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사기꾼들 이판사판
신조 고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부동산 사기꾼들의 실체를 파헤치는 사회파 미스터리, 넷플릭스 드라마로 개봉예정이라 더욱 기대되는 작품이다. 방황했던 어린 시절을 딛고 소설가가 된 작가의 작품이라 더 현실감있게 느껴질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토리 문화센터 1
난다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0년 '다음 만화속세상'에서 '어쿠스틱 라이프'로 데뷔한 저자는 2011년 "어쿠스틱 라이프"를 출간했고 '2018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수상했습니다. 2014년 "내가 태어날 때까지", 2018년 에세이집 "거의 정반대의 행복"을 출간했으며, 2021년부터 '카카오웹툰'에서 "도토리 문화센터"를 연재 중입니다. 그럼 단행본으로 출간된 <도토리 문화센터 1>을 보겠습니다.



유니버스 그룹의 촉망받는 인재 고두리 부장을 사장 유리만이 조용히 부릅니다. 유니버스 그룹의 신개념 쇼핑센터 'The 유레카'가 지어질 3천 평 부지 중 중심부를 차지하는 곳에 지어진 '도토리 문화센터'. 이곳은 공동 소유권자가 500명으로 쪼개진 땅으로 대부분은 소유권 매입을 했으나, 소유권 양도에 동의하지 않는 4명에게 높은 가격을 제시했으나 꿈쩍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들은 구립 도토리 문화센터 이용자로, 팔지 않는 이유를 알기 위해 고두리와 사장 직속 비서 오소운이 문화센터에 등록하기로 합니다. 68세 정중순은 사군자 교실에 2년째 다니고 있고, 수예 교실 강사인 76세 지옥길은 도토리 문화센터 자치회 회장이며, 50세 모미란은 갱년기 극복 교실 수강생으로 가정주부이며, 59세 송수지는 시 쓰기 교실 수강생으로 현재 연락이 닿지 않습니다. 일단 고두리는 사군자 교실에, 오소운은 수예 교실에 등록했고, 유니버스 사원인 것을 숨기기 위해 가짜 직업과 명함도 만듭니다.

취미 같은 건 질색인 고두리가 사군자 교실에서 강사 이강주 선생님으로부터 사군자의 매력을 느꼈고, 선생님의 칭찬에 더욱 열심히 합니다. 비서 오소운은 특유의 친화력과 준비성으로 수예 교실에 완벽히 적응했고, 강사이자 자치회장 지옥길로부터 중요한 정보를 얻습니다. 2년 전 어디 기업에서 놀이 랜드를 짓는다며 문화센터가 사라질 큰 위기에 지옥길이 센터 땅 1평 사기 캠페인을 벌였는데, 그때 정중순이 나타나 큰돈을 내고 땅을 사며 이강주 선생님이 계속 일할 수 있는지를 물었답니다. 어떤 관계가 있는지 궁금한 고두리는 정중순이 운영하는 여성병원에 우연히 방문한 것처럼 꾸며 진료를 봤고, 세면대가 막힌 것을 고쳐준 것에 대한 보답으로 집에 초대받습니다. 전화받는다고 자리를 비운 중순에게서 고등학교 배지가 떨어졌고, 고두리는 원래 자리에 올려놓다 그녀의 고등학교 기념사진을 보게 됩니다. 고등학생 중순 옆에 인솔교사 이강주가 같이 찍힌 사진을요.

중순과 이강주는 어떤 사연이 있는지, 고두리와 오소운이 만나 쑥덕이는 것을 듣게 된 남세미 회원은 어떻게 될지, <도토리 문화센터 1>에서 확인하세요.




