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들의 제국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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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프랑스 툴루즈에서 태어나 법학을 전공하고 고등 언론 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한 저자는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과학 잡지에 개미에 관한 글을 발표해 오다가 1991년 "개미"를 출간해 전 세계 독자를 단숨에 사로잡았습니다. 이후 "타나토노트", "파피용", "고양이", "나무" 등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썼습니다. 그의 작품은 35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전 세계에서 3천만 부 이상 판매되었습니다. 그럼, 개정판으로 돌아온 <천사들의 제국 1>을 보겠습니다.



나, 미카엘 팽송은 비행기가 건물에 부딪치는 사고로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무언가가 나에게서 빠져나가는 기분이 들고, 무엇인가 나를 위에서 끌어당기는 것이 있습니다. 굉장한 빛이 나를 빨아들이고 은하의 중심을 향해 나아가 그 중심에 빨려 들어갑니다. 원추형으로 된 청색 세계인 제1천계, 그리고 제1천계를 끝까지 가로지르자 말랑말랑하고 불투명한 막처럼 생긴 벽이 나타나는데, 사후 세계를 여행했던 타나토노트(죽음과 여행자를 합친 말)가 모흐1이라 불렀습니다. 장벽을 넘으니 암흑의 세계 제2천계에 다다랐고, 그곳은 상상할 수 있는 무시무시하고 혐오스러운 온갖 것들이 구체적인 형상으로 나타납니다. 모흐 2를 넘어, 가장 깊숙한 내면에 감추어 두었던 욕망들이 나타나는 적색 세계 제3천계를 지나 모흐 3을 넘어, 시간에 맞서 싸움을 벌여야 하는 주황색 세계 제4천계가 보입니다. 영혼들의 행렬이 지평선 너머로 끝없이 늘어서 있습니다. 이들은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데 기독교에서 '연옥'이라고 부르는 곳이 어쩌면 바로 여기일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나와 함께 죽은 아내 로즈와 여자친구 아망딘과 함께 사자들 위를 날고 모흐 4를 넘어 황색이 주조를 이루고 있는 절대지(絶對知)의 세계 제5천계에 옵니다. 인류가 궁금해하던 중요한 비밀들이 여기에서 밝혀집니다. 예전에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던 것들에 대해 자상하게 설명해 주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옵니다. 사자들의 행렬은 더욱 폭이 좁아지고 모흐 5를 넘어 풀빛이나 녹음처럼 푸르른 절대미(絶對美) 제6천계에 옵니다. 많은 영혼들이 아름다운 광경에 매혹되어 앞으로 나아갈 생각을 안 하기에 강물처럼 흐르던 사자들의 행렬은 이곳에서 한동안 지체합니다. 아내 로즈가 내 팔을 잡아끌어 모흐 6을 넘어 백색 나라인 제7천계가 다다릅니다. 사자들의 행렬은 여기에서 끝나는 듯합니다. 우리를 여기까지 이끌어 온 빛은 거대한 빛의 산맥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곳에 오르니 심판의 평원이 나타납니다.

로즈와 아망딘, 나는 줄 사이에 끼어들었습니다. 천국의 열쇠 관리자가 우리에게 따르라고 했고, 세 심판관 앞에 세웁니다. 그들은 세 영혼을 함께 심판하며 영혼의 무게를 재며 저승의 비밀을 너무 일찍, 너무 널리 폭로했다고 비난합니다. 잘못을 저지른 자들은 지상에 돌아가 환생해야 한답니다. 우리 셋은 환생 터널 앞에 다다랐고, 아망딘, 로즈가 뛰어들었습니다. 나도 가려던 찰나, 나의 수호천사 에밀 졸라가 막더니 재판 절차가 공정하지 못하다며 세 대천사가 있는 심판대로 다시 데려갑니다. 재심판은 받아들여졌고, 대천사가 나의 선업 점수와 악업 점수를 합산합니다. 환생의 의무에서 벗어나려면 6백 점을 받아야 하는데, 난 597점입니다. 에밀 졸라는 계산을 다시 하라고 요구했고, 나로 인해 계속 기다리던 영혼들을 보고 대천사는 환생의 순환에서 풀려났다고 선언합니다. 나는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지상에 내려가 크게 깨달은 자로 환생해 사람들 속에 살면서 그들을 진보시키는 일을 맡거나, 천사가 되어 자신이 맡은 세 영혼 중에서 적어도 하나를 진보시켜 환생의 순환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습니다. 난 천사가 되는 길을 택했고, 지도 천사 에드몽 웰스의 가르침을 받아 세 영혼을 선택합니다.

