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낙원에서 만나자 - 이 계절을 함께 건너는 당신에게
하태완 지음 / 북로망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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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너의 이야기가 아닌 너와 나. 우리의 이야기

그냥 단순히 너 괜찮아가 아닌 너의 그 괜찮음이

다른 이에게 또 다른 힘과 위로가 된다고 따스하게 감싸주는 이야기

그리고 너의 약함이 너무 아름답다고 말해주는 이야기.

계속 곱씹으면서 읽고 싶은 에세이다.

한 문장 한 문장 곱씹으며 천천히 책장을 넘기고픈,

서두르지 않고 가만가만 읽고 싶은 에세이다.

문장 하나하나 필사하고 싶은 에세이다.

조용해서 좋다. 덤덤해서 좋고 소박해서 좋다.

나의 이야기와 너의 이야기가 공감이라는 꽃으로

서서히 피어나는 이야기가 참 좋다.

많은 에세이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리고 좀 더 자극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거나

혹은 다른 이의 은밀한 이야기를 서슴없이 적어 내려간다.

순간의 호기심은 있을지 모르지만 마음속에 오래 남지 않는다.

하지만

자극적이지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소재를 담지 않아도

조금씩 조금씩 스며들어 와닿는 글이 있고

오래오래 남는 글이 있다.

이 에세이가 그렇다. 언제든 다시 꺼내어 다시 한번

천천히 곱씹어 보고 싶은 글이다.

우리에게 묻는 안부, 그리고 열두 달의 이야기 중에

나는 4월의 편지가 내 마음에 와서 꽂혔다.

낭만을 낭비하며 지내고 싶은 사월.

다음 사월에는 낭만을 낭비하며 이 에세이를 다시 한번

꺼내어 읽어야겠다.

쉼이 필요한 당신이게 이 에세이를 추천한다.

필사하고 싶은 책을 찾는 이들에게도 추천한다.

-밑줄 긋기-

쓸모와 쓸모없음의 사이에서 개의치 않고 낭만 하나 따뜻하게

누릴 줄 아는 사람이 좋다.

1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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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요리합니다, 정식집 자츠
하라다 히카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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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요리를 즐겨 하는 사야카는 남편과 오손도손 살고 있는듯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남편은 늦게 퇴근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이혼을 요구한다. 그가 말하는 이혼 사유가

이해가 되지 않는 사야카는 남편이 자주 간다던 식당을 찾아가 보는데.

.

.

아직은 젊은 30대의 사야카, 그리고 70대의 어르신인 조우.

이 두 여인의 이야기는 잔잔한듯하지만 인생의 굴곡과

삶의 의미를 우리에게 이야기해 준다.

남편이 바람이 났을 거라 생각했던 사야카는 남편이 자주 찾던

식당에 가보았는데 그곳에는 할머니가 주방장이자 서빙을 하신다.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식당이다.

남편은 이곳의 어떤 점이 좋았을까?

아니면 이곳을 자주 찾는 여자 손님과 바람이 난 것일까?

사야카의 머릿속은 복잡하기만 하다.

그러다 우연히 그곳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글을 보게 되고

일도 하면서 바람난 여자를 찾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 사야카는

할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일을 하게 된다.

오랜 전통이 있는 식당 '자츠'

그리고 그곳의 주인인 조우 할머니.

식당이라서 인지 맛있는 요리 이야기가 한가득이다.

시원한 술 한 잔도 곁들인 그야말로 어디서나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식당이다.

하지만 자츠는 이야기가 있고 사람의 인생이 숨어있다.

하지만 사야카가 찾는 여자는 없다.

나는 책을 덮은 후에도 남편을 이해할 수 없었다.

답답했을 거라는 마음은 공감하지만 이혼이라는 패를 낼 정도였나 싶다.

아내를 설득해 보려는 시도도 하지 않고 그저 아내와 통하지 않을 거라는.

아내의 눈빛이 자신을 혐오스럽게 바라본다고 생각하며

스스로 모든 것을 차단하고 아내를 내몬 것을 나는 이해할 수가 없다,

물론 덕분에 사야카는 새로운 인생을 산다.

남편의 이혼 사유를 통해 자신을 내려놓고 틀에서 벗어난 삶.

어쩌면 더 최선을 다해서 더 즐겁게 그리고 더 멋진 인생을

설계하게 됐다. 외로움을 많이 타기는 하지만

조우 할머니 말처럼 사야카는 분명 안정적인 가정을 이룰 것 같다.

자츠 식당에 위기도 찾아오지만 우리 인생이 그렇듯

다 지나간다. 그리고 새로운 날이 다시 시작된다.

맛있는 음식과 여인들의 삶의 이야기.

