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인간을 만드는가 (리커버) - 인간을 완성하는 12가지 요소
제롬 케이건 지음, 김성훈 옮김 / 책세상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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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융과 파블로프의 뒤를 잇는 현존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심리학자인 제롬 케이건의 

첫 수상록인 <무엇이 인간을 만드는가>는 

인간을 완성시키는 12가지 요소에 대한 설명이 들어있습니다. 

제롬 케이건은 미국 심리학회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심리학자 30인'에 속하며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 석좌교수이자 하버드 정신-뇌-행동 학제간 연구소 소장을 지냈습니다.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에서 인간 발달 연구를 시작했으며, 

그의 연구 결과는 발달심리학의 교과서가 되었습니다. 

미국 국립정신 보건연구원과 국립연구위원회에서 일했으며, 

미국 심리학회에서 수여하는 '뛰어난 과학자상'을 받았고, 

미국의학한림원 회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400여 편에 달하는 논문과 2권의 교재, 15권의 책을 쓴 제롬 케이건이 

국내 번역 출간된 책으로는 세 번째인 <무엇이 인간을 만드는가>에서 

인간에 대한 지적 통찰을 보여줍니다.



저자는 인간을 완성시키는 12가지 요소로 언어, 지식, 배경, 사회적 지위, 유전자, 뇌,

가족, 경험, 교육, 예측, 감정, 도덕을 꼽았습니다.


1, 2장에서는 인간의 지식이 사건의 물리적 특성의 

표상(저자는 스키마라고 부르고, 다른 이들은 이미지라 부릅니다.)을 

단어와 결합시켜 수많은 네트워크를 형성한다는 이야기가 서술됩니다. 

이 네트워크의 연결 패턴은 아침부터 잠자리에 드는 시간까지 

대가족 구성원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접촉 패턴이 수시로 변하듯 환경에 따라 변합니다.


역사적 사건에 의해 형성된 맥락 때문에 사회이동의 용이성, 행동의 주요 수혜자로서 

개인과 공동체 사이의 균형, 불행의 원천 등이 바뀌었습니다. 

3, 4장에서는 맥락이 사람의 행동, 감정, 신념에 미치는 영향, 

특히 사회계층 범주를 특정 짓는 배경의 영향에 대해 자세히 살펴봅니다.


5, 6장에는 유전자와 뇌에 대해 알아봅니다. 

과학자들이 이 물질적 존재들에 대해 알아낸 수많은 사실들을 요약했습니다. 

이런 지식들이 쌓이면서 앞서 나왔던 훨씬 간단한 관점들이 더 복잡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일부 과학자들은 관찰 가능한 모든 결과에 선행하는 사건의 연쇄성을 

무시할 수 있는 결정론적인 힘을 유전자와 뇌의 상태에 부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특성들은 특정한 삶의 역사와 

현재까지 경험한 유전자와 뇌의 패턴을 결합해야 이해할 수 있습니다.


7~11장에서는 사람에 대해 다룹니다. 

가족의 역할, 어린 시절 특성들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보존되는 정도, 교육의 기능, 

예측의 중요성, 신체적 느낌의 해석, 그리고 도덕성의 의미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12장의 주제는 도덕성으로 잡았습니다. 

좋은 것과 나쁜 것에 대한 관심은 호모 사피엔스를 정의하는 결정적 특성 중 하나입니다.

사물, 사람, 경험을 좋은 것, 나쁜 것,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것으로 

굳이 나누어 분류하는 존재는 인간밖에 없습니다. 

아동과 성인들은 상황에 상관없이 반드시 존중되어야 할 도덕적 원리를 갈망하지만 

사실 사람에게는 이것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상황이 중요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무엇이 인간을 만드는가>에서는 사회의 도덕률을 따르는 것이라 정의되는 

도덕적 행동과 자신의 개인적 양심에 충실한 도덕적인 사람을 구분해서 살펴봅니다.



한 사람의 사회계층, 문화, 역사적 시대를 특정짓는 배경은 

그 사람의 성격적 특성, 능력, 가치관, 그리고 사건의 해석 방식에 강력한 영향을 미칩니다. 

과학자가 증거를 만들기 위해 선택하는 절차적 세부사항 역시 이런 배경의 일부로 작용합니다. 

