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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인생의 조건 - 장자에게 배우는 ㅣ CEO가 읽는 클래식 1
이인호 지음 / 새빛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제1장 절욕, 제2장 허심, 제3장 여유, 제4장 자족, 제5장 유희, 제6장 장자의 인생,
제7장 장자와 중국문화로 이루어져 있다. 책의 뒷표지에는 " 장자가 말하는 처세의 지혜:
욕망을 절제하는 것이 행복의 시작이다" 라는 크고 빨간 글씨가 인쇄되어 있으며,
그 다음엔 작고 검은 글씨로 " 메추라기가 산속에 둥지를 틀어도 가지 하나에 불과하고,
두더지가 강물을 탐해도 배밖에 못 채운다(소요유)" 라는 글이 써있다. 이 책은 이렇게
소제목에 맞는 장자의 글이 발췌 인용되고 다시 저자의 생각과 장자를 바라보는 관점이
서술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맨처음부터 끝까지가 정확하게 총 300페이지이며
두꺼운 양장본으로 되어있지만 중간 중간의 여백을 감안하면 책값은 좀 비싼편이다.
현재 우리가 보는 장자(곽상본)는 내편 7편, 외편 15편, 잡편 11편까지 모두 33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중 내편은 장주(장자의 성명)의 글이고 나머지는 제자나 추종자의 글이라고 추측되며
장주 사후 6백년 뒤 위진시대의 곽상(곽상본)이 편찬했다고 한다.(12p)혹은 52편이란 기록도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외편의 산목편과 지북유편을 좋아한다. 지북유편은 지혜(話者)가 북쪽지역을
노닐면서 일어난 일들을 서술하고 있다. 그 중 생사관(生死觀)이 너무 마음을 편하게 한다.
이 책에는 없는 부분이다."인지생기취야(人之生氣取也), 사람의 생이란 기가 모인 것이다.
취즉위생(聚卽爲生) 산즉위사(散卽爲死) 기가 모이면 태어나고 흩어지면 죽는 것이다."
그리고 예전에 말막히면 자주 사용했던 말 "知者不言이요 言者不知"란 말도 지북유에서 나온다.
"인간의 생명은 백마가 틈을 스치듯 잠시일 따름이다.(지북유)-96p-" 이 책에서도 인용되어 있다.
자주 듣게되는 산목편의 "곧은 나무는 먼저 잘린다. 감미로운 샘물은 먼저 마른다.-124p-"도 참 좋다.
이 책에는 한자원문이 나와있지 않다. 직목선벌(直木先伐) 감정선갈(甘井先竭)-묵점 기세춘의 장자_
나는 어떤 책을 인용할 때 책의 출처와 원문을 번역한 글과 함께 실어주는 책을 좋아한다. 특히 한문의
경우에는 그 의미를 더 명확하게 해서 좋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원문을 실지 않아서 상당히 아쉬웠다.
삼불후(三不朽)에 대한 글도 잠깐 나오는데(94p) 훌륭한 인격(入德), 불멸의 업적(入功), 위대한 작품
(入言)에 대한 원전이 <춘추좌씨전>이라는 주석이 빠져 있다. 그리고 내가 정말 좋아하고 자주 애용
하는 이태백의 시 <춘야연 도리원서>의 한구절 153p에 잠깐 나오는데 역시 원문과 역주가 빠져있다.
"夫天地者 萬物之逆旅 (부천지자 만물지역려) 光音者 百代之過客(광음자 백대지과객)....
무릇 천지는 만물이 묵어가는 여관이요, 세월은 영원한 나그네라. 부평초같은 인생 꿈만 같으니..."
천박한 자들이 도를 들으면 크게 웃는다. 천박한 자들의 웃음을 사지 않으면 도가 아니다. -66p-
행색이 초라한 것은 빈곤한 탓입니다. 정신이 불안하면 고달프지요. 이몸은 빈곤할 지언정
고달프진 않습니다. 그저 시대를 잘못 타고 났을 뿐이지요.(산목) -265p-
경제학과를 다닐때 행복은 욕망분의 성취라는 말을 들은 적 있다. .(행복=성취/욕망)
"욕망을 절제하는 것이 행복의 시작이다"라는 말은 아마 그런 의미에서 나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 욕망과 욕심은 구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호접몽(제물론 -76p-)이니
일장춘몽이니 인생무상이니 하며 무슨 대자유인이나 된 모양으로 현실을 도외시하고
욕망을 버렸으니 행복이 시작될 것이라는 생각한다면 그거야말로 조삼모사(朝三暮四)
한 원숭이 꼴이 아니겠는가. 헛되고 올바르지 못한 것은 마땅히 절제하고 지양해야 할
것이지만 건전하고 올바른 마음을 가질려는 노력은 마땅히 고양되고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