프랑스 평범한 가족의 막내 자크 넴로드, 미국 부자 부부의 딸 비너스 셰리든, 러시아 미혼모의 아들 이고르 체호프를 선택한 나는 구체들을 통해 이들의 영혼을 보고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있고, 통제할 수 있습니다. 내가 이들의 삶에 개입할 수 있는 수단은 직감, 꿈, 징표, 영매, 고양이로 이것들을 이용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또한 이들의 소원은 무엇이든 들어줘야 하는 의무가 있답니다. 이곳에서 만난 라울 라조르박은 예전처럼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탐험을 하자고 제안하며 천사들 위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고 합니다. 나는 세 영혼을 어떻게 이끄는지, 라울과 알게 되는 것은 무엇인지, <천사들의 제국 1>에서 확인하세요.




불의의 사고로 죽게 된 주인공 미카엘 팽송은 "타나토노트"란 작품에서 영계를 탐사한 인물입니다. <천사들의 제국 1>에 다시 등장한 그가 살아서가 아닌 죽어서 저승을 가고, 자신의 수호천사 도움으로 지구로서의 환생이 아닌 수호천사가 됩니다. 수호천사는 세 영혼을 선택해, 적어도 그중 하나를 진보시켜 환생의 순환에서 벗어나게 도와야 하며, 직감, 꿈, 징표, 영매, 고양이의 다섯 가지 수단으로 인간의 삶에 개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자기 삶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 의지 때문에 수호천사의 뜻과는 다른 방향으로 갈 때가 많습니다. 신입 수호천사 미카엘은 의욕적으로 세 영혼을 지켜보며 수단을 동원하지만, 이미 많은 영혼을 지켜본 선배 수호천사들은 천사의 일에 대한 신념이 없어졌습니다. 너무나 많은 영혼들이 실망시켰고, 인간을 진보시키는 것에 대한 회의를 느끼고 있습니다. 수호천사들을 천사 군대의 졸병이라 칭한 지구에서 타나토노트 일원이자 동료 수호천사 라울 라조르박은 결정을 내리는 존재들이 누구인지, 그들은 무엇에 따라 움직이는지 알아내고자 합니다.

살면서 누구나 한번은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았을 겁니다. 태어났으니 죽는 건 당연하지만, 어릴 땐 아무래도 남의 일처럼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다 나이를 먹을수록 지인의 부모님이 돌아가시거나, 혹은 지인이 죽으면서 죽음이 내 곁에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죽음을 생각하면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됩니다. 사후세계의 존재는 죽음을 맞이해도 거기서 끝이 아니라 '영혼'으로서 존재할 수 있다는 전제를 가지게 됩니다. 그렇기에 사후세계에 대한 믿음은 그 자체만으로 사람들이 죽음에 대한 공포를 달래주는 존재가 됩니다. 여러 종교가 말하는 사후 세계의 모습은 종교를 발전시켰고, 더불어 인간에서 지은 죄는 사후 세계에서 심판을 받는다고 믿어 사람들에게 도덕적인 행동을 이끌어내는 힘이 되었습니다. 이런 사후 세계의 또 다른 모습이 <천사들의 제국 1>에서 프랑스의 천재 작가의 상상력으로 펼쳐집니다. 전작의 인물들이 등장하고 언급되어 재미를 주고, 인간의 자유의지가 미치는 삶을 생각해 보게 합니다. 주인공이 수호하는 세 영혼의 삶과, 앞으로 탐험할 신의 세계가 어떨지, <천사들의 제국 2>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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