게 때린 놀라의 부모, 놀라가 유사 성행위를 해 준 프랫 서장, 해리 집에서 가져온 종이가 사라졌다 주장하는 타마라 퀸, 해리에게 익명의 편지를 보낸 사람과 불을 지른 사람까지 수사가 진행될수록 점점 더 오리무중이 되어갑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모든 정황이 루터 칼렙을 범인으로 지목하지만 모든 의혹이 풀린 건 아닙니다. 놀라의 실종이 있고 한 달 뒤 절벽에서 떨어진 차에서 발견된 루터 칼렙의 사고가 보고되었으나 수사 책임자인 프랫 서장은 대충 뭉개버리고 좀 더 깊이 수사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페리와 마커스는 프랫 서장을 찾아갔고, 살해된 그를 발견합니다. 2008년 8월 뉴햄프셔주 검찰은 수사로 밝혀진 몇몇 새로운 내용들을 토대로 루터 칼렙이 데보라 쿠퍼와 놀라 켈러건을 살해했다고 결론 내린 보고서를 제출했고, 해리의 기소를 취하했습니다. 마커스는 자신이 쓴 일부 원고가 외부로 유출되는 바람에 야기된 재앙을 자신의 책을 통해 바로잡고 싶었고, 2008년 8월 '해리 쿼버트 사건'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은 미국 전체 서점에서 판매 1위를 차지했고, 해리의 책인 '악의 기원'까지 날개 돋친 듯이 팔리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10월 셋째 주 페리에게서 놀라의 엄마가 놀라가 실종되기 6년 전에 이미 죽었다는 전화가 걸려옵니다. 세부 사실을 확인하지 않아 엉뚱한 내용을 책에 쓴 마커스는 페리와 함께 놀라 가족이 오로라에 오기 전 거주했던 앨라배마주 잭슨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들이 들은 놀라운 이야기는 무엇이며, 놀라를 죽인 범인과 프랫 서장을 죽인 사람은 누구인지,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2>에서 확인하세요.




1975년 8월 말 어느 날, 오로라에 15살 소녀 놀라 켈러건이 살해되었습니다. 놀라의 죽음을 1975년 8월 30일 하루에 일어난 사건 탓으로 돌리는 건 무리입니다. 이미 여러 해 전에 시작된 이야기입니다. 화자로 등장한 작가 마커스는 자신의 은사인 해리 쿼버트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해리 쿼버트 사건'이라는 책을 썼으나 책 내용에서 심각한 오류를 발견합니다. 그래서 수사를 진행해 그 안에 숨어 있는 또 다른 진실을 발견해 책의 제목이기도 한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이라는 책을 씁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선한 얼굴 뒤에 숨은 사람들의 욕망이 드러납니다.


아주 짧은 순간이나마 독자는

지금까지 읽은 책의 내용 말고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 상태로

한동안 책의 표지를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되지.

그 미소에는 서글픔도 배어있을 거야.

이제 책의 등장인물들과 헤어져야만 하니까.

좋은 책은 다 읽어버린 걸 후회하게 만드는 책이야.

p. 499


이 책에는 31가지 조언이 나옵니다. 그 조언은 작가들을 위한 것일 때도 있고, 복싱을 위한 것을 때도 있고, 인생을 살아가는 인간을 위한 것을 때도 있습니다. 조언 중에 마음에 남는 것들도 많았지만, 마지막 에필로그에 나온 조언이 아닌 이 말이 책을 다 읽고 느꼈던 나의 마음입니다. 책의 마지막을 덮는 순간 이 책이 왜 화제가 되었고 여러 상을 수상했는지 이해하게 되면서 작가의 다음 책을 기다리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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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세계사 : 사건편 2 - 벗겼다, 세상을 뒤흔든 결정적 순간들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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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세계사'는 2022년 1월부터 매주 화요일 전 세계 곳곳을 온택트로 둘러보며 각 나라의 명소를 살펴보고, 다양한 관점에서 우리가 몰랐던 세계의 역사를 파헤치는 프로그램으로 지금도 방송되고 있습니다. 그럼, 방송 프로그램에서 역사를 바꾼 결정적 사건들을 모아 책으로 엮은 <벌거벗은 세계사 : 사건편 2>를 보겠습니다.



