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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스
곤도 후미에 지음, 남소현 옮김 / 북플라자 / 2024년 12월
평점 :
편지한통을 전달받은 소설작가.
저희 셋의 이야기를 소설로 써줄수 있는지
묻는편지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었다.
하지만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저희 셋의 이야기라는
내용에 호기심을 일었고 편지를 보낸이를 만나기로
얘속한다. 그리고 그녀를 만났다. 어딘지 모르게
익숙하지만 낯선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는
상상을 뛰어넘는다. 꼭 꼭 숨겨놓았던 그녀들의
삶이 이제 베일을 벗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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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사토코,마호
어린이였던 그리고 학생이었고 성인이 된
그녀들의 숨겨진 진실.
왜 어린 사토코가 그렇게 위험에 노출되어야 했을까?
'여자는 할아버지랑 자는거야' 라는 이 끔찍한말이
다섯살인 사토코 입에서 왜 당연하듯 나왔으며
아이의 부모는 왜 그렇게 가르치고 방치했을까?
유리 부모님은 그 사실을 알고 왜 가만히 있었을까?
납치 당할뻔한 위험한 순간을 경험한 피해자가
왜 숨어야 하고 손가락질을 받아야만 하는걸까?
학생이었던 그들을 손가락질 할수있을까?
이 아이들에게 죄를 물을수 있을까?
성인이 된 그녀들에게 돌을 던질수 있을까?
그녀의 살인은 용서받을수 없는 죄일까?
많은 질문들을 던지며 책을 읽었다.
그럼에도 살인은 정당화 될수없기에 답답했다.
서로가 서로를 옭아매는듯한 그녀들의 줄다리기는
끝나지 않을것 처럼 끝임없이 밀고 당기지만
어쩌면 서로를 너무 아끼고 사랑했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이,어른들이 지켜주지 않았기에 서로가 서로를
지키기위해 그렇게 처절하게 몸부림 쳤을것이다.
어디에든 존재하는 학교폭력, 아동학대,
성범죄. 그리고 그것들을 지켜보는 사회시선과
어른들이 대처하는 모습의 민낯을 볼수있는 소설이다.
어디에도 기댈곳없고 의지할곳 없는 아이들의
투쟁이 애처로운 소설이다. 그러기에 그 아이들의
그리고 그녀들의 살인은 용서해주고 싶어진다.
20년에 걸친 세여자으 파란만장한 삶의 이야기는
섬뜩하지만 너무 애처롭다. 서로가 서로를
믿는것같지만 또 의심하고 옭아매는 심리적묘사가
집중력있게 끌어당긴다. 심리소설,범죄소설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밑줄 긋기-
이것과 저것 사이에 선을 긋고, 때로는 나 자신을 배제하기위해 선을 긋는다.
나는 저들과 달리 가치 없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손에 닿지 않는 아름다운 것들과
스스로를 분리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세계의 무자비함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42쪽
손을 뻗어서 무언가를 갖게 된다 한들 어차피 모두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갈 것이다.
그렇다면 애써 손에넣을 필요 따위 없지 않은가. 내 손은 더럽혀졌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더러워질 것이다. 99쪽
어디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는 때 묻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을 수 있는 걸까.
아예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까. 124쪽
쓸쓸하다거나 안타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내가 돌보지않고 내버려 둔 것을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내버렸을 뿐이니까. 사라진 것을 아쉬워할 권리가 있는 건
내버리지 않은 사람뿐이다. 166쪽