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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 문체부 제작지원 선정작
복일경 지음 / 세종마루 / 2025년 11월
평점 :
경찰서에서 걸려온 전화
"어머님 두 분을 찾았습니다"
윤주의 달이 그렇게 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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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추억을 파먹으며 살아간다는 말이 있다.
추억 속의 기억이 웃게도 하고 울게도 하고 그리고 살아갈 힘이 되기도 한다.
물론 그 기억이 죽음에 이르게 하기도 한다.
윤주의 기억은 아버지로부터 시작이 된다.
삶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한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끝내 윤주를 놓아주지 않지만 한편으로는
아버지의 그 무섭도록 슬픈 기억이 윤주를 자유롭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저수지에서 져버린 하나의 달이
결국은 두 개의 달로 떠오른다.
그렇게 윤주는 서글프지만 숨통이 틔었는지도 모르겠다.
엄마와 시어머니.
이 둘의 사랑의 표현 방식은 극과 극이었지만
결국은 사랑이다.
자식을 위해 끝내 희생하는 아름다운 사랑.
그리고 그 사랑의 기억을 양분 삼아 살아가는 윤주와 예린이
글을 쓰면서 몇 번이나 멈췄다는 작가님의 마음이 와닿았을까?
소설을 읽는 내내 나는 몇 번이나 책을 내려놓았다.
잠시 숨 고르기가 필요했다.
숨 막히는 윤주의 삶이 내가 아는 이와 겹쳤고
지쳐버린 예린이의 마음이 내가 아는 아이와 겹쳤다.
참 아프다. 그런데 현실이다. 그래도 살아간다.
윤주의 엄마와 시어머니의 모습에서 우리를 본다,
그리고 운주와 예린이에게서도 우리 모습을 본다.
결국은 나의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다.
그럼에도 아름다운 기억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나와 당신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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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겪는 죽음 그리고 치매환자 돌봄.
그 속에서 살고자 하는 치열한 몸부림.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그리고 함께 고민하며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소설이다.
지극히 현실적인 소설을 찾는 이들에게 추천해 본다.
-밑줄 긋기-
윤주는 흐느끼는 엄마를 조심스럽게 끌어안았다. 오래전 어린 시절 엄마 품에
안겨 잠들던 기억이 꿈처럼 되살아 났다. 세상 모든 두려움이
녹아내리던 그 온기까지도. 그 순간 윤주는 오랜 세월 굳어 있던
마음의 벽이 조용히 허물어지는 걸 느꼈다. 그녀는 아이처럼 엄마를 불렀다
'엄마......."
188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