인도의 뿌리이자 분열의 시초가 된 힌두교와 카스트 제도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요. 원래 인도아대륙에는 세계 4대 문명 중 하나인 인더스 문명이 들어서면서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기원전 1500년에 중앙아시아에 살던 유목 민족인 아리야인이 이곳으로 이동해왔습니다. 이렇게 기존 인도 문화와 아리야인의 문화가 합쳐지면서 힌두교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힌두교는 모든 신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다신교이며, '힌두'는 '인도'라는 뜻이므로 수천 년간 인도인이 받아들여 온 일종의 '세계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원전 8세기 경 인도에 철제 농기구가 보급되면서 전쟁이 일어났고, 힌두교 세계관을 유지할 사회 질서로 카스트 제도가 생겨났습니다. 초기 카스트는 직업을 기준으로 계급을 분류했고, 하는 일을 바꾸면 계급 간 이동이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기원전 6세기 경 제사장 브라만이 엄청난 권력을 가지며 자신의 특권을 강화하기 위해 카스트를 굳건한 계급으로 만들어버리면서 성스러운 생명인 '깨끗함'과 죽음이나 오염된 것인 '더러움'을 계급 차별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삼았습니다. 영국의 식민지 시절에 불가촉천민으로 초대 법무부장관까지 지낸 암베드까르는 1949년 차별금지법과 이들이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쿼터제를 실시했습니다. 하지만 이 쿼터제가 역차별이라며 다른 계급도 쿼터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가 벌어지며 인도는 여전히 갈등 중입니다.

1947년 11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할안이 UN 총회를 통과하면서 팔레스타인 아랍 사람들은 살던 땅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스라엘이 건국을 선포한 다음 날인 1948년 5월 15일, 이집트를 필두로 한 요르단, 시리아 등 5개국은 아랍 연합군을 만들어 이스라엘의 수도를 공격했습니다. 이 전쟁에서 아랍 연합군이 패배를 거듭했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난민이 되었습니다. 이집트의 대통령 나세르는 1964년 13개 아랍 국가 정상을 카이로로 불러들여 정상회담을 열였고,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조직인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가 탄생했습니다. 하지만 이 기구 아래에서도 온건파와 강경파로 나뉘었고, 강경파가 우세하며 자신의 해방 문제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전쟁터가 아닌 곳에서 민간인을 살해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논리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고자 했습니다. 이에 수많은 항공기 납치와 민간인들을 무차별적으로 습격하는 테러가 발생했고, 무장단체들은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이스라엘 선수단을 인질로 삼았습니다. 당시 올림픽 최초로 TV 생중계를 했는데, 테러 상황도 생중계가 되었고 결국 테러범과 인질이 모두 사망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 사건으로 주요 국가가 국제 테러 대비 부대를 만들기 시작했고, 공항의 보안이 삼엄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세상에 그냥 일어나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우리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모든 일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런 일들이 쌓인 것을 '역사'라고 부릅니다. 역사 속 사건들을 배우는 이유는 비슷한 모습으로 반복되기 때문이며,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하고 대비하기 위해 세계사를 배우는 것입니다. <벌거벗은 세계사 : 사건편 2>는 세상을 뒤흔든 중요한 사건들을 모았습니다. 그리스 신화가 아테네 민주주의로 이어지는 과정부터, 비행기 납치와 테러가 벌어지던 20세기 후반의 상황까지, 방송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내용까지 상세하게 정리해 그동안 몰랐던 뒷이야기까지 책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세계를 뒤흔든 결정적 순간들에 숨어 있는 역사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해주는, 이제껏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역사의 이면을 알게 해주는 책입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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