처음엔 마냥 재미있는 만화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룹의 촉망받는 인재인 고두리 부장이 그룹의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 취미의 성지인 '도토리 문화센터'에 잠입합니다. 그의 목표는 문화센터 부지의 소유자이자 문화센터 수강생인 네 명에게서 부동산 양도 동의를 얻어내는 것입니다. 농담도 모르고 진지하게 일만 하는 고두리 부장과 소통 능력이 탁월한 비서 오소운은 전혀 다른 성격의 인물입니다. 하지만 이모집에 여동생과 얹혀살며 눈칫밥을 먹으며 자란 고두리와 5살 부모의 이혼 후 장사하느라 바쁜 엄마 대신 시장 이모들과 할머니 집을 전전하며 자란 오소운에겐 비슷한 과거가 있습니다. 비슷한 경험이지만 다른 교훈을 얻었고, 다르게 자란 둘이지만 문화센터에 잠입하면서 통하게 됩니다. 그들의 첫 번째 타깃인 정중순의 과거를 알게 되고, 고두리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를 회사에 제안합니다. 조금은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 그녀의 마음도 말랑말랑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반전을 줍니다. 동네마다 있는 문화센터, 이용자들은 대부분 주부, 아이들, 노년층일 텐데, 따분하기 그지없는 이곳에서 이렇게 긴장감을 느끼게 하다니, 이건 바로 작가의 이야기에 푹 빠졌기 때문일 겁니다. 솔직히 그림체가 이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대충 그린 것 같은 그 그림체를 볼수록 동네 문화센터에 저런 사람들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읽을수록 다음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질 것을 미리 예측하고 2권을 함께 빌린 나의 준비성을 칭찬합니다.



다섯 살짜리도 알거든요. '분위기'라는 것요.

눈치는 보이는데 궁금한 건 너무 많고.

잔뜩 움츠려서 '이거 해도 돼요? 저거 해도 돼요' 물으면요.

쌀집 할머니도, 미용실 누나도 그렇게 대답하곤 했어요.

얼마든지!

그래서 전 그 말이 좋아요, 부장님.

내 자리 하나, 사탕 하나 받은 것 뿐인데

세상 모든 걸 다 허락받은 것 같아서요…

p. 123~4


노력은 주사위 굴리기 같은 거라,

뭐가 나올지 알 수는 없지만…

잘못하면 선생님처럼 될 수도 있겠지만.

한 가지는 확실해요.

굴려보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나온다는 거.

p. 252~5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고 쓴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I의 비극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78년 일본 기후 현에서 태어난 저자는 가나자와 대학교 문학부를 졸업한 후에 서점 직원으로 일하면서 집필 활동을 병행하였습니다. 2001년 "빙과"로 제5회 가도카와 학원소설 대상 영 미스터리&호러 부문 장려상을 수상하며 데뷔했습니다. 2021년 출간된 "흑뢰성"으로 제166회 나오키상, 제22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제12회 야마다 후타로상을 수상하고 연말 미스터리 랭킹 4관왕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달성합니다. 이외에도 "인사이트 밀", "추상오단장", "부러진 용골", "덧없는 양들의 축연", "개는 어디에"와 "봄철 딸기 타르트 사건"의 '소시민 시리즈', "빙과"를 비롯한 '고전부 시리즈' 등 일상의 사건들을 주로 다룬 청춘 미스터리를 많이 발표했습니다. 그럼, 저자가 그린 사회파 미스터리 <I의 비극>을 보겠습니다.



난하카마 시는 9년 전에 네 개의 지방자치단체가 합병해, 인구 6만 명이 넘는 시가 되었습니다. 시청은 네 개 지자체 중 가장 인구가 많았던 옛 난잔 시 시청을 그대로 사용하고, 다른 지자체의 시청은 출장소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그 출장소 중 하나인 마노 출장소가 주인공 만간지 구니카즈의 직장입니다. 6년 전 유령마을이 되어 아무도 살지 않는 미노이시를 재생시키려는 'I턴(출신지와 다른 지역, 특히 도시에서 농촌으로의 이주) 프로젝트'는 소생과 과장 니시노 히데쓰구, 신입 간잔 유카, 그리고 만간지가 담당 멤버입니다. 그들의 업무는 유령 마을이 된 미노이시에 새로운 주민을 모집하며, 집주인과 빈집 임대 협상을 하고, 그 집을 이주 희망자에게 저렴하게 제공할 뿐만 아니라 생활과 관련된 모든 것을 지원합니다.

이주 희망자는 이주에 앞서 현지 안내나 계약 체결을 위해 난하카마 시에 한 번은 방문할 필요가 있고 먼저 이주를 희망한 30세 구노 요시타네, 32세 아쿠쓰 준키치를 시청사에서 만났습니다. 구노 씨는 무선 조종 헬리콥터가 취미여서 헛간이 딸린 단층집에, 아쿠쓰 가족은 비교적 새로 지은 이층집에 살게 되었습니다. 마노 출장소에서 미노이시까지는 차로 약 40분이 걸리는데, 이주자의 상황을 살피러 만간지는 관용차를 끌고 간잔과 함께 갑니다. 이들이 이곳에 잘 살 것인지가 걱정이었는데, 문제는 열흘째 되던 날 발생했습니다.