한 번 봐서는 현상의 일부만 드러날 뿐이죠. 

이렇게 영향을 주는 것에는 언어가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스키마라고 부르는 표상들은 인간이 머릿속에 

어떤 사건을 재창조하려 할 때 만들어지는 이미지의 토대입니다. 

비행기의 소리, 사포의 질감, 좀약의 냄새 등에 대한 스키마를 각각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스키마는 애쓰지 않아도 만들어져요. 

어떤 사물이나 행동이 특정 환경에서만 전형적으로 나타난다면 

그 환경의 특성도 원형 스키마의 일부가 됩니다. 

스키마 덕분에 우리는 익숙한 사건들을 빨리 알아보고, 익숙하지 않은 사건을 감지하고,

추상적 개념도 용이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인간만 가지고 있는 두 번째 실재는 단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최초의 원인은 두 나무 사이의 거리, 일출과 일몰 사이의 시간 간격, 

손가락이 손 위에 배열된 상태 등에 대한 스키마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현대 인류는 그런 것들을 기술하는 특별한 단어들을 발명했습니다. 

인간의 언어는 크게 세 가지 범주를 포함하는데, 

첫 번째 범주는 사람, 사물, 사건 등이 좋은지, 즐거운지, 적절한지 혹은 나쁜지, 

불쾌한지, 부적절한지 평가할 때 사용합니다. 

두 번째 범주는 관찰 가능한 사물, 사건, 혹은 그 물리적 특성에 붙여준 이름으로 구성됩니다. 

세 번째 범주에는 지식, 진리, 복원력, 정의, 숫자, 시간같이 

특정한 물리적 특성을 갖지 않는 추상적인 개념이 들어갑니다.



전 세계적으로 6000가지 정도의 언어가 존재하는데 

이 언어들은 여러 사건들을 서로 다른 의미론적 범주로 분류합니다. 

영어에서는 생쥐(mice)와 쥐(rat)에 각각 다른 단어를 발명해서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하지만 태국어 사용자들은 두 종이 크기 차이가 있음을 인식하지만, 

태국어에서는 두 종을 모두 한 단어로 지칭합니다. 

사람들은 화자와 청자 모두 관심이 있는 사실이나 개념을 소통하려고 단어를 발명합니다.


배경은 사건이나 문장이 어떤 네트워크를 활성화시킬지에 영향을 미칩니다.


한 공동체 안에서 대부분의 화자들이 갖고 있는 네트워크의 여러 특성을 보유하고 있는

단어를 의미론적 원형이라고 부릅니다. 

애틀랜타 중부에 사는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울새'라는 단어가 

새에 대한 의미론적 원형입니다. 반면 바닷가 근처에 사는 노르웨이 거주민들에게는 

'갈매기'라는 단어가 새에 대한 의미론적 원형입니다. 

하지만 새의 원형 스키마는 의미론적 원형과 다를 수 있습니다.


단어의 일차적인 용도는 정보를 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생각의 기능은 경험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말은 우리를 깨우치고, 안심시키고, 우리에게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지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처음 마주하는 경험적 실체 속에 존재하지도 않는 

불확실성을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과제는 일어났거나 일어날 만한 상당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사건에 대해 

기술하는 단어와 문장을 자연적 산물과 

상상의 경계를 넘지 않는 의미론적 발명과 가려내는 일입니다.




1장 언어에 대해 소개하지 않는 내용들도 많이 있습니다. 

단순하게 언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스키마와 단어의 특별한 속성들을 이해하게 되면서

더욱 깊이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모든 결과는 특정 배경 안에서 일어납니다. 

대상, 배경, 표적을 배제하고 어느 한 가지만 지칭하는 단어는 애매한 의미만 갖게 됩니다. 

그냥 내뱉는 말이 아닌 사회과학자들이 말하는 언어는 

무척이나 심오하고 조심스러움을 배울 수 있었어요.


몽테뉴의 <수상록>의 원제는 <에세(Essaisi)>입니다. 에세는 '시도'를 의미합니다. 

제롬 케이건의 첫 수상록인 <무엇이 인간을 만드는가>가 

어떤 시도를 담았는지 읽으면서 생각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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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0-03-25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앗 북플 책장이 넘넘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