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포르투갈 황제
셀마 라겔뢰프 지음, 안종현 옮김 / 다반 / 2025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작성한 서평입니다]
가난한 일꾼 얀은 아내의 임신과 출산이 달갑지 않았다.
아이로 인해 자신의 모든 것이 더 힘들어질 거라고 생각한 얀은
아내의 출산이 못마땅했지만 막상 자신의 아이를 본 얀은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세상 그 무엇보다 딸을 사랑하게 되고
얀의 모든 삶은 이제 딸을 중심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런 얀에게 시련이 닥친다. 절대 품에서 떼어놓고 싶지 않았던
딸을 떠나보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 얀.
그리고 그는 점점 변해간다.
.
.
.
단순히 딸을 그리워하며 정신줄을 놓아버린 아버지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소설은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울림으로 우리를 울린다.
흔히 말하는 딸바보 아빠.
얀이 그렇다. 가난해서 넉넉하지 못한 삶이었지만
딸을 보고 사랑에 빠져버린 아버지는 이 세상 그 누구보다
부자이고 행복한 남자였다.
소설은 마치 아버지가 써 내려간 아이의 성장일기를 보는듯하다.
세례를 받은 날, 예방접종을 한 날, 그리고 첫 생일날 등
클라라의 성장을 따뜻하게 담아 놓았다.
그렇게 어여쁘게 자란 10대의 클라라.
그리고 찾아온 얀의 시련.
돈을 벌러 떠나야만 했던 딸을 기다리는 아빠.
그리고 점점 지쳐가는 아빠.
그렇게 딸을 위해 스스로 황제가 된 아빠.
여전히 소식이 없는 사랑하는 딸 클라라.
모든 것이 자신의 탓인 거 같은 얀은 클라라와 자신을 지키는 방법으로
스스로 황제가 돼버린 거 같다.
어느 누구도 클라라를 함부로 하지 못하도록 클라라를 여황으로
상상하며 멋진 마차를 타고 돌아올 클라라를 기다리는 얀의 모습은
너무도 아프고 슬프다.
끝까지 딸을 사랑하며 딸의 앞날만 걱정했던 얀의 모습은
끝내 눈물이 나게 만든다.
딸을 사랑했던 아버지의 그리움과 진심이 가득 담긴 이 소설은
그저 아름답다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었다.
여성 최초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소설이다.
슬프도록 아름다운 소설을 찾는 이들에게 이 소설을 적극 추천한다.
-밑줄 긋기-
얀은 밝게 빛나던 태양을 딸아이의 대모로 삼겠다는 결심은 정말 멋진
발상이었다고 스스로를 칭찬했다. 그렇다 이 작은 아기가 그의 품으로
들어왔던 순간부터 얀은 이미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27쪽
"아저씨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린날트야! 정말로 못 봤어? 여황이 이 길을 지나쳐 갈때
주변 어둠 속에서 스며들어 그녀를 노리는 자들을? 그것은 바로 오만과 냉혹함이자
탐욕과 욕망이야 포르투갈 제국에서 여황이 끝없이 싸워야 할 존재들이지' "
326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