이미 입주한 두 가구가 문제를 일으켜서 떠나고, 다른 이주민들의 전입이 모두 완료되며 I턴 프로젝트를 공약으로 내건 이코 마타조 시장은 개촌식에서 연설을 합니다. 20대 중반의 미혼 남성으로 병을 앓고 있고 지금은 요양 중인 다키야마 씨, 50세 남성으로 책을 여러 권 낸 역사 연구자 구보데라 씨, 30대 여성 두 사람으로 마루야마 씨, 택시 운전사 가와사키 씨 부부, 20대 와카타 씨 부부, 매사에 정력적인 50대 중반 남성인 나가쓰카 씨, 아마추어 무선이 취미인 서른을 조금 넘긴 독신 남성 우에타니 씨, 미노이시를 활기차게 만들겠다는 의욕이 가득한 20대 남성 마키노 씨, 남편이 낚시를 좋아해 이주를 결심했다는 50대 후반의 요시카와 씨 부부, 5살 난 아들의 건강을 위해 이주한 다테이시 씨 가족까지 미노이시로 이주한 열 가구가 모였습니다. 이주자 선정은 시의 관할이라 어떻게 뽑았는지는 모르지만 내년까지 몇 가구가 남아 있을지 만간지는 걱정입니다. 걱정한 것처럼 이주민들에게 자꾸만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화재, 실종, 식중독, 절도까지 우연의 일치인지, 누군가의 계획인지, <I의 비극>에서 확인하세요.




6년 전 유령마을이 되어 아무도 살지 않는 난하카마 시 미노이시에 이주민을 유입하기 위한 'I턴 프로젝트'는 현 시장의 공약이었고, 지방 공무원 만간지 구니카즈는 과장 니시노 히데쓰구, 신입 간잔 유카와 함께 이 프로젝트의 멤버입니다. 소생과로 오기 전에 용지과에 있었던 만간지는 큰 문제 없이 근무했고 인간관계도 나쁘지 않아 출세할 가망이 있었으나, 시장 직속 프로젝트팀이지만 출세 코스는 아닌 소생과로 좌천되었습니다. 자리에 앉아 일하는 모습보다 정시 퇴근이 목표인 과장 니시노와 아직 업무 처리가 서툰 간잔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며 이주민들의 민원을 처리하는 만간지, 하지만 그런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사건이 터지고 사람들은 도망치듯 떠납니다. 처음엔 만간지는 이주민들이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이주자들을 쫓아내려 하는 어떤 힘이 있다는 마지막으로 떠난 마루야마 씨의 말에 무언가를 느낍니다.

한국도 일본처럼 빠른 속도로 고령화 사회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골에 빈집이 늘고, 젊은이가 없어 칠순, 팔순 노인이 경로당의 막내라고 합니다. 2021년 발표한 인구감소 지역은 전국 89곳으로 경북, 전남이 가장 많고, 경기, 인천, 대구, 부산도 포함됩니다. 이렇게 인구가 자꾸만 줄어드는 곳, 특히 시골에 인구 유입을 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하는데, <I의 비극>의 이야기도 이렇게 시작합니다. 갑자기 아파서 구급차를 불러도 오는 데만 40분이나 걸리고, 그동안 다른 곳엔 구급차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또한 이 마을에 통학하는 아이 한두 명을 태우기 위해 스쿨버스를 구입하면, 스쿨버스가 없어 오랫동안 걸어서 통학하는 이웃 마을의 부모들에겐 불평등한 일이 될 것입니다. '사람이 경제적 합리성에 봉사해야 하는 게 아니라 경제적 합리성이 사람에게 봉사해야 하는 것'이라는 만간지의 말에 공감하지만, 무엇이 우선순위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하는 책입니다.