단순한듯하지만 깊은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다,

그리고 참 맛있는 소설이다.

괜히 배고프고 괜히 배부른 소설이다.

마침내 미소 짓게 하는 소설이다.

두 여인의 인생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이 소설을 읽어보길

-밑줄 긋기-

자츠는 역에서 곧장 이어지는 상점가 한복판에 자리한 단독 식당이다

하지만 프랑스 요리점 같은 세련된 단독 레스토랑과는 전혀 분위기가 달랐다

목조 지붕은 한쪽으로 기울어져 비스듬했고 벽은 마치 불에 그을린 듯 짙은

갈색으로 바랬다.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위태로운 모습이었다.

15쪽

"가장 중요한 건 조우씨의 맛이 남는 거예요. '자츠스러운' 맛을

찾는 사람은 여전히 많을 테니까요"

그렇게 말하며 그는 강하게 밀어 붙였다.

3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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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도 - 2024 부커상 수상작
서맨사 하비 지음, 송예슬 옮김 / 서해문집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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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재공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각각 다른 나라의 여섯 명의 우주비행사.

그들이 바라보는 지구 그리고

그들이 얘기하는 지구.

그리고 드 안에서 살아가는 삶.

.

.

.

책을 읽는 내내 들었던 생각은

굉장히 철학적이고 또 문학적이라는 것이다.

우주 비행사들의 생각과 삶과 그들이 던지는 질문들은

정말 철학적이고 지구를 표현하는 아름다운 문장들은

굉장히 문학적이다,

어려운듯하지만 흡입력 있는 아름다운 이야기.

소설인 듯 진짜 같은 이야기. 이 책의 매력이 그렇다.

첫 문장부터 심쿵 하게 만들어버린 이 책의 문장들은

집중력 있게 읽기에 최적화된듯한 느낌이다.

함께인 것 같지만 혼자인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

그들이 지구를 그리워하며 그 그리움과 싸우는 방법들

그리고 서로를 위한 하나 됨.

하지만 인간이기에 나약하고 소박하기만 한 우주 비행 목적은

너무다 단순하다.

태풍을 발견해도 사진만 담아놓을 뿐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태풍을 물리칠 방법도 사랑하는 이들을 지킬 방법도 말이다.

그저 사진으로 태풍을 담고 태풍의 위력을 바라만 볼 뿐.

하지만

그런 태풍의 위력도 잠시뿐.

그들이 바라보는 지구는 너무 아름다워서 영상으로 만나고 싶어진다.

흙먼지가 수백 마일 띠를 이뤄 바다로 흘러가는 사하라사막,

우주선 안에서도 빛의 소리가 들리는듯한 아프리카.

국경 없이 이어지는 아름다운 산맥들...

그리고 오로라가 대기권 내부를 뱀처럼 감싸안고 무언가를

가둬 놓은듯 구불지고 휘어지며 아슬아슬한 장관을 이루는 모습들..

그들이 바라보는 지구는 그저 평화롭고 아름답다.

.

특별한 사건 사고가 일어나고 공간을 뛰어넘는 판타지 소설이 아니다.

긴장감 넘치는 우주의 이야기도 아니다.

하지만 이 소설은 굉장히 아름답다.

문장 하나하나를 곱씹고 천천히 읽고 싶은 소설이다.

잔잔하지만 흡입력있는 이 소설은 철학과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든지 읽어보길 추천한다.

-밑줄 긋기-

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돌다 보면 너무 함께이고 또 너무 혼자여서

생각과 내면의 신화조차 이따금 한 데로 모인다. 가끔은 똑같은 꿈도 꾼다

-소설 속 첫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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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나
유은실 지음, 이소영 그림 / 초록귤(우리학교)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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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온이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랑 살아요.

온이는 할머니에게 전쟁 이야기를 듣고 자랐어요.

할머니가 온이 나이만 할 때 전쟁을 겪으셨거든요.

할머니는 전쟁을 '난리'라는 말로 설명해요.

개미 떼들이 할머니가 뿌리는 살충제로부터 살기 위해

난리를 치듯이 전쟁도 그렇답니다.

할머니는 전쟁이 나면 자신들을 놓고 온이혼자 도망가라고 말해요.

할머니랑 할아버지는 나이가 들어서 피난 가는 게 쉽지 않대요.

하지만 온이는 절대 혼자 갈 수 없어요.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피난 갈 수 있는 방법이 없을지 고민하다가

아주 좋은 생각을 하게 된답니다.

바로 차를 타고 가는 것이죠.

온이 집에는 차가 없기 때문에 온이는 차가있는 동네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해요.

이웃집 아저씨도 슈퍼마켓 아줌마도 그리고 친구도

하지만 누구 하나 온이 식구들 태워줄 수 없대요.

