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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니체 - 예술가적 철학자 New 니체 100배 즐기기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유진상 엮음 / 휘닉스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이 뜨거운 여름날 왜 하필 니체란 말인가. 참을 수 없이 무더워진 날씨때문인가 아니면 참을 수 없이 가벼워진 존재의 초라함때문에 무거운 가면이라도 덮어 쓰고 싶은 얄팍한 욕구때문인가. 그러나 프리드리 빌헬름 니체(1844-1900)는 결코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긍정적 삶을 노래한 "생의 철학자"이다. 우리가 그를 "생의 철학자"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 당시 유행하던 이성적 합리주의나 과학적 실증주의에 대항하여 틀에 박힌 인간상을 거부하고 인간 고유의 생명력과 생동감넘치는 삶을 중시했기 때문이다. 생의 철학자들은 죽음 이후의 내세보다 살아 숨쉬는 현재의 삶를 중시했다. 내가 다른 철학자보다 니체를 좋아했던 이유도 그런 이유때문이며, 그를 잘 이해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의 계보학적 철학작업이 좋았기 때문이다. 그는 스스로를 "망치를 든 철학자"라고 불렀다.
"이미 원하는 것을 소유한 자는 자신의 소유물에 대한 권리를 행사한다. 그 때문에 그는 타인들로부터 '강자' 또는 '억압자'로 불린다. 그래서 소유욕은 늘 부정적인 취급을 받는다. 반대로 원하는 것을 아직 얻지 못한 자는 상대적으로 '약자'이며 '소외된자'로 인식된다. 그래서 사랑은 늘 긍정적인 취급을 받는다. 얻지 못했을 때 그것은 사랑이 되고 얻었을 때 그것은 소유가 된다. -즐거운 학문- 186p "
이 책은 니체의 여러 저서들에서 역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구절들을 발췌하여 잠언처럼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한 책이다. 철학서가 아니라 시집처럼 에세이처럼 느껴진다. 사실 니체의 철학과 니체의 글들은 여타의 철학자들 논문처럼 난해하지않고 시처럼 아포리즘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이야기들이 전체적으로 너무 짧아 감정의 맥이 쉽게 가라앉았고 지나치게 여백이 많아 공간이 아깝다는 생각과 함께 낙서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하지만 각장 사이사이에 있는 흑백사진은 명화보다 휠씬 보기 좋았고 이 책의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그래서 철학자 니체의 무게있는 글을 원한 사람이 만약 이 책을 읽는다면 약간 실망할 것이고, 니체란 이름에서 풍기는 중압감때문에 니체를 멀리했던 사람이 이 책을 접한다면 즐거운 환호성을 지를 것이 분명하다.
"우리의 습관화된 관찰은 여러 현상들을 단일한 것으로 여기고 그것을 사실들이라고 부른다. 또 이 사실들과 다른 사실들 사이에는 텅 빈 공간이 있다고 생각해서 각각의 사실들을 고립시킨다. 그러나 현상에 머물러서 '있는 것은 오직 사실뿐'을 외치는 실증주의자들에 반대해서, 나는 말하리라. 사실은 없으며 있는 것은 오직 해석뿐이라고. -권력에의 의지 - p272 "
니체은 진리를 문제삼기보다는 진리를 찾으려는 욕망을 문제삼았다. 만약 누군가 종교가 무엇이냐고 물는다면 그는 종교가 무엇인지에 대해 답할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왜 종교에 대해 묻는지 말하고자 하는 의도와 말하고 싶어하는 욕망을 먼저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의 철학은 철학의 외부에서 왜 철학자들이 진리를 찾으려고 하는지 되물었다. 그리고 철학이 우리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물었고, 철학 자체가 얼마나 건강한 지를 물었다. 철학 자체가 건강하지 않으면 건강한 생명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니체는 철학자라기 보다 철학을 진단하는 의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