무엇을 우선시한다는 건 무엇을 뒤로 미루는 것이고,

무엇을 뒤로 미루는 건

이 일에 관해 말하자만 누군가 죽을 수도 있는 일을 허용하는 것이라고.

p. 407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천사들의 제국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곱 살 때부터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한 타고난 글쟁이인 저자는 1961년 프랑스 툴루즈에서 태어났습니다. 1979년 툴루주 제1대학에 입학해 법학을 전공하고 국립 언론 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과학 잡지에 개미에 관한 평론을 발표해 오다 1991년 1백20번에 가까운 개작을 거친 "개미"를 발표, 전 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으며 단숨에 주목받는 프랑스의 천재 작가로 떠올랐습니다. 이후 "뇌", "인간", "타나토노트", "나무", "파피용", "웃음", "신" 등의 작품을 썼으며, 35개 언어로 번역되었고, 전 세계에서 3천만 부 이상 판매되었습니다. 그럼, 개정판으로 돌아온 <천사들의 제국 2>를 보겠습니다.



영계 탐사단에서 갑작스러운 사고로 죽은 나, 미카엘 팽송은 수호천사의 도움으로 600점을 얻어 환생의 굴레에서 벗어나 수호천사가 됩니다. 수호천사는 자신이 맡은 세 영혼 중에서 적어도 하나를 진보시켜 환생의 순환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야 합니다. 나는 자크, 비너스, 이고르의 영혼을 선택했고, 구체를 통해 이들을 살펴봅니다. 나의 지도 천사 에드몽 웰스는 선택한 세 영혼이 나의 특성과 나의 영혼의 깊숙한 곳에 무엇이 있는지를 드러내 준다고 합니다. 자크의 나의 상상력과 소심함, 이고르는 나의 용기와 난폭성, 비너스는 나의 매력과 자아도취이며, 세 의뢰인들을 통해 내가 진정으로 어떤 존재였는지를 깨닫게 된답니다. 그들의 영혼을 개선함으로써 내 스스로가 구원을 얻는 것과 같답니다. 다른 곳을 탐사하면서 신경을 쏟지 않던 사이에 이고르는 자살했고, 원한이 너무 깊어 하늘에 올라가 정화되지 못하고 과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상에 머무르며 떠돌이 영혼이 되었습니다. 자크는 자신의 작품 '쥐'를 출판했으나 프랑스에선 크게 인기가 없어 다시 낙담하고, 그러다 나탈리 김을 우연히 만나 영혼의 반쪽임을 느낍니다. 모델에서 배우가 된 비너스는 유명해졌으나 어렸을 때부터 자신을 괴롭힌 편두통으로 인해 힘듭니다.

같은 영계 탐사단의 단원인 라울 라조르박도 수호천사가 되었고, 그는 천사들 위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고 합니다. 나, 라울, 랍비였던 프레디 메예르, 미국 배우 매릴린 먼로와 함께 우주 비행을 시작했고, 다른 은하까지 탐사를 나섭니다. 몇 달째 비행을 나선 그들이 발견한 것은 무엇이며, 자크, 비너스, 이고르는 어떻게 될지, <천사들의 제국 2>에서 확인하세요.




저승 탐사단원에서 수호천사가 되어 세 인간의 삶을 지켜주고 진보시켜야 하는 미카엘 팽송. 인간이었을 적에도 호기심이 가득한 그는 수호천사가 되어서도 여전합니다. 탐사단원이었고 지금은 미카엘과 같은 수호천사가 된 라울 라조르박은 천사들 위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며 그와 함께합니다. 그들의 탐험은 '테라 인코그니타', 즉 미지의 땅, 미개척 영역을 확장시켜온 인류의 발자취와 같습니다. 인류는 그들이 모르는 세상을 개척하기 위해 동서남북으로 향했고, 그렇게 지금의 세계지도가 완성되었습니다. 또한 자연현상을 종교로 받아들이다가 과학으로 풀이했고, 그렇게 지금은 전자의 운동을 탐구하는 분야부터 태양계 넘어를 탐험하는 분야까지 확대되었습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전작 "타나토노트"에서 저승의 세계를 보여주었고, 이번 <천사들의 제국>에서는 천사의 세계를 보여줍니다. 주인공 미카엘은 서툴지만 결국 수호천사의 임무를 완수했고, 천사 그 너머의 세계에 다다릅니다. 인간이 자기 삶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지 때문에, 혹은 덕분에 수호천사의 뜻과는 다르게 갈 때가 많습니다. 그런 인간이 수호천사가 되었기에 생겨난 수호천사들의 자유의지 때문에, 혹은 덕분에 천사를 대신해 결정을 내리는 관리자의 뜻과 다르게 가는 미카엘 일행들의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그 덕분에 우리도 천사 그 너머의 세계를 함께 여행할 수 있게 됩니다. '물 한 방울이 바다를 넘치게 할 수 있고, 고양된 한 영혼이 전 인류를 고양시킬 수 있다'는 미카엘의 외침처럼 책을 읽으면서 나의 의식도 아주 조금이지만 고양되었음을 느낍니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천사들의 제국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61년 프랑스 툴루즈에서 태어나 법학을 전공하고 고등 언론 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한 저자는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과학 잡지에 개미에 관한 글을 발표해 오다가 1991년 "개미"를 출간해 전 세계 독자를 단숨에 사로잡았습니다. 이후 "타나토노트", "파피용", "고양이", "나무" 등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썼습니다. 그의 작품은 35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전 세계에서 3천만 부 이상 판매되었습니다. 그럼, 개정판으로 돌아온 <천사들의 제국 1>을 보겠습니다.