각자 이유가 있고 또 온이 할머니가 그리고 온이가 사람들에게

잘못을 한 게 있나 봐요.

온이는 너무 슬펐어요.

착하게 살았으면 좋았을 텐데 하면서 후회도 하죠.

온이는 전쟁을 생각하면서 너무 무섭고 슬펐어요.

그때 온이네 집 2층에 새들어 사는 지연 이모를 만났어요.

그리고 이모에게 그동안의 일을 얘기하며 너무 슬퍼한답니다.

그런데 이모는 온이에게 걱정 말라고 말해줘요.

이모가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모시고 함께 피난을 가주겠대요.

그리고 말이죠. 차보다 더 멋진 이동 수단도 생각한답니다.

전쟁이 나면 기름을 구할 수 없어서 차는 쓸모가 없다지 뭐예요.

어떤 방법으로 피난을 떠날지 궁금하죠?

그림책을 보면 이모의 센스에 놀라게 될 겁니다.

이모 덕에 온이는 기분이 좋아져요.

그리고 전쟁은 정말 싫다고 말하죠.

이모는 전쟁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제일 나쁘대요

온이와 이모는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나날을 꿈꾼답니다.

아이 시선에서 바라보는 전쟁

그리고 가족이 함께 평화롭게 살고 싶은 아이의 소망.

엉뚱하지만 기튿한 아이의 생각에 포근한 감동을 맛볼수 있을겁니다. 그리고

이 그림책을 통해 우리 자녀들의 생각도 들어볼 수 있는 멋진 기회가 될 거예요.

부모님과 아이가 함께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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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항선 하나에 두 명의 사냥꾼
고호 지음 / 델피노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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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주관적인 관점에서 작성한 서평입니다]

에이스 경찰이었던 양 태열 경감.

하지만 뇌물을 받은 비리 경찰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시골로 좌천된다. 그곳에서 파출소장으로 일하게 된 태열은

동네에서 열어주는 환영회애 참석하게 되고 기분 나쁜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게 되는데

태열은 이곳에서 잘 적응하며 지낼 수 있을까?

.

.

.

역시 믿고 읽는 델피노.

그리고 역시 고호 작가님.

작가님의 소설은 대부분 영상화된다.

그만큼 탄탄하고 스토리가 너무 재미있다.

이 소설도 가독성이 끝내준다.

책을 한번 펼치면 다 읽을 떼까지 덮을 수가 없다.

비리 경찰. 그리고 범죄 소굴 같은 시골 동네

아니 시골 동네에 있는 백봉 기술 학원.

물론 그곳에도 사명감 있고 열심히 하는 경찰도 있지만

고장 난 시시티브 하나 고치지 않는 그런 동네다.

우연이었을까, 운명이었을까?

바람 쐬러 나간 바닷가에서 불법 밀항하는 배를 보게 되고

건수를 올라니 싶었던 태열은 알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밀항선은 하나지만 그곳에는 밀항하는 자와 또 다른 거대한 범죄를

안고 들어오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를 사냥하는 사냥꾼.

누군가는 모든 패를 쥐고 상황을 지휘하지만

누군가는 마치 채면에라도 걸린 듯 그 지휘에 휘둘린다.

돈 앞에서는 누구나 다 무너져 내리는 인간성.

그리고 가장 추악하게 변하는 사람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끝까지 손에 땀이 나게 하는

스토리는 마지막 엔딩까지 완벽하다.

아니 엔딩까지 긴장하게 된다.

속고 속이는 그녀의 진짜 정체를 알게 되면 왠지 씁쓸해진다.

지루할 틈이 없는 소설을 찾는 이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밑줄 긋기-

"양 소장, 세상의 모든 갈등은 100% 돈이야. 돈.

여기 가면 뭔가 큰 게 기다리고 있을 것 같지 않아?

91쪽

"스파이크 피트라고도 하죠. 구덩이를 판 다음 날카로운 창을 박아 놓고

적이 떨어지기를 유도하는 장치, 일종의 덫이죠. 그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보기엔 당신들도... 당한 것 같네요. 명심하세요

그 여잔 자기에게 방해가 되는 요소들을 그런 식으로 제거한답니다.

제 손에 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166쪽

온몸에 강한 전류가 흘렀다. 이제야 이해됐다. 모든 게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의

계획이었던 곳이다 조깅을 빙자해서 해안가를 맴돈 건 마약 운반책이 타고

있는 밀항선을 기다리기 위함. 다만 그녀가 몰랐던 것이 있다면 하필

그 배에서 불법 인력을 공급받기 위해 환국도 함께 기다렸다는 사실일 것이다.

1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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