나, 미카엘 팽송은 비행기가 건물에 부딪치는 사고로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무언가가 나에게서 빠져나가는 기분이 들고, 무엇인가 나를 위에서 끌어당기는 것이 있습니다. 굉장한 빛이 나를 빨아들이고 은하의 중심을 향해 나아가 그 중심에 빨려 들어갑니다. 원추형으로 된 청색 세계인 제1천계, 그리고 제1천계를 끝까지 가로지르자 말랑말랑하고 불투명한 막처럼 생긴 벽이 나타나는데, 사후 세계를 여행했던 타나토노트(죽음과 여행자를 합친 말)가 모흐1이라 불렀습니다. 장벽을 넘으니 암흑의 세계 제2천계에 다다랐고, 그곳은 상상할 수 있는 무시무시하고 혐오스러운 온갖 것들이 구체적인 형상으로 나타납니다. 모흐 2를 넘어, 가장 깊숙한 내면에 감추어 두었던 욕망들이 나타나는 적색 세계 제3천계를 지나 모흐 3을 넘어, 시간에 맞서 싸움을 벌여야 하는 주황색 세계 제4천계가 보입니다. 영혼들의 행렬이 지평선 너머로 끝없이 늘어서 있습니다. 이들은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데 기독교에서 '연옥'이라고 부르는 곳이 어쩌면 바로 여기일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나와 함께 죽은 아내 로즈와 여자친구 아망딘과 함께 사자들 위를 날고 모흐 4를 넘어 황색이 주조를 이루고 있는 절대지(絶對知)의 세계 제5천계에 옵니다. 인류가 궁금해하던 중요한 비밀들이 여기에서 밝혀집니다. 예전에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던 것들에 대해 자상하게 설명해 주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옵니다. 사자들의 행렬은 더욱 폭이 좁아지고 모흐 5를 넘어 풀빛이나 녹음처럼 푸르른 절대미(絶對美) 제6천계에 옵니다. 많은 영혼들이 아름다운 광경에 매혹되어 앞으로 나아갈 생각을 안 하기에 강물처럼 흐르던 사자들의 행렬은 이곳에서 한동안 지체합니다. 아내 로즈가 내 팔을 잡아끌어 모흐 6을 넘어 백색 나라인 제7천계가 다다릅니다. 사자들의 행렬은 여기에서 끝나는 듯합니다. 우리를 여기까지 이끌어 온 빛은 거대한 빛의 산맥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곳에 오르니 심판의 평원이 나타납니다.

로즈와 아망딘, 나는 줄 사이에 끼어들었습니다. 천국의 열쇠 관리자가 우리에게 따르라고 했고, 세 심판관 앞에 세웁니다. 그들은 세 영혼을 함께 심판하며 영혼의 무게를 재며 저승의 비밀을 너무 일찍, 너무 널리 폭로했다고 비난합니다. 잘못을 저지른 자들은 지상에 돌아가 환생해야 한답니다. 우리 셋은 환생 터널 앞에 다다랐고, 아망딘, 로즈가 뛰어들었습니다. 나도 가려던 찰나, 나의 수호천사 에밀 졸라가 막더니 재판 절차가 공정하지 못하다며 세 대천사가 있는 심판대로 다시 데려갑니다. 재심판은 받아들여졌고, 대천사가 나의 선업 점수와 악업 점수를 합산합니다. 환생의 의무에서 벗어나려면 6백 점을 받아야 하는데, 난 597점입니다. 에밀 졸라는 계산을 다시 하라고 요구했고, 나로 인해 계속 기다리던 영혼들을 보고 대천사는 환생의 순환에서 풀려났다고 선언합니다. 나는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지상에 내려가 크게 깨달은 자로 환생해 사람들 속에 살면서 그들을 진보시키는 일을 맡거나, 천사가 되어 자신이 맡은 세 영혼 중에서 적어도 하나를 진보시켜 환생의 순환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습니다. 난 천사가 되는 길을 택했고, 지도 천사 에드몽 웰스의 가르침을 받아 세 영혼을 선택합니다.

프랑스 평범한 가족의 막내 자크 넴로드, 미국 부자 부부의 딸 비너스 셰리든, 러시아 미혼모의 아들 이고르 체호프를 선택한 나는 구체들을 통해 이들의 영혼을 보고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있고, 통제할 수 있습니다. 내가 이들의 삶에 개입할 수 있는 수단은 직감, 꿈, 징표, 영매, 고양이로 이것들을 이용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또한 이들의 소원은 무엇이든 들어줘야 하는 의무가 있답니다. 이곳에서 만난 라울 라조르박은 예전처럼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탐험을 하자고 제안하며 천사들 위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고 합니다. 나는 세 영혼을 어떻게 이끄는지, 라울과 알게 되는 것은 무엇인지, <천사들의 제국 1>에서 확인하세요.




불의의 사고로 죽게 된 주인공 미카엘 팽송은 "타나토노트"란 작품에서 영계를 탐사한 인물입니다. <천사들의 제국 1>에 다시 등장한 그가 살아서가 아닌 죽어서 저승을 가고, 자신의 수호천사 도움으로 지구로서의 환생이 아닌 수호천사가 됩니다. 수호천사는 세 영혼을 선택해, 적어도 그중 하나를 진보시켜 환생의 순환에서 벗어나게 도와야 하며, 직감, 꿈, 징표, 영매, 고양이의 다섯 가지 수단으로 인간의 삶에 개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자기 삶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 의지 때문에 수호천사의 뜻과는 다른 방향으로 갈 때가 많습니다. 신입 수호천사 미카엘은 의욕적으로 세 영혼을 지켜보며 수단을 동원하지만, 이미 많은 영혼을 지켜본 선배 수호천사들은 천사의 일에 대한 신념이 없어졌습니다. 너무나 많은 영혼들이 실망시켰고, 인간을 진보시키는 것에 대한 회의를 느끼고 있습니다. 수호천사들을 천사 군대의 졸병이라 칭한 지구에서 타나토노트 일원이자 동료 수호천사 라울 라조르박은 결정을 내리는 존재들이 누구인지, 그들은 무엇에 따라 움직이는지 알아내고자 합니다.

살면서 누구나 한번은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았을 겁니다. 태어났으니 죽는 건 당연하지만, 어릴 땐 아무래도 남의 일처럼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다 나이를 먹을수록 지인의 부모님이 돌아가시거나, 혹은 지인이 죽으면서 죽음이 내 곁에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죽음을 생각하면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됩니다. 사후세계의 존재는 죽음을 맞이해도 거기서 끝이 아니라 '영혼'으로서 존재할 수 있다는 전제를 가지게 됩니다. 그렇기에 사후세계에 대한 믿음은 그 자체만으로 사람들이 죽음에 대한 공포를 달래주는 존재가 됩니다. 여러 종교가 말하는 사후 세계의 모습은 종교를 발전시켰고, 더불어 인간에서 지은 죄는 사후 세계에서 심판을 받는다고 믿어 사람들에게 도덕적인 행동을 이끌어내는 힘이 되었습니다. 이런 사후 세계의 또 다른 모습이 <천사들의 제국 1>에서 프랑스의 천재 작가의 상상력으로 펼쳐집니다. 전작의 인물들이 등장하고 언급되어 재미를 주고, 인간의 자유의지가 미치는 삶을 생각해 보게 합니다. 주인공이 수호하는 세 영혼의 삶과, 앞으로 탐험할 신의 세계가 어떨지, <천사들의 제국 2>가 기대됩니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